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정상 그룹 '익스트림 판타지'
그 그룹의 여섯번째 멤버인 로아가 이나의 반으로 전학오게 되었다.
그리고 로아를 통해 익스트림과 안면을 트게 된 이나
그리고 다시 한 번 익스트림의 숙소를 찾아가게 되었다.
소유와 빈의 다툼으로 빈이 숙소를 나가버리자 이나가 찾게 되는데 ...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어깨를 들썩거리는 빈이.
마냥 불쌍하게 보였다.
" 빈아. "
내가 부르는데도 그런건 신경도 쓰지 않는지,
계속 울고 마는 빈이.
진짜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고 해야할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빈이가 먼저 말했다.
" 여기 .. "
얼굴을 감싸고 있던 두 손으로 이내 눈을 비비더니 내게 옆에 앉으라고 권유하였다.
어색하게 옆에 앉았는데, 속눈썹하며 다 젖은걸 보니 울었나보다.
무슨말부터 꺼내야할지 망설이다가 말을 걸었다.
" 라딘이가 나와보래서 "
" 응 "
" 어 ..... 나왔는데 ... "
난 단지 라딘이가 나와보래서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 말에 '응'이라고 대답해버리면 어떻게 하자는거야.
" 후우 ... 왜그러는 건데? "
" 한소유 싫어. 마음에 안 들어. "
" 소유는 같은 그룹 아니야? 왜 싫어하는데? "
실질적으로 같이 있은 건 몇시간 밖에 안되는 처음 본 사이지만,
이렇게 물어본 건 정말 주제넘은 짓이란거 알아.
그렇지만 ... 궁금한 걸?
왜 그렇게 사이가 안 좋은지. 라딘이도 근처에 오지 못 하게 할 정도의 이야기 말이야.
" 한소유. 맨날 울잖아.
매니저형이 그랬어. 주언이라고 사겼던 여자애가 있는데, 걔네 부모님 반대로 헤어지고 나서,
죽으러 가다가 매니저형 봤다고 그리고 케스팅 된 거라고 이야기했어.
근데, 저 녀석 보니까 진짜 불쌍한 녀석이더라고 가족이라곤 이모네 밖에 없던데
부모님 두 분은 살아계시는데 외국나가서 돈 벌고 계시고, 근데 두분 형편이 빠듯하신가봐.
그래서 같이 살지도 못하고 간신히 학비대주는 정도래. "
" 처음부터 같이가서 살았으면 되는 거 아니었어? "
" 그 땐 어릴 때였고, 아무 것도 몰랐으니까 마냥 가기 싫다고 했었나봐.
지금 부모님들 한국 돌아오실 비행기 값 구하기도 힘들고, 그 분들 소유가 가수하는 줄도 모르셔. "
부모님 두 분 계신 것도 거의 있으나 마나한 거잖아.
어린 애를 두고 돈 벌자고 다짜고짜 외국으로 나갔다니, 너무한 거 아냐?
" 맨날 주언이 보고 싶다고 울고, 엄마, 아빠 보고 싶다고 울고, 그리고 .......... 엄마, 아빠한테 미안하다고 울고 "
" 빈이는 ... 그런 소유가 불쌍해서 우는 거야? "
" 난 안 울어. "
" ... 미안, 빈이는 안 울어. "
괜한 말로 저 녀석 자존심이나 긁어대면 내게도 좋을게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로아 다음으로 제일 늦게 들어온 게 나거든. 그만큼 연습기간도 짧았어.
욕도 엄청 먹었어. '부모님 빽으로 들어왔다, 돈 많은 부모 둔 새끼들이 다 그렇지 뭐'이러면서 ...
근데 우리 부모님은 친부모가 아니더라고, 나도 그거 알고 놀랬어.
지금 양부모님들한테 미안해서 안 삐뚤어지려고 노력하는데 ... 나도 부모님 때문에 속상하고 상처 많이 받았어!
그런데 나보다 더 나아보이는 한소유 저 녀석이 저러니까 너무 열받는 거야. "
" ...... "
" 나는 아예 없는 거잖아!! 누군지도 모르는 거잖아!!! 근데 있으면서 저 지랄이냐고!!!! "
감정에 복 받쳐 다시 얼굴을 감싸쥐는 빈이.
과연 내가 .. 이렇게해도 되는 걸까.
이게 이렇게 상처 많고 불쌍한 아이를 달래줄 수 있는 방법이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난 빈이의 어깨를 내 손으로 감쌌다.
" 빈아, 속상하겠지만 ... 넌 .....
어쩌면, 잘 버티는 것일지도 몰라. .... 소유는 잘 버티지 못하는 것이고 말야.
빈이는 강해서 ... 이렇게 울어서라도 풀 수 있는데, 소유는 자제가 안되니까 .. 그래서 그런 걸꺼야. "
" 한소유 싫어. "
" 그래, 소유 싫어해. 마음 껏 미워하고, 다시 숙소 들어가면 싫어하지도, 미워하지도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