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주 남평 오동나무 거리에서 나이 어린 불쌍한 거지 하나를 만나 돈 얼마를 주었다. 그런데 조금 가다가 생각하니 그 거지의 남루한 옷과 헐벗은 모습이 눈에 떠올라 양심이 괴로웠다. 하루 종일 거지를 찾아다니다가 해질 무렵 에야 그 거지를 만났다. 그는 다짜고짜 달려가 거지를 붙잡고는 “당신께 좋은 일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이 입은 옷과 내 옷을 바꿔 입으면 어떻소?”라고 말하면서 거지가 입고 있던 다 떨어진 옷을 자기가 입고 자기 의 옷은 거지를 주었더니, 이세종의 큰 몸집에 거지의 옷은 너무 작아 남 보기에 우스운 꼴이었다. 이러한 행동은 프란치스꼬가 성 베드로의 무덤을 순례 했을 때 교회 앞에 모여 있는 거지 무리들 가운데 가장 가난 한 사람에게 자기 옷을 주고 그 거지의 누더기 옷을 바꿔 입고 기쁨이 가득차서 모인 군중들 가운데서 하루 종일 보낸 모습과 유사하다. 이세종은 성경 말씀을 삶에서 실천하려는 실천적 영성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