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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빛의 나라 신천지를 바라보며
샤르비네는 돌아가고 나는 계속 천단에 머물렀고 다시 명상을 하며 채널링할 상대를 물색했다. 채널링을 통해 우주의 다양한 존재들과 교류하며 영적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우선 나는 몸 속의 우주기운을 최대한 증폭시킨 후 신비지경의 자옥선녀와 채널링을 시도했다. 마음속으로 계속 자옥 선녀의 이름을 부르자 처음에는 희미하게 느껴졌던 자옥 선녀의 파장이 점점 또렷한 느낌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누가 제 이름을 찾나요? 이방의 존재인가요?
드디어 자옥 선녀의 목소리가 마음울림의 우주통어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자옥 선녀! 저, 이방의 친구 샤르앙입니다.'
'샤르앙?'
'그렇소. 저, 샤르앙이오.'
'어머? 어쩐지 들어 본 목소리라 했더니... 처음엔 희미하고 가늘게 떨려 와서 샤르앙의 목소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아무튼 반가워요. 그렇잖아도 샤르앙과 샤르비네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뭐 특별한 말을 제게 들려주고 싶나요? 아니면 제가 들려줄 말이 있나요?
'그게 아니라... 사실은 지금 할 말은 없지만... 신비지경을 찾아가서 너무 소중한 대접을 받았고 감명 깊었던 일들도 많았고 아름다운 자옥 선녀와 친구까지 맺었던 일 등등 여러 가지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소.'
'호호호, 뭐 그런 일들로 감사까지야.... 아무튼 이렇게 채널링을 통해 목소리를 들으니 더욱 새로운 기분이군요. 앞으로도 뭐 특별하게 할 말이 없더라도 서로 안부를 전하며 친구로 잘 지내기로 해요. 제가샤르앙의 영적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나 돕고 싶어요. 또 언젠가 샤르앙이 살아가는 이방세상을 찾아가서 샤르앙에게 힘이 될만한 일을 거들고 싶어요. 괜찮겠죠?"
'자옥 선녀께서 제가 살고 있는 세상을 방문해 주신다면 저야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지요. 빛의 몸으로 활동하는 자옥선녀의 도움을 얻게 된다면 풀어갈 일들이 한 둘이 아닐 거요. 자옥 선녀는 그 약속을 지켜줄 수 있나요?
'약속을 지킬게요. 제 몸은 빛이라서 물질을 다루는 일을 할 수는 없지만 정신세계를 변화시키는 일은 얼마든지 도울 수 있어요. 샤르앙이 필요할 때 불러주면 언제든지 찾아갈게요. 빛의 몸은 시공을 초월하여 염속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멀고 가까움이 없이 어디라도 금세 다가갈 수 있어요.'
'자옥 선녀, 고맙소. 너무 든든한 후원군을 얻은 기분이오. 당신이 필요할 때 당신을 부르겠소. 그때는 지체 없이 다가와 나를 도와주오.'
'약속할게요. 이제부터 샤르앙의 목소리를 영원히 기억할게요. 아마도 우리들 인연은 하늘이 정한 무언가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을 거예요. 샤르앙과 우리들 빛세상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그러한 느낌을 받았어요. 앞으로 샤르앙을 도와서 하늘의 섭리를 펼쳐가는 일은 참 보람이 클 것 같아요. 제가 필요할 때 꼭 잊지 말고 불러주세요.''고맙소.'
이때 연화의 모습이 눈 앞에 나타나면서 자옥 선녀와의 채널링은 중단 되었다.
"백마선 도련님, 신비지경 빛세상은 구경 잘하고 돌아왔나요?"
연화가 내게 묻는 말이었다.
"연화는 이제까지 제 뒤를 따라다니기라도 했소? 내가 빛세상 구경하고 돌아온 이야기를 어떻게 알고 있었소?"
내가 약간 놀라는 표정으로 반문하자 연화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백마선 도련님이 머무는 곳은 연화의 보이지 않는 모습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잊으셨나?"
“그러면 연화는 내가 신비지경의 빛세상을 구경할 때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함께하면서 쭉 지켜보았다는 말이군요?"
"그래요. 다 지켜보았어요. 그리고 백마선과 샤르비네와 자옥 선녀가 함께 어울리며 행복한 시간을 지내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흐뭇했어요. 모두 서로에게 좋은 인연들이니까요."
"연화도 자옥 선녀와 내가 좋은 인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오?"
“이미 둘은 좋은 인연이 되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백마선 도련님이 땅에서 하늘의 일을 펼칠 때 많은 도움을 얻게 될 거예요. 하늘의 섭리로 맺어준 인연이니 소중하게 생각하세요."
"그렇잖아도 자옥 선녀와 채널링을 하면서 아주 든든한 후원군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연화도 그렇게 말해주니 기분이 좋소."
"백마선의 주변에는 든든한 후원군이 많아요. 후원군들 중에는 고차원의 정신세계에 머물고 있는 영혼들도 많지만 하늘에서 보낸 신명들도 있어요. 그 신명들을 잘 부려야 큰 일을 펼칠 수 있어요. 백마선을 보좌하는 신명들은 백마선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만 움직여요. 신명들이 앞장서 일을 벌이지는 않아요. 그래서 주인의 마음크기 만큼만 보좌신명들이 따라주고 움직이지요. 생각이 곧 그릇이지요. 그릇이 크면 많이 담기고 그릇이 작으면 적게 담기는 것이 하늘의 이치지요. 하늘은 사람이란 그릇을 이용해서 하늘의 일을 펼치지만 그릇이 작은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지는 않아요. 그릇의 크기만큼만 일을 맡기고 일을 처리한 만큼만 하늘의 축복을 누리지요. 백마선이 지금 우주 끝 샤르별을 찾아와서 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다차원의 세상들을 경험하는 일도 모두 하늘의 섭리가 작용해서 백마선의 그릇을 키우기 위함이지요. 그래야 하늘의 큰 일을 맡길 수 있으니까요. 이제 백마선은 하늘이 붙여 준 신명들을 잘 부리세요. 신명들을 잘 부리기 위해서 마음을 크게 써야 합니다. 마음을 크게 써야 신명들이 크게 움직이고 세상을 변하게 합니다. 앞으로 지구에 큰 빛이 나타나 고운 영혼들을 불러 모아빛 담금질을 시작할 때 백마선의 역할이 큽니다. 그 역할이 무엇인지 백마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늘이 붙인 신명들을 잘 부리면 백마선의 역할을 잘 마무리 할 것입니다. 이 연화는 항상 백마선의 곁에서 백마선의 역할을 지켜봅니다. 그리고 영혼의 멘토로서 백마선이 취할 바와 버릴 것을 알려 줍니다. 연화의 사명은 그것입니다."“연화의 모든 권고는 내 영혼의 소중한 양식들이오. 그렇게 든든한
내 영혼의 멘토를 곁에 두고 살아가는 마음이 너무 든든하고 행복하오. 앞으로 하늘이 부여한 사명을 모두 완수하고 하늘의 칭찬을 들을 일이 있으면 그 공은 모두 연화에게 돌리겠소."내 말을 듣고 연화는 그냥 행복한 미소만 입가에 머금었다.
연화는 내 앞에 무언가 보자기 하나를 풀었다.
처음 보는 보자기가 아니었다.
보자기를 풀면서 연화가 내게 물었다.
“이 보자기를 보니 생각나는 일이 없어요?"
“그건…. 내가 어렸을 적 우리 식구들이 굶주리고 있을 때 음식을 싸서 날라주던 보자기가 아니오?"
“그때 일을 아직 기억하고 있었군요."
“연화는 무슨 말을 그리한담? 연화가 그때 베푼 은혜가 얼마나 소중한 기억인데 잊을 수 있겠소?"
“그런가요? 아무튼 백마선 도련님은 이제 말도 의젓하게 잘하셔.... 천방지축 무모하던 버릇은 다 어디 가고...."
연화는 이렇게 말하며 얼굴에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보자기에 싸온 것을 주섬주섬 풀며 펼쳐 놓았다. 옛날에 싸다 주어서 먹었던 그 음식들이었다.
과자도 같고 떡도 같고 사탕도 같은데 지구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음식이었다.
"어서 먹어봐요."
연화가 과자처럼 생긴 음식 하나를 내 입에 넣어 주며 말했다. 연화가 넣어 준 음식이 입속으로 들어가자 사르르 녹으며 음식의 기운이 몸속으로 퍼져갔다.
연화는 이것저것 몇 가지 음식을 더 손으로 집어서 내 입에 넣어 주었다. 음식마다 맛이 다르고 향기가 다르고 몸 속으로 퍼져가는 기운이 달랐다.
나도 연화의 입에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집어서 넣어 주었다. 연화는 내가 음식을 집어주는 대로 받아먹었다.
"백마선 도련님이 입에 넣어 준 음식이 더 맛있군요."연화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연화가 싸온 음식 중에는 신선주도 있었다.
연화는 신선주를 한 잔 따라서 내게 권했다. 나도 연화에게 한 잔 따라 주었다. 둘은 서로 건배를 하고 신선주를 마셨다. 아주 특별한 술맛이었다.
온몸으로 퍼져가는 술기운은 기분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춤을 추고 싶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고 싶기도 했다.
연화도 똑같은 기분인지 나에게 일어나 함께 춤을 추자고 했다. 춤추면서 연화가 부르는 노랫가락은 슬프고 구성지고 마음을 처연하게 만들었다.
문득 할머니와 동생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렇잖아도 연화가 싸온 음식을 먹으면서 옛날 굶주릴 때 그 음식을 함께 먹고 흉년을 넘기던 기억이 생각나던 참이었다.
눈 앞에 나타난 할머니와 동생의 영혼은 화사하고 기분 좋은 모습으로 연화의 노랫가락에 맞춰 우리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나중에는 다른 영혼들과 신명들이 나타나서 더 큰 춤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나중에 나타난 영혼과 신명들 중에는 낯익은 모습도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가야금과 거문고타는 소리도 들려왔다. 춤판을 벌이고 있는 영혼과 신명들의 모습이 너무 밝고 태평스럽게 보였다. 할머니와 동생의 영혼이 덩달아 기분 좋아하며 신명나게 노는 모습이 너무 마음을 감동시켰다.
나는 할머니와 동생의 영혼을 향해 신선주 한 잔씩을 따라 주었다. 신선주를 마신 할머니와 동생의 영혼은 더욱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춤을 추었다. 세상에서 힘들게 살며 찌들었던 고생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모습들이었다. 남은 신선주를 다른 영혼과 신선들에게도 따라 주었다. 신선주를 마신 영혼과 신명들은 너무 기쁘고 행복해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연화가 몇 병의 신선주를 더 날라 왔다. 춤판에 끼어든 영혼과 신명들이 충분히 마실 수 있는 술이었다.
나는 할머니와 동생의 영혼을 불러 신선주를 더 따라 주고 다른 영혼과 신명들에게도 골고루 따라 주었다. 그리고 연화가 싸온 음식을 술안주로 모든 영혼과 신명들에게 대접했다. 모두들 술도 맛있게 마시고 술안주도 맛있게 먹었다.
연화와 나도 몇 잔의 신선주를 더 마셨다.
아주 긴 시간 천단에서의 생각지도 못한 잔치는 이어졌다. 잔치가 끝나고 할머니와 동생의 영혼이 돌아가면서 내 손을 잡아주었다. 나는 할머니와 동생의 영혼을 포옹했다. 두 영혼의 평온한 모습과 걱정 없는 눈빛을 바라보니 마음이 너무 편했다.
"할머니, 제가 할머니를 선녀로 봉안해 드렸으니 선경세상에서 신선놀음을 즐기며 항상 행복하게 태평성대를 누리며 사세요."
“동생아, 이 형이 너를 신선으로 봉안했으니 할머니와 함께 선경세상에서 신선놀음을 즐기며 세상의 한을 다 잊고 밝은 빛이 되어 잘 지내렴."
나는 할머니와 동생의 영혼과 작별을 하면서 이렇게 속삭여 주었다. 할머니와 동생의 영혼은 내 말을 듣고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흔들어주고 안개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함께 춤판을 벌이던 다른 영혼과 신명들의 모습도 사라지고 어느 틈에 연화의 모습도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연화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려고 했는데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때 연화의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아련하게 마음을 울리며 전해왔다.
'연화는 항상 백마선 곁에 머물러 있으니 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섭섭하게 생각 말아요. 앞으로도 자주 그리운 영혼들과 함께 신선놀음을 즐기세요.'
며칠 후 천단에 다시 올라 깊은 명상에 잠겨 있을 때 주변이 온통 오색찬연한 서기(瑞氣)로 가득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과 땅으로 오르내리는 신명들의 모습이 보이고, 사명을 전달받은 신명들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사람들과 신인공조로 하늘의 일을 펼치는 모습이 보였다.
문득 바라보니 곁에서 수행신명들이 떠나지 않고 대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낯익은 보좌신명들이었다. 내가 찾고 있는 신명은 여의신명인데 보이지 않았다.
내 마음을 알고 수행신명이 앞으로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여의신명은 지금 신천지 수호신을 만나러 갔습니다."
나는 좀 놀라는 표정으로 "여의신명이 어떤 일로 신천지 수호신을 만나러 갔단 말이오?"라고 물었다.
수행신명은 "백마선 주신의 염원을 풀기 위함이지 뭐겠소?" 하고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수행신명이 말하는 뜻을 얼른 이해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수행신명은 다시 입을 열어 나를 이해시켰다.
“백마선 주신께서 요즈음 장차 지구 지상낙원의 신천지에서 펼쳐질일들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생각이 많다는 사실을 우리 수행신명들이 다 알고 있다오.”
“마치 수행신명들이 제 맘속을 들여다보며 별별 가지 생각들을 다 알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요?"
"맘속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주신의 몸에서 전달되어 오는 파장만으로도 우리 수행신명들은 주신의 생각을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주신께서 꼭 입으로 말을 해야 수행신명들이 주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건 아닙니다. 주신의 표정만 읽어도 주신의 뜻을 온전히 헤아릴 수 있습니다. 그래야 바르게 주신을 보좌하고 수행하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우리 수행신명들의 소임을 완수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다행이오. 수행신명께서 지금 말하는 바와 같이 나는 요즘 장차 지구의 지상낙원에서 펼쳐지는 후천 신천지의 모습을 궁금해 하고 있었소. 그 세상을 미리 찾아가서 궁금증을 풀고 싶었는데 여의신명이 그 절차를 밟고 있다니 뭐라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소.”
“저희가 할 바를 다 할 뿐입니다. 어차피 땅이 살아야 하늘이 살고 사람들이 바르게 서야 우리 신명들이 안심하고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신명들은 온갖 정성을 다해 사람을 섬기고 신인 공조로 하늘의 일을 잘 펼칠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곧 사람을 위해 신명들이 사람을 보좌하지 않고 신명들 스스로를 위해 신명들이 사람을 보좌하여 하늘의 일을 펼치고자 함이니 신명들의 애쓰고 수고함에 대하여 주신께서 괘의치 마시기를 부탁을 드리는 바이오.”
"암튼 잘 알겠소. 하지만 저도 수행신명들에 대하여 고마운 건 마찬가지 심정이오. 앞으로 제가 지구에서 하늘의 일을 펼치려 해도 수행신명들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 일도 제대로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소. 그럼 여의신명은 신천지 수호신명과 언제쯤 면담을 마치고 돌아올 것 같소?"
“잠시 후면 돌아올 것이오."
수행신명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품에 넣고 다니는 여의주에서 불이 켜진 것처럼 빛이 나며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여의주의 주인인 여의신명이 만면에 만족한 웃음을 머금고 눈 앞에 불쑥 나타났다.
“제가 주신의 소망을 풀기 위해 신천지 수호신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내 앞에 당도하자마자 여의신명이 일성으로 하는 말이었다.
나는 여의신명의 손을 잡으며 "수고 했소. 그럼 신천지를 다녀온 일은 잘되었습니까?"라고 대답을 재촉했다.
여의신명은 당당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물론 잘되었습니다. 이제 주신께서는 장차 지구의 미래에 펼쳐질 지상낙원을 마음껏 구경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미래 신천지의 수호신을 만나 백마선 주신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쪽에서 차질없이 주신을 잘 맞이할 것입니다."
내가 찾아가 보고 싶은 신천지는 지금의 세상이 아니라, 장차 지구의 미래에 펼쳐질 후천 지상낙원의 선경세상이었다.
장차 지구의 미래에 큰 빛이 나타나 고운 영혼들을 모아서 빛 담금질을 마친 후 1만 2천의 영통자와 함께 펼쳐 갈 지상낙원의 신천지가 요즘 무척 궁금해서 몸이 달아 있었다.
그동안 샤르별에서 빛의 화신들이 살아가는 무릉도원이나 숨겨진 하늘 은천선경을 다녀오고 최근에 신비지경 빛세상을 구경하고 돌아와서 과연 지구에서 펼쳐질 후천의 지상낙원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하고 있었다.
맘속에 숨겨두고 있던 그러한 소망을 이루게 하려고 여의신명이 미래의 신천지를 주관할 수호신을 만나고 왔다니 설레고 고마운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그럼 당장이라도 미래의 신천지를 찾아가 마음의 궁금증을 다 풀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지 궁금하오. 샤르별에서 지구까지는 200억 광속체로 날아가도 반년이란 세월이 소요되는데 여의신명은 어떤 방법으로 지구의 미래 세상을 다녀오셨소? 용을 타고 다녀왔소, 봉황을 타고 다녀왔소?"라고 내가 좀 엉뚱한 질문을 했더니 여의신명이 웃으며 대답했다.
“신의 세계에서는 멀고 가까움이 없고 시간과 공간의 구분도 없소. 물질세계의 눈으로 바라보면 지구와 샤르별은 우주 끝의 거리에 떨어져 있지만 신의 세계에서는 하늘과 땅이 같은 공간에 존재하고 샤르별과 지구가 이웃집처럼 붙어 있소. 그러므로 멀리 떨어진 지구의 미래까지 언제 다녀오나 걱정하지 마시오."
여의신명의 말을 듣고 내가 재촉했다.
"그렇담 어서 지구 미래의 신천지로 나를 데려다 주시오. 그리고 신천지의 수호신명을 만나 앞으로 지구 미래에 펼쳐질 지상낙원의 모습을 미리 살피고 미래 신천지의 백성들이 살아가는 삶을 구경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오.”
여의신명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저희 여의신명의 사명이란 주신의 맘속에 품은 소원을 풀어주는 일이 으뜸이오. 주신께서 소원하시니 이 여의신명은 지금부터 소임을 다하려 합니다."
여의신명은 품속에 간직한 여의주의 수호신이었다. 여의주는 우주를 여행하면서 용의 나라를 방문하고 그곳 신선으로부터 얻어온 선물로 중요한 순간마다 요긴하게 사용하는 신물이었다.
품속에 간직한 여의주는 평소에 투명하게 보여서 눈에 띄지 않다가 신변의 중요한 일이 있거나 여의신명을 부릴 일이 있을 때 본래의 빛을 내면서 반짝거렸다.
아까부터 천단에 서려 있던 서기는 여전히 오색찬연한 빛의 기운으로 가득하고 여의주에서도 신비한 빛이 발생하여 무언가 상서로운 일들이 금세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의주에서 빛나는 빛의 형태만 보아도 좋은 일이 생길지 나쁜 일이 생길지 추측이 가능했다.
아까부터 천단을 뒤덮고 있는 서기는 하늘까지 멀리 뻗쳐 있고, 신명들은 여전히 하늘과 땅으로 오르내리는 모습이 보이고, 무언가의 소임을 맡아서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신인조화를 부리는 신명들의 모습들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신명들의 움직임은 사람의 움직임과 일치했다. 사람이 바쁘면 바쁜 사람을 수행하는 신명도 바쁘게 움직이고 사람이 게으르면 게으른 사람을 수행하는 신명도 함께 게으름을 피웠다. 하늘은 바쁘다 하는데 사람도 게으르고 신명도 함께 게으르니 하늘이 답답할 것이란 생각은 저절로 마음속에서 일어났다.
큰 그릇의 사람에게는 큰 신명이 붙고 작은 그릇의 사람에게는 작은 신명이 붙어서 하늘은 그릇만큼의 일을 사람들에게 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부터 각성할 수 있었다.
하늘에서 들려오는 지존의 보이지 않는 음성이 깨닫게 해 준 각성이었다.
'하늘은 스스로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 사람의 그릇을 통해 그릇만큼의 일을 맡겨 세상을 바꾸고 하늘의 일을 펼친다. 하늘은 사람마다 신명을 붙이고 큰 그릇에는 큰 신명을 작은 그릇에는 작은 신명을 붙여 크고 작은 하늘의 일을 신인조화로써 이룬다. 사람의 그릇만큼 하늘이 채워주고 사람의 그릇대로 하늘이 부리니, 지금은 하늘이 큰 일을 맡을 큰 그릇을 찾는 시대이다.’
'하늘은 급하고 갈 길은 멀건만 사람의 마음은 요지부동이요 게으르니 하늘의 답답한 마음을 어디에 하소연하리오?
이렇게 들려오는 지존의 보이지 않는 음성은 슬프고 처연하게 들릴 때도 있었다.
지존의 목소리와 잠깐 채널링을 하는 사이 눈 앞에 있던 여의신명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무심코 하늘을 보니 환한 기운에 감싸인 신명의 무리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고 그 중에 여의신명도 눈에 띄었다.
하늘에서 나타난 신명의 무리들이 내 앞에 나타났을 때 나는 저절로 천단의 바닥에서 일어나 신명들을 맞이했다. 신명의 무리중에 거룩한 풍채의 신명이 눈에 띄는데 거룩한 신명의 몸에서 발산하는 빛이 달랐다.
나는 거룩한 신명을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예를 갖췄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거룩한 신명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지그시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때 여의신명이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주신의 소원을 풀어 줄 신천지 수호신이오."
나는 이미 맘속으로 예감하고 있던 일이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예를 갖춰 자세를 바로 잡으며 거룩한 신명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때 거룩한 신명의 입에서 거룩한 목소리의 말이 울리는 듯 흘러나왔다.
“그대의 소원이 장차 미래에 다가올 지구의 지상낙원 신천지를 구경하고 싶다고 했던가?"
나는 약간 긴장되는 기분이기는 했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거룩한 신명의 입에서 다시 울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네, 거룩한 신명님. 장차 지구의 미래에 펼쳐질 지상낙원의 모습은 어떠한지 구경하고 싶습니다. 신의 세계에서는 멀고 가까움이 없고 과거와 미래가 없으니 지구의 미래를 구경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네 소원은 이미 이루었다."
나는 거룩한 신명의 말뜻을 몰라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거룩한 신명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대 이름을 백마선이라 했던가?"
“맞습니다. 제 이름을 기억하시나요?"
“천하의 무모한 이름 백마선을 모르랴. 백마선은 또한 나의 주신 천주께서 사랑하는 이름이라….",
"거룩한 신명께서 천주를 보좌한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다. 나의 본래 직분이 천주를 보좌하는 수행신명이다.”
"거룩한 신명께서 천주의 보좌신명이라면, 신천지 수호신명이란 무슨 의민가요? 둘 다 같은 의미의 이름인가요?"
“천주의 보좌신명과 신천지 수호신명은 같은 의미다. 장차 지구에서 펼쳐질 지상낙원 신천지는 천주의 성체(體)이다. 곧 신천지가 천주요 천주가 신천지다. 신천지와 천주의 이름이 둘이 아니라 하나다. 장차 천주는 큰 빛으로 인간세상에 나타나고 고운 영혼들을 불러 모아빛 담금질을 끝내서 1만 2천의 영통군자를 세울 것이다. 1만 2천의 영통군자가 천주의 지체와 같고 1만 2천의 지체로서 지상낙원 신천지를 이룬다. 그래서 신천지는 천주요 천주는 신천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나는 천주의 보좌신명으로서 미래의 신천지를 수호할 사명을 가진다."“그러면 저를 미래
의 시간으로 안내하여 장차 지구에서 펼쳐질 지상낙원 신천지를 보여 주실 수 있습니까?"
“이미 여의신명과 의논을 마친 일이니 네 소원을 이루리라.”
거룩한 신명과 이런 말을 나누고 있을 때, 이제까지 천단에 가득했던 기운과는 다른 새로운 기운이, 거룩한 신명의 무리와 나를 감싸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새 천단의 모습과 이제까지 천단의 주변에 보이던 초목의 모습이 사라지고 처음 보는 세상이 눈 앞에 나타나 펼쳐지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용이나 봉황을 타고 급하게 왕래하는 신명들의 모습이 보이고 땅에서는 태평성대를 누리고 살아가는 백성들의 모습이 보였다.
산천을 뒤덮고 있는 기후는 온화하기 그지없고 녹음방초는 우거져온 세상이 푸르름으로 가득하며 백성들이 살고 있는 마을은 복사꽃으로 덮여 있었다.
이제까지 샤르별을 여행하면서 바라본 선경세상의 모습들이 그 세상에 그림자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여기가 어딘가요? 샤르별의 선경마을은 아닌 것 같은데……. 어찌 보면 낯익은 풍광인 듯도 하고..."
내가 거룩한 신명을 향해 질문한 말이었다.
"백마선이 그렇게 구경하고 싶다던 지구의 미래에 펼쳐지는 지상낙원의 모습이다. 여기가 바로 우주의 실낙원 신천지다.”
거룩한 신명의 대답이었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질문했다.
"여기가 참말 지구 미래의 신천지라구요?"
거룩한 신명은 “그렇다. 지구 미래의 신천지를 네가 보고 있다. 백마선이 그렇게 밟고 싶었던 그 미래의 땅 신천지를 백마선이 지금 밟고 있다."라고 다시 힘주어 강조했다.
나는 감명에 젖은 표정으로 "제가 샤르별을 찾아와 부러운 눈으로만 바라보고 부러운 생각으로만 구경했던 선경세상의 모습이 지구의 미래에 신기루처럼 나타나 펼쳐지고 있을 줄은 상상을 못했습니다.”라고 거룩한 신명을 향해 말했다.
그때 어디선가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신천지는 백마선을 환영한다!"
그 목소리를 듣고 멍하니 서 있자 거룩한 신명이 말했다. 어디선가 많이 듣던 목소리였다.
"천주의 목소리다.”
거룩한 신명이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알려 주었다.
우렁찬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신천지는 나의 몸이요 나의 생명이요 나의 세상이다. 빛 담금질하여 거룩하지 않는 자는 이곳을 밟을 수 없으니 장차 나의 땅 지상낙원에서 살려는 자는 마땅히 빛 말씀으로 거듭나 거룩한 새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것이다.”
우렁찬 목소리가 들릴 때 눈이 부셔 바라볼 수 없는 큰 빛이 눈 앞에 나타나고 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빛 앞에 엎드려 경배를 했다.
엎드린 채 일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있자 빛나는 몸의 손이 나에게 다가와 일으켜 세웠다. 일어나기는 했지만 빛나는 얼굴의 낯을 제대로 바라보기 힘들었다.
빛나는 얼굴의 주인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백마선, 수고 많았다. 네가 지금 신천지를 바라보느냐? 네가 바라보는 이 세상을 장차 내가 이루리라. 신천지는 나의 몸이요 나의 생명이요. 나의 세상이니, 장차 나의 백성들이 나의 세상에서 나와 함께 천년 동안 신선놀음을 즐기고 왕 노릇을 훈련하며 눈물 탄식과 근심 걱정을 잊고 살리라.”
빛나는 얼굴의 주인은 이 말을 마치고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졌다. 빛나는 얼굴의 주인이 천주였다.
거룩한 신명과 함께 따르는 신명의 무리들은 천주가 사라진 곳을 향해 경배를 했다. 나도 거룩한 신명과 신명의 무리들이 하는 대로 빛의 여운이 남아 있는 곳을 향해 경배를 했다.
천주가 남겨두고 간 빛의 여운은 오래오래 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고 머물러 있었다.
"천주의 환영을 받았으니 백마선은 이제부터 신천지의 백성으로 마음껏 구경이 가능하다. 나는 이제부터 천주를 대신하여 신천지에 펼쳐진 세상들을 향해 백마선을 인도하리라.”
천주가 사라진 후 거룩한 신명이 내게 한 말이었다.
신천지 구경을 준비하면서 거룩한 신명이 다시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이제부터 신천지 구경을 떠나려는데 무엇으로 이동하겠느냐? 용을 타겠느냐, 봉황을 타겠느냐? 아니면 네가 타고 갈 신물이 무엇이냐?"그때 나는 샤르별의 도원계곡을 찾아갔을 때 빛의 화신들이 살고 있
는 하늘에서 영마(馬)를 타고 날아다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의 영마를 타고 신천지를 구경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거룩한 신명은 "영마를 타겠다고?"라고 반문했다.
"네!" 하고 나는 굽히지 않고 대답했다.
거룩한 신명은 “역시 백마선다운 발상이로다!" 하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거룩한 신명이 타고 다닐 흑룡이 나타났고 내 앞에는 날개달린 백마가 나타났다. 그리고 함께 대동한 다른 신명들은 봉황을 준비하고 있었다.
흑룡이나 봉황이나 백마는 모두 현실세계에서는 숨겨져 있는 천상계의 영물들이었다. 신명들이 천하를 주유하거나 운행할 때는 반드시 천상계의 영물을 교통수단으로 이용했다.
거룩한 신명은 흑룡의 등에 올라타고 나는 날개 달린 백마의 등에 올라타니 과히 그 위용이 천하에 돋보이는 듯 했다. 그리고 봉황을 탄 보좌신명들이 뒤를 따르니 천하에 거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명들과 함께 신천지의 하늘을 날아가면서 느낀 소감은 말 그대로 감개무량이었다. 현재 반 토막으로 남아 있는 동방국의 미래 모습은 남과 북이 하나로 연결되고, 갈라져 싸우던 백성들은 핏줄의 정을 찾아 하나의 백성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동방 땅끝 모퉁이의 작은 반도였던 국토는 대륙 쪽으로 광활하게 확장되어 지상낙원 신선제국의 위용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었다.
동북으로, 서북으로 길게 뻗어나가 확장된 동방대국의 위용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남과 북 대륙의 십승지에 자리 잡은 선경마을은 천상계의 마을을 옮겨 놓은 듯 했다. 신천지 동방국의 산천은 녹음방초로 덮여 있고 신선들이 살고 있는 선경마을은 복사꽃 물결에 묻혀 무릉도원 그대로였다.
신천지 하늘에는 신명들이 용과 봉황을 타고 날아다니고 아름다운 서기는 하늘과 땅을 덮고 있으며 어디에서도 눈물과 탄식과 한숨으로 얼룩진 백성들의 그늘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샤르별 선경세상에서 바라 본 모습들이 그대로 지구미래의 동방대국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치어다보느니 무릉도원 복사꽃 물결은 꿈이런가 하노라!>
샤르별에서 신선놀음을 즐길 때 부르던 신선타령 한 구절이 저절로 떠오르는 신천지 선경세상의 모습이었다.
<신선~ 선~녀 꽃밭에 놀고 꽃밭에 벌 나비 사랑타령이로다.>
신선타령의 구절처럼 신천지 선경마을에 살고 있는 신선과 선녀들은 복사꽃과 기화요초의 물결이 출렁거리는 꽃밭에서 신선놀음을 즐기고 벌과 나비는 꽃을 찾아 희롱하는 사랑타령이었다. 그야말로 태평성대요 영화 번창한 세상이었다.
샤르별에서 태평성대를 누리며 선경세상에서 살고 있는 신선대중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지구에서도 똑같은 세상이 펼쳐지기를 소원하고 소원했더니 그 꿈이 미래의 현실로 펼쳐질 줄은 상상조차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게 진정 지구의 미래에 펼쳐질 지상낙원 신천지의 모습이란 말입니까?"
신천지의 하늘을 날아가면서 내가 거룩한 신명을 향해 던진 질문이었다.
"신천지의 하늘과 땅을 바라보니 마음에 드느냐?"
거룩한 신명이 웃으며 반문했다.
“제 마음에 꿈꾸던 세상이 보란듯 지구의 미래세상에 펼쳐지고 있으니 말문이 막히는 듯합니다.”
“백마선은 샤르별의 선경세상을 마음에 품었더냐?"
"샤르별에 처음 왔을 때는 감히 샤르별과 지구가 닮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부러움이었으나, 차츰 그 생각이 바뀌었습니다.”"어떻게 바뀌었느냐?"
“지구에도 신선의 혈통이 살아 있고 지금까지 신선의 맥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러한 신선의 맥을 되살리면 지구에서 선경세상이 펼쳐지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한 사람의 생각이 바뀌면 세상도 바뀐다. 우주 삼라만상도 창조주의 생각이다. 창조주의 꿈이 우주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생각은 창조의 근원이다. 그것은 우주의 진리다."
"거룩한 신명님, 우주의 진리를 다시 설명해 주십시오."
"우주의 진리란... 마음에 있으면 다 있고, 마음에 없으면 다 없다. 즉 세상의 모든 현상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 우주의 진리이다. 마음이 사람을 만들고 마음이 세상을 만든다. 네가 말했듯, 네 마음에 샤르별의 선경세상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지구의 미래에도 똑같은 세상이 나타났다. 지구의 지상낙원은 백마선 혼자의 꿈만은 아니다. 많은 영혼들이 꿈꾸던 세상이 지구 미래의 현실로 나타났을 뿐이다. 다만 미래의 꿈은 각성으로 깨어난 자만이 품을 수 있는 우주의 특권이다.”
“좋은 꿈은 누구나 품을 수 있는 평범한 이치가 아닙니까? 좋은 세상을 꿈꾸고 좋은 세상을 꿈꾸고.... 이런 마음은 아무나 품는 것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 평범한 이치가 우주의 특권이라면 시시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마선은 신명의 몸으로 신명스럽지 못한 말을 하는구나. 백마선이 그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지상낙원의 꿈은 어디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느냐? 그냥 저절로 맘속에서 떠오른 생각이냐?"
“거룩한 신명님, 그렇지는 않습니다. 샤르별을 찾아와 온 세상에 펼쳐진 선경세상을 바라보고 지구에서도 똑같은 세상이 펼쳐지는 꿈을 꾸었습니다."
“샤르별의 선경세상을 바라보고 느끼고 깨달은 바가 있어 느끼고 깨달은 바의 세상이 지구에서 펼쳐지기를 소망했다는 말이 아니냐? 샤르별을 찾아오기 전 지구에서는 감히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을 샤르별의 선경세상을 바라보고 난 후 마음에 품었던 꿈이 아니냐?"
"그건 거룩한 신명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그와 같이 스스로 체험하고 느끼고 깨닫게 된 일들이 마음속 소망으로 떠올라서 꿈을 품게 된다. 체험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일은 어떤 꿈도 품을 수 없는 존재들이 인간이기도 하다. 결국 크게 실천하고 크게 깨닫는 자들이 큰 꿈을 품게 되고, 사람들이 품은 큰 꿈으로 인하여 큰 세상이 펼쳐진다. 결국 지구미래의 지상낙원 신천지는 그냥 저절로 다가오는 세상이 아니라, 백마선처럼 그 세상을 꿈꾸는 영혼들이 존재하므로 나타난 세상이다. 어떤 꿈이든 간절하면 이뤄지고 간절함이 미치지 못하면 꿈은 마음에만 있고 현실세계의 모습으로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우주의 진리를 깨달으면 사람들이 평소에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지 마음의 각오를 다잡을 수 있으리라."
“그러면 지금 우리 눈으로 바라보는 우주도 창조주의 간절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현실로 나타난 결과란 말씀이군요?"
"그렇다. 우주도 첨부터 우주가 아니라 창조주의 간절한 염원이 이상이 되어 그 이상을 꿈으로 펼친 것이 현실의 우주이다."
"들에서 자라고 있는 꽃과 열매와 바람소리, 새소리가 모두 창조주가 꿈꾸던 마음속의 이상이 현실로 드러났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다. 나무에 매달린 잎새 하나라도, 하늘에 떠가는 뜬구름 한 조각이라도, 창조주의 맘속에 품었던 이상과 꿈이 아닌 현상은 없다."
"거룩한 신명님의 말씀을 듣고 창조주의 마음은 섬세하고 아기자기하며 사랑이 넘친다는 느낌을 얻게 되었습니다."
“장차 다가오는 지상낙원의 신천지 모습은 더욱 신묘하고 조화가 넘친다. 그러므로 백마선도 장차 큰 세상을 펼치려면 큰 꿈을 품어라. 큰 꿈을 품으려면 더 많은 세상을 체험하고 더 많은 깨달음을 얻으며 더 큰 실천을 하도록 노력하여라. 꿈이 커지면 삶도 커진다. 세상은 꿈만큼 바뀌고 삶은 꿈만큼 이뤄진다. 이는 불변의 우주진리요, 우주진리를 깨닫는 자, 세상을 크게 살리라.”
이런 대화를 나누고 미래 신천지의 하늘을 날아가고 있을 때 점점 꿈에 그리던 세상이 눈 앞에 가까이 다가오며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흑룡을 타고 하늘을 날아가는 거룩한 신명의 위용은 대단했다. 나는 백마를 타고 거룩한 신명의 흑룡과 나란히 미래 신천지의 하늘을 날았다. 뒤를 따르는 보좌신명들은 모두 봉황을 타고 있었다. 흑룡과 백마와 봉황을 탄 신명의 무리들이 미래 신천지의 하늘을 날아갈 때 여기저기 하늘에서 번갯불이 번쩍거렸다.
하늘을 날아가던 거룩한 신명은 이윽고 신명의 무리를 인솔하여 미래 신천지의 땅으로 내려앉았다. 하늘을 날던 신명들이 땅으로 내려왔지만 신천지 백성들은 우리 신명들을 눈치채지 못했다. 아직 빛의 화신에 이르지 못한 신선백성들은 신명들의 모습이 곁으로 다가와도 잘 눈치채지 못했다.
신선백성들이 우리 신명의 무리들을 눈치채지 못하는 관계로 편하고 자유스럽게 운행하면서 선경마을을 살펴보고 신선백성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보면서 정확한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다.
가는 곳마다 신선백성들의 입에서는 이런 찬양이 흘러나왔다. <이 몸이 신선되어 선경에 이르니 세상의 부귀영화 부러울 게 없도다!>
<천지주인 모시고 동방대국 이루니 멸주는 간 곳 없고 태평성대 영원하네.>
선경마을 백성들은 누구도 현실의 세계처럼 힘든 노동에 종사하거나 근심 걱정에 사로잡힌 채 한숨과 눈물로 삶을 허비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내는 일이 없었다. 하루하루가 신선놀음이요 즐거움이며, 신선백성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샤르별의 선경세상에서 보았던 신선대중들의 삶이 지구미래의 신천지 선경마을에서 그대로 전개되고 있었다. 샤르별을 여행하면서 선경세상에서 신선대중들이 날마다 신선놀음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눈물 탄식으로 얼룩진 지구 인류들을 생각하며 하늘이 고르지 못하다고 불만을 갖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생각이 눈 녹듯 사라지고 있었다.
<마음에 있으면 다 있다!>는 우주의 진리처럼 맘속으로만 소망했던 세상이 지구의 미래에 고스란히 펼쳐지고 있었다. 지구 인류들이 현실세계에서 불행을 겪는 것은 사람들의 맘이 잘못된 것이지 하늘이 고르지 못해서가 아니란 사실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맘속의 세상이 지구미래에 그대로 나타나서 놀랬느냐?"
기쁨과 흥분에 들떠 있는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거룩한 신명이 건넨질문이었다.
거룩한 신명의 질문을 받고 나는 좀 장황한 설명으로 대답했다.
"거룩한 신명님! 이건 놀래고 말고 할 일이 아니라, 맘속의 세상이 어찌 이처럼 신기루처럼 나타나 미래의 공간을 채우고 있을 줄을 상상이나 해볼 일이겠습니까? 제가 샤르별을 여행하며 겪었던 무릉도원선경세상에서 겪었던 이모저모의 각성들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지금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샤르별의 선경세상은 이미 제마음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고 맘속에 자리 잡은 세상이 꿈이 되었으며, 그 꿈이 신기루처럼 나타난 세상이 미래 신천지의 모습입니다. 꿈은 곧 현실이라는 우주의 진리, 그 엄청난 깨달음이...”
거룩한 신명은 장황하게 이어지는 설명을 듣다 말고 잘라서 말했다.“그래, 꿈은 현실이다. 그 엄청난 우주의 진리를 깨달았다면 앞으로 백마선은 어찌할 생각이냐?"
"샤르별에 머무는 동안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듣고 더 많은 것들을 깨달아 마음을 넓히고 맘속의 세상을 넓혀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그만큼 맘속에 담은 세상은 커지고 맘속에 담은 세상이 커질수록 마음의 변경도 확대되어 갈 것입니다. 마음의 변경이 커질수록 마음에 그려지는 꿈도 커지고 꿈이 커질수록 세상도 크게 바꿀 것입니다. 제 꿈을 지구 사람들의 맘속에 널리 복사해 주고 싶습니다. 지구 사람들의 맘속에 새로운 세상의 꿈이 그려지면 지구의 미래 모습도 달라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러면 더 밝고 찬란한 미래의 세상이 지구에 펼쳐지리라 확신합니다."라고 나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백마선은 꿈의 현실을 반드시 믿느냐?"
“미래 신천지를 바라보면서 제 믿음은 확고해졌습니다.” “지구의 미래는 네 믿음의 확신대로 이루어지리라.” 거룩한 신명은 이렇게 말하며 격려했다.
이어서 거룩한 신명은 신천지의 좋은 볼거리가 있는 장소로 안내했다.
천제를 지내는 성전이었다.
천제를 집전하는 사제는 아직 인간의 허물을 벗지 않은 모습이었고, 천지주인이라 새겨진 천황의 용포를 입고 머리에는 빛나는 면류관을 쓰고 있었다. 내가 처음에 신천지를 방문했을 때 환영해 주었던 천주는 신명의 모습이고 천제를 올리는 천주의 모습은 인두겁을 쓴 육신이었다. 인두겁을 쓴 천주의 용안은 아직 큰 빛의 거룩한 모습으로 화신하지 못하여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난 육신의 외모로 인해 천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더라.
천주의 모습은 신명으로 있을 때와 육신으로 있을 때가 달랐다. 천주는 아직 육신의 몸을 입고 불로장생하며 고운 영혼들의 빛 담금질에 힘쓰고 마지막 의자의 수를 채우느라 분주했다.
천주의 집전으로 천제를 올리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장막이 드리워져 있는 성전의 제단에는 향불이 타고 있고 삼왕신의 빛이 제단에 임하고 있었으며, 천주는 선녀가 따라 주는 향기로운 술을 삼신위에 올렸다.
이어서 가야금과 거문고 타는 소리가 성전에 울려 퍼지고 아름다운 의상을 갖춰 입은 무희들이 제단 앞으로 나와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의식을 진행하는 무희들의 손에는 촛불이 들려 있고 너울거리는 천을 목에 걸고 얼굴에는 면사포를 썼으며 나비처럼 학처럼 하늘하늘 춤을 추며 신명들을 불러서 흥을 돋우고 있었다.
천제가 거행되는 성전에는 신선서품을 받은 거룩한 백성들로 채워지고 있었고, 거룩한 백성들은 천주가 삼신위를 향해 천제를 올리는 의식에 매료되어 신령한 기운으로 충만해 있었다. 무희들이 제단 앞에서 춤을 출 때 성전의 거룩한 백성들도 따라서 춤을 췄다. 춤과 음악이 절정에 이를 때 하늘에서 내려온 신명의 무리들이 등장하여 천제(天祭)의 잔치를 흠향했다.
신명과 무희와 거룩한 백성들의 호흡은 흥겨움의 절정을 이루고 신인공조의 신선놀음은 그칠 줄을 몰랐다.
천제는 곧 하늘과 땅이 하나 되고 신명과 사람들이 하나 되는 음양합덕의 하늘잔치였고, 세상의 고뇌와 인간의 탈을 벗어버리는 신령한 의식이기도 했다.
천제를 참관하고 거룩한 신명이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의 제사는 짐승을 잡고 떡을 찌고 온갖 음식을 장만하여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차리는 것이 격식이었다. 미래 선경세상의 천제는 사람과 신명들이 함께 어울려서 춤을 추고 신명나게 하늘잔치를 벌이는 것이 바른 격식이다. 하늘의 신명들은 인간들이 먹고 마시는 음식을 즐기지 않는다. 거룩한 신명들은 거룩한 영혼들과 더불어 춤추고 노래하며 신선놀음을 즐긴다. 신명들이 흥이 나면 영혼들도 더불어 신명나고 영혼들이 신명나면 하늘과 땅이 더불어 화합을 이룬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냈으나, 장차 미래에는 하늘의 신명들이 좋아하는 거룩한 의식으로 제사를 지낼 것이다.”
거룩한 신명의 설명을 듣고 내가 질문했다.
"거룩한 신명께서도 다른 신명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은 좋아하지 않으시나요?"
거룩한 신명은 웃으며 대답했다.
“내 이름은 거룩한 신명이다. 그러므로 잡신들이 즐기는 생선의 비린내와 짐승의 피 냄새를 가까이 하지 않는다. 짐승의 혈통과 어울리는 잡신들은 비린내와 피 냄새를 좋아하고 그러한 음식이 있는 곳으로 몰려든다. 거룩한 신명들은 영혼의 향기와 아름다운 파장을 즐긴다. 곧 아름다운 춤과 아름다운 음악과 아름다운 영혼의 향기가 물씬거리는 잔치에는 거룩한 신명들이 빠지지 않고 참여하여 흥을 돋운다. 백마선은 비린내와 피 냄새가 좋으냐?"
"거룩한 신명님, 전혀 아닙니다. 제 식성도 본래부터 비린내와 피 냄새 나는 음식을 즐기지 않습니다."
"거룩한 영혼들은 본래부터 비린내 나고 피 냄새 나는 음식을 즐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장차 육신의 허물을 벗고 거룩한 영혼으로 다시 부활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식성을 바꾸어야 한다. 먹는 음식이 피가 되고 피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몸을 바꾸기 전에 거룩한 영혼으로 부활할 수 없고 음식을 바꾸기 전에 몸을 바꿀 수 없다. 신천지에서 거룩한 백성으로 살고 있는 영혼들은 누구나 거룩한 음식으로 몸을 바꾼 사람들이다."
거룩한 신명의 설명을 들으면서 문득 어릴 때 집안에서 어른들이 조상의 제삿날에 제사 음식을 장만하여 제사를 지내던 일이 생각났다. 제사를 지내는 날에는 집 안에서 기르던 돼지와 닭을 잡고 심지어는 소를 잡아서 피로 얼룩진 제사상을 차리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에 떠오르며 스쳐가고 있었다.
어릴 때는 그런 일들이 당연하고 조상대대로 이어오던 자랑스런 관습이라고 생각했다. 궁핍하고 어려운 생활형편 때문에 제사상을 제대로 올리지 못해 조상에게 불효한 것처럼 생각되어 마음 아파했던 기억도 떠올랐다.
그런데 거룩한 신명은 오히려 피비린내 나는 제사상은 짐승의 혈통을 이어받은 멸주들의 격식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조상대대로 물려온 관습이 모두 옳은 것만 아니란 사실을 각성할 수 있었다. 사람도 장차거룩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룩한 식사법을 실천해야 하고, 신명들을 잘 모시기 위해서도 음식보다 거룩한 의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천주가 거룩한 의식으로 천제를 집전할 때 성전의 공중에는 하늘의 신명들이 구름 떼처럼 임하여 사람들과 더불어 향기로운 제사를 즐기고 있었다. 신명들이 즐기는 제사는 춤과 노래였고 향기로운 술이었다.
신명들은 너울거리는 날개옷을 입고 학처럼 나비처럼 춤을 추었고, 공중을 날기도 하고 땅에 내려앉기도 하며 무아지경에 함몰되며 하늘잔치를 즐기고 있었다.
신명의 기운들이 사람에게도 전이되어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신명의 기운에 동한 거룩한 백성들도 신명들과 더불어 무아지경의 삼매경에 함몰되고 있었다.
무희들의 춤은 신들린 듯 공중에 떠서 하늘거렸고 성전 안에는 상서로운 향기로 가득했으며 천주의 몸에서는 밝은 빛이 발산했다. 삼신위의 기운도 성전에 충만하여 천제의 거룩한 의식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천주가 집전하는 천제를 구경하고 그 의미에 대해서 거룩한 신명과 소감을 주고받았다.
"거룩한 신명님, 천주께서 집전하는 천제를 바라보며 거룩하고 아름다운 의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름다운 음악과 신명나는 춤과 신명들과 어울려 흥겨운 하늘잔치가 벌어지는 장면을 보면서 하늘과 땅이 제대로 만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명들을 부르는 거룩한 의식을 목격하며 피 냄새와 비린내가 풍기는 제사상이 잘못된 전통과 관습이었단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후천의 미래에는 하늘이 싫어하는 잔치가 벌어지지 않고 하늘이 좋아하는 잔치가 벌어지며 그릇된 전통과 관습이 바뀌어 올바른 제도가 바로 설 것이란 느낌을 얻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백마선은 이제 하늘이 좋아하는 의식과 싫어하는 의식을 바로 깨달았을 것이다. 사람들의 속성은 하늘이 좋아하는 기준으로 하늘을 섬기지 않고 사람 스스로의 입맛에 맞춰 하늘을 섬기는 버릇이 있지. 사람의 기분과 입맛대로 하늘을 섬기는 일이 잘못된 전통이요 낡은 습관이다. 새 시대가 다가오면 낡은 관습과 제도는 바뀌어야 할 것이다. 미래는 신천지의 시대이며 후천의 시대이다. 미래의 신천지에도 옛 사람의 낡은 관습과 습관이 지속된다면 새롭게 펼쳐지는 후천시대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지구의 미래에 나타나는 천주는 선천의 주인이 아니라 후천의 주인이다. 그러므로 천주는 선천의 낡은 제도로서 후천을 다스리지 않고 새로 짠 제도로 다스리는 큰 빛이다. 신천지는 새로짠 제도의 지상낙원이다. 낡은 제도와 관습으로 살아가던 선천시대에는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이 마를 날이 없고 사람들의 입에서 한숨 소리가 그치지 않았으며 사람들의 가슴마다 근심 걱정이 떠날 날이 없었지만, 천주가 다스리는 후천시대는 새로 짠 제도와 질서 속에서 사람들의 눈물과 한숨과 근심 걱정이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그래서 후천의 신천지를 지상낙원이며 선경세상이라고 부른다.”
거룩한 신명은 이런 말을 마치고 다시 신천지의 십승지와 선경마을을 찾아다니며 구경을 시작했다. 거룩한 신명은 흑룡을 타고 나는 백마를 타고 보좌하는 신명들은 봉황을 타고 신천지의 하늘을 날며 동북과 서북으로 확장된 미래 신천지의 동방대국을 두루두루 살폈다.
신천지의 이름은 옛 반도의 나라인 동방국의 이름이었다. 선천시대에는 동방 땅끝 모퉁이의 작은 반도에 불과했던 동방국이 미래의 후천에는 대륙으로 뻗어나가 확장된 대국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곧 동방대국 지상낙원의 모습이 미래의 신천지였다.
옛 동방국의 이름은 남북으로 갈라져 두 동강 났던 작은 소국, 남쪽은 고립된 섬이나 마찬가지였다. 고립된 섬에서 큰 빛이 나타나고 이긴자의 이름을 얻게 된 삼위일체신이 후인 천주의 이름이었다.
삼신일체의 큰 빛이 고운 영혼들을 불러 모아 빛 담금질로 영통자 1만 2천을 세운 후 신천지를 펼친 지상낙원이 동방대국의 선경세상이었다.
동방대국 선경세상은 아직 불로불사 빛의 화신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아니었다. 큰 빛의 빛 담금질을 마친 신선대중들이 옛 사람을 벗고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영적성장의 단계에서 의통을 실천하는 세상이 동방대국 선경세상의 모습이었다.
후천의 하늘에는 용과 봉황을 탄 신명들이 날아다니고 사람들은 신명들과 어울리며 신인조화로 신천지의 하늘세상을 펼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거룩한 신명을 따라 신천지의 도읍을 찾아가니 그곳엔 임시조화정부가 설치되어 있었다. 임시조화정부의 수장은 천주였고 삼신위를 모시고 있었다. 신천지 임시조화정부에서는 삼신위를 천황(天皇), 옥황(玉皇), 자황(慈皇)이란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 삼신위 앞에는 항상금촛대의 불이 켜져 있고 불꽃의 상태에 따라 미래의 일들을 암시해 준다고 했다.
신천지 임시조화정부는 곧 후천개벽 후에 펼쳐지는 지상낙원 선경세상의 심장부와 같은 역할이었다.
거룩한 신명이 신천지 임시조화정부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조화정부는 장차 후천시대의 대우주 질서를 다스리는 통치기관이다. 후천의 조화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임시조화정부가 세워져서 천년의 신천지를 다스린다. 임시조화정부는 천주가 천 년 동안 실권을 맡아 1만 2천의 영통자와 더불어 선천의 권력을 위임 받은 후 후천의 새틀을 짜서 14만 4천의 왕들을 훈련시킨다. 14만 4천의 왕을 천 년 동안 훈련시켜 대우주 삼천대천세상의 제후신으로 삼을 것이다. 곧 1만2천의 영통자는 후천의 새 틀을 짜는 기둥이요, 14만 4천의 왕은 후천삼천대천세상의 지방신들이다. 곧 후천의 나라들은 훈련된 왕들에 의해 다스려지고 선천에서 벌어지던 질서의 어긋남을 다시 구경하지 못할 것이다. 임시조화정부는 영통자와 미래의 왕들과 하늘 백성들을 양성하는 산실이다.”
다시 동방대국 신천지의 변방인 국경으로 이동하니 각국의 왕과 부자와 권력자들이 수레마다 재화를 가득 싣고 분주하게 넘어오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훈련된 군사처럼 보이는 건장한 일군들이 많은 행렬을 지어서 동방대국의 변경을 넘어오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한 모습들에 대하여 거룩한 신명이 설명해 주었다.
“지구미래의 신천지는 하늘에서 저절로 내려와 펼쳐지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과 신명들이 힘을 모아 신인조화로써 펼쳐가는 세상이다. 그래서 지상낙원 선경세상을 새롭게 건설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화가 필요하고 일군이 필요하다. 이러한 재화와 일군들은 세상의 왕과 부자와 권력을 가진 자들이 하늘의 뜻에 부응하여 자진해서 천주를 찾아와 헌납한다. 천주를 알아보지 못한 세상의 왕과 부자와 권력자들은 아직도 천주를 향해 비난하고 신천지 건설을 조롱하고 있으나 머지않아 세상의 종말이 임박하여 목숨의 부지가 어려울 때 찾아와서 살려 달라고 애원할 것이다. 그때는 이미 신천지 건설이 끝나고 태산 같은 재화를 싣고 와도 쓸 곳이 없으며, 신천지의 성문이 굳게 닫혀 문을 두드려도 열리지 않으리라. 세상은 이미 재난이 시작되니 높은 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며 땅 속에서 끓는 불이 치솟아 세상을 삼키고 바닷물은 넘쳐 천하를 삼키리라. 많은 도시들은 갈라진 땅 속에 묻히고 하늘의 분노가 살아 있는 자들의 마음을 두렵게 하리라. 신천지 성 밖은 진멸지경에 처하여 위태로운 상황이나 신천지 건설에 힘을 보탠 성 안의 백성들은 털끝 하나 상함 없이 태평성대를 누리고, 큰 빛의 날개 아래서 암탉의 보호를 받는 병아리들처럼 안전하리라. 그러므로 천주의 세상에서 빛 담금질로 새 옷을 입은 고운 영혼들과 말씀으로 거듭난 영혼들과 신천지 건설에 힘을 쏟은 일군들과 신선서품을 받아 신선의 명부에 기록된 신선백성들이 모두 신명들의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리라. 지구의 말세가 임박하여 지구의 사방을 붙들던 신명들이 손을 놓는 날, 지구의 운명은 한 순간 풍비박산이 되어 무너지리니, 마지막 피난처가 큰 빛의 날개 아래요 마지막 방주가 지상낙원 신천지라."
나는 거룩한 신명의 설명을 듣고 맘속으로 깊은 시름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다. 지구가 진멸지경에 처했을 때 과연 나와 나의 사랑하는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바뀌고 있을지 궁금하여 견딜 수 없었다.
내 맘을 알고 거룩한 신명이 이렇게 말했다.
“백마선은 백마선의 미래에 대하여 궁금해 하지 말라. 네 육신이 미래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지금 구경할 수 있다."
이 말을 듣고 거룩한 신명을 따라가니 나의 육신이 미래의 신천지에서 활동하는 모습들이 드러났다. 나의 곁에는 마지막 동반자 샤르비네의 분신과 저처의 분신과 추부스의 분신들이 신선서품을 받은 선구자들을 이끌고 꿈꾸었던 선경마을에서 화목하게 태평성대를 누리는 모습들이 보였다.
나의 동반자들이 함께 모여 사는 선경마을은 이름난 십승지였고, 그곳에 모여 사는 신선과 선녀의 숫자는 구름 떼와 같았다. 십승지 선경마을에 모여 사는 신선과 선녀들은 그 화목한 이름이 하늘에 알려져있고, 녹음방초와 복사꽃 물결에 덮여 있는 선경마을은 천상계의 정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모습인 듯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운 선경마을을 바라보면서 거룩한 신명이 내게 물었다. “백마선, 그대와 그대의 동반자들이 함께 이끌어가는 미래 신천지의 선경마을이 아름다운가?"
나는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아름답고 보기에 좋습니다. 샤르별을 찾아와 무릉도원 선경세상을 구경하면서 제 마음속에 품어왔던 세상이 지구 미래의 신천지에 펼쳐지고 있다니 꿈만 같고 기분이 좋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십승지 선경마을에서 신선과 선녀들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어떻게 느껴지느냐?"
“태평성대를 누리고 신선놀음을 즐기는 모습들이 보기에 좋습니다.”"그러나 신천지는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잘 알고 있습니다. 큰 빛으로 빛 담금질을 받은 고운 영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구고 가꾼 세상이 신천지 지상낙원이라고 거룩한 신명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다. 신천지는 곧 천주의 몸이요 큰 빛의 날개이며 지구환란의 날에 방주이기도 하다. 세상은 천주를 영접하지 않았지만 천주는 세상을 버리지 않았다. 그 사랑의 정표가 지상낙원 신천지요 빛 담금질이요 의통이며, 빛 담금질과 의통의 은혜를 입은 고운 영혼들은 누구나 지구가 쪼개지는 환란의 날에도 털 끝 하나 상함이 없이 큰 빛의 날개 아래서 평안하리라."
“그러면 지금 제가 바라보는 신천지의 모습은 지구 환란이 끝난 후의 모습입니까? 아니면 장차 다가올 환란을 기다려야 합니까?"
“마지막 환란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 환란의 먹구름은 이미 지구를 뒤덮었다."
"처음 환란의 징조에 대해서 알려 주십시오."
"하늘이 병들고 땅이 병들고 물이 병들면 처음 환란의 단서가 된다. 이는 인류 진멸의 술책을 짜는 멸주들의 숨은 계략이요, 하늘이 병들었으니 호흡하는 기운이 독이요. 땅이 병들었으니 땅에서 얻은 소출들이 독이요, 물이 병들었으니 마시는 물이 모두 생명을 살상하는 독극물이 되었다. 바야흐로 사람들은 살기 위해 먹고 마시고 호흡하지만, 먹고 마시고 호흡하면서 병들고 죽어가는 신세를 못 면하는 것이다. 이제 땅의 소생은 진멸지경의 위기를 맞이했고, 진멸지경의 위기가 처음 찾아온 환란이다. 사람들은 창세 이후 들어보고 겪어보지도 못한 질환을 겪으며 속수무책으로 목숨이 시들어가며, 서 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누웠다 병들면 다시 소생하지 못하더라. 처음 환란을 견딘 목숨들이 한숨을 돌리기 전, 지구에는 다시 두 번째 환란이 시작되더라."
“거룩한 신명님, 두 번째 환란의 징조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두 번째 환란으로는 기후가 사나워지고 땅의 소출이 없어지며 식량의 기근으로 사람이 사람의 고기를 마다하지 않고 먹더라. 사람의 마음이 사나워지면 필시 불원간 불어닥칠 천재지변의 예고이니, 무서운 천재지변의 위력은 창세후에 처음이더라."
"거룩한 신명님, 무서운 천재지변의 징조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큰 비가 쏟아지기를 하늘의 궁창이 뚫린 듯, 한 달 두 달이 지나도 멈추지 않는 비는 바다를 넘치게 하며, 큰 바람이 불어 큰 나무와 도시의 집들을 쓰러뜨리며, 산이 무너지고 땅이 흔들리기를 멈추지 않더라. 두 번째 환란을 견딘 자들이 세 번째 환란을 기다리더라."
"거룩한 신명님, 세 번째 환란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땅이 갈라져 숨겨둔 불이 끓어 넘치고 높은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넘치며 비로소 하늘의 분노가 멈출 줄을 모르더라. 세 번째 환란을 견디는 자가 복이 있어 신천지의 영원한 백성으로 살아가리라."
"그러면 지금 신천지의 모습은 첫 번째 지구 환란이 끝나지 않은 세상입니까?"
"지금은 두 번째 환란을 기다리는 시기이며 첫 번째 환란의 먹구름이 아직 지구를 덮고 있는 시절이다. 아직도 세상 사람들은 세상의 환락을 즐기며 내일 지구가 망한다 해도 믿지 않고 권력과 재물의 힘만 믿고 경거망동하며 하늘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더라. 지혜로운 영혼들이 하늘의 소리를 알아듣고 천주를 찾아와 큰 빛의 날개 아래 머물기를 간청하니, 그들이 싣고 온 재화와 인력으로 신천지 지상낙원을 건설 하니라."
"거룩한 신명님, 세상 사람들이 무엇으로 천주를 알아보고 영접하며 재화와 인력을 싣고 와 신천지 지상낙원을 건설합니까?"
“의통이니, 의통 앞에 왕이라도 무릎을 꿇고 살려 달라고 애원하느니라. 의통이 아니면 일어나지 못할 큰 병 앞에서 왕의 권력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부자의 재물이 무슨 소용이며, 권력자의 세도가 무슨 소용이겠느냐? 천주의 의통은 세상의 고치지 못할 병이 없으니 곧 죽을 자가 살게 되고 일어나지 못할 자가 일어나는 의통이라. 의통의 힘으로 천하의 왕과 부자와 권력자를 굴복시키니 이는 하늘이 숨겨둔 마지막 비결이라. 천주는 신천지의 주인이니 신천지의 주인을 위해 숨겨둔 비책이 의통이니라.”
"그러면 천주는 신천지의 주인이며 세상의 왕이십니까?"
"천주는 세상의 왕으로 왔지만 세상은 아직 왕으로 영접하지 않더라. 비웃고 조롱하는 무리들은 아직도 여전히 비웃고 조롱하며, 헐뜯고 모함하는 자들은 아직도 여전히 헐뜯고 모함하더라. 세상의 모든 종자마다 씨앗이 있고 모든 종자는 씨앗대로 열매를 맺느니, 사람도 이와 다르지 않느니라. 하늘의 씨앗은 하늘의 말을 알아듣고 짐승의 씨앗은 짐승의 말을 알아듣나니, 천주는 하늘의 씨앗이 아니라도 깨닫게 하여 환란에서 살아남기를 소망하니라. 천주의 무아사랑을 세상이 몰라주니 애석할 따름이라."
“천주는 하늘의 씨앗들만 환란에서 살아남기를 소망하지 않고 비록 짐승의 씨앗이라도 바르게 깨달아 진멸지경의 환란을 피하기를 소망한다는 말씀이군요?"
"천주는 자신을 헐뜯고 조롱했던 원수의 씨앗들까지도 사랑하여, 그들이 바르게 깨닫고 뉘우쳐 환란을 견디고 신천지 지상낙원의 백성으로 살기를 소망하니라. 이는 하늘의 큰 그릇이 아니면 가질 수 없는 마음이니, 하늘과 땅의 존재들은 그릇의 크기만큼 실천하니라. 하늘의 큰 그릇이 아니라면 천주는 천주로서 신천지의 주인이 되지 못했으리라.”
“미래 신천지의 모습이 드러날 때까지 천주의 삶이 순탄치 않았다는 말씀이군요?"
“천주는 세상의 큰 빛으로 출현했지만 세상은 영접하지 아니했고, 인간으로서 겪을 수 없는 굴욕과 시련과 아픔을 겪었느니라. 그는 곧 지구의 동방 땅끝 모퉁이에서 나타날 이긴자니, 세상을 이기고 자신을 이긴 승리자의 표상이라. 승리자의 길에는 험난한 가시밭길과 가파른 역정의 고개들과 거친 파도의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고난의 행군을 목숨 걸고 마치었느니라. 그래서 승리자의 이름이 귀하고 그 승리의 이름으로 인하여 건설한 후천지상낙원의 신천지가 명예롭다 할 것이다. 신천지는 천주의 몸이요 훈장이며 승리의 면류관이니, 장차 신천지 지상낙원의 백성들은 영원히 천주의 높은 공로를 잊지 못하고 칭송할 것이다. 미래 신천지의 지상낙원에서 백성으로 살아가는 영혼들이 창세이후 세상을 찾아온 모든 영혼들 중에서 으뜸으로 복 받은 영혼이란 사실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다행히도 미래의 제 육신이 신천지 선경마을에서 사랑하는 영혼들과 어울려 태평성대를 누리고 신선놀음을 즐기며 사는 모습이 큰 광영이라고 생각됩니다.”
“백마선은 복 받은 영혼이니, 큰 복 중에서도 사람의 복과 신명들의 복이 크니라. 백마선의 곁에는 항상 좋은 동반자들이 따랐고 큰 신명들이 함께 했으며, 신인조화로서 동반자들과 함께 거룩한 선업을 펼쳐 명예로운 이름을 얻었느니라. 미래의 백마선은 지금의 백마선이 아니니, 그 명예로운 이름의 공로는 헌신적인 사랑을 베푼 동반자들과 함께 누릴 것이라.”
"지금 십승지 선경마을에서 살고 있는 제 육신의 신분은 무엇입니까?"
“모든 높은 이름의 직분은 사양하고 하늘머슴의 이름으로 살아가니, 하늘의 역마살이 붙어 있는 백마선의 거침없는 기질에 잘 어울리는 이름일 것이다. 선경마을의 이것저것 궂은일은 다 맡아 보살피면서도 자유분방한 기질로 선녀들의 치마폭에 묻혀서 신선놀음이나 즐기고 살아가는 백마선의 이름은 미래의 신천지에 널리 퍼져 초목들도 외울 만큼 유명하단다. 어떠냐? 미래의 네 이름이 맘에 드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늘머슴이라면 직분 없는 이름이니 맘에 들고 홀가분합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어떤 자리에 얽매이거나 몸이 얽매이는 자리는 원하는 성격이 아닙니다. 천하를 주유하며 좋은 벗들과 신선놀음이나 즐기고 거칠 것 없이 사는 것이 변하지 않는 제 성격입니다. 다행히 미래에도 직분 없는 몸으로 자유롭게 사는 제 모습이 너무 다행이고 맘에 듭니다.”
“그러나 하늘은 백마선의 공로를 알고 있다."
“제 공로가 무엇입니까? 지금 저는 샤르별에서 온갖 세상을 구경하고 할 일 없이 지내는데 그러한 일들이 하늘로부터 칭찬 얻을 공로가 됩니까?"
"네 마음이 세상을 바꾸었다. 선경세상을 구경하고 천상계를 구경하고 감춰진 하늘과 다차원의 하늘을 구경하면서 네 맘속에 품은 생각들이 지구를 바꾼 계기가 되었다. 네 맘속의 생각을 지구 인류들에게 전해 주었고 그 생각이 지구 인류의 행동을 바꾸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백마선은 맘속에 품은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며, 지구 인류들에게 사람의 이름 대신 신선의 이름을 알려 주고 신선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전해 주었다. 그래서 미래의 인류들은 결국 스스로를 신선이란 이름으로 살게 되었고, 사람 대신 신선들이 살아가는 신천지에 지상낙원 선경세상의 모습이 드러났다. 백마선은 곧 하늘이 준비한 천주의 그릇이었고, 천주에게 쓰임 받을 그릇들이 세상 곳곳에 숨겨 있어 신천지 선경세상을 건설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세상에는 이미 천주에게 쓰임 받을 그릇들이 곳곳에 준비되어 있고, 천주는 그러한 그릇들을 필요할 때 찾아서 하늘의 큰 일을 펼치신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다. 백마선을 비롯해서 천주에게 쓰임 받을 그릇들이 세상 곳곳마다 숨겨져 있고, 천주는 그러한 그릇을 찾아 후천의 신천지 사업을 펼친다."
“제 이름도 천주에게 쓰임 받을 그릇 중에 하나라니 영광스럽습니다. 더구나 신천지의 선경마을에서 제 사랑하는 동반자들과 구름 떼같은 신선백성들을 거느리면서, 태평성대를 누리고 신선놀음을 즐기며 살아가는 미래의 제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보기 좋은 제 미래의 모습을 보여 주셔서 거룩한 신명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는 천주의 분신으로서 백마선의 이름을 사랑한다. 장차 지구로 돌아가더라도 네가 바라본 지금 미래의 순간까지 땅에서 열심히 신선사업을 펼치고 더 많은 지구 인류들이 마지막 대재앙과 환란을 피하여 신천지의 방주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라. 하늘은 하늘이 정한 영혼들의 곁에 천군천사의 신명을 붙여 보호하고 신인조화로서 하늘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지금 이 미래의 순간을 잘 기억에 담아 두고 앞으로 실천할 일들을 잘 설계하여라. 장차 지구에 말법시대가 다가오면 허구의 입들이 난립할 것이다. 허구의 입들은 거짓으로 자신을 포장하여 하느님 행세를 하고 구세주 사칭을 하며 영혼들을 울릴 것이다. 겉으로는 화려하나 속에는 추악함이 가득하니 화려한 외양 앞에 현혹되지 말라. 진실은 항상 겸손하고 자기를 낮추며 꾸밈이 없으니 물이 흘러가는 이치를 보면 우주의 순리를 깨닫게 되리라. 네가 장차 하늘로부터 쓰임을 받고자 하면 허구의 입들에 속지 말고 스스로 겸손하며 스스로 낮추어라. 높임을 받고자 하면 낮아지고 자기를 내세우면 세상이 떠나리라. 정법으로 차분하게 세상을 통찰하면 길이 보이리라. 나는 천주의 분신이니 백마선의 영혼을 사랑하는 심정으로 하늘의 의중을 전하노라."
"거룩한 신명님, 세상에서 낮고 낮은 자를 보십시오. 제게 내세울 것이 무엇이기에 남들에게 교만할 수 있으며 제가 가진 것이 무엇이기에 세상에서 높고자 하겠습니까? 잘남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를 보십시오. 하늘이 떠나면 제 삶은 빈껍데기일 뿐입니다."
"백마선, 네 안에 진정 하늘이 가득하느냐?"
“다른 것은 제 안에 채워지는 것이 없습니다. 말법시대 허구의 말들과 위선의 가르침과 바람 같은 명예와 모래성 같은 권력의 허상들은 제 안에 채워 놓을 명분이 없습니다. 빈속이 허전하여 하늘을 채우고 우주를 채우니 그것 만으로 든든하여 세상을 더 얻고자 함이 없습니다."
"하늘은 네 마음을 샀다. 하늘은 하늘을 채울 그릇을 찾으나 이미 다른 것으로 채워진 그릇에 하늘이 담기지는 않는다. 하늘은 하늘을 채울 그릇을 찾는다. 세상에는 하늘을 채우고 살아가는 욕심 없는 영혼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으니, 그들이 장차 천주를 도와 후천 지상낙원의 신천지를 건설하는 기둥이 될 것이다."
“지구의 곳곳에 하늘을 채운 그릇들이 숨겨져 있고 이들이 천주를 도와 후천 지상낙원의 신천지를 건설하는 주도적 역할을 발휘한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다. 천주는 천상계의 별이요 땅에서는 후천 신천지의 주인이다. 그 이름을 큰 빛이라 하고 큰 빛을 돕는 하늘의 그릇들은 이미 하늘이 준비해 두고 마지막 그 때를 기다린다. 인간의 일도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듯, 하늘은 더욱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백마선의 그릇도 하늘이 준비한 그릇이니 그 이름을 함부로 살지 못하리라."
"아무튼 천주께서 인두겁을 쓰고 세상을 찾아와 고군분투하며 하늘사업을 펼칠 때 숨어서 도와주는 일군들이 있다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멸주들의 역사는 소란스럽고 요란하지만 하늘의 역사는 얼음 밑에 물이 흐르듯 드러나지 않으며 조용하다. 하지만 결국 동토의 땅에 봄이 오듯, 아무리 춥고 혹독한 계절도 하늘의 이치대로 찾아오는 봄을 막지는 못하리라. 지구의 미래는 어둡고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하겠지만, 큰 빛의 온화한 기운은 승리의 새봄을 맞이하게 하리라. 하늘은 백마선의 수고를 안다. 숨어서 하늘을 돕고 하늘 일을 펼치는 숨은 일군들의 공로를 신천지의 주인이 기억할 것이다."
천주의 분신이며 신천지의 수호신이라고 하는 거룩한 신명은 다시 나를 데리고 동방대국의 신천지를 유람시켰다. 거룩한 신명은 흑룡을 타고 나는 백마를 타고 뒤에는 봉황을 탄 많은 신명들이 따랐다.
우리 신명의 무리는 빛의 속도로 움직였고, 동방대국이 북방의 대륙까지 뻗어 있는 광활한 영토였지만, 이곳저곳 둘러보는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였다.
신천지 동방대국은 말 그대로 지상낙원이요 무릉도원이며 선경세상이었다.
녹음방초가 우거진 신천지의 선경마을들은 모두 복사꽃 물결로 덮여있고, 선천에서 보았던 산과 물과 자연은 새롭게 바뀐 지 오래였다. 자연이 변하고 기후가 변하고 백성들의 삶과 민심이 변한 세상이 후천의 지상낙원이요 선경의 모습이었다.
<이 몸이 신선되어 선경에 이르니 세상의 부귀영화 다 부질없도다.>이런 노래구절이 다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맘속으로만 꿈꾸고 바라던 세상이 미래의 후천세상에서 펼쳐지고 있다니 하늘과 땅을 우러러 지구를 보살피고 인명을 보살펴 준 신명들께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신천지의 백성들은 선천세상에서 겪었던 눈물과 탄식과 근심 걱정을 다 잊고 살고 있었지만, 아직 불로불사 빛의 화신으로 살지는 못했고, 그 과정을 위해 열심히 큰 빛의 빛 담금질 수련에 참여하고 있었다.
신천지의 스승들은 1만 2천 영통자들이었고, 영통자들은 이미 큰 빛의 빛 담금질을 받아서 스스로 하늘과 땅의 이치를 통달하여 선천의 어긋난 질서를 바로 세워 후천의 새판을 짜는 주역들로 활동하고 있었다.
즉 후천의 신천지는 1만 2천의 영통자들에 의해 모든 질서와 제도를 새롭게 짜서 어긋남이 없도록 새판을 짠 세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1만 2천의 영통자들이 후천의 새판을 짠 내용에 대해서 거룩한 신명은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선천의 세상에서는 하늘과 땅의 이치가 순리에서 벗어나고 자연계의 이치가 약육강식의 질서로 어긋나 있으며 사람 사는 이치가 생로병사의 악순환으로 편성되어 하늘에 사무치는 한을 쌓은 것이 천지개벽의 단서를 자초했다. 이제 새판을 짠 후천에서는 약육강식의 어긋난 질서와 생로병사의 악순환이 사라져 억울함과 분함과 눈물 탄식이 사라진 태평성대의 삶을 새 하늘과 새 땅에서 펼치게 될 것이다."
신천지 지상낙원에서는 14만 4천의 왕을 훈련하고 있었으며, 그 내용을 거룩한 신명이 설명해 주었다.
“새판으로 짜진 후천시대에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려 선천의 나라와 왕들이 사라질 것이다. 새로운 나라들과 새로운 왕들이 새판의 신천지를 다스리리니 14만 4천의 왕을 천 년 동안 훈련시켜 새로운 나라의 왕들을 삼으리라.”
신천지 지상낙원에는 흰옷 입은 신선백성들이 살고 있었으며 이들의 얼굴에는 이미 눈물과 탄식과 한숨이 사라진지 오래더라.
흰옷 입은 신선백성들의 숫자는 선경마을마다 구름 떼처럼 넘치니 이들이 모두 큰 빛의 빛 담금질로 구습의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난 고운 영들이더라.
흰옷 입은 신선백성들은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새판의 신천지에서 새로 세워지는 거룩한 나라의 백성으로 살게 되고, 그 백성들은 선천세상처럼 다시 약육강식과 생노병사의 악순환을 겪지 않고 한을 쌓는 일이 없더라.
흰옷 입은 신선백성들의 정체가 누구인가?
그 궁금증을 천주의 분신인 거룩한 신명이 설명해
주었다.
“천주의 큰 빛으로 빛 담금질을 받아 의통으로 새 몸을 입은 영들이니, 의통으로 새 몸을 입지 않은 영들은 누구도 신천지의 백성으로 살아가지 못하니라. 멸주의 달콤한 유혹을 끝까지 거부한 자와 천주를 영접한 자와 의통으로 새 몸을 입은 자와 하늘의 말씀으로 거듭난 영들이 흰옷 입은 신선백성으로 살아 가니라. 다만 천주를 섬기던 자들이라도 모두 흰옷 입은 신선백성으로 살아가지 못하리니, 그들은 곁에서 천주에게 충성을 다하지 아니했고 하늘의 일을 방해하거나 천주의 무거운 수레를 함께 끌어주지 아니한 악령들이라. 그들은 이름만 천주의 제자였고 멸주와 결탁하여 천주의 이름을 망령되이 섬겼으니 그저주의 허물을 무엇으로도 씻지 못하리라."
거룩한 신명과 함께 지구 미래의 신천지를 주유하다가 멀리서 들려오는 슬픈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 울음소리는 동방대국 신천지의 변방멀리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땅이 꺼질 것 같은 한숨과 탄식과 회한이 섞인 구슬픈 울음소리들이 변방의 어두운 세상으로부터 바람에 실려 오고 있었다.
그 구슬픈 울음소리의 정체에 대해 거룩한 신명이 설명해 주었다.
"선천에서 천주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천주를 모시던 제자들이 한에 사무쳐 울부짖는 소리들이다. 그들은 겉으로는 천주를 모시고 속으로 멸주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온갖 악한 술책으로 하늘의 일을 방해하던 자들이다. 선천에서는 그들이 천주의 이름으로 스승노릇을 하고 호위호식하거나 거짓으로 수하를 속여 재물을 편취하였으니 후천에서 그 죄상이 드러나 어두운 곳으로 쫓겨 가게 되었느니라. 늦게 후회하고 탄식하며 용서를 빌지만 이미 엎어진 물을 다시 주워담지 못하리라. 후천 지상낙원에서는 먼저 된 자들이 영화를 누리지 않고 오히려 나중 된 자들이 거룩한 이름을 얻어 신선백성으로 살아가리라. 곧 끝까지 참는 자요, 충성한 자요, 멸주의 농락을 견딘 자들이니, 그들의 입에서는 하늘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지 않고 천주를 영접하여 배반하지 아니한 자들이 장차 흰옷 입은 신선백성으로 살아가리라. 곧 고운 영혼 빛의 무리들이니 큰 빛의 날개 아래서 세세영원토록 광영을 누리리라."
천주의 분신인 거룩한 신명은 나를 데리고 다시 미래 신천지의 도읍으로 향했다. 지상낙원 선경세상이라고 부르는 신천지의 도읍에는 천주 큰 빛의 날개가 형상화 된 성전이 만들어져 있고, 천주는 성전에 머무르며 날마다 빛 무리 신선백성들을 향해 빛 말씀으로 강론을 펼치고 있었다.
빛 말씀으로 정함을 얻은 고운 영혼들이 날마다 신천지의 백성으로 거듭나며 천 년 동안 완전한 빛 담금질을 마친 후 생로병사의 고통이 따르지 않는 후천 지상낙원 시대를 준비하더라.
천주가 빛 무리 신선백성들에게 펼치는 강론을 들어보니 그 내용은 이러했다.
“끝까지 하늘의 의리를 지키며 멸주의 농락에 빠지지 않으며 의통으로 새 몸을 입은 고운 영혼들에게 고하노니, 지금은 선천의 낡은 시대가 가고 새판을 짠 후천의 신천지가 밝아오는 새 하늘 새 땅의 시대이니, 마땅히 신천지의 백성으로 살아갈 마음은 흠결 없이 정하고 맑아져야 하리라. 누구도 하늘의 빛 말씀으로 정함을 얻지 못한 영들은 흠결 없는 새 몸으로 거듭나지 못하리니, 천 년 동안 훈련하고 단련하여 후천 지상낙원의 망하지 않는 백성으로 살아가길 원하노라. 선천시대는 약육강식과 생로병사의 어긋난 질서로 인하여 많은 영혼들이 세상을 찾아왔다가 한을 쌓고 돌아가 그 원한은 끝내 하늘까지 사무쳐 천지개벽의 단서를 자초하고 말았느니라. 후천 지상낙원의 신천지는 다시 사람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고 그 입에서 한숨과 탄식이 터지지 않으며 억울함과 분노로 가슴을 치는 일이 없으리라. 나 신천지의 주인 천주는 말하노니, 동방 땅끝 모퉁이의 해 돋는 곳에서 일어난 의인 승리자는 말하노니, 낡은 시대 낡은 생각으로 살아가는 낡은 영혼들은 결코 나의 나라에서 나의 백성으로 살아남지 못하리라. 어두운 곳에서 낡은 영혼들을 부르고 어두운 세상에서 슬피 울고 탄식하는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음은 낡은 영혼들의 자승자박이라. 나는 큰 빛의 몸으로 세상을 찾아와 눈물로써 호소하며 빛 말씀을 전달했으나 낡은 영혼들은 비웃고 조롱하며 마지막 대환란의 대피소 방주를 거부했느니라. 나는 참았고 견디었고 이기었으니 어둔 곳에서 슬피 우는 낡은 영혼들은 내 이름을 원망하지 말지어다. 세상은 뿌린 대로 거둘 뿐이 요행한 대로 얻을 뿐이니, 빛 말씀을 거부하고 멸주의 농간대로 악행을 일삼던 영혼들이 누굴 원망하며 억울함을 호소할 것인가? 끝까지 하늘의 의리를 지키고 의통으로 새 몸을 입은 빛 무리들이 복 있도다.
그 이름은 세세영원토록 망함이 없으리라."
천주가 행하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니 천주가 움직일 때 많은 신명들이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뒤따르며 호위하고 있었고, 어떤 신명들은 천주의 말을 하늘 책에 기록하고 어떤 신명들은 천주의 말이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다 이루더라. 천주를 따르는 신명마다 직분이 있고 천주를 따르는 신명들은 항상 깨어 있어 하늘 뜻을 펼침에 소홀함이 없더라.
천주의 빛 말씀은 신천지의 법이요 몸이니 빛 말씀에 부합되지 못한 이치는 신천지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더라. 신천지는 곧 천주의 몸이니, 사람이 몸에 묻은 때를 물로 씻어 정갈함을 누리듯, 신천지에서 뿌리를 내린 낡은 이치는 끝내 뽑혀 변방으로 던져지는 수모를 면치 못하더라.
그러나 내가 밟은 미래 신천지는 아직 완전한 지상낙원이 아니며 14만 4천의 왕과 구름 떼 같은 빛 무리 백성들이 천 년의 훈련을 마친 후에 완전한 그 세상이 밝아 오기를 기다리더라.
미래 신천지에서 살고 있는 빛 무리 백성들은 날마다 천주의 빛 말씀강론을 들으며 정금 같은 영으로 다시 태어나더라. 빛 무리 백성들은 천주의 빛 말씀을 들을 때마다 새로운 영으로 다시 태어나며, 천 년 동안 빛 담금질을 마친 후 우주의 찬란한 별이 되어 영원한 신천지의 수호신으로 살아가게 된다고 거룩한 신명이 귀띔해 주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미래 신천지의 하늘에는 우주에서 보내온 UFO가 날고 있었고, UFO는 신천지의 주인인 천주의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UFO는 미래 신천지에서 사용할 물자와 건설인력을 실어 나르기도 하고, 선택받은 빛 무리들을 모아 천주의 강론장으로 데려오기도 했다.
거룩한 신명은 물자와 인력을 실어 나르는 UFO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지구의 미래에는 하늘로 날아다니는 비행기도 사라지고 바다로 운행하던 선박도 멈추며 땅으로 굴러다니던 차량의 행렬도 모두 끊긴다. 지구 인류들은 땅 속에 묻힌 에너지 자원을 모두 고갈시켜 더 이상 교통수단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행기와 선박과 차량들은 모두 고철이 되어 쓸모가 없어지고 왕과 부자라도 짐승이 끄는 수레를 타고 멀고 가까운 거리를 운행한다. 지금 미래 신천지의 하늘을 날고 있는 UFO는 우주의 친선사절단이 지구의 신천지 건설을 위해 보내온 선물이며, UFO가 실어 온 물자와 인력으로 미래 신천지 지상낙원을 건설한다."
천주의 분신인 거룩한 신명은 또 이런 말도 덧붙여서 들려주었다.
“에너지가 고갈된 지구는 이미 어두운 세상으로 변했고, 지구의 어두운 세상에서는 아직도 천주를 배반하지 않고 빛 말씀을 경청하는 빛무리들이 구원의 손길을 기다린다. 멸주들은 끝까지 빛 무리들을 유혹하여 달콤한 말로 속삭이거나 회유하기도 한다. 멸주는 어두운 세상의 주인이 되어 어둠의 무리들을 이끌고 천주를 대항하지만 이미 빛과 어둠의 승패는 결정된 지 오래다. 어둠과 멸주의 무리들은 끝까지 천주를 대항하나 결과는 자멸이요, 쪼개진 지구의 운명과 함께 산화되리라. 아직 지구의 마지막 대환란은 끝나지 않았고 천주의 방주에 오르지 못한 영혼들은 영원한 지상낙원의 백성으로 이름을 올리지 못하리라. 천주는 지구의 대환란이 오기 전 한 영혼의 빛 무리도 버리지 않으리니 UFO가 찾아다니며 이들을 모두 안전한 피난처로 싣고 온다. 그래서 나날이 신천지의 백성은 늘어나고 마지막 한 영혼을 어둠에서 구출할 때까지 UFO의 운항이 멈추지 않을 것이다.”
거룩한 신명과 함께 미래 신천지의 백성들이 지상낙원 선경세상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보고 있을 때 이런 노래들이 가는 곳마다 들려왔다.
<감사하세! 감사하세! 천주께 감사하세 / 살신성인 사랑으로 인고의 날 견디시고 / 빛 말씀 하늘 진리로 어둔 세상 깨우치신 / 신천지 주인 되신 천주께 감사하세. / 영광 영광 천주 영광 세세토록 누리소서!>
천주의 빛 말씀으로 빛 담금질을 마친 후 빛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 신천지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빛 무리들이 부르는 노래 소리들이었다.
그리고 세상 근심을 다 잊은 표정으로 꽃그늘에서 신선놀음을 즐기는 빛 무리 백성들의 태평성대가 보기 좋았다. 신천지의 태평성대가 영원하고 영원하기를 맘속으로 갈망했다.
그러한 내 맘속의 염원을 깨고 거룩한 신명이 이렇게 말했다.
"지금 네가 바라본 미래 신천지는 영원하지 않다. 천 년 후에는 사라질 준비의 땅이다. 곧 지금은 천년시대 신천지요, 천년시대 신천지가 끝난 후 후천의 영원한 선경세상이 시작된다. 천년시대는 1만 2천의 영통자들이 빛 무리 백성들의 스승이 되어 14만 4천의 왕들을 훈련시키고 백성들에게는 어긋나지 않는 제도를 가르쳐서 영원히 망하지 않는 나라를 세울 준비를 한다. 곧 천년시대는 천주가 준비한 피난처요 영원한 세상은 1만 2천의 영통자들이 설계한다. 그래서 하늘은 1만 2천의 영통자들이 채워지기를 하루가 천 년 처럼 지루하게 기다리도다."
거룩한 신명은 다시 나를 데리고 지구의 낡은 세상으로 향했다. 낡은 세상은 여전히 천주의 빛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낡은 풍습의 생각과 행동을 멈추지 않는 낡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었다.
모든 자원과 에너지가 고갈된 낡은 세상은 온 천지가 어둠으로 묻힌 세상이었다.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움직일 수 있는 교통수단은 다고철이 되어 버렸고 부자와 왕이라도 짐승이 끄는 수레를 타고 멀고 가까운 거리를 운행했다.
밤하늘에서 땅을 내려다보면 빛과 어둠의 세상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동방대국의 신천지는 밝고 환한 빛으로 싸여 있고 낡은 세상은 온통 캄캄한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낡은 세상의 백성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유사이래 가장 비참하고 참혹한 광경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온갖 질병이 창궐한 세상에서 약이 없고 식량이 부족해서 살아가는 백성들의 비참한 모습은 눈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멸주의 우롱은 계속되고 멸주의 말을 믿는 낡은 백성들은 멸주를 하느님처럼 받들며 새 세상이 찾아오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멸주는 아직도 어둔 세상 낡은 백성들의 구세주였고 왕이었으며 꿈과 희망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낡은 백성들은 멸주가 주는 약이 독인 줄도 모르고 받아먹으며, 멸주가 나눠주는 식량이 사망의 양식인 줄도 모르고 감사해 하고 있었다. 멸주와 함께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어둔 세상 낡은 백성들의 운명이 가련하게 느껴졌다.
어두운 세상의 하늘로는 사망의 신들이 무리를 지어 운행하고, 주들을 꼭두각시처럼 부리며 낡은 백성들을 사망의 길로 몰고 가기에 바쁘더라. 사망의 신들에게 놀아나는 멸주들의 어리석은 행동을 사망의 신들도 비웃고 즐기더라.
동방대국 신천지에서 펼쳐지는 지상낙원을 어두운 세상의 백성들은 소식조차 듣지 못했고, 풍문으로 들려오는 말이라도 멸주들의 농간에 속고 있었다.
지혜로운 왕과 부자들은 짐승이 끄는 수레에 재화를 싣고 멀리까지 천주를 찾아가 살려 주기를 간청하고, 신천지를 건설할 물자와 인력을 공납하더라.
어둠에 묻힌 지구의 낡은 세상은 더 이상 회생의 기미를 찾을 수 없었다. 높은 산마다 화산의 연기는 자욱하고 분출해서 흘러내리는 용암은 붉은 강물을 보는 듯했다. 사방에서 지진이 일어나 땅이 흔들리고 높은 집들은 이미 무너져 폐허의 도시를 보는 듯 했다.
땅에서는 소출이 줄어 낡은 백성들은 기근에 시달리고 먹을 것을 얻으려고 여기저기 구걸을 요청하나 냉수 한 잔 얻어 마시기가 수월하지 않더라. 이름 모를 질병은 창궐하여 낡은 세상을 뒤덮고 멸주들은 아직도 병든 백성들에게 독약을 팔아서 주머니를 채우더라.
지혜로운 빛 무리의 백성들은 아직도 빛 말씀을 외우며 천주의 구원을 기다리고, 멸주의 간교에 속지 않으며 천주를 배반하지 않더라. 천주의 사자들은 암탉이 병아리를 모으듯 사방에서 빛 무리를 찾아 피난처로 인도하더라. 빛 말씀을 따르는 마지막 한 영혼을 구할 때까지 천주의 사자들은 구원활동을 멈추지 않더라.
그러나 아직 지구의 환란은 끝이 아니더라.
거룩한 신명은 천년시대 신천지가 끝나고 지구 대환란은 시작이라고 했다. 지구 대환란에 대해서 거룩한 신명이 설명해 주었다.
“지구 대환란의 날에 드디어 지구가 쪼개진다. 사망의 신에게 놀아나던 멸주의 무리와 낡은 백성들은 쪼개지는 지구와 함께 우주에서 산화될 것이다. 그때 천년시대 신천지에서 훈련받은 14만 4천의 왕과 천주의 빛 말씀으로 날마다 새 몸을 입은 빛 무리들은 방주에 실려 우주의 준비된 땅을 찾아가리라. 준비된 땅은 지구를 닮은 별이니 후천시대새 하늘 새 땅을 펼쳐 갈 빛 무리를 영접할 땅이라. 그곳에 후천시대를 다스릴 조화정부가 세워지고 선천세상의 대권을 위임받은 1만 2천의 영통자들이 조화정부의 신제도 구상을 마칠 것이다. 마침내 천주의 입으로 후천시대 어긋남이 없는 신제도가 우주천하에 반포되고, 후천신천지 시대의 어긋남이 없는 제도가 첫걸음을 내딛게 되리라."
그 말을 듣고 내가 궁금한 점이 있어 질문했다.
“거룩한 신명님, 지구가 쪼개지는 대환란의 날에 천년시대 신천지의 빛 무리는 어떤 방주를 타고 우주의 준비된 별을 향해 찾아올 수 있습니까?"
거룩한 신명의 대답은 간단했다.
"우주에서 보내온 UFO이니, 그날에 UFO의 행렬이 지구의 하늘을 뒤덮고 천년시대 신천지의 빛 무리 백성들을 실어 나르기에 바쁘리라."
“그 대환란의 날에 빛 무리를 구원하여 실어 나르는 UFO 방주를 바라보며 낡은 백성들은 어떤 감회를 가질까요?"
“멸주를 구세주인 줄 알고 속고 살아왔던 어리석음을 후회하고 천주를 배반하고 천주를 멸시했던 잘못을 뉘우치며 가슴을 치나 이미 때는 늦었느니라.”
신천지의 수호신명이라고 하는 거룩한 신명과 함께 미래 신천지의 천년시대를 바라 본 소감은 먼저 빛과 암흑의 두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래 신천지의 천년시대에는 사망의 신이 활동을 멈추고 관망하는 시대라서 빛의 세상에서도 암흑의 세상에서도 출산과 사망이 중지되어 있었다.
다만 빛의 세상에서는 천 년이 하루처럼 즐거운 나날의 연속이요 암흑의 세상에서는 하루가 천 년 처럼 괴로운 나날의 연속이라는 점이 달랐다.
암흑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낡은 백성들은 굶기를 밥 먹듯 하고 질병의 고통을 숨쉬기처럼 연속으로 당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사나워서 크고 작은 시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작은 양보라든가 선행을 찾아 볼 수 없이 사악한 세상이었다.
낡은 백성들의 입에서 터지는 것이 한숨이요 탄식이며 고통의 신음소리였다. 곁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아무리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신음소리를 내도 서로 모른 체 했다. 스스로의 삶이 고단하고 힘들기 때문에 남을 돌보거나 부축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었다.
죽지 못해 사는 것이 천년시대 낡은 백성들의 삶이었다. 그러나 낡은 세상 낡은 백성들은 여전히 멸주를 구세주로 믿으며 언젠가는 멸주가, 힘들게 살아가는 자신들을 구원하여 지상낙원에서 살게 해 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으며 고통을 참고 있었다. 멸주들은 천년시대가 끝날 때까지 낡은 백성들의 왕으로 군림하여 사망의 신이 조종하는대로 꼭두각시 놀음을 멈추지 않고 낡은 세상의 어둠은 나날이 깊어가고 있었다.
낡은 세상의 백성들은 여전히 천주를 배반하지 않고 빛의 말씀을 실천하는 빛 무리들을 향해 비웃고 조롱하며 돌팔매질을 일삼고 있었다. 낡은 세상에서는 이미 공중 권세를 잡은 사망의 신들이 멸주를 조종하고 낡은 백성들을 우롱하면서, 천주의 제자들을 괴롭히는 장면을 내려다보며 즐기고 있었다.
사망의 신들과 멸주들은 끝날이 다가옴을 알고 더욱 광분하고 영혼의 도륙질에 힘 쏟더라. 하늘은 잠깐 동안 사망의 신들에게 공중권세를 내어 주고 영혼들이 당하는 고통을 차마 눈뜨고 바라보지 못하더라.
하늘의 사자들이 숨어서 빛 무리의 영혼들을 보호하며 털끝 하나 상함이 없도록 보살피더라. 불꽃같은 눈으로 지켜주심과 보이지 않는 손으로 붙들어 주심과 보이지 않는 빛으로 인도하심을 받은 천주의 제자빛 무리들은 끝내 UFO 방주로 이끌림을 받아서 무사히 신천지 지상낙원으로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한 마리의 양도 잃지 않을 것이란 하늘의 약속대로 마지막 한 영혼을 구할 때까지 빛 무리의 구출 사업은 중단되지 않고 지구 대환란의 날은 점점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사망의 신들이 낡은 세상의 공중권세를 잡고 영혼들을 도륙하는 광경을 함께 바라보면서 거룩한 신명이 앞으로의 일들을 설명해 주었다.
“지구가 쪼개지는 대환란의 날에 악한 영혼들과 사망의 신과 멸주들이 함께 산화되어 가리니, 그 대참사의 순간을 하늘이 지켜보며 마지막 탄식을 발하리라. 이 후로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신천지에서는 어떤 살상과 굶주림과 병고와 억울함을 당할 일들이 사라지리니, 곧 한을 토하지 않는 태평성대라. 누구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지 않을 것이며 누구의 입에서도 한숨과 탄식이 터지지 않을 것이며 누구의 얼굴에도 고뇌가 쌓이지 않을 것이며 누구의 마음에도 근심 걱정이 도사리지 못하리라. 지구가 쪼개지는 대환란의 순간에 우주의 대방주 UFO는 고운 영혼들을 싣고 우주에 준비한 지상낙원으로 떠나리니 하늘에서는 나팔소리가 들리고 오색구름이 쏟아지며 찬란한 빛이 인도하리라. 곧 1만 2천의 영통자들과 14만 4천의 왕들과 구름 떼 같은 빛 무리들이 UFO의 방주에 실려 준비된 땅으로 떠나리라.”
후천 천년시대의 신천지와 낡은 세상의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공중에서 구름을 타고 있는 천주의 신명을 만났다.
오색찬연한 밝은 빛으로 몸을 두르고 있는 천주신명의 얼굴은 달구어진 쇠처럼 붉고 빛이 났으며 맨 눈으로 마주 바라볼 수 없는 얼굴이었다. 그 목소리는 우렁차서 뇌성처럼 멀리까지 울렸다.
공중의 구름 위에서 천주신명을 만난 나는 타고 있던 백마에서 바로 내려 예를 갖췄고 천주신명은 가까이 다가와 내 손을 잡아 주었다. 천주신명의 손이 내 손을 잡을 때 뜨겁고 강렬한 기운이 몸 속으로 퍼졌다.
무한자비와 무한인내와 무한창조의 강렬한 기운이었다. 신천지의 주인이 아니면 누가 그 강렬한 기운을 전달할 수 있겠는가?
"구경은 잘 했느냐?"
천주신명의 우렁찬 음성이 내게 물었다.
"당신의 몸이신 신천지와 멸주의 몸이 된 낡은 세상의 구경을 잘 마치고 돌아갑니다. 당신의 분신이신 거룩한 신명의 도움으로 무엇 하나불편함이 없이 원하는 구경을 모두 마쳤습니다."
나는 천주신명 앞에 무릎을 꿇고 부복한 채로
"천주는 백마 신선의 이름을 기억한다."
대답했다.
"저도 천주님의 음성을 기억합니다."
"천주의 땅에서 무엇을 바라보았느냐?"
“제가 샤르별을 여행하면서 구경한 아름다운 세상들이 그대로 미래신천지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마음에 담고 있던 세상을 지구미래의 현실 속에서 발견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있으면 다 있다는 하늘의 가르침이 진실이란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사망의 신, 멸주가 지배하는 낡은 세상에서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느냐?"
“멸주의 감언이설로 영혼들이 도륙을 당하는 참혹한 미래의 현실을 목격했습니다. 멸주들은 먹고 살아야 할 식량 속에 독을 넣고, 병을 고칠 약에 병을 키우는 독소를 넣으며, 낡은 백성들을 우롱하고 구세주 행세를 하는 모습들이 잔혹하게 느껴졌습니다."
"백마선이 장차 샤르별 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오면 먼저 해야할 일이 무엇인 줄 알겠느냐?"
"낡은 백성의 낡은 의식을 개조하여 더 이상 거짓 선지자들과 거짓 구세주와 거짓 하느님에게 속아서 사망의 신에게 놀아나지 않도록 튼튼한 영혼들을 길러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좋은 방법이 있느냐?"
"샤르별에서 만난 높은 각성의 빛 말씀과 빛 소식을 기록하여 낡은 백성에게 전달하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사명인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망의 신과 멸주들에게 속아서 멸망의 길을 걷고 있는 낡은 의식의 낡은 백성들이 바른 정신으로 돌아와 천주의 빛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개과천선의 기회를 얻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비록 낡은 의식으로 살아가는 낡은 백성들이라 할지라도 빛 말씀을 듣고 개과천선한다면 그들에게도 구원의 길이 열리지 않겠습니까?"
“네 생각이 옳다. 악한 자식이라도 마음을 돌이켜 개과천선을 한다면 버릴 부모가 없으리라. 그러나 가지가 썩으면 원체가 다 썩게 되니 썩은 가지는 잘라서 불에 던질 수밖에 없으리라. 썩은 가지를 살리려고 원체와 다른 가지를 다 함께 죽일 수야 없지 않겠느냐. 그러나 탕자를 둔 부모의 마음은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며 어둔 밤이 찾아올 때까지 대문을 잠그지 못하리라.”
“부패하고 낡은 생각으로 하늘을 배반한 낡은 백성이라 할지라도 마음을 돌이켜 빛 말씀으로 거듭나기를 하늘이 기다린다는 말씀이군요?"
"하늘은 사망의 신과 멸주에게 속아서 도륙 당하는 영혼을 원하지 않는다. 하늘은 땅의 영혼들이 지구가 쪼개지는 대환란의 날에 멸주와 함께 산화되는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 하늘은 지구가 쪼개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떠나간 영혼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릴 것이다. 하늘은 지구가 산화되는 그 순간까지 방주의 문을 열어두고 마지막 한 영혼을 기다릴 것이다."
"비록 하늘을 배반한 탕자라 할지라도 하늘은 그 영혼을 끝까지 사랑하며 마음을 돌이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는 말씀이군요?"
"하늘은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린다. 하늘을 배반한 탕자가 돌아오면 하늘은 쌍수로 그 영혼을 반길 것이다. 그러므로 백마선은 하늘의 마음을 기록하여 땅의 백성들에게 잘 전달하여라. 그리고 네가 샤르별에서 바라본 하늘 세상의 일들과 네가 만난 새 하늘과 새 땅의 일들을 바르게 기록하여 지구 인류들에게 전달해 주어라. 그러면 사망의 신과멸주의 농간에 빠진 낡은 백성들이 마음을 다잡아 개과천선의 길이 열리리라. 네 기록이 인류에게 전달되도록 하늘이 도울 것이다."
"지금 천주님이 들려주신 말씀을 온전히 기억하여 지구로 돌아간 훗날에 낱낱이 기록할 수 있도록 오래오래 제 머릿속 기억의 문을 닫지 말아 주십시오."
“네가 지금까지 샤르별에서 겪었던 일들과 새 하늘과 새 땅을 찾아가 겪었던 일들과 각성의 존재들을 만나 들었던 이야기들과 천주와 나눈 이야기를 수행신명이 다 기록하고 있으니 무슨 내용을 잊을까 무슨 내용을 빠뜨릴까 염려하지 말라. 기억 못할 일이라도 수행신명이 기록한대로 다 알려주리라. 사람은 혼자서 하늘의 일을 펼치지 못하니 하늘이 붙여 준 신명과 함께 신인조화로서 하늘의 일을 펼치느니라. 백마선은 항상 혼자가 아니니 하늘이 붙여 준 신명들이 늘 함께 하며 도우리라.”
"그럼 이제 저는 샤르별을 여행하던 자리로 돌아가 새로운 세상의 일들을 더 많이 구경하고 더 많은 일들을 맘속에 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맘속에 담은 일들이 미래의 세상에서 다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억속에 저장하여 지구로 돌아가 책으로 펼쳐서 지구 인류들에게 전달하고 낡은 의식에서 벗어나 빛 말씀에 귀 기울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행신명이 함께 하며 제 맘속의 일들이 지워지지 않도록 낱낱이 기록되기를 소망합니다."
"백마선, 네 뜻대로 이루리라. 어서 돌아가 맘속에 좋은 세상을 많이 품고 훗날 빛 세상을 지구에서 펼쳐라. 신명들이 함께하며 네 뜻을 도우리라."
이후로 눈을 들어 바라보니 밝은 빛으로 싸여 있던 천주의 모습은 사라지고 나만 구름 위에 남겨져 있었다. 다시 백마에 올라 미래 동방대국에 펼쳐졌던 신천지의 하늘을 둘러보니 아까 보이던 어떤 세상도 눈에 띄지 않았다.
녹음방초가 우거지고 복사꽃 물결이 덮여 있던 선경마을과 태평성대를 누리며 신선놀음을 즐기던 빛 무리 백성들과 임시조화정부가 차려져 있던 천주의 도읍과 변방에서 왕과 부자들이 수레에 재화를 싣고 동방대국의 국경을 넘어오던 모습은 어디에도 눈에 띄지 않고, 아직도 낡은 구습에 묻혀 어긋난 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선천의 낡은 세상만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허전한 마음을 안고 돌아서려는데 문득 한 무리의 신명들이 눈 앞에 나타났다. 흑룡을 탄 거룩한 신명과 봉황을 탄 수행신명들과 그리고 구름을 타고 있는 밝은 옷의 신명들이 무리를 지어서 공중에 나타나 있었다.
나는 흑룡을 타고 있는 거룩한 신명을 향해 목례를 하고 백마를 재촉하여 샤르별의 하늘을 향해 날기 시작했다. 신명의 무리들은 시야에서 멀리 멀어질 때까지 나를 배웅하고 있었다.
그리고 물결의 소리처럼 하늘을 울리며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신명들의 합창이었다.
<네가 바라보고 네가 만났던 세상이 훗날 새 하늘과 새 땅에서 다 펼쳐지리니 하늘은 그날을 위해 하루가 천 년 처럼 기다리노라.>
신명들의 합창이 사라졌을 때 나를 태우고 하늘을 날아가던 백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내 몸만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허공에 머물러 있는 내 몸은 상서로운 기운으로 싸여 있고 갑자기 숲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왁자지껄 들려왔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도 들리고 바람결에 실려 오는 꽃향기도 코끝을 간질이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몸은 허공에 머물러 있지 않고 천단에 앉아 상서로운 기운에 싸인 채 비몽사몽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문득 머릿속을 스쳐가는 신선타령 한 구절이 다시 떠올랐다.
<이 몸이 신선되어 선경에 이르니 세상의 부귀영화 다 부질없도다!>
천단에 오르면 항상 상서로운 기운에 몸이 묻히고, 상서로운 기운이 점점 짙어오면 내 몸은 어느새 육신의 구조가 사라지고 신명의 몸으로 변했다.
신명의 몸으로 변하면 우주의 각성자들과 마음울림의 대화가 이뤄지고 원하는 세상을 신명의 몸으로 찾아가 과거, 현재, 미래를 여행할 수 있었다.
신명의 몸으로 변하면 우주의 멀고 가까움도 없고 시공을 초월한 현상으로 상대가 누구이건 만남이 가능했다. 만남의 상대로는 과거, 현재, 미래의 대신명과 영혼들을 망라해서, 문명신, 자연신, 사망신, 역신, 생로병사를 주관하는 어떤 신명이라도 만남이 불가능하지 않았다.
신명들을 스승으로 삼으면 미래 예측이 가능했다.
나는 신명들의 가르침을 얻기 위해 천단에 자주 올랐다. 어느 순간부터 샤르별을 여행하는 시간보다 천단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났다. 신명들을 스승삼아 미래를 위해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거에 지구를 다녀간 문명신, 약명신, 의통신, 재능신의 가르침이 필요했다. 과거에 지구를 다녀간 문명신, 약명신, 의통신, 도통신, 재능신이 장차 지구의 미래를 책임질 비방을 손에 들고 있었다.
이러한 비방을 머릿속에 익혀야 지구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는 열심히 천단에 올라 신명들을 불러서 가르침을 청했다.
내가 스승으로 삼은 신명중에는 본래 사람의 몸을 입고 세상을 찾아온 후 신선의 경지에 오른 이름이 많았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 100세를 채우지 못하고 세상을 뜨지만 선도 양명술로 몸을 바꾼 신선들은 오백년이나 천년을 넘게 세상에서 살다가 빛의 화신으로 천상계 오른 이름들이었다.
문명신으로부터는 장차 지구의 미래에 펼쳐질 문명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문명의 이론은 두 가지 분야로 펼쳐지며 하늘문명과 지상문명이 그것이었다. 하늘문명은 빛이론의 문명이요 지상문명은 물질이론의 문명이었다.
문명신은 두 이론의 문명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선천세상에서는 물질이론의 문명이 지배하고 후천세상에서는 빛이론의 문명이 지배한다. 물질이론의 문명은 유한하며 빛이론의 문명은 무한하다. 그래서 물질문명 시대는 유한이론 시대라 하고 빛문명 시대를 무한이론 시대라 한다. 지구는 우주에서 대표적인 유한이론의 세계이며 샤르별은 대표적인 무한이론의 세계이다. 장차 후천세상의 문명은 빛이론의 무한이론 사상이 지배하고 결국 지구도 무한이론의 지배를 받는 빛문명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결국 문명이란 영감과 이론의 산물이며 영감은 신명의 몫이요 이론은 사람의 몫이다. 세상의 아무리 위대한 문명도 영감의 도움이 없는 이론만으로 형성되지는 못한다. 곧 우주에 나타난 모든 위대한 문명은 사람과 신의 공조로 이루어지는 신인조화의 창조물이다. 사람은 사람의 능력만으로 위대한 문명을 창조하지 못하며 신은 신의 초월적 능력만으로 어떤 창조적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우주는 사람과 신의 공조로 변화시켜 간다. 그래서 사람은 하늘이 부리는 그릇이요 사람을 통해 하늘의 일을 펼친다. 사람을 통해 하늘의 일을 펼치는 현상이 문명이란 이름이다. 영감은 신의 지배를 받으며 어떤 문명신이 이동하느냐에 따라서 그 세상의 문명이 조성된다. 문명신의 이동은 하늘이 조종한다. 이제 우주의 문명신은 지구로 이동할 것이다. 우주의 문명신이 지구로 이동하면 지구에서는 유사이래 상상을 불허한 무한이론의 초월적 문명이 펼쳐질 것이다. 초월적 문명이 도래하면 육과 영이 공존하고 사람과 신이 합동한다. 초월적 문명이 지구에 도래할 때 사람의 능력과 신의 능력을 구분하기 어려우리라.
곧 초월적 문명시대에는 사람의 영이 무한성장하여 사람의 눈으로 신을 보고 사람의 귀로 신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문명신의 설명을 듣고 내가 질문했다.
"우주문명신이 지구로 이동하면 샤르별과 똑같은 4차원 문명세계가 지구에서 펼쳐진다는 말씀입니까?"
"우주문명신이 지구로 이동하여 샤르별과 유사한 모습으로 지구의 환경이 바뀌게 될 것이다. 가령 예를 들자면 사람들의 의식주를 비롯해서 의료, 교통, 통신 분야의 문명이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지구의 미래문명이 샤르별과 유사한 무한이론의 빛문명으로 바뀌게 되다니 지구 사람들의 미래 삶을 생각할 때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군요. 그러면 문명신이 이동하면 정신세계도 함께 이동하는지 궁금합니다."
"문명은 정신을 바탕으로 피어나는 꽃과 같다. 그러므로 우주문명이
지구로 이동할 때는 우주정신세계도 함께 이동할 것이다.”
"장차 지구 인류들도 우주정신세계의 철학으로 세상을 이끌어간다는 말씀이군요?"
“우주문명과 함께 우주정신세계가 장차 지구를 지배할 것이다.”
"우주정신세계가 지구를 지배하더라도 멸주의 세력들은 끝까지 천주의 큰 빛을 대항합니까?"
“샤르별의 4차원 문명세계에도 미개화족이 존재한다. 그 미개화족들은 우주 첨단문명과의 동화를 거부하고 원시적이고 미개한 삶을 고집한다. 마찬가지로 지구에서 앞으로 우주문명과 우주정신세계가 꽃을 피더라도 미개화족은 미개화족의 고집대로 멸주들은 멸주의 신념대로 각자의 삶을 펼칠 것이다."
"샤르별에는 우주문명에 반하는 미개화족들이 살고 있더라도 지구의 멸주들처럼 극렬하게 반사회적 삶을 펼치는 모습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구의 멸주들은 무슨 연고로 지구 인류의 진멸을 목적으로 세기말적 악행을 저지르며 하늘에 저항하는지 제 짧은 소견으론 이해가 불가합니다."
"지구는 우주의 심장부다. 우주의 심장부가 무너져야 우주가 무너질 것이다. 그래서 멸주의 목적은 지구의 파괴가 아니라 우주의 파괴이다. 우주의 파괴를 목적으로 우주의 모든 극악한 멸주의 세력들이 지구로 집결되어 있다. 멸주를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는 세력이 공중권세를 잡은 사망의 신이다. 마찬가지로 지구를 지키기 위한 우주의 모든 위대한 신명들은 지구로 집결하여 멸주로부터 지구를 수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지구는 우주의 어떤 문명세계와 견줄 수 없는 극과 극의 대립이 이뤄져 있고, 멸주의 세력을 모두 지구로 집결시킨 것도 하늘이 감춰 둔 비결이다."
“멸주의 모든 세력을 지구로 불러들인 작전이 하늘의 숨겨 둔 비밀이란 뜻입니까?"
“멸주를 한 곳으로 모아야 멸주의 모든 세력을 효과적으로 소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하늘이 멸주와의 싸움을 벌이기 위해 평화롭게 살아야 할 지구 인류들의 불행을 자초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지구의 영혼들이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위험에 처한 지구의 운명을 수호하기 위해서 지구를 찾아온 영들이 현재와 앞으로 지구의 미래에 나타날 영들이다. 지금은 큰 영이 아니면 지구를 찾아오지 못한다.
큰 영이 아니면 멸주의 세력과 대항하여 지구를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스로 존귀한 영들이 지구를 찾아오니 그 존귀함을 지키기 위한 영혼들의 자존감도 우주에서 으뜸이리라. 곧 우주 으뜸의 영들이 지구를 찾아오니 장차 우주문명과 우주정신세계가 아니면 으뜸영들의 자존감을 채우지 못하리라.”
“그렇담 장차 우주의 문명신이 지구로 이동할 때 이동하는 방향이 어느 쪽입니까? 지구에는 동서의 문명이 구분되고 문명의 발상지에 따라서 사람들의 사는 모습과 정신세계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장차 우주의 문명신은 지구의 동쪽으로 먼저 이동할 것이다. 결국은 우주문명과 결합된 동쪽의 문명이 지구를 지배할 것이다."
"장차 우주문명신이 지구의 동쪽으로 찾아오는 이유가 있습니까?"
“지구에도 과거에는 우주문명이 꽃을 피고 있었고, 우주의 찬란한 문명이 지구를 지배했던 시절이 있었다. 본래 우주정신세계 발상지가 지구의 동방이었고, 우주회귀질서의 이치에 따라 장차 우주문명신은 지구동방으로 이동할 것이다.”
약명신으로부터는 사람을 살리는 약초들에 대해서 배웠다. 약명신의설명을 듣고 나니 야산에서 자라는 모든 풀들이 사람을 살리는 약초가 아닌 것이 없었다. 내가 이제까지 알고 있던 상식으로는 비싼 값을 주어야 구할 수 있는 산삼이나 녹용 같은 약들이 불로초인 줄 알았는데 약명신이 가르쳐 준 불로초는 야산에 널려 있는 잡초들이었다.
내가 만난 약초신명의 이름은 신농이라고 했다. 신농은 지구에서 살았던 신선의 이름이었다. 신농 신선은 내 앞에 스승 신명으로 나타나 사람 살리는 약초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산과 들에 나가면 이름도 모를 풀과 꽃과 열매가 자란다. 그러한 풀과 꽃과 열매가 사람을 살리는 약초다. 사람 살리는 약초는 산과 들에 널려 있지만 사람들이 먹을 줄을 몰라서 살릴 약을 곁에 두고도 죽는다.”
이어서 이런 설명도 들려주었다.
"사람들은 귀하게 얻는 약초만 사람을 살리고 오래 살게 만드는 불로초라 생각한다. 그러나 귀한 약초가 불로초가 아니라 산과 들에서 가장 흔한 풀과 꽃과 열매가 사람을 살리는 명약이요 불로초다. 다만 사람들이 명약을 명약으로 쓸 줄 모르고 불로초를 불로초로 쓸 줄 몰라서 명약을 곁에 두고도 죽고 불로초를 곁에 두고도 불로장생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 있을 때 약초로 사람 살리는 방법과 죽지 않고 사는 불로장생법을 책으로 기록하여 남겨 두었으나 후대에 올바로 전해지지 못해 지구 인류들이 온갖 질환에 시달리고 불로장생을 누리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땅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살 때 약초들을 내 몸에 실험하여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천 가지의 비방들을 세상에 남겨 두었다. 신농의 비방을 알면 죽을 사람을 살리지 못하는 법이 없고 누구라도 불로장생하여 신선이 되리라."
신농 신명은 내 앞에 나타날 때 커다란 백학을 타고 나타났다. 그리고 양손에는 약초로 사람 살리는 비방을 적은 책과 사람 살리는 약초들을 손에 쥐고 나타났다.
신농의 좌우에는 천 명 쯤의 약초신명들이 대동하고 있었는데, 약초신명들의 손마다 한 가지의 약초를 손에 쥐고 있었다.
신농과 대동한 약초신명들은 신농을 백학 신선이라고 불렀다.
그 사유를 신이 내게 설명해 주었다.
"나는 수천 년 전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태어나 살면서 높은 산과 험한들을 찾아다니며 사람 살리는 약초를 찾아냈고, 숱한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사람 살리는 비방과 불로장생 비결을 세상에 전해 주었다. 세상의 일이 끝난 후 하늘에서 보내 준 백학을 타고 나를 따르는 약초신명들과 천상계를 찾아와 신선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천상계에서는 나를 백학신선이라 부르고 천 명의 약초신명들은 땅으로 오르내리며 사람 살리는 약초를 보호하는 수호신명이 되었다. 곧 천 가지 약초마다 약초를 지키는 보호신명이 따르니 약초신명의 허락을 받지 않고 약초를 사용하면 죽을 사람을 살리는 효력을 얻지 못한다. 약초란 쓸 사람도 신명의 허락을 받아야 쓸 수 있고 고칠 사람도 신명의 허락을 받아야 병을 고칠 수 있다. 장차 백마선에게 약초신명들의 허락이 있으리니, 들에 무성한 잡초로도 능히 죽을 사람을 살리리라."
신농은 또 내게 말했다.
“이제 백마 신선에게 사람 살리는 약초의 이름과 사람을 살리고 불로장생하는 비방을 전해 줄 것이다. 천 명의 약초신명을 백마선에게 붙여 사람 살리는 명약을 전해 줄 것이다. 백마선은 장차 사람들이 얻지 못했던 명약을 얻고 죽을 사람을 살리는 비방을 몸에 익히리라. 사람의 몸으로 우주 끝 천상계를 찾아왔고 사람의 몸으로 천상계를 구경하고 땅으로 돌아간 일이 없었으니, 장차 백마선이 사람이 하지 못한 일을 펼치리라. 산과 들에 널려 있는 풀과 꽃과 열매가 죽을 사람을 살리고 불로장생하게 하리니 일러준 비방을 잘 실천하여 장차 지구인류들이 어려운 병겁에 시달릴 때 비방대로 먹여서 살려라. 천명의 약초신명을 함께 붙여 주니 신인조화의 의통으로 천주를 도우라. 장차 천주가 세상에 나타나 진멸지경에 처한 인류를 위해 하늘을 살리고 땅을 살리고 물을 살려 죽어가는 생명을 살릴 때, 백마선이 도울일이 있으리라."
신농은 내게 사람 살리는 천 가지의 약초 이름과 약초를 쓰는 방법과 불로장생의 비방을 들려준 후 백학을 타고 멀리 사라져 갔다.
천 명의 약초신명들도 학을 타고 구름 떼처럼 신농의 뒤를 따랐다. 신농이 백학을 타고 날아갈 때 아름다운 음악과 노래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화타라고 하는 의통신명으로부터는 양생법으로 신선이 되는 비방을 배웠다.
화타신명은 1,800년 전 사람의 몸을 입고 세상에 내려가 신묘한 의술로 죽을 사람들을 살렸으나, 이를 시기한 왕에게 억울한 죽임을 당한 의통신명이었다.
화타는 내 앞에 나타날 때 책 한 권을 소중하게 들고 나와 펼쳐 보이며 설명했다. 의통비법에 관한 책이었다. 그 책에는 사람의 몸 속을 훤히 들려다볼 수 있는 내용과 몸 속이 상했을 때 살려내는 비방이 적혀있었다.
화타는 책 속에 적힌 내용을 소상하게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의통비서에는 미래의 병을 고치는 방법이 모두 수록되어 있다. 지구의 미래에는 옛 사람들이 겪지 못한 병이 창궐하여 인류를 진멸지경에 이르게 할 것이다. 인류가 진멸하면 땅도 망하고 하늘도 망한다. 하늘은 땅을 의지해서 건재하고 하늘의 신명들은 사람을 의지해서 안락을 누린다. 그래서 하늘은 시기마다 하늘의 큰 신명을 땅으로 보내서 인류를 보호한다. 땅에는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수호신명들이 자리를 지켜서 지구가 쪼개지는 것을 막고 병겁이 휩쓸어 사람의 씨가 마르는 재앙을 막는다. 사람의 목숨을 지키는 수호신명이 아니라면 지구에서는 벌써 사람의 씨앗이 말랐으리라. 나는 사람을 살리려 세상에 왔으나 세상의 왕들이 시기하여 목숨을 빼앗아 갔다. 나의 제자들이 숨어서 나의 의통을 이어왔고 나의 제자들이 계승한 의통비방을 백마선에게 전하려 한다. 곧 화타양생법이요 화타회생법이요 화타장생법이니 이를 잘 익혀 장차 지구에서 천주가 큰 빛으로 나타나 신천지를 건설할 때 역할을 다하여라. 화타양생법을 잘 쓰면 누구나 신선의 몸을 입으리니, 나의 의통비방을 계승한 제자들은 모두 신선이 되어 천상계에 머무른다. 백마선도 장차 지구에서 신선사업을 펼치려면 화타 양생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화타양생법이 곧 의통이다. 장차 의통을 손에 쥔 자가 천하를 지키리라. 장차 신천지의 주인은 천주이니, 천하의 주인이라도 의통의 여의주가 아니면 멸주를 이기지 못하리라.”
화타가 의통비서를 펼쳐 놓고 나를 가르치고 있을 때에 많은 신선들이 좌우에 도열해 있었다. 그 신선들은 화타의 제자들이었고, 화타제자들의 손에는 모두 책 한권씩이 들려 있었다.
화타의 제자들은 저마다 화타의 가르침을 전승하여 의통을 이루었고, 의통을 이룬 화타의 제자들은 지구 인류들이 살고 있는 곳곳에 숨어서 화타가 생전에 못다 이룬 업적을 대신해 왔다고 한다. 화타의 제자들은 저마다 한 가지씩의 사람 살리는 제주가 있었고 사람 살리는 비방을 책으로 만들어 품에 넣고 있었다. 화타의 제자들도 나에게 책에 적힌 의통을 설명하고 약초를 쓰는 방법과 약초를 가공하는 방법과 신선이 되는 양생법을 가르쳐 주었다.
도통신으로부터는 육신의 몸으로 신선이 되는 비방을 배웠다. 여러도통신을 스승으로 만났지만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도통신은 팽조라는 이름을 가진 신선이었다.
팽조 신선은 자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나는 4천 년 전 사람의 몸을 입고 세상에 태어나 선도도통을 이루고 800년 동안 육신으로 살다가 신선이 되어 천상계에 오르지 않고 지상에서 신선놀음을 즐기며 살고 있다.”
팽조의 말을 듣고 내가 질문했다.
“다른 신선들은 용이나 봉황이나 학을 타고 모두 천상계에 올라 천하를 주유하며 살아가는데 팽조 신선께서는 어인 일로 땅에 남아 천상계에 오를 줄을 모르시는지요?"
팽조는 웃으며 대답했다.
"천상계도 신선이 머물면 선경이요 지상에도 신선이 머물면 지상낙원 선경이다. 신선이 되어 못 오를 세상이 어딨으며 머물지 못할 경계가 어딨겠느냐? 다만 이 몸은 지상이 좋아 지상에 머무니, 요산요수하며 비경에 머무는 맛이 천 년이 하루처럼 즐겁도다."
“지상도 천상계 못지않은 비경이 펼쳐져 있고 팽조 신선께서는 지상의 비경 속에서 신선놀음을 즐기며 천 년이 하루처럼 세월 가는 줄 모르신다는 말씀이군요?"
나의 질문을 받은 팽조 신선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지상에는 천상계 못지않은 비경이 천 곳을 넘는다. 비경마다 신선들이 머무는 줄을 사람들은 모른다. 나는 4천 년 전 세상을 찾아와서 신선이 되는 양생법을 가르쳤으나 그대로 믿고 신선이 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가 세상을 찾아온 목적이 사람들에게 신선 양생법을 가르치는 일이니 신선으로 머물면서도 그 일을 중단하지 않는다. 나의 제자들은 신선 양생법을 배워서 지금도 죽지 않고 신선으로 살고 있다. 백마선도 나의 제자가 되어 신선 양생법을 배우라. 그러면 신선이 되어 선경에서 살으리라.”
팽조 신선은 나에게 여러 가지 신선 양생법을 가르쳐주었는데, 샤르별의 신선들이 살아가는 양생법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구에서 얻을 수 있는 약초와 물질들을 이용해서 실천하는 팽조의 신선양생법은 내가 앞으로 신선사업을 펼치는 중요한 교과서가 아닐 수 없었다.
팽조는 또 내게 이런 약속도 했다.
“앞으로 백마선을 나의 제자로 삼을 것이다. 나의 제자로 삼아서 신선 양생법을 가르쳐 지상선경의 신선으로 살아가도록 도울 것이다. 내가 가르쳐 준 신선 양생법을 사람들에게 널리 퍼뜨리면 신선이 되어 선경에 머무를 자 많으리라.”
팽조는 또 이런 당부도 잊지 않았다.
“사람들은 일장춘몽처럼 사라질 부귀공명을 얻기 위해 일생을 허비하지만, 영원히 부귀공명을 누릴 신선이 되는 길은 사양한다. 부귀공명은 눈에 보이는 일이요 신선은 눈에 보이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천하의 절경마다 신선이 머무는 줄 사람들이 모른다. 천하절경의 주인은 신선이다. 천하절경은 신선의 세상이요 아무도 그 세상에서 신선을 쫓아내지 못한다. 천하절경의 신선으로 살겠느냐. 일장춘몽 세상의 부귀를 탐하겠느냐? 백마선은 앞으로 나의 제자가 되어 신선 양생법을 잘 실천하고 사람들에게도 잘 가르쳐서 천하절경 신선으로 살게 되기를 바라노라."
이 외에도 천단에는 여러 신명들이 스승을 자처해서 찾아왔다. 재물신은 재물을 얻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재능신은 재능을 펼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재물을 얻는 법이나 재능을 발휘하는 법이나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들이라서 겸손하게 잘 배웠다.
천단을 찾아오는 스승신명들은 사람을 살리는 좋은 일만 가르치지 않고 사람을 망하게 하는 악한 일도 가르쳐 주었다.
멸주신명은 나를 유혹하여 세상을 망하게 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멸주신명도 겉으로는 거룩하고 속마음을 숨기고 있어서 한 순간에 유혹되어 함정에 빠질 수 있었다.
멸주신명은 사람의 맘을 유혹하는 감언이설에 능했다.
멸주신명은 매우 친절하고 달콤한 말로 속삭이며 나를 유혹했다.
"나는 공중권세를 손에 쥔 어둠의 왕이다. 내 말을 잘 들으면 누구나 큰 재물을 얻고 부귀공명을 누리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평생동안 즐길 수 있다. 어리석은 사람들이 스스로 고생을 자초하여 선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선하게 산답시고 어려운 삶을 자초하는 인생들이 불쌍하다. 백마선은 앞으로 부귀공명을 누리며 남부럽지 않게 잘 살려거든 어둠의 무기를 잘 사용하여라. 어둠이 부귀공명을 누리는 최선의 무기이다. 우리 멸주들은 어둠의 무기로 모든 사람들이 잘 살게 하려고 세상을 찾아왔다. 광명은 사람들이 힘들고 어렵게 사는 장애물이다. 장차 큰 빛이 나타나 사람들을 미혹하여 착하고 어진 삶을 강요하여 힘들게 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천주의 입에서 나오는 빛의 말씀보다 멸주의 입에서 나오는 어둠의 감언이설을 즐겨 실천한다. 나는 어둠의 감언이설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공중권세를 쥐고 천하를 희롱한다. 백마선이 앞으로 어둠의 감언이설을 잘 따라 준다면 세상의 부귀영화를 다 손에 넣게 하리라."
나는 멸주신명에게 어둠의 무기로 부귀공명을 누리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멸주는 신이나서 어둠의 무기로 부귀공명을 누리는 비방을 들려주었다.
"백마선, 내 말을 잘 들어라. 어둠의 무기는 세상을 편하게 잘 사는 지혜인데, 첫째는 남을 속이는 일이요, 둘째는 남을 어렵게 만드는 일이요, 셋째는 남과 다퉈서 이기는 일이다. 남을 잘 속이고 남을 어렵게 하며 남과 다퉈서 항상 이기기만 하면 세상의 재물과 부귀공명이 다내 것이 되어 돌아온다. 이보다 세상을 편하고 잘 사는 비방이 어딨겠느냐? 큰 빛으로 세상을 찾아온 천주는 사람들에게 빛의 말씀으로 바르게 사는 법만 가르칠 것이다. 빛의 말씀이란 사람들을 고생길로 빠지게 하는 황당한 지론이다. 백마선은 앞으로 천주의 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 앞으로 사람들은 천주의 말을 잘 따르지 않을 것이다. 천주는 말로는 천하의 주인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니 공중권세를 쥔 이 멸주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사람은 줄을 잘 서야 출세한다. 백마선은 미리부터 줄을 잘 서라. 내 뒤에 줄서기만 하면 출세길이 저절로 열릴 것이다."
나는 멸주신명의 가르침을 듣고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반문했다.
"멸주신명의 가르침은 세상을 편하게 살고 출세의 지름길인 지혜로운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을 속이고 남의 삶을 어렵게 만들면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많을 것입니다. 더구나 남들과 항상 다퉈서 이길 수만 있다면 남들이 소유한 것을 빼앗아 내 것으로 만드는 일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어둠의 무기로 육신이 출세하고 영혼이 병듦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습니까? 멸주신명은 공중권세를 쥔 대신명이면서 영혼의 소중함은 모르십니까?"
멸주신명은 내 말을 듣고 "큭큭큭...." 하고 비웃더니 이렇게 한 수 가르쳤다.
“영혼의 소중함? 백마선은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그만큼 힘들었던 젊은 날을 보내고도 깨닫지 못한 사실이 있구나. 네 육신이 헐벗고 굶주릴 때 호의호식하며 부유한 삶을 누리는 이웃들을 바라보며 스스로 초라함을 느껴본 적이 없더냐? 네 뱃속이 굶주려 창자가 끊어질 것 같은 순간에 옆집의 부잣집 개는 고기국물에 쌀밥을 주어도 맛없다고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모습을 보면서 네 신세가 개보다 못하다는 생각도 했겠지. 네 하나밖에 없던 동생이 깊은 병이 들어 죽어갈 때 치료할 돈이 없어 하늘을 원망하던 일들이 엊그제의 순간처럼 가슴이 저미겠지.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돈이 없어 꿈을 펼치지 못했던 아픔이 지금도 남아 있겠지. 보이지 않는 영혼이 아무리 소중하다고 해도 그런 알량한 이상이 초라한 육신의 아픔을 해결하진 못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영혼보다 현재의 육신이 중요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육신의 행복을 위해 세상과 싸우지 않으면 아무도 힘없는 네 육신을 위해 동정을 베풀진 않는다. 세상의 모든 육신들이 남보다 부유하고 풍족함을 누리기 위해서는 어둠의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 어떤 꾀를 다 짜내서라도 남을 속이고 무너뜨리기 전에는 네 것을 얻을 수 없다. 네 것이 없으면 네 육신은 세상에 살아남지 못한다. 이제 보이지 않는 영혼을 위해 네 육신을 피폐하게 만들지 말고 어둠의 무기로써 세상을 차지해라. 그러면 네 육신의 부귀공명은 저절로 찾아올 것이다. 백마선, 네손에 든 의통의 무기를 나와 함께 공유하자. 그러면 나는 세상의 권세를 네게 나누어 주리라. 그건 백마선이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닐 것이다.”
나는 주의 감언이설을 단호히 거부하며 한 마디 했다.
“멸주신명께서는 교묘한 말장난으로 저를 속이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풍요로운 삶을 원합니다. 샤르별의 신선들처럼 날마다 신선놀음을 즐기며 눈물과 탄식이 없는 지상낙원의 행복을 꿈꿉니다. 그러한 꿈을 꼭 남을 속이고 무너뜨리고 싸워서 이겨야만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남의 눈에 눈물을 빼면 반드시 나의 눈에서도 그만큼의 눈물을 쏟아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멸주신명이 하는 말을 듣고 따른다면 결국은 서로 물고 찢고 다투다가 다 함께 망하고 말것입니다. 아마도 멸주께서는 세상을 망하게 되는 모습을 보고 싶어저에게 달콤한 감언이설로 수작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주신명님을 다시 제 스승으로 모시고 싶지 않습니다. 다시는 제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마십시오."
이 후로 멸주는 더 이상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멸주의 겉모습은 거룩하고 성현을 닮아 있는데 속에 음침한 계교가 숨어 있다는 사실은 쉽게 노출되지 않았다.
내가 천단을 자주 찾는 목적은 채널링 때문이었다. 채널링은 샤르별의 신선들이 우주와 대화하기 위해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우주와의 대화를 통해 샤르별의 신선들은 영적성장을 도모하고 있었다.
천단에서는 특별한 기운이 증폭되어 우주와 멀고 가까움이 없이 왕래가 가능하며 우주의 지존들과 마음울림의 대화도 가능했다. 우주의 존재들과 마음울림의 대화가 채널링이었다.
나는 샤르별에 도착하기 전부터 우주의 존재들과 채널링하며 우주의 소식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우주인 초시와 채널링을 나누며 4차원 문명세계와 연분을 쌓게 되었고 UFO를 타고 우주를 여행하면서 다차원의 우주현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 결국은 초시의 나라인 샤르별에 도착하여 4차원 문명세계의 초월적인 삶과 선경세상의 신선놀음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샤르별과 열려 있는 우주의 숨겨진 세상을 찾아다니며 불로불사 빛의 화신들을 만나기도 하고 거룩한 존재들을 만나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던 것이다.
천단은 샤르별의 비경이 펼쳐진 장소마다 우주와 대화를 나눌 목적으로 만들어져 있고, 그곳에는 특별한 기운이 항상 증폭되고 있어 우주의 숨겨진 세상들과 문이 열려 있는 초월적 현상을 체험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특별한 기운이 증폭되고 있는 천단에서는 채널링을 통해 우주의 존재들과 대화가 가능하고 또한 우주의 특별한 존재들과 만남도 가능하며 우주의 특별한 세상을 방문하는 일도 가능했다.
천단에 증폭된 우주기운은 육신의 몸을 신명의 몸으로 변화시켜서 우주에서 멀고 가까움이 없는 초월적 삶을 체험하게 만들었다.
어느 날은 천단에 올라 증폭된 천지기운에 실려 사색의 날개를 펼치고 있을 때 불현 듯 눈 앞에 펼쳐지는 세상이 보였고 두 신명이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도솔천이란 이름의 하늘이었고 도솔천의 비경을 바라보는 누각에서 두 신선이 무언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 소리가 곁에서 하는 것처럼 또렷이 들려왔다.
한 신선의 이름은 마이트레야이고 한 신선의 이름은 천주였다. 마이트레야는 도솔천의 주인이고 천주는 장차 지구에 등장하는 신천지의 주인이었다. 도솔천은 내가 전생에 머물던 곳이라서 낯익은 궁궐과 성곽과 마을들이 눈에 띄어 알아볼 수 있었다.
천주는 마이트레야 신선을 미륵이란 다른 이름으로 호칭하고 있었다.
“앞으로 나는 큰 짐을 천주에게 맡기고 도솔천으로 돌아와야 할 것 같소. 천주는 나의 후임자니 내가 일궈 놓은 밭에서 풍성한 결실을 이루도록 큰 짐을 져야 할 것이오. 나의 밭에 뿌려 놓은 나의 씨앗들을 후임이 잘 가꾸어 후천의 귀한 재목으로 쓰이도록 후일을 잘 부탁하오. 후임에게 무거운 짐만 떠맡기고 아무런 선물도 남겨줄 수 없으니 미안하고 아픈 마음을 무어라 전달할 수 없소.”
마이트레야 신선이 천주에게 건넨 말이었다.
“이미 천부적으로 저에게 주어진 천명이니 미륵께서 지워 준 짐을 무겁게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어차피 이 후임자가 결정해서 맡은 짐이니 미륵께서 미안해하지 마십시오.”
천주가 각오에 찬 표정으로 마이트레야를 향해 대답했다.
"후임 천주는 내가 큰 짐을 맡기고 화천한 후라도 이 점을 명심하시오."
"무슨 말씀이신지 새겨듣도록 하겠습니다."
"천주를 해치려는 자는 멀리 있지 않소. 장차 천주를 힘들게 하고 천주의 공사를 방해하는 적이 멀리 있지 않다는 뜻이오. 앞에서 충성을 맹세하고 교언영색하며 뒤에서는 교묘한 방법으로 방해하고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오. 그 슬픔을 범인의 심장으론 감당하기 어렵소. 심장을 바늘로 후벼 파는 고통보다 클 것이오. 그 험난한 난관을 극복해야 후임은 후임의 대명을 완수할 것이오. 그 무거운 짐을 후임에게 맡기고 화천해야 하는 이 미륵의 심정이 오죽하겠소."
"미륵 선임께선 그러한 일로 마음 아파하지 마십시오. 이미 각오한 일들이며 이 후임 천주는 버러지처럼 짓밟히는 수모를 겪더라도 미륵 선임에 대한 의리는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미륵 선임께서 세상에 오셔서 펼쳐 놓은 유업은 인류 구원을 위한 대업이니 그 길이 힘들다고 돌아서지 못할 것입니다.”
“미륵은 미륵으로 세상에 오더라도 사람들 앞에서 그 행세를 하지 못하오. 그러나 예정대로 미륵은 오는 것이오. 미륵이 출세하니 멸주가 동하오. 후임이 미륵을 세울 때 미륵은 오히려 후임을 내쳐야 하오. 그래야 후임을 멸주의 음모로부터 지킬 수 있소. 멸주들은 내 얼굴을 팔아 호의호식하며 권좌를 누리지만 아무도 나의 유업을 손대지 못할 것이오. 그들은 강압으로 나의 유업을 찬탈하지만 그들은 주인이 아니오. 내 유업의 주인은 천부적으로 정함을 얻은 후임이오. 후임은 주인의 자리에서 쫓겨나지만 결국엔 주인의 자리로 돌아올 것이오. 멸주들의 음모로 마음을 시달릴 때 하늘이 없다고 원망하지 마시오. 하늘이 그대를 지켜보며 도울 것이오. 다 떠났다고 생각할 때 다 잃었다고 생각할 때 하늘은 이미 후임을 위해 준비한 세상이 있소. 낡은 것을 버려야 새것을 얻을 수 있소. 멸주의 졸개들을 탓하지 마시오. 후임은 하늘이 정한 새 세상을 준비하시오. 하늘이 정한 새 세상은 감춰 놓은 비결이니, 그 비결을 푸는 자가 새 세상의 주인이오."
“새 세상을 준비 할 감춰 놓은 비결을 알려 주십시오."
"억울한 원혼들의 해원이오. 억울한 원혼들이 먹구름처럼 구천을 떠돌며 멸주의 편에서 움직이오. 그래서 세상이 시끄럽고 바람 잘 날이 없소. 나라가 시끄럽고 사회가 시끄럽고 가정이 시끄럽고 인생살이가 시끄러운 까닭이 원혼들의 난동 때문이오. 원혼들의 난동을 잠재우면세상이 조용해질 것이오. 원혼들을 달래 주면 하늘과 땅의 태평성대가 찾아올 것이오. 원혼들을 해원시키면 후임의 설 자리가 마련될 것이오. 후임의 설 자리를 위해 그 비결 한 가지를 숨겨두고 떠나오."
“억울한 영혼들을 해원시키는 비방이 있다면 미륵 선임께서 답을 들려주십시오."
"억울한 영혼들의 해원비방은 신선이니, 산 자와 죽은 자가 신선으로 봉안되면 구천을 뒤덮은 원혼난동의 먹구름이 걷힐 것이오. 세상에는 지금껏 수많은 선지자와 성현들이 나타나 구도의 길을 펼쳤으나 원혼난동을 잠재우는 비방을 몰라 하늘의 뜻을 종결짓지 못했소. 천주는 장차 삼신완성의 이긴자로 세상에 나타나 큰 빛으로 고운 영혼들을 찾아서 빛 담금질 사업을 펼칠 것이오. 그래서 세상을 이기고 멸주를 이기고 구도의 길을 완성할 것이오. 그 정점이 억울한 영혼들의 해원이요. 이는 선임으로서 후임에게 남겨둔 마지막 선물이오.”
이런 대화를 마치고 마이트레야 신선이 금 보자기에 싼 보따리를 천주에게 내어 주었다. 천주가 엉거주춤한 표정으로 그 보자기를 받자 마이트레야 신선이 이렇게 말했다.
“보자기를 펼쳐 보시오. 장차 후임이 구도의 길을 완성할 비서들이오."
천주가 금 보자기를 풀어서 펼쳐 보니 열두 권의 책이 들어 있었다. 천주가 열두 권의 책을 한 권 한 권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마이트레야신선을 향해 물었다.
“이 책 속에 무슨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까?"
마이트레야는 웃으며 대답했다.
"천상계의 일들과 새 하늘과 새 땅에 감춰 놓은 세상의 일들과 장차 세상에서 펼쳐질 일들과 천주가 펼쳐 갈 신천지의 일들과 억울한 영혼들을 해원시키는 방도가 모두 기록된 비서들이오. 장차 후임의 새 세상은 열두 권의 비서로서 펼칠 것이니 이는 하늘이 후인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오. 천주는 하늘이 정한 후인이며 또한 미륵의 후임이오. 부디 감춰두었던 비서의 힘으로 남겨두고 떠나는 유업을 후임께서 잘 마무리하길 부탁하오.”
천주는 마이트레야의 설명들 듣더니 부리나케 열두 권 비서의 책장을 넘기며 내용을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천주의 긴장된 표정이 밝아지며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트레야를 향해 큰 절을 올렸다.
마이트레야도 맞절을 하며 천주의 두 손을 감싸 쥐었다. 마이트레야의 손등에 천주의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이때 어디선가 흥겨운 풍악소리가 들리고 무희들이 나타나 춤을 추며 마이트레야와 천주의 주변을 빙빙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샌가 향기롭게 느껴지는 술상이 차려지고 마이트레야와 천주가 술상에 마주앉아 서로 권주하며 주거니 받거니 했다.
마지막으로 두 신선이 술상을 물리고 나서 마이트레야 신선이 천주의 두 손을 다시 꼭 잡으며 말했다.
“내가 세상의 일을 모두 마치고 도솔천으로 화천할 때 후임을 위해 감춰 놓은 마음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오. 내가 후임의 이름을 만인 앞에 드러낼수록 후임의 입장만 어렵게 만들 것이오. 말 못하고 떠나는 내 마음을 잘 헤아려 주오. 온 세상이 비웃고 냉대하더라도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마시오. 하늘에서 굽어보며 천주를 도울 것이오. 때가 되면 세상에 숨겨 놓은 일군들이 천주를 도울 것이오. 그때는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될 것이오. 열두 권의 비서 속에 하늘 마음이 모두 담겨 있소. 열두 권의 비서가 천주를 증언할 것이오. 부디 의통의 무기와 열두 권의 비서로써 천지의 주인으로 등극하여 지상낙원 신천지를 환하게 펼쳐 가시오."
천주는 말없이 열두 권의 비서를 가슴에 꼭 껴안으며 눈물만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천주의 눈물로 책을 싼 보자기가 젖고 있었다. 이 때 호위하던 신명들이 구름 떼처럼 두 신선 앞으로 나와 경배를 했다. 무희들은 춤을 추고 악대들은 흥겨운 풍악을 울렸다.
하늘에선 오색찬연한 꽃비가 눈처럼 쏟아지고 번개가 번쩍거리며 우렛소리가 일어나 천하를 진동했다. 하늘에서 땅으로 뻗어 내린 서기가 두 신선을 감싸고 있었으며 서기를 타고 하늘과 땅으로 오르내리는 천상의 사람들이 보였다.
꽃비와 번갯불과 우렛소리가 멋더니 두 신선의 모습도 눈 앞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이때 홀연히 연화의 모습이 천단에 나타났다. 연화는 내게 말했다.
“천단에 앉아 있는 백마선의 모습이 신명으로 변해서 밝은 빛으로 빛나고 있군요. 백마선의 빛을 멀리서도 바라볼 수 있어 마음이 흐뭇해요. 그래서 백마선은 신명들과 함께 움직이고 신명들의 모습을 보며 신명의 입으로 신명의 말을 하고 있군요. 세상에서 체험할 수 없는 일들이니 천단에 머물면서 하늘세상의 일과 신명계의 일들을 많이 체험하도록 하세요. 샤르별을 떠나가면 체험할 수 없는 일들이니 열심히 체험하고 열심히 영적성장을 도모하여 지구로 돌아가 큰 일을 펼치도록 하세요. 백마선이 체험한 일을 샤르별의 신선대중들은 늘 체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샤르별의 신선대중들은 영적성장이 날로 높아지고 온 세상을 선경세상으로 만들어 4차원 문명세계의 초월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지구에도 우주문명신이 찾아와 초월적인 세상을 건설하게 될 것입니다. 그 다리 역할을 백마선이 해주어야 합니다. 지구 인류의 정신세계가 크게 성장하지 않고서는 우주문명신이 찾아와도 초월적인 세상을 펼칠 수 없습니다. 백마선이 겪은 일을 지구 인류에게 전달하면 지구 인류의 정신세계도 크게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천단에 자주 올라 신명계의 일과 하늘의 일을 체험하여 지구 인류의 정신세계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으로 삼으세요."
연화는 언제 가져 왔는지 모르게 내 앞에 작은 술상을 펼쳤다. 연꽃의 문양이 새겨진 보석 잔에 술을 따라 연화가 나에게 마시라고 권했다. 나도 연화의 빈 잔에 술을 채웠다. 술에서는 연꽃의 향기가 은은하게 풍겼다. 연화가 천 년의 연꽃으로 담은 연화선주라고 했다.
연화와 나는 각각 연꽃 술잔을 들고 연화선주 한 잔씩을 마시며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연화선주의 술기운이 몸 속으로 퍼지자 몸은 하늘로 솟아오를 듯 하고 기분은 저절로 황홀한 감정으로 변해갔다.
천년 만에 피는 연꽃을 따 모아 연화가 손수 빚은 술이라고 하니, 연화선주의 술맛과 향기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술기운에 젖은 연화의 모습은 한층 요염하고 이슬을 머금고 피어 있는 한 송이 연꽃처럼 청초해 보였다. 연화가 술안주로 입에 넣어 준 음식이 사르르 녹았다. 나도 연화의 입에 술안주 음식을 넣어 주었다.
이후로도 연화와 나는 연화선주를 몇 잔째 주거니 받거니 했다.
천단에는 여전히 서기가 머물며 감싸고 있고 호위하는 신명들이 주변에 늘어서서 연화와 내가 술잔을 비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늘로 뻗어 있는 서기를 타고 오르내리는 하늘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때 문득 하늘을 쳐다보니 천단의 상공을 빙빙 맴돌고 있는 춘우셔시 하늘자동차가 눈에 띄었다. 샤르비네가 타고 다니는 자가용 비행체였다. 샤르비네의 춘우셔시를 발견하고 내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연화를 바라보았다.
연화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술에 취한 연화의 모습과 연화가 차린 술상은 눈 앞에서 홀연히 사라지고 있었다.
연화가 사라지자 샤르비네의 춘우셔시가 바로 천단 앞의 풀밭에 내려앉았다. 나는 얼른 천단에서 내려가 춘우셔시 선실에서 내리는 샤르비네를 맞이했다.
며칠 만에 얼굴을 마주 본 샤르비네와 나는 말없이 포옹을 하며 그동안의 그리움을 달랬다. 샤르비네의 따스한 체온이 몸 속으로 퍼지며 세포 하나하나의 감각을 깨우는 것 같았다.
“샤르앙, 그동안 좋은 체험 많이 했나요?"
천단에 올라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앉은 샤르비네가 나에게 묻는 말이었다.
"많은 일들을 체험했소. 여러 신명들을 스승으로 만나 큰 각성의 가르침을 얻었고 거룩한 신명을 따라가서 앞으로 펼쳐질 신천지를 체험하기도 했소. 하늘의 일과 신명들의 일을 체험하면서 많은 영적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소. 앞으로 지구로 돌아가면 지구 인류들의 정신세계를 깨우칠 좋은 밑거름이 될 것으로 생각하오. 모두 샤르비네가 베풀어준 배려 때문이라고 생각하오.”
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그동안 천단에서 겪은 일을 샤르비네에게 설명했다. 샤르비네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나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입을 열었다.
“샤르앙의 설명을 듣고 나니 제 마음이 너무 행복해요. 제가 생각했던 대로 샤르앙은 우주정신세계의 키 큰 나무로 잘 성장해가고 있어요. 샤르앙의 정신세계가 날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 아버지도 무척 좋아하실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요."
샤르비네는 말을 이어가다 말고 잠시 뜸을 들였다.
"무언지 말해 보시오. 샤르비네."
나는 샤르비네가 하다 만 이야기를 재촉했다.
샤르비네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샤르앙을 우주타운으로 초대했어요. 그동안 샤르앙과 미뤄 놓은 이야기가 많으신가 봐요. 괜찮겠어요? 요즘 샤르앙이 천단에 올라 영적성장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서 아버지의 초대를 받아들여야 할지 어떨지 몰라 고민하다가 꺼내보는 말이에요."
"초시 러우께서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셨소?"
"아버지가 언젠가는 샤르앙에게 들려주실 말씀이라고 해요. 샤르앙의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할 수 없고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우주타운에서 만나 그동안 미뤄 놓은 이야기를 전해 주고 싶은가 봐요."
"그러면 만 일을 제쳐 두고라도 초시 러우님을 만나 뵈어야지요. 나도 초시 러우님을 만나 뵙고 싶은 심정은 다르지 않으니까."
“샤르앙의 맘이 그렇다면 아버지와 만남 일정을 결정하도록 할게요.” “그렇게 하시오. 그 대신 샤르비네의 학교수업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시오."
“교수님과 의논해서 자가 충당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이런 대화를 마치고 샤르비네와 나는 천단에서 내려와 츠나음이 연구소까지 걸어서 하산했다. 샤르비네가 타고 왔던 춘우셔시 자가용은 무인비행으로 되돌려 보냈다.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는 샤르비네와 내가 꽃 숲을 걸어서 하산할 때 상공에서 천천히 비행하며 잠자리처럼 날아가고 있었다.
샤르비네와 남매처럼 다정하게 손을 잡고 복사꽃 물결이 출렁거리는 꽃 숲을 걷고 있을 때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숲에서 지저귀는 새 소리가 천상계의 합창처럼 들려왔다. 눈 앞에 펼쳐지는 무릉도원의 물결은 꿈처럼 펼쳐지고 푸른 하늘에는 흰 구름이 둥둥 떠다니고 있는데 고요하고 한가로운 시간이 무한한 태평성대를 느끼게 했다.
그 시간이 영원히 멈춰지기를 하늘에 빌고 싶었다.
그때 하늘에서 지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마선은 지구로 돌아가 할 일이 있으니 천상계의 어떤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도 마음을 빼앗기지 마라. 네가 지구로 돌아가 서러운 백성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어야 하리라.'
지존의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아니라도 나는 알고 있었다. 샤르별의 아름다운 세상에서 신선놀음을 즐기며 생을 마감하고 싶지만 지구로 돌아가 지구 인류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는 사실을….
4차원 문명세계의 메시지 10 – 신과의 대화 1
첫댓글 오늘은 긴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네 나누지 않고 소제목 하나를 다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
@니디기오스 이긴자!!
@그릿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