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 선택
“충성! 서장님 저 찾으셨습니까?”
“어. 김반장 우선 여기 앉아. 사장님 이쪽은 사건 담당 김태성반장입니다.
김반장 여기 계신분은 김미연사장님이시라네.”
“아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김반장님. 사건 맡으셔서 많이 바쁘시죠?
바쁘신데 이렇게 서장님께 부탁해서 뵙게 됬네요. 죄송해서 어쩌죠?”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 김반장. 그.. 자네가 지금 맡고 있는 공장에서 단체 자살한 사건 있자나.
이분이 거기 사장님이셔...”
“네? 그 공장 사장님이시라고요?.... 서장님.... 지금 저희 팀 안그래도 공장 사장님 찾고 있던중이였습니다...
조사에 협조도 해주셔야하는데... 지금 이런 때.....”
“김반장 내가 설명할께.... 거 사장님 얘기를 들어보니까... 사장님은 휴가중 이셨고....
거기 일하는 직원들 모두 고아원에서 자란 사람들 데려다가 거기서 일자리 주시고 기숙사도 만들고
그렇게 가족처럼 직원들 아끼시면서 공장 운영하셨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이 사건이 더 이상 언론에 안 알려지고 장례를 조용히 치르고자 하신다네...”
“서장님 하지만.... 자살로 보이는 사람들 제외하고도 타살로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조사는 해야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사장님의 협조가 필요한 이유이고요....”
“서장님.... 제가 괜히 말씀 드려서 김반장님 입장 난처해지시는거 같은데 원칙대로 조사 협조 하겠습니다...
김반장님 제가 내일 경찰서로 오후에 나오면 될까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서장님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아..... 사장님 그러지 마세요.. 사장님이 그 사건과 전혀 연관 없는 그런 분이시라고
이미 청장님께서 저보고 잘 마무리 지으시라고 전화까지 하셨는데 어떻게 제가 그냥 돌아가시게 합니까...”
“아닙니다.. 서장님 전 정말 괜찮습니다.. 그럼 저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서장실 문을 열고 나오는 여사장의 입가에 미소를 띄고 있다.
“그래.....해봐.....누가 이기나 보자?ㅎㅎㅎ”
여사장이 나가고 난 후 서장은 태성에게 큰 목소리로 소리친다.
“자네는 그렇게 원리원칙을 지켜서 가족 같은 사람을 잃은 분 앞에서 그렇게 조사가 어쩌고 저쩌고 말을 해야되나??
그리고 청장님도 내가 말씀하시고 주위 대부분 사람들에게 이미 평판이 좋던 분인데 그런 분이 사람을 죽이겠어?
그렇게밖에 안 보이나?”
“서장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 사장님을 용의자로서 조사하려기 보단 우선 참고인으로 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서 조사는 꼭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네 마음대로 해! 오늘 저녁 기자회견에서 이 공장 사건은 단순 자살사건이라고 나올거니까 따로 그 분을 조사하던지 말던지
마음대로 해! 니가 무슨 검사라도 되는지 알아 임마! 상관이 말을 하면 알아들으라고!”
서장은 끝도 없이 태성을 몰아 세우며 호통을 치더니 나가라고 명령한다.
태성은 이런 상황이 더 의심스러워져 계속 수사를 해야겠다고 더 굳게 마음을 가지며
강력계로 내려간다.
막 이제 자기 책상에 앉은 태성의 책상 위 전화가 울리기 시작한다.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네 강력계 김태성반장입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김태성반장님.....정의감에 불타시는 김태성 반장님~
이쁜 아내랑 귀여운 아들 두놈까지 많이 행복하시겠어요?
경찰에서도 엘리트고....이야... 우리 김반장님 돈만 더 버시면 완전 최고의 인생이시네~!”
“뭐야...당신....누구야? 누군데 나랑 내 가족들을 알아?”
“왜? 목소리라도 들려 드릴까?.. 조용히 그 사건에서 손 떼시면 가족들에게 문제 안 생깁니다.
그리고 잘 챙겨 드릴겁니다. 조용히 그 사건에서 손 떼시죠....”
“여보~~~ 전 괜찮아요... 애들은 자고 있어요.. 우린 괜찮아요....”
의문의 전화를 건 남자 뒤에서 아내 목소리를 들은
태성은 많이 놀라며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흥분한다.
“여보? 뭐야... 너 이 개자식 어떻게 우리 가족이랑 있는거야....
야 이 개자식아 우리 가족 건드리면 너는 내 손에 죽는다... 건들지마....”
“흥분하지 마세요...생각할 시간은 오늘 저녁 7시까지입니다. 저녁 기자회견때
“이 사건은 단체자살사건입니다, 타살의 흔적이 없습니다.”
이 한마디 인터뷰만 하면됩니다.
어차피 그러고 나면 금방 묻힐거 뻔히 아시자나?
잘 생각해봐.....그래야 김반장님 가족도 살고 한푼이라도 벌지...”
“건들지만 마라..안 그럼 넌 진짜 죽는다...”
뚜뚜뚜뚜....... 전화가 끊겼다. 고뇌끝에 태성은 어쩔수 없이 타살의 흔적이 될 만한 모든 증거들을 없애기 시작한다.
마침 모든 동료가 다들 식사를 나간상태였다.
태성은 모든 증거들을 하나씩 없애며 힘들어한다.
시간이 조금 지나 다시 전화가 울린다.
“김태성반장님 결정 하셨겠죠?”
“그래... 타살의 증거가 될 만한 모든 증거는 더 이상 없다. 내 가족에게서 사라져...”
“아직 기자회견이 남았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아까 내가 말한대로 말한다면 난 조용히 사라질겁니다.
내가 나가자마자 당신 아내가 전화하게 할테니 걱정 마시고... 기자회견이나 잘 마치시죠....”
“그래 알았어....”
경찰서 대 강당에 많은 기자들이 모여 앉아 있다.
웅성웅성 되는 기자들 앞에 태성이 기자들을 마주보고 서서 기자회견을 시작한다.
[ “화주경찰서 강력계 반장 김태성입니다. 얼마 전 화주경찰서 관할에서 벌어진 공장내 직원 단체 사망사건은
저희 화주경찰 조사 결과 직원 전체 모두 자살로 판명이 되었습니다.
총 인원 45명 전원 단체 약물 중독으로 인한 자살 사건으로 밝혀졌습니다.
45명 전원 혈액에서 약물이 검출되었으며 극심한 약물 중독으로 인해 단체 자살을 한것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타살이라는 루머가 퍼지고 있는데 저희 경찰 조사 결과 모두 자살로 판명되었음을 알려드리며 타살의 흔적은 전혀 없습니다.
더이상 타살이라는 소문은 자제하여주시기 바랍니다.
기자회견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정말 단체 자살이 확실합니까~?”
“네 확실합니다. 더이상 기자님들의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
태성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떨리는 손으로 집에 전화를 건다..
계속 울리는 통화음이 너무도 길게만 느껴진다.
“여보세요....당신이에요? 전 괜찮아요.. 멀쩡해요....여보...”
“....다행이다...우리 가족이 멀쩡하다니 다행이다....금방 집으로 갈께요....”
아내의 목소리를 확인하고 안도감이 든다.
안도감에 다리가 풀려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한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에 중얼거린다.
“.......어떻게......이렇게.....되는거야...대체 뭐지..? 그리고 대체 모두들 어디 간거야....”
그렇게 태성 혼자 주절 될 때 정형사가 들어온다.
“반장님 수고하셨습니다. 저희는 다 지원 나갔다 왔습니다. 아까 서장님이 반장님 찾으실 때 전부 지원나갔다 왔습니다.
반장님 기자회견하시는건 봤습니다. 의심스런 점이 많은 사건이였는데 국과수에서 결과가 다 나왔었나보네요?
그런데...반장님 그 타살같았던 사체도 있었자나요.....”
“아....그것도 본인이 충분히 자해 할 수 있는 정도라고 나왔다고 하더라고...
나도 의심스럽긴 했지만 결과가 그렇게 나왔어....”
“아 그래요? 머 엘리트 김반장님이 그렇다면 그렇겠죠 머.... ”
너무 긴 하루를 마친 태성은 곧장 집으로 향한다.
많은 겁을 먹고 있는 아내를 감싸고 따듯하게 안아주며 그날만큼은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아내는 태성 품에 안겨 어린아이처럼 펑펑 울고 있다.
몇 일 동안 생각 끝에 태성은 경찰서에 사직서를 제출한다.
너무 많은 죄책감에 더 이상 경찰을 할 수도 없었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졌다.
그렇게 경찰을 그만두고 몇 일이 지나 태성은 집 서랍안에 덩그러니 놓인 사진 2장을 보게 된다.
2장의 사진중 한 장의 사진에는 2명의 아기가 있다. 사진의 뒷장에 글씨가 써져 있었다.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태어난 성진이와 성진이의 첫 친구 태양이]
그 사진을 보며 흐뭇해 하다가 문득 머리를 무언가가 스치고 지나간다...
머리 속에 그때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 때 성진이가 태어난 산부인과...수술실 앞에서 성현이와 앉아 있던 그때....
그 옆에 앉아 있던 다른 남자....그 남자의 얼굴.....얼마 전 사건에서 타살 같았던 부부의 사체.....
산부인과 수술실 앞 자리에서 앉아있을 때 옆에 있던 그남자와 죽은 부부중 남자의 얼굴이 같다는걸 이제야 깨달았다......
태성이 극심한 두통이 온듯 머리가 아프다.
“그렇다면....그때 그 부부가...이번 사건에서 죽은 그 부부....?..... 그렇다면 아기는?....태양이는....?”
태성은 너무 늦게 깨달은 사실에 괴로워한다. 자신의 가족을 살리려고 이렇게 했는데....
그 죽은 사람이 태양이네 가족이였다니....그러지 않아도 자책감에 빠져 있던 태성에게 더 깊은 괴로움에 빠지게 한다.
이제 경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시 이 사건을 조사해야겠다고 생각한다....그래서 다시 사건이 있던 공장을 찾아간다.
공장을 찾아가 이곳 저곳을 보는데 누군가 들어온다.
“반장님 여기서 머하세요? 여기는 왜 오신거에요? 역시 반장님도 아직 의심을 못 버리신거죠?
그렇죠? 솔직히 저도 그래서 반장님이 그러실거 같아서 따라와봤어요.”
“정형사 오랜만이네.. 아니야.. 난 이제 경찰도 아닌데...무슨 조사야...”
“에이 그러면 여기를 왜 오셨어요? 솔직히 말씀 해보세요. 저도 계속 조사중이였습니다. 저는 의심 못 버리겠어요....”
“아냐 정형사 정말 아니야... 나 먼저 갈께...”
태성은 집에 도착한 후 고민한다...
“정형사도 계속 조사하는거 같은데 말 할까? 말까?.... 이젠 내가 경찰이 아니니까....정형사에게 같이 조사하자고 할까....”
이렇게 생각하는 중에 집으로 전화가 온다...
띠리리리리링 띠리리리링
“여보세요? 누구세요?”
“김반장님 저 정형사입니다.”
“어....정형사...왜? 그리고 반장이 머야....반장은....안그래도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반장님이 제게 하실 말이요?”
“응 정형사 사실....”
“김반장님.......잠시만요....”
갑자기 정형사쪽 수화기에서 녹음기에 녹음된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치지지지직...지직...수고 많으십니다. 김태성반장님.....정의감에 불타시는 김태성 반장님~
이쁜 아내랑 귀여운 아들 두놈까지 많이 행복하시겠어요?
경찰에서도 엘리트고....이야... 우리 김반장님 돈만 더 버시면 완전 최고의 인생이시네~!]
“반장님 엘리트 김반장님.....아직도 모르시겠어요....? 내가 누군지...? 계속 엘리트라고 그렇게 불러드렸더니
너무 많이 해서 전혀 못 느끼셨나보네.....”
“.....머야....정형사.....정형사가.......그때...우리집에서....내 아내를.....잡고....협박하던.......?”
“그걸 이제야 눈치 채셨어요?... 그리고 엘리트 김반장님....이 사건을 다시 파려고 하지마세요.....
이젠 협박 같은거 안합니다....그리고 제 정체 알게 되셨대도....더 이상 무슨 짓 하려고 하지 마세요....
이젠... 정말 마지막입니다......엘리트한 김반장님....남은 여생 엘리트하게 사시다 가세요...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라도....전 그럼 이만 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