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저번일요일에 개최된 전주 마라톤대회에 참가했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슬슬 배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원인을 분석해보니
운동부족이라는 주위사람들의 무서운 지적이 있고 나서
마라톤대회에 참가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임신8개월이라는 지적이 가장 결정적이었습니다.
가끔 배가 출렁 출렁하는 느낌을 같곤 할때는
내가 정말 임신했나 하는 상상을 하곤 햇으니까요.
(가끔은 내 배속에서 애기가 발로 톡톡차는 느낌이 들곤 햇지요)
그래서 대회참가 한달 전부터 혹독한 훈련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대회날을 기다려 왔습니다.
드디어 대회날이 밝아 왔습니다.........
출발신호가 울리고 모든 주자들이 서서히 달려 나갔습니다.
기온은 적당햇스나 황사가 심해서 걱정이 된다.
길 양옆으로 나뭇가지에 꽃이 떨어지는게 보인다.
그래도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비는 아름답다.
달리는 동안 전신 구석구석 상태변화를 파악하여 속도 및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한다는데 나는 아직 초보라 그런지 별생각 없이 뛰었다.
드디어 1km 지점을 통과했다.
근육이 부드럽게 풀리면서 몸이 더워진다.
오전시간이라 바람도 솔솔 불고 황사구름이 햇빛을 가려주나
숨쉬기가 약간은 버겁다.
1km씩 숫자가 늘어나는 그 맛이란 달려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하기야 나도 달리기를 시작한지는 한달 뿐이 안됐지만 서도....
서서히 탄력을 받기 시작한 몸에 속도를 가해본다.
초반에 오버 페이스 하지 않아야 낙오하지 않고 완주 할 수 있다.
2km지점을 통과한다.
뜬금 없이 달리는 도중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누나 생각이 떠오른 것은
봄날의 그 슬픈 꽃 때문이겠지......
아버지... 아버지..... 누나야..누나야....보고 싶습니다.
3km 지점을 지나간다.
몸 컨디션은 괜찮다.
양쪽 대퇴부 앞쪽이 땡기기 시작한다.
다음에는 장딴지가 땡길 차례다.
달리다보면 아픈 부위가 순서대로 옮겨간다.
주행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한다.
아마도 자기네들 신랑을 응원나온듯한 거리에 서있던 여인들이
" 꼭 완주 하세요."하고 소리 쳐준다.
초등학생 꼬마가 길옆에서 엄마랑 서잇다가 "아저씨 완주 하세요." 한다.
너무 이뻐서 서로 high five를 하고 앞으로 나간다.'
<여기서 꼬마와 하이파이브하면서 내경주기록이 약 9초가 늘어나버렸다..
아깝다..마라톤은 시간과의 피말리는 싸움인데...>
4km 지점을 지난다.
지금 부터는 다른 여유있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오로지
팔 다리를 열심히 저어 앞으로 나갈뿐이다.
조금만 자세가 바뀌어도 다리에 쥐가 나려고 한다.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서 “heart break hill"이란 지점이 있다,
마라톤맨들 에게는 마의 지점...으로 생각되는 지점이다.
마라토너들이 몸 안에 갖고 잇던 에너지를 다 소모하게 되는 지점"
상심의 언덕 아니 심장 파열의 언덕이다.
바로 마의 지점이 나에게 닥친 듯 하다.
4.5 Km지점을 지난다...
드디어 골인지점이 보인다.
이대로 조금 걷기만 해도 원이 없겠다.
지금은 생각 하는 것 조차 힘이 든다.
팔다리만 무의식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이러다가 내가 “비명횡사”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다행히도 엠블러스차가 골인지점앞에 대기하고 잇는게 보인다.
내가 위급한 상황이 오더라도 바로 엠블러스가 옆에 잇스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4,9km 지점이다..100m가 남아 잇을뿐이다.
'어깨에 힘 빼고.' '팔 더 내리고.' 보폭은 짧게.'
'호흡은 하하 호호 로.'
'장딴지야! 조금만 참자. 다 왔다.' 집에 가자! 집에 가!'
집에 가면 내가 너에게 마사지도 해주고
찜질방에도 데려다 줄게
장단지야 조금만 견뎌다오오오오......
계속 중얼거리며 자기최면을 걸어본다.
드디어 5km ! 골인지점!을 통과했다
꿈에 그리던 전주마라톤 건강코스 5km를 완주했다.
이제 남은 일은 완주기념품을 수령하는 일만 남았다.
참가비는 만원이었다
기념품은 티셔츠에 완주한 사람에게는 완주메달까지 주니
이건 경제학적으로는 남는 장사인 것 같다.
내년에는 10km 코스에 도전하기 위하여 더 많은 훈련을 할 예정이다.
그런데 전주 마라톤대회는 10km 코스가 없다.
서울 마라톤대회는 10km 코스가 잇는지 문의해 보아야 겠다.
5km 건강코스마라톤을 완주한 후로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어제까지만 해도 “이순신장군” 이었는데
오늘부터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사람"으로 나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중 에서도 이봉주 선수 (my hero !)가 가장 위대해 보입니다.
내일부터라도 우리 같이 뜁시다.
같이 뛸분 연락 바랍니다.
참..그리고 카페지기님.. 카페에다가 “말아톤동호인방” 하나 만들어 주삼..
대단한 감정 경험을 하셨군요. 어떤 운동이든지 인내와 자기 싸움이 없이 그저 화려하게 나타나는게 없는거 같아요. 3km, 4km, 5km갈때의 심정들이 .... 가깝게 다가옴에 웃음으로 찬사를 보내드립니다. 장하십니다!!! 건강하세요~!!! ^^/전주마라톤은 어디를 도는거죠? 덕진 완산동...???
아....마라톤경기 완주 하기가 보통 힘든게 아니라던데.....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 하신거지요...대단하십니다 자신에게 칭찬해주시길....그,근디.....임신해보셨나부네요? 5개월때 부터 뱃속의애기가 발로 톡톡 차는걸....기가막히게 잘알고 계시는듯........ㅎㅎㅎㅎ~좋은하루 되십시오..^^*
첫댓글 일주일이나 지난 다음에 글을 올리게 됨은 건강마라톤 완주후에 심신이 너무 허약해져서, 그동안 몸을 추스르고 이제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와서 글을 올려봤습니다
대단한 감정 경험을 하셨군요. 어떤 운동이든지 인내와 자기 싸움이 없이 그저 화려하게 나타나는게 없는거 같아요. 3km, 4km, 5km갈때의 심정들이 .... 가깝게 다가옴에 웃음으로 찬사를 보내드립니다. 장하십니다!!! 건강하세요~!!! ^^/전주마라톤은 어디를 도는거죠? 덕진 완산동...???
경기장.. 롯데백화점.. 법원.....경기장.... ㅎㅎㅎ 기나긴 여정이지요ㅕ
후~~~와~~~!!!! 멋쟁이 시구나~~~ㅎ>
아....마라톤경기 완주 하기가 보통 힘든게 아니라던데.....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 하신거지요...대단하십니다 자신에게 칭찬해주시길....그,근디.....임신해보셨나부네요? 5개월때 부터 뱃속의애기가 발로 톡톡 차는걸....기가막히게 잘알고 계시는듯........ㅎㅎㅎㅎ~좋은하루 되십시오..^^*
5월달에 아마 몸을 풀것 같아요...
저는 하프까정 뛰는데요.시간은 두시간 넘어 가니께 묻지 마시고... 풀코스를 한번 꼭 뛰고 싶은데...장례식장에서 뵐것 같아서 감히 도전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완주 하셨다꼬~ 자랑치시는거죠?~~~시방~ 지두 어제 올만에 청계산 정복하구 왔져여~~~~ㅎㅎㅎ
암튼 대단하시네요~~ㅎㅎ 엄두도 못내는데요~~ㅎㅎ멋지십니다~~
오늘이 영주에서 소백산 마라톤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다음기회에 10Km도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