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지 못한 주장들이 난무하며, 우리의 진정한 영웅들을 홀대하는 데 골몰하는 비정상적인 사회에 살아가면서 정말로 가슴에 되새겨 보아야 할 자료라 생각되어, 故윤영하 소령님의 고속정장 취임사와 최순조님의 "연평해전"(초판 서명은 "서해해전")에 대한 제 서평을 올리고자 합니다. 최순조님의 "연평해전"은 제가 초판 1쇄를 (2007년 4월 15일 발행) 보유하고 있으며, 이 책에 대한 서평은 YES24에 게재했습니다. 고속정장 취임사는 최순조님의 "연평해전"에서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1. 故윤영하 소령님의 참수리 357정 정장 취임사
".....우리는 적 앞에서는 살신성인의 정신력으로 참수리처럼 용맹하여야 하겠지만, 조국 앞에서 우리는 단아한 기풍을 지닌 군인의 자세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조국이 부를 때, 조국이 필요로 할 때,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릴 수 있는 자세가 갖추어져 있을 때 비로소 군인으로서 자질을 갖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군인이 나아가야 할 길은 싸워서 이기는 것만이 모두가 아닙니다. 오늘날의 군인에게는 군자다운 면모가 갖추어져 있어야 진정한 군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군인들이 다루는 것은 궁극적으로 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기계들이기 때문입니다. 군복을 입은 우리가 그런 무기들을 다룰 때 자칫 우리의 마음이 오염될 수 있고, 그로해서 우리의 지성과 감정, 그리고 이성이 삐뚤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오늘 참수리 357정 정장으로 부임하면서 여러분들에게 군자다운 면모를 갖추어 나가는 군인상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최순조님, "서해해전," pp.140-141, 서울: 지성의 샘, 2007년)
: 참된 군인의 자세가 어떤 것인지,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또한 사람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우쳐주는, 정말로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글이라 생각됩니다. 제갈량의 출사표를 읽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는데, 제 생각에는 故윤영하 소령님의 취임사를 읽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 한국인이 아니다 싶습니다. 여러 번 읽어서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훌륭한, 살아 있는, 후세에 길이길이 물려주어야 할 명문입니다.
2. "연평해전" 서평
서해해전! 흔히 "서해교전"이라고 잘못 알려진, 참혹한 해전을 다룬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어학 관계 책을 쓰느라 정신이 없던 어느 토요일이었다. 잠깐만 읽고 원고를 써야지 라는 깜찍한(?) 희망을 갖고서 책을 펼쳤는데, 결국 그 날 밤을 새고 말았다. 많은 눈물과 함께.
물론 소설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역사 그대로의 기록이라고 할 만큼 저자 최순조씨는 방대한 조사와 면담을 거쳐 긴장감 있게 글을 써내려갔다. 연평해전에 대한 북한의 기획 단계에서 시작하여 연평해전에서의 북한 해군의 패전, 설욕의 계획, 남북 정상회담, 서해해전, 그리고 정권 연장을 위한 기획 아래 잊혀져간 우리의 영웅들의 모습을 차분하면서도 힘있게, 그러면서도 냉혹하기만 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었다.
고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이 분들의 모습은 해군에 복무하던 당시, 추모식에 참가하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삶이 정략적 판단에 따른 잘못된 교전수칙과 북한 해군의 치밀한 계산 아래 파괴되었고, 명령에 따라야만 하는 군인의 본분과 적군에 맞서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죽음의 순간까지 다한 진정한 영웅을, 언론은 괴변으로 매도했고 많은 이들은 이들의 값진 희생을 잊어버렸고, 당시 군 최고통수권자는 철저하게 외면했다.
이와 같은 우리의 비정상적인 모습에 대한 의분에서 작가 최순조씨는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 분단된 현실에서 동족이면서 동시에 적이기도 한 북한군에 맞서서 생명까지 버려야만 하는 군인의 숙명을 감내하면서 조국의 안녕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진정한 우리의 영웅들! 사실은 이처럼 명예와 헌신을 소중히 하는 분들로 인해 우리는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간사한 정치꾼들의 폄훼와 잘못된 언론의 괴변에 가려, 이분들의 희생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 분들은 진정 분단된 조국의 최전선에서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아가신 분들은 아닐까? 그렇게 명예와 헌신을 소중히 하는 것이 우리 삶의 진정한 의미라고 이 분들은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너무도 서글프게 가려진, 서해해전의 진상을, 그리고 분단된 조국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하는 모든 분들께 이 소설 아닌 소설을 적극 권한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굳게 믿으니까.
첫댓글 김달빛님과 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다시 새겨 봅니다.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국민을 보호해야만하는 의무'에 너무 눈물이 흐릅니다. 평생 빚진 마음으로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