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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낭무구(括囊無咎)
말 주머니를 잘 여미면 허물도 없다
括 : 묶을 괄(扌/6)
囊 : 주머니 낭(口/19)
無 : 없을 무(灬/8)
咎 : 허물 구(口/5)
윤선도(尹善道)가 78세 나던 1664년에 주부 권념(權惗)이 편지를 보내 윤선도의 과격한 언행을 심하게 질책했다.
윤선도가 답장했다. "주신 글을 잘 보았소. 비록 일리는 있다 하나 어찌 매번 이처럼 거리낌 없이 함부로 말하시는가? '주역'에 '주머니를 묶으면 허물이 없다(括囊無咎)'고 했고, '전(傳)'에는 '행실은 바르게 하고 말은 겸손하게 한다(危行言遜)'고 했소. 자기에게 잘못이 없어야 남을 비난한다는 것이 지극한 가르침이긴 하오. 하지만 내가 이를 했던 것은 선왕의 남다른 예우를 추념하여 지금의 전하께 보답하고자 해서, 어쩔 수 없이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았던 것이오. 모름지기 자세히 살펴서 삼가야 할 것이네. 다른 사람의 저격을 받을까 염려하오."
왜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하느냐는 상대의 타박에, 입 닫고 가만있으면 허물이야 없겠지만, 말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한 말이다. 앞뒤 가리지 않고 말한 속뜻은 살피지 않고, 이렇게 멋대로 힐난하니 너나 말조심하라는 뜻이다.
오간 말이 살벌한데 정작 편지의 앞뒤 글은 단정하게 예를 갖춰 막 나가지 않았으니, 그 절제가 참 인상적이다.
글 속의 괄낭무구(括囊無咎)는 주머니를 잘 여미면 허물이 없다는 말이다. 주머니는 입으로, 말을 삼가 조심하면 해로움이 없다는 의미다.
'주역' 곤괘(坤卦)의 원문에는 "주머니를 잘 여미면 허물도 없고 칭찬도 없다(括囊無咎無譽)"고 했다. 허목(許穆)도 "많은 실패가 말 많은 데 달렸다(多敗在多言)"고 했다.
그렇지만 꼭 해야 할 말이 있는데, 제 한 몸 보존하자고 입을 닫아 침묵하면 그것은 옳은가?
이익(李瀷)이 '성호사설'의 반금인명(反金人銘)에서 말했다. "군자의 말은 이치에 맞는 것을 힘쓴다. 그래서 '말할 수 있는데 말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잃는 것이 된다(可與言, 而不與之言, 爲失人)'고 했다. 하물며 사람이 조정에 설 경우 아는 것을 말하지 않음이 없고, 직분을 다한 뒤에야 그만둔다."
주머니를 잘 여미란 말은 말을 가려 하란 말이지, 할 말도 하지 말란 뜻은 아니다. 진실을 외면해서 얻은 무구(無咎)라면 그것이 어찌 훈장이 되랴!
(添)
고산유고 제5권 상 / 서(書)
答權主簿惗書 甲辰閏六月
주부 권념에게 답하는 글 갑진년(1664, 현종5) 윤6월
글을 받고서 말없이 살피노라니 정신이 번쩍 들 뿐만이 아니요, 곤궁함을 참으며 자득(自得)하는 것이 여전함을 알고는 특별히 감탄하였습니다.
죄인이 팔순의 나이로 궁황(窮荒 극변(極邊))에 있으면서 5년 동안이나 숨이 붙어 있는 것도 염려해 준 덕분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평창(平昌)은 단란하게 한번 모이는 일이 늦어져서 매번 한탄하였는데, 갑자기 유명(幽明)을 달리할 줄이야 어찌 생각이나 하였겠습니까. 이렇게 옛일을 추억하는 글을 받고 보니, 초창(楚愴)한 심정이 시간이 갈수록 더 새로워집니다.
보내신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비록 말씀에 일리는 있다고 하더라도, 어찌하여 매번 이처럼 거리낌없이 말을 함부로 하시는 것입니까.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주머니 끈을 묶듯이 하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括囊無咎)"라고 하였고, 전(傳)에 이르기를 "행동은 바르게 하고 말은 겸손하게 해야 한다(危行言遜)"라고 하였습니다. 추기(樞機)는 신중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니, 경계하고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아, "자기에게 잘못이 없고 나서 다른 사람의 잘못을 비난한다"라는 말이 지극한 가르침이긴 합니다만, 내가 그렇게 행했던 것은 선왕(先王)의 특별한 지우(知遇)를 추억하며 당저(當宁 금상)에게 보답하고 싶었던 까닭에, 그만두려 해도 그만둘 수가 없어서 내 몸을 돌아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모쪼록 자세히 사량(思量)해서 신중을 기하셔야 할 것이니, 자칫하면 타인의 저격(狙擊)을 받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나머지 일들은 침석(枕席)에 엎드린 채 할 말을 잊었습니다.
평창(平昌)은 공의 서매(庶妹)의 남편인 평창도정(平昌都正) 이만수(李萬壽)이다.
[註]
● 주머니 … 것이다(括囊無咎) : 주역(周易) 곤괘(坤卦) 육사(六四)에 나오는 말로, 마음속에 감추어 두고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허물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 행동은 … 한다(危行言遜) : 논어 헌문(憲問)에 "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는 말과 행동 모두 바르게 해야 하고,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는 행동은 바르게 하고 말은 겸손하게 해야 한다(邦有道 危言危行 邦無道 危行言孫)"라는 말이 나온다.
● 추기(樞機) : 사물의 관건이 되는 부분을 뜻하는데, 보통 사람의 언어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주역(周易) 계사전 상(繫辭傳上)의 "언행은 군자의 추기이다. 그 언행을 어떻게 발하느냐에 따라 영욕이 대체로 결정된다(言行 君子之樞機 樞機之發 榮辱之主也)"라는 말에서 연유한 것이다.
● 자기에게 … 비난한다 : 대학장구(大學章句) 전 9장에 "군자는 자기에게 선한 점이 있고 나서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고, 자기에게 잘못이 없고 나서 다른 사람의 잘못을 비난한다(君子 有諸己而後求諸人 無諸己而後非諸人)"라는 말이 나온다.
▶️ 括(묶을 괄)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묶어서 '졸라매다'의 뜻을 나타내는 舌(설→옛음이 결)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括(괄)은 ①묶다, 동여매다(두르거나 감거나 하여 묶다) ②담다, 담아서 싸다 ③찾다, 찾아내다 ④궁구하다(窮究--: 파고들어 깊게 연구하다) ⑤모이다, 모여들다 ⑥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다다르다 ⑦받아들이다, 수용하다(受容--) ⑧감독하다(監督--), 단속하다(團束--) ⑨일어나다, 시작되다(始作--) ⑩오늬(화살의 머리를 활시위에 끼도록 에어 낸 부분) ⑪묶음 ⑫법도(法度), 법규(法規)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包(쌀 포/꾸러미 포), 含(머금을 함), 圍(에워쌀 위) 등이고 통자로는 筈(오늬 괄)이다. 용례로는 대충 추려 한데 뭉뚱그림을 개괄(槪括), 말이나 글 또는 숫자 등을 한데 묶기 위하여 사용하는 부호를 괄호(括弧), 여러 가지를 한데 모아서 아우름을 총괄(總括), 있는 대로 온통 휩쓸어 쌈을 포괄(包括), 한데 묶음이나 한데 아우르는 일을 일괄(一括), 벌어진 것을 오므라지게 함을 모아서 한데 합함을 괄약(括約), 거두어서 뭉뚱그림 또는 거두어 모아 총괄함을 수괄(收括), 한데 싸서 묶음을 농괄(籠括), 숫자나 또는 여러 글자를 일괄해서 다른 자와 구별하기 위하여 그 위쪽에 긋는 선을 괄선(括線), 상喪을 당한 사람이 성복 전에 풀었던 머리를 묶어 매는 일을 괄발(括髮), 낱낱의 일을 한데 뭉뚱그림을 통괄(統括), 군사를 모음을 괄군(括軍), 말을 모아 들임을 괄마(括馬), 부모의 초상에 소렴을 마치고 상주가 왼쪽 어깨를 드러내고 풀었던 머리를 묶는 일을 단괄(袒括), 곡식을 모아 들임을 괄속(括粟), 군사나 장정을 징발하여 모음을 첨괄(簽括), 장정을 모음을 괄정(括丁), 아울러서 함께 없애어 버림을 괄거(括去), 배를 모아 들임을 괄선(括船), 마음 속에 쌓아 간직함을 온괄(蘊括), 호적에 올려 있지 않은 가호를 조사함을 괄호(括戶), 숨기거나 빠뜨린 것을 조사하여 찾아냄 또는 찾아내어 거둠을 쇄괄(刷括), 모두 합한 액수를 괄액(括額), 포괄하는 상태이거나 그러한 성질이 있는 모양을 포괄적(包括的), 총괄하는 또는 그런 것을 총괄적(總括的), 대강 총괄하여 한 묶음으로 하는 또는 그런 것을 개괄적(槪括的), 한데 묶는 또는 그런 것을 일괄적(一括的), 집집의 재산을 적몰하고 거두어들임을 이르는 말을 가적호괄(家籍戶括) 등에 쓰인다.
▶️ 囊(주머니 낭)은 형성문자로 嚢(낭)은 통자(通字), 嚢(낭)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襄(양, 낭)의 생략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囊(낭)은 ①주머니 ②자루(헝겊 따위로 길고 크게 만든 주머니) ③불알, 고환(睾丸) ④주머니에 넣다 ⑤싸서 동여매다(두르거나 감거나 하여 묶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원생동물이 몸 표면에 단단한 막을 분비하고 휴지 상태로 돌아간 것을 낭자(囊子), 주머니 속을 낭리(囊裏), 주머니 속이 텅 빔을 낭핍(囊乏), 주머니란 뜻으로 채우다와 함께 쓰임을 낭탁(囊橐), 주머니 속에 넣어 물건을 간직함 또는 그런 물건을 낭저(囊儲), 주머니 칼을 낭도(囊刀), 주머니 안을 낭중(囊中), 주머니처럼 생긴 형상을 낭상(囊狀), 불알에 나는 종기를 낭옹(囊癰), 주로 여행이나 야유회 등을 갈 때 필요한 물건을 넣어서 등에 질 수 있도록 만든 두 개의 멜빵이 달린 자루 모양의 물건을 배낭(背囊), 안장 뒤 좌우 쪽에 다는 승마대가 쓰는 마구를 여랑(旅囊), 음력 정월 첫 해일에 임금이 근신에게 하사하던 비단 주머니를 해낭(亥囊), 염통 주머니를 심낭(心囊), 사슴의 불알을 녹낭(鹿囊), 지혜가 많은 사람 또는 슬기 주머니를 지낭(智囊), 겹으로 된 천 사이에 솜이나 깃털 따위를 넣고 자루 모양으로 만든 침구를 침낭(寢囊), 모이 주머니를 소낭(嗉囊), 쓸개를 담낭(膽囊), 불알을 신낭(腎囊), 허리에 차는 주머니를 패낭(佩囊), 남의 주머니를 채어 감을 표낭(剽囊),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에 지닌 물건을 꺼낸다는 뜻으로 아주 쉬운 일 또는 손쉽게 얻을 수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낭중취물(囊中取物)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아무도 도와 줄 사람이 없는 외로운 처지를 이르는 말을 무원고립(無援孤立), 끝이 없고 다함이 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무궁무진(無窮無盡), 능통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능(無所不能), 못 할 일이 없음 또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엇이든지 환히 통하여 모르는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불통지(無不通知), 인공을 가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기를 일컫는 말을 무위자연(無爲自然), 일체의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념무상(無念無想), 아버지도 임금도 없다는 뜻으로 어버이도 임금도 모르는 난신적자 곧 행동이 막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부무군(無父無君),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먹기만 함 또는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위도식(無爲徒食), 매우 무지하고 우악스러움을 일컫는 말을 무지막지(無知莫知), 자기에게 관계가 있건 없건 무슨 일이고 함부로 나서서 간섭하지 아니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불간섭(無不干涉),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몹시 고집을 부려 어찌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가내하(無可奈何), 아무 소용이 없는 물건이나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용지물(無用之物) 등에 쓰인다.
▶️ 咎(허물 구, 큰북 고)는 회의문자로 人(인)과 各(각; 다름)의 합자(合字)이다. 만사가 뒤틀림의 뜻이 전(轉)하여 허물, 재앙(災殃)의 뜻이 되었다. 그래서 咎(구, 고)는 ①허물, 저지른 잘못, 죄과 ②재앙(災殃), 근심거리 ③미움, 증오(憎惡) ④종족(種族)의 이름 ⑤꾸짖다 ⑥미워하다, 증오(憎惡)하다 ⑦책망하다, 비난하다, 벌(罰)하다, 그리고 ⓐ큰북(대형의 북)(고) ⓑ사람의 이름(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허물 건(愆), 허물 하(瑕), 허물 자(疵), 허물 죄(罪), 허물 고(辜)이다. 용례로는 재앙의 징조를 구징(咎徵), 재앙이나 요사스런 기운을 구려(咎沴), 잘못을 들어 나무람을 구책(咎責), 남의 꾸지람을 듣고 스스로 뉘우침을 구회(咎悔), 큰 북을 이르는 말을 구고(咎鼓), 길吉한 것과 흉凶한 것을 휴구(休咎), 원망하고 꾸짖음을 원구(怨咎), 재앙과 허물을 재구(災咎), 재앙과 허물을 화구(禍咎), 흠이나 허물을 이르는 말을 흔구(痕咎), 남에게 허물을 돌려 씌움을 귀구(歸咎), 스스로 책임을 짐을 인구(引咎), 하늘이 내리는 재앙을 천구(天咎), 지나간 뒤에 옛날의 허물을 나무람을 추구(追咎), 누구를 원망하며 누구를 탓하랴 라는 뜻으로 남을 원망하거나 꾸짖을 것이 없다는 말을 수원수구(誰怨誰咎), 이미 지나간 일은 어찌할 도리가 없고 오직 장래의 일만 잘 삼가야 한다는 말을 기왕불구(旣往不咎), 가득 차면 기울고 넘친다는 뜻으로 만사가 다 이루어지면 도리어 화를 가져오게 될 수 있음을 뜻하는 말을 영만지구(盈滿之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