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잃지 않는 신앙
마태 복음 5장 1-12ㄴ절
‘초지일관’이란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뜻입니다. 처음의 좋은 뜻을 얼마나 지키기가 힘들기에 이런 말이 생겼을까 싶기도 하지만,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예컨대, 출세에 눈이 멀어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내리는 판사라 해도, 젊은 법학도로서 마음가짐은 정의감에 불탔을 것입니다. 또 자동 거수기인 양 온갖 불의한 법안에도 찬성표를 던지는 국회의원이라도, 초선 의원으로 당선되었을 때만 해도 소신 있는 의정활동을 펼치리라 스스로 다짐했을 테지요. 또 다른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겁니다. 우리만 해도 어떻습니까? 신앙인으로서 초심을 지키면서 열정을 다해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요?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하늘 나라에 가까이 다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 그 원인이야 다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겠지만,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의 마음이 가난하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마음은 실상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마르 7,21-22)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늘 나라를 차지하는 성인들은 우리 마음 안에 가득 차 있는 그런 나쁜 면들을 비워내는 정화 작업을 끊임없이 감행하면서 신앙의 열정이라는 초심을 지켜낸 분들입니다.
신희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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