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많은 바람이 스쳐지나 가기도 하고 비바람과 눈보라가 치기도 하지만.. 의연하게 그 자리에서 묵묵히 지키고 서있
는 모습이 너무나 당당하여 우린 그 기상을 담고자 산정으로 발걸음을 옮겨가는 지도 모릅니다
가야할 산자락은 아늑합니다....낙엽을 밟으며 낙엽러셀을 해야할것 같습니다..눈길보다 때론 더 미끄러워 한발한발 내
려서야 합니다
뒤돌아본 백운산정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우뚝솟은 벼랑끝이 바위산이라는 것을 말해주듯 낮은산이지만 영
알의 산자락에 암벽코스로 한층 더 빛이나는 곳이기도 하지요
만산홍엽의 농익은 가을은 사라지고 겨울로 접어든 시간들이 하얀 분칠하고 곱게 기다리는 수줍은 여인같은 겨울풍경
을 그려만 보고싶다...사랑하는 이들과 어께를 맞대고 솜털처럼 푹신한 눈쌓인 오솔길을 따스한 손잡고 거닐면 아름다
운 겨울속 연가를 꿈꾸듯 잘 어울리는 주인공이 될까...
다른 어느것도 필요없이 하얀눈길에 서있는 상상만 하여도 아름답고 서로의 가슴으로 전해오는 따스한 온기만 느낄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아닐까
가지 산정이 가까울수록 초겨울의 하늘빛은 열두폭 파란 실비단 펼쳐 놓은듯 가을내 그리움에 지쳐 눈물조차 말라버린
텅 빈 가슴 닮아서 눈이 시리도록 곱기만 합니다
한낮 따스한 햇살에 졸고있는 억새풀섶에 햇살이 내려앉아 목청부더럽게 노래를 부르고 간간히 기지개 켜며 산책나섰
던 바람 한 두잎 목숨처럼 나풀거리고 마른 잎새 볼을 꼬집고 메마른 억새풀 겨드랑이 파고들며 간지럼도 태우며 애교
를 부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