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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 2004 잉글랜드 웨인 루니선수가 크로아티아경기에서 승리, 8강이 확정되자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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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야 비켜라, 루니가 왔다
“펠레와 비교된다구요? 글쎄요. 저는 루니가 마라도나 이래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믿든 안 믿든, 나는 펠레보다 마라도나가 여러면에서 낫다고 생각하거든요.”(콜린 하비 에버튼 유스팀 감독)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웨인 루니(19·에버튼)가 펠레→마라도나에 이어 세계 축구사의 황제 계보를 이을 ‘대물’로 등장했다.
루니는 22일 유로 2004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2골을 몰아쳐 팀을 8강으로 끌어올렸다. 이 대회 3경기 4골로 다득점 경쟁에서도 선두로 치고 나섰다.
비록 월드컵은 아니지만, ‘작은 월드컵’이라 불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18년 7개월의 나이로 득점왕 후보 1위에 오른 것은 세계 축구계의 핫 뉴스가 되기에 충분하다.
200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에 입단할 때 주급 80파운드(약17만원)를 받았던 루니. 이제 루니는 이적료가 5000만파운드까지 뛴 축구계의 큰별이 돼 버렸다. 아르센 웽거 아스날 감독은 “웨인의 재능을 인정한다. 3000만파운드의 몸값도 작은 것은 아니다”라며 그의 몸값을 대략 3000만파운드로 잡았다.
그러나 루니를 데리고 있는 에버튼쪽은 다르다. 데이비드 모이에스 에버튼 감독은 “아직 어떤 구단으로부터도 이적 제안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최소 5000만파운드는 기본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만약 3000만파운드가 루니의 공식 몸값이었다면, 유로 2004가 시작된 열흘 만에 대략 2000만파운드가 뛴 셈이다. 3경기 4골이니까, 1골당 500만파운드 비율로 몸값을 끌어 올린 셈이다. 3000만파운드의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에버튼 구단으로서는 ‘대박’을 터뜨리는 행운을 잡았다.
마술상자 유로 2004
바로 유로 2004가 모든 것을 바꿔놓은 마술상자.
루니는 유로 2004 프랑스와의 B조리그 첫 경기에서 페널티킥 반칙을 얻어내면서 두각을 드러냈고, 지난 18일 스위스와의 조리그 두번째 경기에서는 두 골을 폭발시키며 탈락위기의 팀을 벼랑에서 구했다. 18년7개월24일만 떠뜨린 이 골은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최연소 골로 기록됐다가, 나흘 뒤 스위스의 요한 볼란덴한테 기록을 빼앗겼다. 그러나 이때부터 불기 시작한 ‘루니 바람’은 태풍의 눈으로 급속도로 발전했다.
22일 크로아티아와의 조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 역전골, 문지기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터뜨린 완벽한 쐐기골로 새 스타에 목말라하던 세계 축구계에 ‘원더풀’을 연발시킨 명장면으로 남게 됐다.
냉혈적 슛터
루니의 장점은 공격수가 갖춰야 할 주요 자질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
공격수의 최대 덕목은 골문 앞에서의 침착함이다. 그런데 다혈질의 루니는 문전 앞에만 가면 고요한 호수처럼 차갑고 냉정하다. 크로아티아와의 조리그 경기에서 터뜨린 루니의 두번째 골은 대표적인 사례다. 보통 선수들이라면 뒤쫓아오는 선수를 의식해 서둘러 슛을 때릴 수도 있지만, 루니는 오른쪽 골문쪽을 힐끗 바라보는 동작으로 문지기를 속인 뒤 왼쪽 골대 안으로 냉혈적인 슛을 찔렀다.
동물적으로 동료 선수의 위치를 파악해내는 것도 루니의 장점. 공격수는 항상 상대의 완강한 수비를 뛰어 넘어야 한다. 루니는 이런 항시적인 밀집과 압박의 공간에서 동료 선수들의 위치를 감각적으로 찾아낸다. 크로아티아의 경기에서 문지기를 맞고 튄 공을 달려들면서 오른쪽으로 넘겨 폴 스콜스(맨체스터 유니이티드)의 헤딩 동점골을 유도한 것은 루니의 넓은 시야를 웅변한다.
기록제조기
1m78, 78㎏의 탄탄한 몸으로 거침없이 질주하는 폭발력, 몸싸움과 제공권 능력, 강력한 중거리슛 또한 루니가 축구천재로서 빛날 수 있도록 하는 요소다.
원터치 패스로 동료한테 골로 향하는 길을 열어줄 때면 공격수가 아니라 플레이메이커 같다. 이런 점 때문에 루니는 단순히 펠레형의 문전 스트라이커가 아니라, 중원에서 창조적 기회를 엮어내면서 골까지 성공시키는 마라도나 스타일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루니는 기록 제조기다. 2002년 10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연소 골(16년360일, 이 기록은 나중에 제임스 밀너(리즈)에 의해 깨졌다), 2003년 2월 잉글랜드 대표팀경기 최연소 출전(17년111일), 2003년 9월 대표팀경기 최연소 득점(17년317일)은 아직도 루니의 것이다.
루니의 신기록에 대한 극성스런 기대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 모아진다.
루니는 월드컵에서 펠레가 세운 17살 우승 기록을 넘을 수는 없다. 그러나 잉글랜드 역사상 월드컵 출전 최연소 우승 기록에는 도전해 볼 만하다. 2년뒤 독일 월드컵에 나가 우승을 한다면 66년 자국대회 때 우승컵을 안은 앨런 볼의 21살 기록을 깨기 때문이다.
루니가 언제 잉글랜드팀의 주장을 맡을 지도 기록과 관련한 잉글랜드 축구 호사가들의 관심이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현재의 득점 페이스. 2003년 2월 오스트레일리아와의 경기에서 첫 A매치에 출전한 루니는 이후 22일 크로아티아와의 경기까지 모두 16회 A매치에 출장해 9골을 기록했다. 1.7 경기당 평균 1골이다. 이 기록은 한 골을 얻기 위해 마이클 오언(2.32경기), 더라이어스 바셀(3.3경기), 에밀 헤스키(8.6경기) 등 동료 선수들이 출장한 경기 수와 비교할 때 매우 높은 득점 확률이다. 이론적으로 85경기를 뛰면 잉글랜드 최고 기록인 보비 찰튼(49골)을 넘어설 수도 있다.
취약한 왼발
그러면 루니의 약점은 없는가?
프리미어리그 에버튼 감독을 역임 한 뒤 에버튼 유스팀을 맡아온 콜린 하비는 유로 2004 경기에서 루니의 취약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왼발보다는 오른발에 기울어진 슈팅 스타일이 그 가운데 하나다. 루니는 4골 가운데 헤딩슛을 뺀 3개의 골을 모두 오른발로 차 넣었다. 하비는 만약 루니가 왼발마저 오른발처럼 자유자재로 쓰게 된다면, 그 순간 세계 최고수준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 유로 2004 잉글랜주장 베컴선수가 크로아이타전 수훈갑인 웨인 루니선수의 머리를 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 |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싸움꾼같은 플레이 스타일은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의 걱정을 자아냈다. 조리그 1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하면서 경고를 받을 만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에릭손 잉글랜드 감독은 22일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바짝 조바심을 냈다. 크로아티아쪽에서 루니를 자극해 퇴장까지 시킬 전술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니는 에릭손 감독의 강력한 주문에 따라 오직 플레이에만 집중하는 건실한 플레이로 경고 없이 두 골을 수확해 냈다.
‘평생의 선생님’
리버풀에서 태어난 루니는 ‘에버튼 맨’이다. 리버풀쪽에서도 구애를 받았지만, 루니는 리버풀에는 흥미가 없었다. 어렸을적부터 에버튼 팀의 사진은 그의 창문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가족도 모두 에버튼 팬이었다.
그런 루니가 천재성을 세상에 드러낸 것은 2002년 에버튼 유스팀을 축구협회 유스컵대회 결승에 이끌면서부터다. 대회 4강전에서 35야드짜리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루니는 작은 마을의 유소년 선수가 아니라 될성부를 떡잎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루니의 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은 콜린 하비 에버튼 유스팀 감독과의 만남. 하비는 루니의 재목됨을 일찌감치 발견한 뒤 거목으로 키웠다. 루니의 힘과 자신감, 기술적인 측면의 발전은 그야말로 ‘평생의 선생님’ 하비에서 나왔다.
하비 감독이 루니를 처음 본 것은 11살때다. 하비는 “루니는 길거리 축구선수였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그때도 루니는 남들과 다른 체격과 힘으로 하비를 놀라게 했다. 중원에서부터 4명을 제치고 골을 터뜨리는 개인기 또한 루니의 트레이드 마크.
13살때는 중앙선 부근에서 때린 63m짜리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중앙선 근처까지 퉁겨나왔다는 게 하비의 증언이다. 하비는 “루니는 코치가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선수”라고 말한다.
모이에스 에버튼 감독도 “루니는 연습훈련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이해하고, 나이에 비해 강인하다. 그는 수년이 걸려야 나타나는 축구에 대한 이해도에서 이미 완성돼 있다.”고 평가했다.
루니는 스스로 머리를 쓰고, 훈련하고, 몸에 익힌다. 가르치는 코치로서는 이런 선수들이 피곤하다. 그러나 누구를 탓하랴? 이 ‘괴물’을 낳아준 루니의 부모를 탓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루니는 지금까지 평생을 에버튼에서 보내고 싶다고 말해왔다. 마치 유로 2000까지 잉글랜드의 주장을 맡았던 앨런 시어러(뉴캐슬)가 어렸을 적부터 뉴캐슬 입단이 꿈이었고, 안방 팬들을 위해 대표팀 차출마저 거부했던 정서와 비슷하다.
거목이 되다
그러나 유로 2004는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모이에스 감독의 특별 관리에 따라 언론노출을 극도로 피했던 루니는 이제 전세계 미디어의 관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줍고 낮은 음성에서 자신을 숨기던 때와 달리 목소리도 높이고, 자기 주장도 강하게 해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첼시에서 이적을 제안해 온다면 본인뿐만 아니라 구단을 위해서라도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한다. 하루밤새 거목으로 성장한 루니가 겪어야 할 성장통이다.
루니 열풍은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들끓게 한다. 신문의 모든 톱 기사는 ‘영웅 루니’로 채워지고 있다. 영국뿐 아니다. 전 세계가 그에 대한 얘기로 술렁이고 있다. <인터내셔날헤럴드트리뷴>은 “중국에서 달나라까지 생명이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웨인 루니에 대한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힘을 받은 잉글랜드는 이번에 사상 첫 유럽축구선수권 제패를 노린다. 데이비드 베컴, 스티브 제라드, 마이클 오언 등도 건재하다. 당장 8강전 상대인 포르투갈의 전력은 유로 2000 때와 비교할 때 약하다는 분석이어서 넘지못할 산은 아니다.
루니를 최연소 대표선수로 발탁한 지장 에릭손 감독도 잔뜩 기대를 높인다. 에릭손 감독은 “루니는 완벽한 축구선수다. 그가 이 정도로 해준다면 이 대회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한다. 온갖 기대를 한 몸에 바도 있는 루니. 에버튼의 작은 별에서 세계의 별로 거듭난 루니는 유로 2004가 그의 황금시대를 열어준 서막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프랑스와 잉글랜드가 다함께 8강과 4강을 통과하면 결승에서 다시 두 팀이 리턴매치를 한다. 잉글랜드가 조 예선 때 프랑스에 당한 ‘3분의 악몽’에서 벗어날 것인가도 관심사이지만, 루니와 티에리 앙리(아스날)의 ‘공격 지존’ 싸움도 축구팬의 볼거리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리는 게 축구팬의 공통된 심정일 것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웨인 루니 누구인가 생년월일: 1985년 10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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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루니는 목둘레도 플필에 적어야함..
히힝~ 루니 쪼아~
이러니 에버튼 팬들이 싫어할 만도 하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