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 이아무개씨는 지난해 9월 말 오후 서울 지하철 3호선 약수역에서 하차하고 나서 아차 싶었다. 선반에 가방을 두고 내렸던 것. 그 안에는 현금 60만원과 금 열돈이 들어 있었다. 서울메트로 콜센터로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콜센터 상담직원은 허둥대는 이씨를 진정시킨 뒤 가방의 특징과 내용물을 확인하고 이씨가 하차한 시각, 탔던 전동차의 방향과 번호를 물었다.
이씨는 하차시각을 대충 짐작으로, 전동차는 내린 문이 계단과 얼마나 떨어졌는가 정도로 대답했다. 통화가 끝나고 30분쯤 뒤 콜센터 직원은 이씨한테 전화를 걸어 불광역에서 가방을 찾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 2. 유실물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지하철 전동차 선반. 3. 철길에 떨어진 유실물을 수거할 때 자루가 긴 집게를 사용한다.
★*… 유실물은 지하철 역무실, 공항 안내소, 치안센터나 파출소 등에 수습 또는 신고되는 게 첫 단계다. 주인과 그 연락처가 분명할 때는 곧바로 주인한테 연락이 간다. 하지만 누구 것인지 불분명하거나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들은 경찰서, 지하철, 전철 등 각급 유실물센터로 옮겨져 후속절차를 밟는다. 직원이 재차 꼼꼼하게 살펴 주인을 추정하고 그조차 여의치 않으면 사진을 찍어 간단한 유실물 정보와 함께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다. 분실자들은 유실물센터에 직접 연락하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해 수습 여부를 확인한다. 자신의 것이 확실하면 직원의 확인 절차를 거쳐 신분증을 제시하면 착불 택배로 돌려받게 된다. 시내가 모여 강물이 되듯이 유실물이 한줄기로 모여 분량이 늘어나지만 갈수록 쭉정이가 돼 간다. 사막으로 흘러들어 사라지는 중동지방의 강과 흡사하다.
인천공항경찰대 자료를 보면 이런 현상이 확연하다. 지난해 2만4207건의 습득물 가운데 1만4204건을 주인한테 돌려줬는데, 여권·신분증류(100%), 전자기기류(64%), 휴대폰(62%), 지갑·현금(47%), 여행가방(46%), 쇼핑백(29%), 의류(19%), 책·안경·기타(11%) 순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89%인 1만989건이 15일 이내에 주인 곁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 글·사진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기사더보기=손님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