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너리투어 · 아트투어 인기
서울 청담동에 거주하는 K씨는 특별한 일정 없이 6월에 일본 도쿄에 다녀왔다. K씨가 도쿄에 다녀온 이유는 대한항공에서
새로 도입한 항공기인 A380 기종을 타보기 위해서였다.
친구들이 외국에서 싱가포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이 먼저 도입한 A380 기종을 타 보았다는 자랑을 듣고 궁금했던 터였다.
K씨는 대한항공이 A380기를 도쿄에 첫 취항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연초 사전 예약해 뜻을 이뤘다.
K씨는 남들이 뭐라 하든 자신의 차별화된 이 여행의 만족도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고 말한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피부과를 운영하는 B원장은 이번 여름 부부동반으로 와이너리투어를 다녀왔다.
와인 매니어인 B원장은 1000만원이 넘는 여행 경비에도 프랑스 메독 지역을 중심으로 다닌 2주일간의 일정이 너무나
환상적이었다고 말한다.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바라보며 세계적 와이너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며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을 이어간다.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마고’ 등 세계적 명품 와인을 한국 호텔의 4분의 1 가격에 마신 이야기를 할 때는 침을 튀길
정도로 흥분한다.
B원장은 내년에는 유학 간 아들도 만날 겸 미국 지역 와이너리투어를 갈까, 칠레 등 남미 지역 와이너리투어를 갈까
고민하고 있다.
남들과 다른 차별화 포인트 찾기
부자들은 대개 남들과 다르게 돈을 쓰고 싶어 한다. 럭셔리 명품을 구입하고, 값비싼 요리를 먹는 방법도 있지만
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아이템은 ‘여행의 차별화’다.
과거에는 ‘상미회’ ‘KALPAK’과 같은 곳에서 일반 패키지여행과 차별화해 비즈니스항공석, 최고급 호텔 숙박 등을 포함한
VIP전용 관광상품을 개발해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별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단순히 고급화된 여행으로는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단순한 고급화에서 문화와 체험이 있는 여행상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부자들이 선호하는 여행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일반인이 쉽게 갈 수 없는 곳, 즉 희소성이 있는 여행지를 선택한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일반적 여행지를 가더라도 고급 문화를 향유하는 프로그램을 즐긴다는 것이다.
1989년 해외 여행 자유화 조치 이후 우리나라 사람이 해마다 방문하는 여행지는 늘어나고 있다.
동유럽, 북유럽 등은 과거에는 VIP 고객의 전유물이었지만 이제는 희소성이 별로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가는 것 역시 얼마 전까지는 강남 부자들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직장인의 여름 휴가지로 인기를
끌 만큼 평범한 장소가 됐다.
최근 부자들이 찾아가는 희소성 있는 여행지라면 아프리카나 인도양의 이름 모를 섬 정도가 돼야 할 듯하다.
부자들이 추구하는 차별화된 여행의 백미는 문화체험형 여행이다. 해외여행의 1단계가 눈으로 보는 ‘관광여행’, 2단계가
편히 쉬는 ‘휴양여행’이라면, 3단계는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문화체험여행’일 것이다.
그중 아직 인기가 많은 게 와이너리투어와 아트투어다. 보통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유명 와이너리와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코스다.
파리나 로마의 유명 관광지 방문은 아예 생략할 때가 많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몇 번씩 방문했고, 기념사진도 찍을 만큼
찍은 경험이 있기에 주 테마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의 만족도가 더 높다고 한다.
한 여행사의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투어 안내문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연중 온화한 기후와 눈부신 따뜻한 태양, 기름진 토양 그리고 북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산뜻한 바람! 좋은 포도 재배를 위한
나파밸리의 자연조건은 최고의 와인을 낳았습니다. 캘리포니아 와인의 전설이 돼버린 로버트 몬다비와 오퍼스원 와이너리.
미국 스파클링 와인의 시작이 된 도메인 샹동 와이너리, 유명한 켄달젝슨 와이너리. 영화 ‘대부’를 감독한 코폴라 감독이
소유하고 있는 루비콘 에스테이트 와이너리 등을 방문하게 됩니다.
단위 면적당 미슐랭 레스토랑이 가장 많은 미식의 도시 욘빌에서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을 즐기시고 나파밸리의 유명한 와인
트레인에서 코스 저녁도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아트투어는 초창기에는 세계 각국 유명 미술관을 중심으로 견학하는 코스에서 최근에는 유명 비엔날레나 아트페어 또는 미술품
경매 등에 여행 시기를 맞추어 스케줄을 짜기도 한다.
당연히 큐레이터 등 전문가가 동행하게 되며 동행자끼리 취미가 같기 때문에 금방 돈독해져 커뮤니티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한 여행사에서 기획한 유럽여행 안내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파리에서 출발하는 이번 여행은 부르고뉴 지방의 포도주 수도로 불리는 본을 거쳐 아비뇽과 니스, 칸 등 프로방시 지방의
진주 같은 핵심 도시들과 주변을 살펴보게 됩니다. 본으로부터 니스까지는 현지에서 손꼽히는 명문 호텔과 레스토랑을
예약해 프랑스의 품격 있는 숙박시설과 식도락가들이 손꼽는 레스토랑을 찾게 됩니다.
『신의 물방울』에 등장하는 LE CEP호텔과 미슐랭가이드에서 추천하는 레스토랑을 방문하게 되며, 남프랑스의 유명
미술관인 샤갈미술관과 마그재단미술관을 방문합니다.
스위스의 품격 있는 유명 휴양지 생모리츠에서의 휴식 이후 빙하 특급열차를 이용해 알프스의 만년설과 호수를 지나게
됩니다. 민속박물관 엥가딘박물관과 알프스의 대표적 화가 조반니 세간티니 미술관을 방문합니다.’
갤러리아에서 30억 넘게 쓰면 우주여행권 지급
여기에 또 하나 자녀들을 위한 아이비리그 투어도 방학 때에는 자리가 없어서 못 가는 여행상품이 됐다.
미국 동부지역 8개 명문 사립대학(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유펜, 컬럼비아, 브라운, 다트머스, 코넬)을 방문해 현지 분위기를
체험하고, 선배 유학생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동기 부여를 얻는 프로그램이다.
영어만 배우는 보편화된 영어캠프에서 벗어나 미국 명문대학을 방문해 미리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이어서 초·중·고 학생을 둔
부자 부모가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이다.
VIP고객들의 여행 차별화의 끝은 어디일까? 좋은 예가 하나 있다. 영국의 버진갤럭틱사가 기획한 20만 달러(약 2억2000만원)
상당의 우주여행 상품이다.
6인승 우주선 ‘스페이스십2’를 고도 16㎞까지 끌어올려 저궤도로 우주공간을 비행하며 창으로 지구를 내려다보거나 무중력
상태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우주여행에 참여하고 싶다면? 올해 갤러리아백화점에서 30억원 이상 물품을 구입한 고객에게는 이 우주여행 상품권이
지급된다.
첫댓글 아트투어 얼른 가고싶네요^-^ 아이가 좀더 크면 아이비리그투어두요ㅋ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