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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찬반상(三饌飯床)
한 그릇의 밥과 세 가지 반찬으로 된 밥상이라는 뜻으로, 고고하고 검소한 선비정신과 그 교훈을 받아들일 줄 아는 명현(名賢)을 일컫는 말이다.
三 : 석 삼(一/2)
饌 : 반찬 찬(飠/12)
飯 : 밥 반(食/4)
床 : 상 상(广/4)
출전 : 학봉(鶴峰) 김성일(金誠一) 일기, 정비석의 퇴계 일화선(退溪 逸話選)
퇴계(退溪)선생하면 우리는 서슴지 않고 조선에 으뜸가는 선비요, 만대로 추앙받는 대학자임을 자임한다.
또한 권율(權慄)장군하면 이순신과 더불어 조선을 살린 조선의 제1의 병법가요 장군임에 틀림없다. 그의 아버지는 권철(權轍)로 영의정을 지낸 조선의 명현(名賢)이다.
쌍취헌(雙翠軒)이라는 호(號)를 가진 권철(權轍)은 퇴계 선생과 동시대의 학자로서, 명종(明宗) 때에 영의정(領議政)벼슬까지 지낸 명현(名賢)이다.
쌍취헌 권철은 지인지감(知人之鑑)이 남달라, 잠시 불량배활동을 하던 이항복(李恒福)의 사람됨을 알아보고는 온 문중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혼자 우겨서 그를 아들 권율(權慄)의 사위로 곧 본인의 손녀사위로 삼은 유명한 일화를 지닌 강직한 분이시다.
쌍취헌(雙翠軒)이 영의정으로 재직 시, 평소에 추앙해 오던 선생을 만나보고자 선생이 계시는 안동(安東)으로 몸소 찾아간 일이 있었다. 그 당시의 관례로는 있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쌍취헌은 관리나 벼슬직위에 관계치 않고 대학자이신 선생을 친히 방문했던 것이다. 이에 선생은 예의를 갖추어 영의정을 영접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하여 두 학자는 기쁜 마음으로 학문을 토론하였다.
거기까지는 좋았으나, 그 다음 식사 때가 큰 문제였다. 저녁때가 되어 저녁상이 나왔는데, 밥은 보리밥에다 반찬이라고는 콩나물국과 가지 무친 것과 산채 한 가지 뿐으로, 고기라고는 북어 무친 것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선생은 평소에도 제자들과 꼭 같이 그런 보리밥에 야채반찬 세 가지로 식사를 해 왔는데, 상대방 손님이 영의정 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름없는 식사를 내왔던 것이다.
그런데 평소에 진수성찬만 먹어 오던 영의정 쌍취헌에게는 그 보리밥과 소찬(素饌)이 입에 맞을 리가 없었다. 그는 도저히 그 밥을 먹어낼 수가 없었는지 몇 숟갈 뜨는 척 하다가 그대로 상을 물려 버렸다.
그러나 선생은 모르는 척 하고, 다음날 아침에도 그와 꼭 같은 음식을 내 놓았다. 쌍취헌은 이날 아침에도 그 밥을 먹어낼 수가 없어서 어제 저녁과 마찬가지로 몇 숟가락 떠먹고 나서 상(床)을 그냥 물려 벼렸다.
주인이 선생이 아니라면 밥투정이라도 했겠지만, 상대가 워낙 스승처럼 추앙해 오는 고명한 퇴계(退溪)이다 보니, 음식이 아무리 마땅치 않아도 감히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사태가 그렇게 되고 보니, 쌍취헌은 더 묵어가고 싶어도 식사가 입에 맞지 않아 더 묵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일정을 앞당겨 다음 날 부랴부랴 떠날 수밖에 없었는데, 쌍취헌은 작별에 앞서 선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찾아뵙고 떠나게 되니 매우 반갑소이다. 우리가 만났던 것을 깊이 기념하고자 하니 선생은 좋은 말씀을 한마디만 남겨 주시지요"라고 하자
선생은 "촌부(村夫)가 대감께 무슨 말씀을 드릴 것이 있겠나이까. 대감께서 모처럼 말씀하시니 제가 느낀 점을 한 말씀만 솔직히 여쭙겠나이다."
선생은 그렇게 전제하고 옷깃을 바로 잡으며 다시 입을 열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대감께서 원로에 누지(陋地)를 찾아 오셨는데, 제가 융숭한 식사대접을 못해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나 제가 대감께 올린 식사는 일반 백성들이 먹는 식사에 비하면 더할 나위없는 성찬이고, 백성들이 먹는 음식은 깡 보리밥에 된장찌게가 고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감께서는 그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제대로 잡수시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저는 이 나라의 장래가 은근히 걱정스러웠습니다. 무릇 정치의 요체(要諦)는 여민동락(與民同樂)에 있사온데, 관(官)과 민(民)의 생활이 그처럼 동떨어져 있으면 어느 백성이 관의 행정에 심열성복(心悅誠服)하겠나이까?"하고 아뢰었다.
이 말은 폐부(肺腑)를 찌르는 듯한 충언(衷言)이었다. 선생이 아니고서는 영의정에게 감히 말할 수 없는 직간(直諫)이었던 것이다.
이에 쌍취헌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붉히며 머리를 수그렸다. "참으로 선생이 아니고서는 누구에게도 들어볼 수 없는 좋은 말씀입니다. 나는 이번 행차에서 큰 교훈을 얻고 깨달은 바가 많아, 돌아가면 선생의 말씀을 잊지 않고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영의정 권철은 선생의 충고를 거듭 고마워하였다. 그리고 권철은 돌아오자 만조백관들을 불러놓고 선생의 말을 전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도 그날부터 생활을 일신(日新)하여, 지극히 검소한 생활을 하였다 한다.
우리는 이렇게 훌륭한 조상을 둔 탁월한 민족이다. 그러나 작금의 대한민국실태는 어떠한가. 부정부패를 저지르고서도 서로에게 떠넘기려는 파렴치(破廉恥)한 언동(言動)이 지도자들 간에 부끄러움 없이 자행된다.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 어찌 이렇게 부끄러움이 없을까? 일단 정권을 잡고보자는 식이다.
국민들의 시각은 또 어떠한가. 진위를 가리기는커녕 편으로 갈라져 싸움에 동참하고 서로를 비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고도 하늘에서 내리는 복(福)받기를 원하는가?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복은 깨끗하고, 검소함에서 생긴다(福生於淸儉/복생어청검)'라고 했다. 이제 부정부패의 실체가 드러남의 시작인데 나중에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이어 나오면 그때는 모두 감옥에라도 갈 것인가?
▶️ 三(석 삼)은 ❶지사문자로 弎(삼)은 고자(古字)이다. 세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 젓가락 셋을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셋을 뜻한다. 옛 모양은 같은 길이의 선을 셋 썼지만 나중에 모양을 갖추어서 각각의 길이나 뻗은 모양으로 바꾸었다. ❷상형문자로 三자는 '셋'이나 '세 번', '거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三자는 나무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막대기를 늘어놓은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三자는 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숫자 3을 뜻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호의를 덥석 받는 것은 중국식 예법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소한 3번은 거절한 후에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三자가 '자주'나 '거듭'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三(삼)은 셋의 뜻으로 ①석, 셋 ②자주 ③거듭 ④세 번 ⑤재삼, 여러 번, 몇 번이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석 삼(叁)이다. 용례로는 세 해의 가을 즉 삼년의 세월을 일컫는 삼추(三秋),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세 번 옮김을 삼천(三遷),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의 세 대를 삼대(三代), 한 해 가운데 셋째 되는 달을 삼월(三月), 스물한 살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삼칠(三七), 세 째 아들을 삼남(三男), 삼사인이나 오륙인이 떼를 지은 모양 또는 여기저기 몇몇씩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삼삼오오(三三五五),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삼매경(三昧境),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일컫는 말을 삼강오륜(三綱五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사흘 간의 천하라는 뜻으로 권세의 허무를 일컫는 말을 삼일천하(三日天下),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형편이 불리할 때 달아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루가 삼 년 같은 생각이라는 뜻으로 몹시 사모하여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삼추지사(三秋之思),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삼간초가(三間草家), 봉건시대에 여자가 따라야 했던 세 가지 도리로 어려서는 어버이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삼종의탁(三從依托), 키가 석 자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철모르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삼척동자(三尺童子),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삼생을 두고 끊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약 곧 약혼을 이르는 말을 삼생가약(三生佳約), 세 마리의 말을 타고 오는 수령이라는 뜻으로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 즉 청백리를 이르는 말을 삼마태수(三馬太守), 세 치의 혀라는 뜻으로 뛰어난 말재주를 이르는 말을 삼촌지설(三寸之舌),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으로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삼면육비(三面六臂), 사귀어 이로운 세 부류의 벗으로서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과 견문이 넓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익지우(三益之友), 세 가지 아래의 예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지지례(三枝之禮), 머리가 셋이요 팔이 여섯이라 함이니 괴상할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두육비(三頭六臂),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말을 삼사일언(三思一言) 등에 쓰인다.
▶️ 饌(반찬 찬, 여섯 냥 선)은 형성문자로 馔는 간체자, 䉵는 동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巽(손→찬)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巽(손)은 '갖추다'의 뜻을 가진다. 그래서 饌(찬, 선)은 ①반찬(飯饌) ②음식(飮食) ③먹다 ④음식(飮食)을 차리다, 그리고 ⓐ여섯 냥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膳(선물 선/반찬 선)이다. 용례로는 음식을 담는 여러 총으로 된 그릇 또는 이 그릇에 담은 음식을 찬합(饌盒), 반찬거리가 되는 것 또는 반찬의 종류를 찬수(饌需), 반찬을 만드는데 쓰이는 쇠고기를 찬육(饌肉), 예전에 반찬을 만드는 일을 맡아 하던 여자 하인을 찬비(饌婢), 남의 집에서 반찬을 만드는 일을 맡아 하는 여자를 찬모(饌母), 반찬값으로 반찬거리를 사는 데 드는 돈을 찬가(饌價), 반찬이나 반찬거리를 넣어 두는 광을 찬고(饌庫), 반찬거리를 사는 데 드는 비용을 찬용(饌用), 반찬을 담는 그릇 또는 반찬을 차림을 찬구(饌具), 집에서 반찬을 만드는 곳을 찬간(饌間), 음식을 담는 그릇이나 음식 등을 넣어 두는 장을 찬장(饌欌), 밥에 곁들여 먹는 온갖 음식을 반찬(飯饌), 세배를 하러 온 사람에게 대접하는 음식을 세찬(歲饌), 풍성하게 잘 차린 음식을 성찬(盛饌), 여행할 때에 가지고 가는 반찬을 행찬(行饌), 쇠고기 따위로 만든 반찬을 육찬(肉饌), 맛있게 썩 잘 차린 반찬을 화찬(華饌), 음식을 부처나 귀신에게 바침 또는 궁중의 음식을 사신에게 대접함을 공찬(供饌), 제사에 쓰는 음식물 또는 격식에 맞게 여러 행으로 차린 음식물을 예찬(禮饌), 좋은 음식 또는 훌륭한 요리를 가찬(佳饌), 보통 때에 먹는 것과는 달리 별다르게 잘 만든 반찬을 별찬(別饌), 신령에게 올리는 음식물을 신찬(神饌), 고기붙이나 생선이 섞이지 아니한 반찬을 소찬(素饌), 연회나 남을 초대한 때에 간소하게 차린 음식이라는 뜻으로 낮추어 이르는 말을 약찬(略饌), 양식과 반찬을 양찬(糧饌), 제사가 끝난 뒤에 제사 음식을 거두어 치움을 철찬(撤饌), 매우 값지고 맛있는 반찬을 옥찬(玉饌), 음식을 장만함이나 음식을 마련함을 영찬(營饌), 변변하지 못한 반찬을 박찬(薄饌), 매우 좋은 반찬을 상찬(上饌), 농사일을 할 때 일꾼들에게 먹이기 위하여 만든 반찬을 농찬(農饌), 변변찮은 반찬을 조찬(粗饌), 반찬거리나 반찬 만드는 기구 등을 넣어 두는 방을 찬방(饌房), 임금이 아랫사람에게 음식을 내려 줌 또는 그 음식을 사찬(賜饌), 향연에 나오는 요리를 향찬(饗饌), 생선으로 만든 반찬을 어찬(魚饌), 제사를 지내려고 제물을 차려 놓음을 헌찬(獻饌), 늘 먹는 밥 반찬을 상찬(常饌), 맛이 좋은 음식으로 많이 잘 차린 것을 뜻하여 성대하게 차린 진귀한 음식을 이르는 말을 진수성찬(珍羞盛饌), 산과 바다에서 나는 진귀하고 맛있는 것을 일컫는 말을 수륙진찬(水陸珍饌) 등에 쓰인다.
▶️ 飯(밥 반)은 ❶형성문자로 飰(반)은 통자(通字), 饭(반)은 간자(簡字), 飯(반)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反(반)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反(반)은 위에서 물건을 덮고 아래로부터도 그것을 받는 일, 밥식변(飠=食)部는 먹는 것, 먹는 일, 飯(반)은 입에 머금고 잘 씹어 먹다, 먹는 것, 밥, 본디는 食(식)과 飯(반)은 같은 말이며 먹는데도 먹는 것에도 같이 쓴 것인데 나중에 곡식의 주식(主食)을 가리켜 飯(반)이라고 일컫게 되었다. ❷형성문자로 飯자는 '밥'이나 '식사', '먹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飯자는 食(밥 식)자와 反(되돌릴 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反자는 손으로 무언가를 뒤집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사실 사전상으로 보면 飯자와 食자는 같은 뜻을 갖고 있다. 다만 이전에는 食자가 주로 '먹다'나 '음식' 자체만을 뜻했었다면 飯자는 곡식(穀食) 위주의 식사를 뜻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食자와 飯자는 관습적으로만 구분할 뿐 의미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飯(반)은 반축(飯柷)과 같은 뜻으로 ①밥 ②식사 ③먹다 ④먹이다 ⑤사육하다 ⑥기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밥 식(食)이다. 용례로는 아침저녁의 끼니를 드리는 일을 반공(飯供), 식후에 먹는 과일을 반과(飯果), 밥그릇 또는 밥을 담는 그릇을 반기(飯器), 중국에서 식단을 이르는 말을 반단(飯單), 수저나 숟가락을 반비(飯匕), 밥 짓는 일을 맡아 보는 계집종을 반비(飯婢), 격식을 갖추어 차린 밥상을 반상(飯床), 밥을 짓거나 하면서 심부름하는 어린 승려를 반승(飯僧), 밥을 담는 그릇이나 밥통을 반우(飯盂), 중국 음식을 하는 음식점을 반점(飯店), 숭늉을 반탕(飯湯), 염습할 때에 죽은 사람의 입에 구슬과 씻은 쌀을 물리는 일을 반함(飯含), 밥을 지을 수도 있게 된 알루미늄으로 만든 밥 그릇을 반합(飯盒), 밥과 국을 반갱(飯羹), 밥과 과자를 반과(飯菓), 밥알을 반과(飯顆), 밥상을 반대(飯臺), 끼니로 먹는 음식을 반식(飯食), 끼니 때 밥에 곁들여서 한두 잔 마시는 술을 반주(飯酒), 밥에 곁들여 먹는 온갖 음식을 반찬(飯饌), 밥주머니라는 뜻으로 무능하고 하는 일 없이 밥이나 축내는 사람을 조롱하는 반낭(飯囊), 입에 든 밥을 뿜어낸다는 뜻으로 아주 크게 웃음을 반분(飯噴), 거칠고 반찬 없는 밥이라는 뜻으로 안빈낙도함을 일컫는 말을 반소사(飯疏食), 밥을 담는 주머니와 술을 담는 부대라는 뜻으로 술과 음식을 축내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반낭주대(飯囊酒袋), 식사가 끝난 후에 울리는 종이라는 뜻으로 때가 이미 지났음을 이르는 말을 반후지종(飯後之鐘), 밥이 오면 입을 벌린다는 뜻으로 심한 게으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반래개구(飯來開口),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밥은 서쪽 국은 동쪽에 놓음을 이르는 말을 반서갱동(飯西羹東),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는 쉽다는 말을 십시일반(十匙一飯), 집에서 먹는 평소의 식사라는 뜻으로 일상사나 당연지사를 이르는 말을 가상다반(家常茶飯), 술과 밥주머니라는 뜻으로 술과 음식을 축내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주대반낭(酒袋飯囊), 옷걸이와 밥주머니라는 뜻으로 옷을 입고 밥을 먹을 뿐이지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의가반낭(衣架飯囊), 먼지를 밥이라 하고 진흙을 국이라 하는 어린아이의 소꿉장난이라는 뜻으로 실제로는 아무 소용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진반도갱(塵飯塗羹), 한 끼의 식사에 천금같은 은혜가 들어 있다는 뜻으로 조그만 은혜에 크게 보답함을 이르는 말을 일반천금(一飯千金), 개밥의 도토리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따돌림을 당하거나 외톨이가 되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구반상실(狗飯橡實), 종에게 흰 밥을 주고 말에게 싱싱한 풀을 준다는 뜻으로 주인의 인심이 넉넉하여 남을 후대함을 이르는 말을 백반청추(白飯靑蒭), 따뜻한 의복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뜻으로 풍족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온의미반(溫衣美飯), 한 술 밥의 덕이라는 뜻으로 보잘것없이 베푼 아주 작은 은덕을 이르는 말을 일반지덕(一飯之德), 여행 길에 하룻밤 묵어 한 끼 식사를 대접받는다는 뜻으로 조그마한 은덕을 입음을 이르는 말을 일숙일반(一宿一飯), 아침에는 밥 저녁에는 죽이라는 뜻으로 가까스로 살아 가는 가난한 삶을 이르는 말을 조반석죽(朝飯夕粥) 등에 쓰인다.
▶️ 床(평상 상)은 ❶형성문자로 牀(상)의 속자(俗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엄 호(广; 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한층 더 높다는 뜻을 나타내는 牀(상)의 생략형인 木(목)으로 이루어졌다. 집안의 한층 더 높은 것, 마루, 또는 침대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床자는 '평상'이나 '마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床자는 广(집 엄)자와 木(나무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본래 '평상'이라는 뜻은 牀(평상 상)자가 쓰였었고 床자는 속자(俗字)였다. 爿(나뭇조각 장)자는 생긴 모습이 마치 평상을 세워 그린 것과도 같아서 갑골문에서부터 '침대'나 '평상'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木자가 더해지면서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뜻을 전달하게 되었다. 그래서 본래는 牀자가 '평상'이라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해서에서부터는 속자였던 床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床(상)은 (1)밥상, 책상(冊床), 평상(平床) 따위의 통틀어 일컬음 (2)소반(小盤) 등의 뜻으로 ①평상(平床) ②상, 소반 ③마루 ④우물 난간(欄干) ⑤기물(器物)을 세는 단위 ⑥상 위에서 졸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반찬과 함께 상에 차려서 한 상씩 따로 파는 밥을 상반(床飯), 음식을 차려 놓은 상을 덮는 보자기를 상보(床褓), 관가 등에서 밥상을 나르고 잔심부름하는 아이를 상노(床奴), 음식상을 장만하여 갖춤을 상배(床排), 음식상의 끝이라는 뜻으로 연회석의 맨 끄트머리를 상초(床杪), 평상에 앉아서 하는 이야기를 상화(床話), 모판 흙을 상토(床土), 묘상에 씨를 뿌림을 상파(床播), 자리의 위에 일어나 앉았다는 뜻으로 병이 회복 되었음을 상상(床上), 책을 읽거나 글씨를 쓰는 데 받치고 쓰는 상을 책상(冊床), 병을 치료하거나 병의 예방 등을 연구하기 위해 실제로 환자를 접하는 것을 임상(臨床), 인공적으로 다습게 해서 식물을 기르는 설비를 온상(溫床), 하천의 바닥을 하상(河床), 잠을 깨어 자리에서 일어남을 기상(起床), 한 몫으로 혼자 먹게 차린 음식상을 독상(獨床), 마주 앉아서 서로 마주 보며 식사하는 일을 겸상(兼床), 손님을 대접하려고 차린 밥상을 객상(客床), 음식상을 물림을 퇴상(退床), 바다 밑바닥을 해상(海床), 길의 윗바닥을 도상(道床),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 또는 비유적으로 같은 입장의 일인데도 목표가 저마다 다름을 일컫는 말을 동상이몽(同床異夢), 글만 읽고 세상 물정에는 어두운 사람을 일컫는 말을 책상퇴물(冊床退物), 몸이 쇠약해서 침상에 기대어 몸을 지탱함을 일컫는 말을 계골지상(鷄骨之床), 집안이 몹시 가난하여 죽은 사람은 장사지내지 못함을 일컫는 말을 적시재상(積屍在床)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