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제 291차 산행기
☆ 일시: 2010.11.12.10:15 ~ 13:20 ( 점심 13:20 - 14:00 )
☆ 참가: 아산최광석,청송정경권,연암김무웅,매암김민남,태화손관선,난곡박세주
춘성이유성,남계류근모,매일생한.
☆ 간길: 범어사역-경동아파트-사송리행오솔길-계명산 허리 둘레길-청련암-
범어서입구-버스․도시철도로이동-노포동오시개장터 국밥집.
청사초롱 불 밝혀라. 세계 각국의 먼 나라에서 귀한 손님들 오신다. 서울 코엑스에서는 G20 세계정상들이 서울선언을 채택하고, 중국 광저우에서는 45개국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의 개막식이 열린다. 그리고 우리 산삼회에서는 계명산을 찾아 등산하는 날이다. 희뿌옇게 앞을 흐려 놓던 황사도 서서히 물러나 파란가을 하늘이 제 모습을 드러내어 기쁨의 얼굴을 보였다.
범어서역에 아산과 청송이 먼저 와 기다렸고 연암, 매암, 태화 난곡이 와서 기본 7명은 되었으나 오늘 코스를 추천한 춘성이 안 나타나니 좀 의아했다. 별난 사람이라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연락도 안 되고, 할 수 없어 아산을 대장으로 삼고 출발했다. 6번 출구로 나와 팔송 버스정류소 쯤 왔을 때 전화가 왔다. 남계가 올라가고 있으니 조금 기다리라고 하여, 모두 서서 가다리고 있으니 춘성이와 함께 오는 것이 아닌가. 어찌된 일인가 했더니, 제는 먼저 와 6번 출구 약국 앞에서 기다려도 오지 않아 아래 역구내 만남의 광장에 확인하고 혼자 갈 요량으로 오다 남계와 만난 것이란다. 반가운 친구 2명이 합세 하니 발걸음이 훨씬 가볍고 모두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 졌다.
경동아파트 진입로 올라와 오른쪽 등산로 표시 따라 산길 오르막 입구에 있는 정자 쉼터에 잠깐 앉았다. 남계가 홍시를 한 개씩 나누어 준다. 홍시를 보면 `나훈아`는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고 노래 했다. 어머니는 우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위대한 존재이다. `신이 모든 곳에 존재 할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고누가 말했다. 어머니는 `나도 홍시를 먹을 줄 알고, 맛있는 것도 안다`고 했지! 지금은 홍시 정도는 흔한 과일인데! 맑은 공기 탓인지, 남계가 준 홍시는 맛도 좋고 입도 즐겁다.
골짜기 입구에서 50미터 가량 오르막을 올라 와서는 비교적 편평한 오솔길을 걸었다. 청송은 우리가 여기 까지 걸어 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한 것이라고 한다. 낙엽은 떨어져 온산을 고즈넉이 감싸고 있고 우리 일행 말고는 인적이 거의 없으니 산삼회의 산행이 아니면 이 길을 어찌 알 수 있으랴. 춘성이가 마음에 접어 두었다 추천할 만한 좋은 길이다.
오늘의 코스대장, 춘성이가 리드를 잘 한다. 리더는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따라주는 사람이 있어야 되는 남이 만들어 주는 자리다.
춘성대장의 리더에 따라 쉬고 가기로 했다. 의자가 있는 쉼터에 앉았다. 난곡은 찰떡 접시를 들고 다니며 2개씩 먹어라고 권하고, 매암은 매실주와 수루메 안주 (구운 오징어) 로 한잔 하도록 권한다. 술 잘 못하는 청송 같은 친구를 위하여 서양버찌 쥬스까지 준비 한 세심한 배려에 감동이 된다. 무엇이라도 좀 더 베풀고 싶은 마음에 올라오는 길에 밀감까지 사왔다.
나눠주고 베풀어 주는 마음은 잘 받아들여 주고, 잘 먹어 주는 것으로도 만족할 것이다. 그러나 혼자 한 일이 다른 8명에게 플라스가 되었다면 결국은 이익이 되는 장사다. 그래서 남계나, 난곡, 매암이 더 건강하고 즐겁게 산행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아름다운 비경은 숨어 있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지 않고 불타는 듯한 고운 단풍을 그대로 가만히 간직하려는 자연의 겸손함까지 더하여 더욱 고운 자태다. 산길로 들어서서 `사송리`로 가는 이정표를 따라 걸어 들어온 이 길은 鷄鳴山 뒷 허리 둘레길을 감돌아 가는 편안한 산 오솔길이다. 숲은 원시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을 때가 더 아름답다고 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한 계곡이 고요한 신비를 간직하고, 비바람에 꺾여져 삭은 나뭇가지와 둥치가 여기저기 놓여져 있는 모습이 깊디깊은 산중에 왔음인가를 의심하게 한다.
금정산 자락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음을 감탄하고 춘성이가 아껴 두었다, 추천할 만 한 비경이다.
난곡이 `온 산이 낙엽이불을 덥고 있다`고 한다.버리고 비우는 일은 건강하고 지혜로운 삶의 모습이라고 했다. 나무는 여름내 키우고 자라게 했던 그 무성한 잎을 떨구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제 몸을 감쌌던 잎의 옷을 다 벗어 버리고 당당히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전장에 나갈 용감한 전사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아산은`나무도 수명을 다 하면 눕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수명이 오래된 나무도 있다고 한다. 창덕궁의 향나무는 750년, 당진군 회화나무는 700년,
산청군의 매화는 630년, 정선군 뽕나무는 500년, 의령군감나무는 400년, 주산지 왕버들은 300년이 되었어도 아직 푸르다고 한다. 누운 나무는 시들고 썩어 가지만 서 있는 나무는 푸르고 생명을 이어간다고 한다. 친구들이여 우리도 눕지 말고 서서 걷자. 걸을 수 있어야 건강하다.
감돌아 걷는 산길이 제법 만만치 않다. 대장이 점심시간도 있고, 걸어야 할 길도 있어, 쉬는 시간을 줄이고 조금 강행이다. 그래도 약수는 한 바가지 마시고 가야 하지 않겠나. 계곡의 낙엽 밑으로 소리 죽여 졸졸 흐르는 개울물이 산비탈로 올라 오면서 거의 돌 틈 속으로 흐르는 듯 하드니 벼랑 끝에 작은 대롱을 꽂아 놓았다. 가뭄 탓인지 아기 오줌같이 흘러나오는 물을 바가지에 받아 마시니 산속의 석간수라 약수 맛이다.
춘성대장이 이 코스 산행은 오르막이 처음과 끝 2번 있다고 했듯이, 마지막 고개 마루에 이르는 오르막길이 있었다. 고개 언덕에 오르니 도달 했다는 성취감과 멀리보이는 금정산의 단풍이 한 눈에 들어와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 좋은 경치와 기분에 어찌 한잔 술이 없을 소냐! 연암이 허리 색에서 매실주 한 병을 꺼냈다. 아까 먹던 오징어를 안주로 하여 선채로 한잔씩 돌려가니, 奇巖名勝에서 표주박잔을 기울엿던 신선들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았으리라.
햇빛에 비친 빨간 단풍잎은 아름답다. 노랗게 물던 은행나무가 가을의 아름다움을 자랑하지만 울긋불긋하게 물던 먼 산의 아름다운 모습이 진정한 가을의 색동이다.
오색 비단금실로 繡 놓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능선의 아름다움이 이 가을의 향연인 듯하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가을을 繡 놓는데 자신의 온몸을 불태웠고 혼자만의 자태를 뽐내지 않고 서로 함께 어울림에 제 몸을 다 바쳤다. 역시 전체의 어울림이 최고의 아름다움이었고, 계명산 계곡의 단풍이 통째 그대로 우리들의 몸속으로 스며들어 왔다.
산행의 뒷풀이도 중요하다. 우리 멋에 맞는 집과 분위기도 마땅해야 하고, 생탁에 먹거리도 입맛에 맞아야 한다. 범어사 입구에는 그럴싸한 집이 마땅치 않아 팔송리로 이동하기로 했다.
90번 버스로 이동 중 대장이 `가는 날이 장날이다` 오늘이 오시개장이니까 노포동으로 가자고 한다. 도시 장터 구경 안한 사람도 있고 하여 도시철도 한 구간 타고 인적이 북적대는 오시개장으로 왔다.
전에 한번 왔던 욕쟁이 아지매 국밥집을 찾았다. 여전히 걸쭉한 입덕과 불룩한 젖가슴을 바쁘게 흔들며, 무조건 오빠로 통한다. 주문하는 것은 만사오케로 신속 배달이다. 껍데기는 무엇이던지 요리 해 준다며 말만 하라는 것이다.
돼지껍질 볶음 3접시, 생탁 5병, 시원 한병을 시원스레 마시고, 선지국을 맛있게 잘 먹었다. 장터 국밥을 먹으러 온 사람들은 다 추억을 담은 그 곳을 찾아 왔을 것 같다. 시끌 벅적한 분위기도 한 몫하여 오시개 장터를 처음 와본 매암은 기분이 너무 좋다고 한다. 총무는 땅 팔아 하는 것도 아닐진대, 매번 식사비를 부담하니 고맙기는 하지만 미안함도 있는데, `나는 아직 돈 번다 아이가` 하는 말 한마디와 그 마음씀이 더 고맙다.
눈에 쓰는 안경은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 마음의 안경은 크게 볼 것, 작게 볼 것을 조절 할 수 있다. 아름답고, 좋은 것은 돋보기로 확대하여 마음껏 보자.
친구들아 모두들 다 건강하여 함께 걸을 수 있어 고맙다. 다음 주는 중동역에서 만나보자.
첫댓글 산삼회 산행을 하면 산의 좋은 풍광에 취하고 좋은 자연과 좋은 친구들과의 우정이 온몸에 흡수되어 몸도 마음도 모두 건강하고 상쾌해 진다. 그리고 정성껏 쓴 산행기를 읽으면 좀더 심화된다. 매일상한의 산행기에는 엔돌핀이 산 속보다 더 진하게 배어있음이 느껴진다. 술-밥 잘 먹여준 매암도 좋은 글 써 준 매일상한도 다같이 고마워요.
좋은 친구와 함꼐 산행을 하여 더 즐거웠소. 건강에 유의하시고, 기회가 되면 자주 보도록 합시다.
가을 산행엔 한 번 동참할렸느데 좌측 다리 종아리 타박상으로 쉬고 있어요. 침을 맞고 많이 나았다오. 세세한 글과 사진을 잘 보고 갑니다.
우리는 산악회에 동참하여 큰 산으로 다니는 줄 알았는데, 다리를 다쳐 고생이 많군요. 빨리 나으셔서 함께 걸으며 좋은말 들려주기 바라오.
가을과 우정을 만끽했어요. 참 아름다운 계절, 정다운 친구들과의 하루는 정말 소중하지요. 돼지 껍데기 고기, 선지국밥이 더욱 맛이 있을 수 밖에.
바쁜 시간내어 산행에 동참해 주니 우리들 모두가 즐거웠소. 맛있는 감도 준비 해 와서 고맙고, 함께 밥도 먹으며 정을 두터이 하는 것이 사는 재미가 아니 겠소. 건강하시길.
참여는 못해도 거의 빠짐없이 산행기를 관심있게 , 또 흥미롭게 읽고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담아 눈으로 즐기고 있다오. 매일생한의 산행기가 점점 더 완숙해 가는듯하오. 부지런한 산행이 젊음을 유지한다는 마음으로 계속되기를 멀리서나마 빌겠소.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에 용기백배합니다. 산을 사랑하시어 큰산, 먼산에도 다녀오셨으니, 산행의 즐거움과 유익함은 일러무엇하겠소. 좋은 말씀 새겨 열심히 다니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