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단어가 3개 이상이면
지비는 전라도 사람이 아닙니다.
내고향에서
학교가는 애들중
간따꾸를 입은 애들은
있는 집 애들이고
우린 쫄쫄이 쓰봉입고
기워서 덧댄 다비에
검정 고무신 신고
다우다로 만든 책보에
밴또를 싸서 메고
비오면 찌럭찌럭한
신작로 길을 걸어서
학교에 갔었지.
학교 갔다 오는 길
평평한 신작로에선
땅따먹기
삔치기
팔방을 했었고
더 넓지한 곳에서
고무줄 재비
오징어 살이
삼팔선 놀이를
했었지.
동네 벌안에선
나이살이를 했고
마당에선 양이치기와
구실치기를
했었어.
집에오면
갈쿠들고 솔개비 긁어
가는 사내키로 꼬아 만든
나무 망태에 가득채워야
집에 오곤 했었지.
시간나면 갈쿠치기로
나무 따먹기를 했고
갈쿠가 엎어진 놈이
뒤집어 진놈것을
몽땅 따먹었지.
머스마들은
짜구들고 등컬 캐러 다녔고
시간나면 자치기를
했었어.
해온 나무는
정지 모서리
달구청 밑에다
쌓아 놓고
밥 할떄 마다
부삭에다 쳐넣고
부지땅으로 젓으면
잘 타들어 갔지.
남은재는
당글개로 긁어
소쿠리에 담아서
칙간 구석에 모아 두었다
북감자 밭에다
뿌렷어.
그옆엔
서숙밭이 있었고
서숙을 갈땐
쟁기질한 밭을
곤배로 쳐 줘야
알이 땅 속으로 박혔지.
서숙이 익으면
마당에 덕석을 깔고
돌이깨질을 해서
배늘에 가리지 않게
잘 말려야 했어.
서숙은 메꾸리에 담아
두지에 보관 했다가
방애간에서 찧어서
아랫집 몸빼바지에
월남치마 입은
아짐하고 오춘 모셔다
서숙 떡도 해 먹었어.
밤이되면
아부지는 샐팍 밖에
얼씬도 못하게 했고
우린 모방에서
이거리 저거리 박거리...를
하면서 초꼬지 불에
코가 시커멓게 됐었다.
큰방 한구석엔
두대통이 있었고
봉창문은 열때마다
돌쪼구에서
삐그덕 소리가 났어.
참.
여름에는 둠벙에서
웃통 벗고 빤스 벗고
멱을 감았다.
미꾸락지도 잡았었는데...
때론 오장굴에서
태르박으로 물길러
몰래 등목도 했지.
그것도 안되면
또랑 물을
쪼빡으로 떠서
등목을 해야
여름이 쉬 지나갔어.
모른 단어는 몇 개나요?
-지인의 톡에서-
한국 영화 속, 각 지역별 사투리 연기 총정리 (전라도 편)
https://www.youtube.com/watch?v=TtjYhGu7rHg
구름 가득
봄비라도 들었을까?
새벽에 일어났다 비몽사몽 하다가
깜빡 잠들었는데 일어나니 일곱시
참 많이도 잤다
보통 새벽에 일어나도 바로 잠드는데 어제는 별 일도 없었건만 뒤척거렸다
이도 나이 탓인가?
무밥을 데워 파장 넣고 비비니 참 맛있다
무밥은 소화가 잘되고 위장에 좋다고 한다
뚱딴지 냉이 된장국도 맛있어 한그릇 야무지게 먹었다
병아리장에 어제 넣어 둔 수탉을 잡으려니 이리 저리 잘도 도망간다
그래도 뜰채를 이용해 녀석을 잡았다
어제 오골계 수탉에게 얼마나 쪼였는지 하얀깃털에 피가 얼룩졌다
저보다 더 작은수탉에게도 이리 당하는 겁쟁이
살며서 다른 수탉들에게 보대끼느니 일찍 떠나는 것도 좋겠다
과일나무 밑에 날라다 둔 퇴비를 터서 나무 밑에 깔아 주었다
50여개가 넘다 보니 시간이 꽤 걸린다
그래도 오늘 마무리 지어야지
낼모레 비온다니 미리 퇴비를 주는게 좋겠다
어느새 11시가 다 되간다
사거리 닭집에 가서 닭을 손질해 달라니 어렵다고
이거 어떻게 하지하며 망설이는데
바깥주인이 손질해 주라고 재촉한다
마지못해 안주인이 투덜거리며 손질해 준다고
내가 얼른 하지 못한 걸 해주니 고맙다
닭손질은 나도 할 수 있는데 요즘엔 날씨 추워 하기가 싫다
이렇게 손질해 주는 곳이 있으니 고마운 일이지
집사람은 힘들다 하면서도 밖에 나와 집주변을 정리한다
낙엽등을 모두 모아 불태워 버리자고
난 그대로 두면 썩어 거름 된다해도 지저분하고 날라다니면 보기가 싫단다
이 넓은 터를 잘 가꾸려 하면 힘에 벅차는 일
대충 하면서 사는게 좋지 않을까?
집사람과 같이 모아 놓은 낙엽들을 태웠다
태우고 보니 주변이 훨씬 더 깨끗해 보인다
집사람처럼 부지런하고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면 좋은데 난 그게 잘 안된다
내일 닭백숙 쑤려고 약물을 끓였다
황칠 오가피 엄나무 양파 등을 약주머니에 넣고 야외 솥에 불 때 고았다
부엌 주변에 싸 놓은 낙엽등을 모두 태워 버렸다
대나무와 장작을 몇 개 아궁이에 넣었더니 잘탄다
이게 다 타고 나면 약물이 잘 우러나겠지
작은애가 저녁때 온다며 같이 식사하잔다
오늘은 바둑 모임날인데다 내가 바둑 휴게실 청소하는 날
일찍 나가서 청소한 뒤 김회장 오면 한판 두고 빨리 들어 와야할것같다
바둑휴게실에 가니 아무도 없다
탁자와 의자를 한쪽으로 밀쳐 놓고
바닥을 비로 쓸어 내고 물걸레로 얼룩을 닦아 냈다
장사장이 와서 도와주어 빨리 끝냈다
호용동생이 일찍 바둑휴게실로 왔다
한수 가르쳐 달란다
나에게 넉점 접바둑
초반 포석에서 몇 수 잘못 두어 내게 중앙을 허락
중앙 세력을 이용해 중앙에 뜬 대마를 잡아 버리니 투석
잘못 둔 몇수를 가르쳐 주었다
김회장이 나왔길래 한판
백으로 판을 괜찮게 짜 중반전 들어 우세
끝내기하며 내 돌을 돌봐 버렸으면 흑이 덤을 낼 수 없는 바둑인데 그만 내가 먼저 패를 걸어 큰 수가 나버렸다
마지막까지 집중하지 못해 결국 대마 잡혀 투석
끝내기에서 역전패를 당한다는 건 바둑을 참말 못두는 거겠지
다시 한판
이번엔 흑으로
백의 실수를 틈타 중반전에 백대마를 끊어 잡으니 흑 우세
이대로 끝내기 하면 흑승이 확실한데 한 집 더 이득 보려고 젖힌게 그만 양자충에 걸려 흑이 잡혀 버려 투석
세상에 두판을 다 끝내기에서의 실수로 져 버렸다
상대가 돌을 거두기 전까진 최선을 다해야하는데 좀 성급하게 수를 읽는 경향이 있다
이건 예전에 내가 두던 바둑이 아니다
별 수 있나?
바둑 동호인들이 많이 왔다
바둑을 배워보고 싶다는 분도 왔다
서로 통성명하고 금요일마다 모임하니 놀러 나오라고
그렇게 하겠단다
재봉동생과 한수
초반에 요석을 손쉽게 죽여 불리한 바둑
중반들어 가며 대마를 곤마로 몰아 두기 편한 바둑을 만들었는데 끝까지 잡으러 들다 역습당해 오히려 흑이 잡혀 버렸다
결정적인 순간엔 한번 더 생각해야하는데 너무 빨리 손이 나가 버린다
몇주째 재봉동생과 김회장에게 승률이 낮다
예전엔 가벼운 상대였는데 마무리에서 역전을 당하고 있다
내가 전처럼 다시 바둑을 빨리 두는 것같다
중요한 시점에선 형세 판단을 해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숙고해야하는데
순간적으로 판단해 손이 나가 버린다
하수는 두고나서 생각한다던가?
난 어쩔 수 없는 하수다
모두 저녁식사하러 가자는 것을 집에 일이 있다며 먼저 일어섰다
집사람이 저녁을 준비해 놓았다
몸이 아프다면서 애들 온다니 억지로 힘내 저녁을 준비한다
무생채와 호박나물도 했다
손주들 먹게 갈비와 조기를 굽잔다
집사람은 갈비를 굽고
난 오븐에 조기를 구워 상을 차렸다
작은애네가 왔다
설에 보고 이제서야 손주들 보니 넘 귀엽고 반갑다
자주 봐야하는데 지들이 바쁘니 어쩔 수 없다
반찬이 다 맛있다고
손주들이 밥을 김에 싸서 잘 먹는다
맛있게 먹는 모습만 보아도 좋다
이렇게 자주 함께 해야하는데...
이번에 허리 다쳐 병원에 입원했던 이야기
입원해 물리치료 받는 것도 괜찮더라며
엄마 아빠도 허리 자주 아프시니 많이 아프실 땐 차라리 입원해 치료받는게 어떠시냐고
입원하려고 해도 키우는 동물들 때문에 어렵다며 웃었다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놀다 일어선다
집사람은 무생채와 양배추 김등을 싸준다
뭐라도 한가지 줄 수 있어 좋다고
민승이에게 일주일에 한번만이라도 할미에게 전화하란다
그래 손주들 목소리라도 들으면 좋지
몸이 피곤한지 눈이 감긴다
대충 하루 일과 정리하고 잠자리로
창문을 여니 포근
님이여!
오늘은 반가운 봄비 소식
시원하게 한바탕 쏟아졌음 좋겠네요
오늘도 매사에 감사하며 행복한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