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 포트폴리오 속여서 편입 합격한 지인, 이슈가 될까요?

[쿠엔틴타란티노]

(((긴 글입니다 맨 밑에 세 줄 요약할게요)))

몇 년 전 일입니다.

저는 2년제 사진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꼭 배워보고 싶은 작가가 교수로 있는 대학이라 긴 시간 아버지를 설득해서 가게 된 학교였고

아버지가 원하는 4년제 사진학과로 꼭 편입하겠다고 약속을 드리며 2년제 대학으로 입학을 했습니다.

1학년 1학기부터 정말 열심히 작업을 하며 성적관리도 했습니다.

졸업 때까지 받은 B학점 5개가 넘지 않을 정도로요.

학비는 첫 학기에 국가장학금 대출 받은 걸 제외하면 대부분 장학금으로 해결하며 학과수석으로 졸업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편입 준비.

아버지가 원하는 학교와 나머지 두 곳은 그냥 보험처럼 원서를 넣었습니다.

다행히 원하던 학교에 1차 합격을 했고 2차 포트폴리오 면접날이 됐습니다.

2년제 학교를 같이 졸업하고 또 같은 반이었던 한 아이도 있더라구요.

포트폴리오 면접 시에 사진 매수는 '개인' 창작작업한 사진 20매로,

한 가지 주제의 작업으로 20매를 준비하거나

두 가지 주제로 10매+10매를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도 좀 더 다양한 작업을 보여주기 위해 두 번째 방법을 택했고

시험장에서 만난 그 친구한테 물어보니 10매는 졸업전시 때 했던 작업을 들고 왔다고 하네요.

나머지는 뭐냐고 물어보니 비밀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전 졸업 후에 준비한 히든카드가 있겠거니...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어찌됐건 경쟁자이니까요.

편입 준비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반 편입은 적은 인원을 뽑습니다.

그 해엔 3명만 모집을 했고 전 한 명 밖에 부여되지 않는 예비 1번을 받았습니다.

떨어졌건 붙었건 서로 연락을 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던 터라

전 예비 1번을 받았다고 그 아이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잠시 뜸을 들이더니 자기는 합격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씁쓸하고 또 부러웠지만 최대한 밝게 정말 축하한다고 얘기를 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편입 준비를 하고 있는 걸 아는 친구가 전화가 오더라구요.

걔가 제출했던 사진 중에 공동작업으로 만든 포트폴리오가 있었다는 얘기를 듣게 됐습니다.

포트폴리오는 예체능 계열에서 졸업작품 대체 심사로 보는 일종의 논문으로

저희에게 있어서 포트폴리오 위조는 졸업논문 위조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아이가 졸업작품도 속인 건 아닙니다.

하지만 편입 포트폴리오 역시도 '순수개인창작물'로 준비를 해야 하며

그 아이는 조별과제에서 한 공동작업을 개인창작물이라 속여 시험을 보았고 붙게 된 건 큰 문제입니다.

학과 특성상 정말 인맥이 정말 좁은 곳이라 일을 크게 키우고 싶지 않던 저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만 하던 차에

이 이야기를 그때 당시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보다 여자친구가 더 분개하더라구요.

그리고 얼마 안있어서 사실 자기가(여자친구) 그 학교로 전화해서 항의했었다고 하더라구요.

학교에 전화를 하니 학생에게 전화해서 물어보겠다고 했답니다.

여자친구는 학교에서 그 아이에게 자기 혼자 한 작업이라고 대답을 들었고,

더 이상의 조치도 없었습니다.

너무나 무성의한 답변에 실망한 전 체념하고 같이 원서를 넣었던 다른 학교로 진학을 하게 됐습니다.

해외로 교환학생을 간 사진들. 학교 사진들.

sns에 그 아이 사진이 올라올 때마다 속이 끓었습니다.

그 아이가 아니면 제가 갈 수 있는 자리였으니까요.

제 인생이 바뀌었으니까요.

저는 휴학을 하지 않아 졸업한 지 1년이 다 되가는 상태고

그 아이는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생각할 때마다 아직도 너무 화가 납니다.

정유라 때나 숙명여고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전 항상 힘이 듭니다.

한 개인의 문제로 이슈가 될 수 있을까요? 제 얘기를 들어주시는 분이 계실까요?

답답한 마음에 글 써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세 줄 요약)))

1. 국내 사진학과 4년제 1순위 대학 편입 시험에 조별과제 사진을 제출, 합격

2. 조별과제 사진은 개인작업이 아닌 일종의 논문 위조

3. 예비 1번 측이 학교에 항의했으나 별 다른 조치없었음

[sotavrav]

이거.. 편입비리 저도 얘기 많이 들었는데.. 미술쪽도 심하다고.. 모두 알지만 어떻게 못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아마 학교 재단에서 힘이 작용 했을 겁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