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부부는 왼만해선 에어컨 사용을 안 하려 한다 너무 더어도 가능하면 선풍기로 대신하려 한다
한전에 "에너지 절약 운동"에 가입하여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늙은이 살면서 선풍기 2대면 되지 그 비싼 전기료 아깝지 아니한가 낯에는 앞 발코니 창문 활짝 열어 젖치고 뒷 베란다 출입문 활짝 열어 놓고 앉아 TV 보면 크게 더운 줄은 모르겠다 에어컨은 아들 며느리, 손주들 딸 사위 오면 잠시 틀곤 할 뿐이다 거실에서 늦게까지 TV 시청하고 방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면서 선풍기 동작 시간을 보통 3~4시간에 맞추어 놓고 잠자리에 들곤 한다 그런데 오늘따라 선풍기가 고장 났는지 아무리 리모컨을 눌러대도 선풍기가 요지부동 안 돌아간다 코드가 빠져있나 확인해 보니 잘 꽂혀있다 다시 선풍기 리모컨을 작동시켜도 선풍기는 돌아가질 않는다 화가 복받쳐 당신 선풍기 만졌소 하니 뒤따라 들어온 아내가 뭘 그러냐고 하길래 선풍기가 안 돌아가잖아 소리 지르니 집사람이 선풍기 리모컨을 건네준다 TV 리모컨으로 선풍기를 돌리려고 이런 쑈를 한 나 자신 민망하기도 하고 황당스러워 마음이 아프다 젊어서 이런 경우라면 웃음보가 터졌겠지만 이제 늙은 티가 나는구나 생각 들며 가슴이 아프다 건망증인지 늙어가는 증거인지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경노당 입소 할 때가 아직은 아닌것 같은데............
출처: 아름다운황혼열차(黃昏列車) 원문보기 글쓴이: 초가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