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주연이 오빠
오늘 하루 끼니 잘 챙겼어요?
오늘은 갑작스레 정말 흐린 날이에요
마음도 흐렸는데 전 시험 기간이어서
일부러 더 잘 챙겨먹고 그랬어요 지금 낮잠도 자고 일어났구
여기는 길에 철쭉이 예쁘게 피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공부하러 오고 갈 때 지하철 말고 꼭 자전거를 타요
이어폰도 잘 안껴요
시원한 공기를 맡으려고 하고 주변의 소음을 귀기울여 들어봐요
요즘 길에 꽃도 많이 피어있고 먼저 핀 꽃들이 진 나무들은 오히려 이파리가 더 파릇파릇해서 보고 있으면 기분이 상쾌해져요
주연이 오빠도 밖에 나가면 한번 하나하나 자세히 봐보세요 ㅎㅎ
꽃도 나무도 관목도 한번 자세히 보고 숨도 크게 쉬고 소리에도 집중해보시길 바랍니당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달려도 좋고요 (교통신호 꼭 조심하고 어두운 시간에는 타지 말기..!)
1년에 한번뿐인 예쁜 봄이 한창이잖아요
주연이 오빠가 리프레시하고 또 열심히 하라고 했지요?
오빠도 꼭 한번씩 마음을 열어서 잘 환기해줬으면 좋겠어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기대고 원없이 투정부리고요
저는 주연이 오빠가 하는거면 다 좋아서
팬들한테 털어놔도 좋고, 살짝만 얘기해줘도 좋고, 아니어도 좋고,
요즘 전 주연이 오빠가 있어서 뭐든 할 수 있어요
그런 용기를 얻은지 한참이에요
전 행복해지는 가장 가깝고 쉬운 방법을 터득했어요
누군가에게 진심을 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사람에게 일말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저는 예전보다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됐고
때때론 스스로 꽤 괜찮은 사람이란 생각까지 하게 됐어요
주연이 오빠에게 해준 말 때문에라도 스스로 모순되지 않으려고
건강한 루틴을 살아야겠다 다짐할 때가 많아졌어요
예를 들면 주연이 오빠한테는 즐기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해놓고
저는 괴로울 때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여선 안되니까,
뭘 하든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해요
주연이 오빠가 여태 해준 말들,
보여준 행동, 어렵게 솔직하게 꺼내준 진심들,
제가 주연이 오빠에게 솔직하게 건냈던 말들은 다
제 맘 안에서 저를 잘 돌봐주는 거 같아요
주연이 오빠 맘 속에도 따뜻한 말이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주연이 오빠를 잘 다독여주고 돌봐줬음 좋겠어요
오마비 잘 챙기라한 만큼 오빠도 잘 챙기고
잘 자라고 한 날은 오빠도 잘 자고
파이팅 하라고 한 날은 오빠도 파이팅 했으면 좋겠어요
서로에게 좋은 말 해준만큼 자신의 마음도 잘 다독이고
자신의 삶도 잘 챙겨줘요
알겠죠 ?? ☺️
어제는 자기 전에 지난 날들을 주연이 오빠 시점에서 하나씩 거슬러올라가서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너무 먹먹하고 눈물도 났고 걱정도 많이 됐어요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까 고민 했지만 슬플 때 혼자 생각에만 잠기도록 두는 건 더 싫어요
그래서 제가 여기 있다고 알려주고싶었어요
저 여기 있어요 괜찮아요
전 행복한 결말로 향해 가기 위해 주연이 오빠를 좋아하는 게 아니고요
그냥 항상 같이 행복하고싶어요 내내!
물론 이렇게 머리가 복잡하긴 했지만
별개로 오늘 시험은 집중해서 잘 풀었어요
너무 어려워서 막 진땀 빼면서 계산기 뚜들겼어요
어제 저녁엔 공부가 어렵다고 전화로 엄마한테 조금 투덜거렸는데
엄마께서 그래도 결국엔 너가 제일 잘 될 거야
라는 정석적인 위로를 들려주셨어요
너무 제가 듣고싶던 말이라 흡족하구 다시 공부하러 들어갔네요ㅎㅎ
이처럼 제가 살면서 받은 가장 큰 사랑은 부모님께 받은 거고,
제가 배운 이 가장 큰 사랑의 방식으로 주연이 오빠에게 제 사랑을 전할 거에요
저 앞으로도 더 잘할게요!
저 꼭 잘 지켜봐주셔야 해요
사랑해요 !
오늘도 정말 많이 고맙고 사랑해요
힘든 건 늘 잠깐이고 반드시 지나가니까
흐린 날은 곧 맑아질 거에요
저 시험만 끝나면 다시 찾아오겠습니당 ㅎㅎ
끼니 잘 챙기고 잠 꼭 잘 자요
깊게 푹 잘 자요
저 오늘도 기도할게요 내일도!
정말 많이 사랑해요 ❤️
- 추신
Oneheart x reidenshi - snowfall
이 노래 그냥 가사 없는 음악인데 유튜브에 검색하면 나와요
한시간 버전도 있는데 전 공부할 때 많이 듣는데
맘이 차분해져서 추천해요 !
맨날 추천하는 Travis의 Closer 하구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도 또 추천할게요
(조성진 피아니스트 버전을 추천해요)
- 추신 2
어제 본 꽃 사진 두개 실어요
혹시 지금 당장 못 보실까봐
- 추신 3 봄이 되고 본 예쁜 거 더 올려요
엄마께서 저 웃으라고 인터넷으로 배달시키신 꽃다발이에요 같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