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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인성산으로 향하던 버스에서 급조한 '운봉교 삼거리 → 용천사 입구 → 말안장바위 → 운봉산 정상 → 미륵암 갈림길 → 돌이 흐르는 강(주상절리) 왕복 → 머리바위 → 거북바위 → 운봉산숲길 입구 -(도로)→ 운봉리복지회관 → 운봉리 숭모 공원'의 4.3km 코스를 3시간 동안 즐길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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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봉산(雲峰山) 유래
높이: 285m
위치: 강원 고성 토성면
운봉산은 백두대간 정기가 흘러내려 한 점 불쑥 솟아오른 명산으로 지역 사람은 물론 길을 가는 행인들에게까지 신성시되어 우러러보는 명산이다.
옛날부터 청운의 꿈을 안고 산에 올라 공을 들이고 호연지기를 쌓은 젊은이들이 과거에 급제하여 많은 인재가 배출되었고, 특히 아랫마을 운봉리 청년들은 일제 강점기 대한독립애국단에 가입하여 민족의 자주독립을 외쳤으니, 운봉산의 정기를 가히 짐작게 한다.
전설에 의하면 국운이 안정치 못하고, 민심이 뒤숭숭하면 운봉산이 부들부들 떨며 우르릉 우르릉 소리 내 운다고 전해지며, 나라에 기근이 들면 전 국민을 석 달간 먹여 살릴 보물을 품고 있다고도 한다.
운봉산 신령님은 깨끗하고 곧은 절개의 女神靈으로 운봉산에서 피를 부르는 부정한 일이 생기면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를 퍼부어 씻어 내리고, 가뭄에는 청명한 날에도 부엉이를 울게 하여 사흘 안에 비 내림을 알려주어 마을 사람들에게 덕을 베풀어 주는 산이다.
또한 운봉산은 금강산 일만 이천 봉에 들어가려고 운봉산 장사가 힘깨나 쓰는 짐승을 불러 모아 산봉우리를 구름보다 높이 높이 쌓아 올리던 중 이를 시기한 금강산 장사가 꾀를 내어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이 다 지어졌다고 거짓 소문을 보냈는데, 이 말에 속은 운봉산 장사가 산꼭대기 구름 속에서 석 달 열흘 땅을 치며 울어 이때 무너져 내린 육각 돌은 너덜지대를 만들었고 눈물이 흘러 골을 이루니 이로부터 운봉산(雲峰山)이라 불리어 온다. 운봉산 부근에는 산봉우리를 쌓다가 다치고 죽은 동물들의 형체가 굳어져 거북바위, 사자바위, 말안장바위, 마족바위가 됐고, 장사의 침실에 두른 병풍바위와 장사의 것으로 추정되는 남근바위가 하늘을 향해 지금도 뻗치고 서 있다.
서기 2014년 9월 3일 세움 - 정상석 후면
2024년 3월 마지막 목요 오지 산행은 이름도 생소한 창원 인성산에 오르기로 했다. 이름이 생소한 거야 오지 산에서 흔한 거라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산행 계획을 검토하기 위해 한국의 산하에서 검색해 보니, 산행기에만 등장하지, 산 소개는 없었다. 해서 구글링했으나, 역시 마찬가지로 하다못해 지자체 사이트에도 없다. 해서, 두 달 훨씬 전인 1월 18일 산행 공지를 발견하자마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신청은 했으나, 이런 산을 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오지라고 해도, 서울이라는 촌 동네 산꾼에게만 그렇지, 그 동네에서는 동네 뒷산 아니, 명산 대우받는 산을 찾아다니는 산행인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해서 취소했었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엿새 후 다시 신청하는 바람에 로열석이 아니라, 싫어하는 뒷자리를 차지해야 했다. 그리고 며칠 지나자, 빈자리가 없는 만석이라, 조금만 늦었으면 그 자리 마저도 신청할 수 없을 뻔했다.
혹시 취소자가 있으면, 자리를 옮기기 위해 수시로 확인하던 중 갑자기 취소자가 나오기 시작해, 날씨누리의 중기 예보를 확인하니, 목요일 오전 비라는 소식이다. 정말 목요 오지팀에 마가 끼었는지 거의 매주 비다.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들머리를 향해 남쪽 나라로 내려가는 동안만 비가 내리고, 산행 시간에는 그친다는 예보라 문제 삼을 것도 없었다. 하지만, 산행 사흘 전 갑자기 취소자가 폭주해 산악날씨를 확인하니, 오전만 내리는 것에서 산행 시간 내내 내리는 거로 변했다. 말인즉 비 내리는 시간이 우로 7시간 시프트 해, 9시부터 18시까지로 변해, 산행 내내 비를 맞는다. 혹자는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당 ~1mm 강수에 불과하나, 그걸 5시간 동안 맞으면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고, 물에 빠진 생쥐 꼴을 면하는 건 쉽지 않다. 와중에 인성산이 자랑하는 게 암릉으로, 우중 암릉 산행이다!
산행 이틀 전까지 계속 취소자가 나와 이틀 전 저녁에는 신청자가 14명에 불과했다. 그럼, 성원인 15명에 1명이 부족해 당연히 회사에서 산행 자체를 취소하거나, 연기할 거로 생각하고, 산행 취소에 따른 일정이 빈 날에 여유를 갖고 오랜만에 만족한 산행인 해남 흑석산 산행기를 쓰려고 했다. 그런데, 산행 하루 전 업무가 시작되자, 연기나 취소가 아니라, 공지의 행선지란에 '<취소하신 분 추가 페널티 차감 예정>'이라는 꼬리가 붙었다. 말인즉 회사의 환급규정에 따라, 취소자에게 일자에 따른 패널티에 더해, 20%의 추가 패널티를 물리겠다는 통보다. 고로 회사는 손해 없이 차량을 운행할 수 있으나, 그 페널티 조항 때문에 취소하지 못하고, 우중 산행을 강행했다가 사고가 나면 그 책임은 누가 지나? 어쨌든 성원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건 문제로 반드시 회사의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와중에 어제만 해도 시간당 1mm 내외였으나, 산행 출발 8시간 전인 27일 23시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산행 시간 동안, 4mm~7mm의 비가 내려, 단순한 우중이 아니라 폭우 속 암릉 산행이다. 폭우든 태풍이든 가야 한다면 가는 인간이라, 지난 백두대간 연결 산행으로 고치령에서 늦은맥이재도 14명이, 태풍으로 호우주의보가 내렸음에도 갔었는데[산행기] 이번이라고 못 갈 이유는 없다. 잠깐 그때도 14명이 갔으니, 그럼 성원 기준이 15명이 아니라, 14명인가? 어쨌든 복장도 그에 맞춘다. 문제는 암릉이라는 건데, 당일 인솔 대장의 의견 표명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복장이라면, 아쿠아슈즈에 갈아입을 옷 정도에 우의와 우산이다. 물론 배를 채워야 하니, 필요한 게 김밥과 비상식이다. 이런 와중에 신청자가 한 명 늘어,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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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사당 기준 7시 출발 버스는 연서시장에서 김밥을 사기 위해, 사당이 아니라 양재에서 타기로 했는데, 폭우 속 산행이라, 비록 걸으며 먹는 김밥이라고 해도, 연서시장 김밥은 부담이라, 부담이 적은 사당역표 김밥을 사기 위해, 사당에서 타기로 했다. 목요일 아침 기상해, 밤새 변화가 있나 확인했으나, 날씨나 산행 공지나 변함이 없다. 이후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미리 싸둔 배낭을 둘러메고, 벌써부터 비가 내려 우산을 쓰고, 5시 45분경 집을 나서, 구산역에서 5시 58분 열차를 탔다, 그리고 삼각지에서 4호선 열차로 갈아타고 사당으로 향해, 6시 48분경 사당에 도착했다. 이후 승차장 종합판매대에서 김밥을 사고, 화장실에 들른 후 1번 출구로 나가 공영주차장으로 갔다. 가는 중 버스 출발 시간 7시가 되려면 5분이나 남았는데, 인솔 대장이 어딘지 묻는 전화가 왔다. 혹시 폭우 소식에 산행을 포기하지 않았을지 전화한 거다.
28인승 버스에 승객이라곤 15명밖에 안 돼, 모든 인원인 단독 석이나 다름없이 널널하게 자리 잡았다. 나 또한 2인석 한 자리를 차지 하고 있어, 배낭을 멘 채 버스에 탔다. 그리고 익숙한 일행에게 인사 후 자리를 잡고 앉아 책을 보며, 출발을 기다렸다. 7시 정각 출발한 버스는 양재에서 인솔 대장을 포함 다섯을 태우고, 나머지 한 명을 태우기 위해 죽전으로 향하는 중, 인솔 대장이 마이크를 인성산의 강한 바람과 폭우 소식을 전하며, 이런 날씨에는 위험해서 산행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참석자들 또한 누구나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어, 회사에서 취소해 주기를 바랐으나, 돈에 눈이 먼 기업주는 취소자에게 페널티를 받아서 보충하고 강행했다. 아니, 전날 밤 신청한 한 명은 다른가? 어쨌든, 참석자들이 동의하면 비가 오지 않는 지역으로 산행지를 바꾸자고 했다. 대부분 원하는 바다! 해서 선정된 게 고성의 운봉산이다.
잠정 그렇게 결정하고, 죽전에서 나머지 한 명이 타자, 버스를 정차시킨 채, 다시 사정 얘기를 하고, 모두의 의사를 물었다. 버스를 세운 이유는 인성산은 경부를, 고성 운봉산은 영동을 타야 해서다. 먼저, 운봉산을 다녀온 사람을 확인했다, 내 앞에는 아무도 없었으나, 대장의 눈치로 봐서, 죽전에 탄 여성 산꾼 한 명 포함 뒤에는 서넛 있는 분위기다. 해마다 ‘강원관광재단’에서 까만 소와 같이 선정하는 '강원 20대 명산'에 운봉산이 선정돼, 요즘 많이들 찾고 있고, 덕분에 나도 이름을 들어봤다. 하지만, 높이가 고작 285m에 불과해, 기억에서 지워 버린 산이다. 그럼, 다른 산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다들 운봉산으로 가자고 해, 그렇게 결정 났다. 다만, 분위기에 휩쓸려, 어쩔 수 없이 동의한 사람도 몇 있어 보인다. 어쨌든 급조된 산행이라, 코스 등에 관해 아는 바가 없어, 이미 다녀온 산꾼 경험과 같은 산악회의 운봉산행 공지를 참고했다.
같은 산악회에서는 운봉산이 4.3km에 불과해 2시간 30분의 소요 시간을 책정할 정도라, 또 다른 강원 20대 명산으로 높이가 230m에 불과한 속초 청대산과 1+1 산행으로 진행하고, 비용은 34,000원에 불과하나, 인성산은 45,000원이다. 해서 동의는 했으나, 다들 기분이 좋지 않다. 특히, 전날 저녁에 신청한 사람과 이미 다녀온 산꾼에게는 내가 다 미안할 지경이다. 어쨌든 우리도 어느 산인가를 포함해야 하는데, 이미 다녀온 사람들은 청대산과 묶어서 다녀왔을 확률이 높아, 운봉산행 후 바다 구경을 겸해 가까운 서낭바위로 가기로 했다. 이건 하산주를 위해 산행 대장 겸 주당 대장이 추천했다. 그렇게 결론나는 걸 보고, 달리는 버스에 책을 보다가 눈이 아프면 잠을, 청하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실내등이 들어오고 휴게소로 들어간다. 기사와 인솔 대장이 홍천강휴게소를 언급할 때, 고속도로를 벗어났나 생각했는데, 인제 갈 때의 그 홍천강휴게소가 아니라, 초면의 중앙고속도로상의 휴게소다.
가랑비가 내리는 휴게소에 내려 화장실을 다녀온 뒤, 홍천강에 붙어 있는 휴게소라, 강 방향으로 전망대가 있어, 그리고 가 강을 구경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강이 작아, 약간 실망했다. 어쨌든 지난 장락산행 때 멀리서 조망한 홍천강을 이번 운붕산행 때 가까이서 봤다.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버스로 돌아가, 조금 있자, 20분 휴식이 끝나고 다시 들머리를 향해 달리는 버스에서 휴게소 도착 전과 같이 책을 보다가 눈이 아프면 눈을 감고 있기를 반복하다가, 터널을 수없이. 지나 바다가 보이기 시작할 때 책을 덮고 산행 준비를 했다. 산행 준비라고 해봐야, 슬리퍼를 아큐아슈즈로 갈아 신고, 바람막이 안에 입고 있던 패딩을 벗어 배낭에 넣는 게 다다. 깜빡하고 우의는 안 가져왔지만, 비를 피해 산행지를 바꾼 만큼 깜빡하기를 잘했다. 그렇게 모든 준비가 끝나고, 10시 56분경 들머리인 운봉교 삼거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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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이면 완주하는 산행이라, 배낭을 두고 갈까 했지만, 김밥이 있는 게 생각나, 둘러메고 버스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니, 왼쪽으로 나지막한 산이 보인다. 그리고 친한 산꾼이 운봉이 운봉산에 이제야 오면 어떡하냐고 한마디 한다. 하긴 내 별명과 같은 한자를 쓰는 산이다. 일단 산행 전 지체를 방지하기 위해 버스에서 기동한 등산 앱으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24m, 운봉산이 285m니, 고도차는 261m다! 산행이라 부르기도 부끄러운 높이나, 강한 비바람 속에 암릉을 헤매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도로를 따라, 500m 거리의 용천사 입구 등산로를 향해, 11시 2분에 도착했다.
볼만한 바위 일곱 개가 있으니, 그걸 다 찾아보라는 이미 다녀온 산행 대장의 말에 별 기대 없이, 바위의 모습이 말처럼 많이 닮았을지만 생각하며 산을 오르다가 왼쪽을 보고 깜짝 놀랐다. 눈 덮인 설악산이다. 여기저기 감탄의 소리가 나온다. 멀리서 보는 알프스의 모습이 저렇지 않을까? 당연히 고도가 높아질수록 설악산이 더 잘 보여, 다들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 찍기에 바쁘다. 설악산을 감상하며 오르고 있는데 앞이 소란스러워 가까이 다가가 보니, 말안장바위다. 그런데, 옆의 산꾼이 얘기했듯이 말안장보다는 낙타를 더 닮은 듯하다. 그 시각이 11시 7분이다.
말안장바위를 떠나 길을 재촉해, 11시 23분경 나무 계단을 오르며, 정상까지 남은 거리가 궁금해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그런데. 지도에는 현재 가고 있는 등산로가 없다. 하긴 비탐방 전문 등산 앱이 한국의 산하에도 없는 산의 등산로가 제대로 나올 거 같지는 않다. 어쨌든 11시 27분, 미륵암 갈림길에 도착하자, 경험자가 다시 이리로 내려와야 한다고 해, 배낭을 벗어 이정표 옆에 내려놓고, 좌회전해 올라갔다. 그런데, 285m 높이에 불과하나 역시 산이라, 막판 깔딱은 쉽지 않아,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오르자, 등산 앱이 정상 반경 50m 내라고 음성으로 알려준다. 당연히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가니, 22사단 갈림길이다. 좌회전하면 정상이라,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1시 34분에 도착했다.
먼저,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긴 후, 일행의 도움으로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반대편으로 가 설악산을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설악산 최고의 조망처가 아닐까? 그럼, 지자체에 전망대 정도는 만들어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신경이 미치지 못한듯하다. 전망대는 아니라도 주변 잡목만 정리해도 설악산이 더 잘 보였을 거다! 이후 반대편 동해의 모습도 기록으로 남기자, 전북 운봉이 고향인 산꾼이 내게 다가와 고향에 왔으니, 삼배를 올리자며, 자리를 펴, 같이 앉아, 물통에 넣어온 빨갱이를 마셨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주가 들어있는 배낭을 짊어지고 오는 건데, 지금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덕분에 사당역표 김밥은 먹지 못하고 그대로 집으로 들고 왔다. 그렇게 빨갱이 한 병을 나눠 마시고, 11시 48분경 정상에서 내려갔다.
동해를 감상하며 내려가, 11시 53분 배낭을 내려놓고 간 갈림길에 도착해, 그걸 다시 둘러메고 가, 11시 59분 주상절리 갈림길에 도착했다. 이정표에 의하면 주상절리까지는 0.1km, 왕복 200m라, 배낭을 내려놓고 갈지 고민하다가 보이는 등산로가 완만한 산책로 수준이라, 벗는 것도 귀찮아 그냥 갔는데, 역시 산이라고 고개를 돌자 깔딱이다. 그걸 오르느라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그런데, 주상절리라고 기대하고 갔는데, 내가 아는 주상절리가 아니라, 너덜이다. 어린 시절 지리산 자락에서 수없이 보고 놀던 너덜에 비하면 규모도 작다. 와중에 '돌이 흐르는 강'이라는 명칭도 있다. 그래도 정성을 생각해 기록으로 남기기는 했다.
너덜을 떠나, 운봉산에서 가장 중요한 바위 군락으로 가며 보니, 그 방향이 시끄러운 게 인솔 대장의 목소리도 들린다. 고로 우리 뒤에 있던 대장팀은 주상절리에 들리지 않고, 바로 바위로 간 거다. 그리고 가며 샘터라는 안내문이 있어, 맛을 보려고 뚜껑을 열어보니, 도저히 마시기 힘든 물이라 바로 뚜껑을 닫고, 길을 재촉해 12시 21분경 바위에 도착했다. 그런데, 남근석은 무리했는지 끝이 부러졌고, 얼굴바위는 저게 얼굴? 거북바위는 그럴듯하다. 12시 36분 바위 군락을 떠나, 왼쪽 아래 미륵암을 감상하며,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12시 40분 농로에 도착해, 그 길을 따라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며, 버스가 기다리는 운봉리복지회관을 향해 가, 12시 52분에 도착했다. 10시 56분 산행을 시작했으니, 1시간 56분이 걸렸다. 다들 오지를 달리던 산꾼이라, 노닥거리며 가도 2시간 채 안 걸렸다. 등산화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버스에 타, 송지호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거로 운봉산행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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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호해수욕장의 입구를 찾지 못해 차를 유턴해 돌아오는 해프닝까지 겪으며 가, 1시 25분경 송지호해수욕장 주차장에 도착했다. 여기 마감 시간을 3시로 그때까지 서낭바위 구경과 늦은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해서 주당들은 주당 대장의 지휘하에 먼저 그나마 맛집 같아 보이는 경북횟집으로 가 모둠회를 주문하고, 서낭바위 구경을 시작했다. 와중에 전망대에서 부처바위로 내려가는데, 굿하는 소리가 들려 서둘러 내려가 봤다. 서낭바위, 즉 서낭당에는 우리 일행 외에도 관광객이 몇 명 있고, 무녀라 생각되는 세 여성이 제각기 무언가를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기기도 하며, 주변 바위를 다 기록으로 남기고, 1시 50분경 서낭바위를 떠나, 횟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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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낭바위 구경이 끝나고, 모래사장, 즉 송지호해수욕장을 걸어 회를 예약한 경북횟집으로 가서 보니, 밑반찬이 세팅되어 있다. 물론 예약 없이 바로 구경하고 온 일행은 주문해야 했는데, 회는 시간이 걸려 안 되고,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삼세기 매운탕과 회무침을 세 테이블 주문했다. 주당 넷은 밑반찬이 세팅된 식탁에 자리를 잡은 후 냉장고에서 이슬이 네 병과 맥주 한 병을 들고 와 먼저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축하했다. 이후 바로 나온 모둠회와 함께 맥주잔으로 이슬이를 마셔, 총 이슬이 여덟, 진로 하나, 맥주 하나를 마시고, 마감 시각에 맞춰 3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 깨어보니 원주휴게소라, 볼일을 보고 버스로 돌아와 다시 잠을 청해, 어떻게 내렸는지 모르나 6시 35분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서 내렸다. 그리고 지하철로 내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증산역이다. 구산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지나쳤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는 거다. 해서 열차를 바꿔타고, 응암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 8시 20분경 도착했다.
이미 다녀온 산꾼과 산악회 운봉산+청대산 공지를 참고해 '운봉교 삼거리 → 용천사 입구 → 말안장바위 → 운봉산 정상 → 미륵암 갈림길 → 돌이 흐르는 강(주상절리) 왕복 → 머리바위 → 거북바위 → 운봉산숲길 입구 -(도로)→ 운봉리복지회관 → 운봉리 숭모 공원'의 6.3km(트랭글) 코스를 2시간 5분 동안 탐방했다. 이동 1시간 53분, 휴식 12분!
급조된 산행으로 높이 285m에 불과한 운봉산에 올랐으나, 왼쪽으로 보이는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설악산을 감상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 산행이다. 날이 맑았으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지나친 욕심으로 강한 비바람 속에 암릉을 달리지 않은 것에 감사할 뿐이다.
덤으로 송지호해수욕장 서낭바위를 구경한 것도 좋았다. 서낭바위답게 세 명의 무녀를 만난 것도 복이라면 복이다. 다만, 비 오는 날은 회를 먹는 게 아니라는 통설이 맞는 건지, 회는 영 아니었다.
일부러 찾아갈 만한 산은 아니고, 여름에 송지호해수욕장과 연계해 가볼 만한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