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어젯밤 동네칭구와 꼬치집에서 한잔 했다.
그녀와 나는 외롭고 고민이 있을때면 서로 전화통을 부여잡구
수다를 떨다가 결국엔 술집으로 향하는 그런사이다.
그런 그녀와 갔던 꼬치집은 칭구의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가게다.
현란한 꼬치메뉴판을 정독하는 우리...닭산적,염통,닭날개,닭발...
비위가 약한 칭구는 시켜놓구는 잘 안먹는다.
나만 맛나게 한입에 털어넣었다.
요즘 난 닭발의 절묘한 맛에 빠졌다.
매콤한 양념,쫀듯거리는 육질(?),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
먹다보니 옛날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땐가 울엄마가 생닭발을 한냄비 가져오셨다.
그때 첨 상면한 닭발...
보기에두 넘 징그러워 닭발을 피한 나...
내 방으로 가려는데 엄마가 닭발을 같이 다듬자구 하신다.
인건비두 줄이구...뭐라구 하시면서.
누군가가 몸에 좋다는 말씀을 하신 것 같다.
결국 어쩔수 없이 엄마와 나 마주보며 닭발을 다듬기 시작했다.
닭발을 다듬고 있자니 예전 키웠던 닭들의 발이 생각났다.
똥으로 범벅이 된 닭장을 성큼성큼 걸어다니는 닭덜.
그 닭발의 위생상태는 과히 환상적...
발바닥에 박혀 있는 굳은 살과 발톱덜...다듬으면서도 구역질이 났다.
굳은살도 벗겨내구 발톱두 깎구.
엄마와 나는 다 다듬은 닭발을 냄비에 담았다.
힘들게 다듬은 닭발...
그러나 다듬다 다듬다 비위가 마구 상해버린 울 모녀.
결국엔 우린 수북히 쌓인 닭발을 먹지 못했다.
다듬다 비위가 상해버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