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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8, 3,29 (토)
산행지 : 가야산 (경남 합천군 거창군/경북 성주군 )
산악회 : 은하수
소요시간 : 5시간 30분
코스 : 백운동 매표소 - 백운교 - 서성재 - 칠불봉 - 상왕봉 - 마이애미불상 - 해인사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이 산에서 내려보니
그렁그렁 맺혔던 눈물샘이 따끔거린다.
봄의 절기인 춘분을 보내고 아흐레
남쪽 하늘 아래에서 온갖 교태로 뽐내며 피는
개화의 꽃들을 산정에서 바라보며 코방아 찌며
상상화가 생뚱맞게 피어나고 있었으니
내 임의 환생이려나 곱고 싸늘하니
안개의 음산함이 차가운 바람과 눈물로 빚은
빗살무늬의 빙화로 아름답게 피어나
나무 위에 곱게 내려앉아 자태를 뽐내는 꽃이여
만개하여 아름다우니 내 마음 속의 여인이고
소복을 걸쳐 입었으니 떠나간 옛 인연이기에
이별과 인연을 교차하게 하는 미모가
꽃을 찾아 나선 내 마음을 눈물로 채우게 하는구나
국립공원인 가야산에 핀 봄날의 상고대를 보고
눈이 시려서 차마 뜬 눈으로 볼 수가 없어 눈이 멀어 버릴 지경이었고,
산정에서 눈자락을 내리치면 사하라의 사막의 능선처럼
아름답게 뻗어 나가는 능선이 내가 몇십 년 후에 찾아 갈
황천길의 미로 먀냥 아득하기만 한데
기암괴석의 암봉마다 올려 쳐진 빼어난 미모는
칠불봉의 표지석 마냥 예쁘장 하기만하니
한시라도 눈을 감기가 아쉬워 놀란 토끼눈처럼 빨갛게 변할 때까지
황홀감에 젖어 들었던 가야산을 회상하며 길따라 펜따라 새벽 길을 ...,
친구로 부터 전화가 울어댄다.
머? 머라고? 어디간다고?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국립공원이면서 너무 거리가 멀어서 당일로 다녀 오기 힘든 산이기에
늘 마음으로 흠모해 만 오던 산인지라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경남 합천에 있는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을 간다고 하니 다시 물어보고
재 확인을 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충청도에 있는 가야산으로 착각하고 말한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확인 해 보라고 했지만 해인사라는 말을 듣고는
아.. 드디어 명산 중에 명산을 가게 되는구나.
새벽 4시 밤새 먹구름이 끼어 있더니
부슬 부슬 손등에 난 주름만큼 가는 비가 내 가슴을 우울하게 만든다 .
이러면 안되는거지 안되고 말고 하지만 수원에서 경남이면 거리가 얼만데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지만 어느새 베낭에는 우의를 챙겨 넣는다.
봄에 꽃놀이를 간다며 신나하는 친구들에 비해
비가 오더라도 우중산행의 묘미를 아는 나의 마음은 한결 가볍기에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네 마음대로 해 보거라 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집을 나설 시간이 되니 비의 굵기가 제법 굵어 졌다.
그래도 전혀 개의치 않고 이쯤의 비는 내가 맞아도 주지 하면서
버스타는 곳으로 향하며 콧노래를 부르는 발걸음이 경쾌도 하다 .
인생 살다보면 비를 맞을 때도 있고 눈을 맞을 때도 있는 것을
기왕지사 오겠다고 내리는 비인데
흠쪽하게 맞아 주는 것도 자연과 하나됨이 아니런가
궁상을 떠는 것 같기도 한 생각이 들지만
산을 향하고 있는 마음에 궁상이면 어떠한가
약속 장소에 나가보니 많은 산행 친구분들이
새벽의 차창을 내다보며 오는 봄비를 감상하고 있다.
낮이 길아졌다고 함은 아침이 동이 일찍 트고
해가 서산을 더디게 넘어간다는것일까
겨울철에는 별을 보고 나가야 하는 시각인데도 대낮처럼 밝은 아침
나를 태운 버스는 산으로 향하는 내 마음을 실어 씽씽 잘도 달린다 .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두번 쉬더니
성주 인터체인지를 벗어나서 백운동 코스로 향하니
주위 산세가 준험하여 어리둥절한 마음을 압도하기 충분하고 ,
농촌이어서 그런지 들과 논에 땅을 갈아 업어 놓은 풍경에서
농부들의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부지런한 마음을 읽을 수 있어 흐믓했다.
다행히도 성주에서 부터는 비가 아예 오지 않았기에 쾌재를 부르며
백운동 계곡 하단부에 다다라서 하차하고,
등산화 끈을 질근 매니 땅을 향하고 있던 눈에는
잔디밭 옆에 피어난 할미꽃이 섞은 치아 드러내고 활짝 웃음으로 반기고,
푸새들의 싱그러운 새싹의 반주도 들려오니
이제부터 서서히 가야산 자락으로 접어드는데
산 정상쪽을 바라보니 앞산의 등치에 가려 볼 수는 없고
주위 기암 봉우리들만이 어서오라고 흘러가는 구름에 뜻 전해오며 인사를 해 주니
산입구는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약간은 음산한 날씨에 주위 산정상에서 노니는 먹구름을 쳐다보며
오늘의 산행에서는 무슨 조화로 나에게 가야산이 자랑거리를 내뱉어 낼지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한발짝을 더하며 계곡따라 청아한 물소리를 벗 삼아
돌길을 밟으며 산과 하나가 된다.
엿새 있으면 춘분과 곡우 사이에 든 청명이기에
산길 옆에는 방토가 해빙 되어 흘러 내린 흙이 발길에 체이면서 진흙탕을 만들어 내면서
바지를 흙강아지로 만들고
3주만에 산을 찾아서 그런지 숨이 벅차 오르지만
용기골계곡의 깨끗하고 말숙하게 생긴 바위들이 미소 짖고
또로록 소리를 내며 흐르는 봄의 낙수소리가 싱그럽게 귀를 흥겹게 해주니
이파리 한장 없이 아름답게 피어 있는 산수유 꽃도 방긋거리며 땀을 뱉으며 역주하는
나의 마음의 위안을 삼아주며 등을 슬쩍 떠 밀어 준다.
봄 초들에 대한 기대를 하며 일찍부터 카메라를 꺼내 들고
눈을 부릅 뜨며 찾아보지만
길옆의 사시사철 푸르른 산죽들만이 치렁치렁거리며 무릎을 간지럽히며 다가서고
1시간 가량을 계곡만 따라 오르니 바람한점 받아 보지 못하고
능선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들게 만드니
가파른 길따라 줄을 서고 있는 나목들의 모습과 애처로운 마음이 같은데
계곡 좌쪽으로 올려쳐 진 능선의 암봉들을 밟고 오르면 얼마나 좋을 까 하는
소망도 일정에 맞추어야 하는 산행이기에
발은 계곡을 따라 걷지만 마음은 능선을 따라 걷는다.
계곡과 골짜기에 갇혀 정상을 볼 수는 없지만
능선에 오르기 위해 좁다란 등산로를 헤치며
뻐근한 다리에게 사과하나를 물려 주며 힘을 보탠다.
계곡을 따라 올라 가는 산길이 어찌 지루하다고 표현하느냐며
자신의 고루한 생각과 산에 대한 예의를 잠시 잊었던 옹졸함에 마음을 쇄신하려 하는데
눈에 쏘옥 들어 오는 것이 있었으니 잔설이였다 .
앞에서도 말했지만 내일 모레가 청명인데
육산에서 아직 잔설 그것도 산 하단부에서 발견한 것이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밖에 설명하고 느낄 수 밖에 없다.
계곡따라오르다 보니 백운 1교의 차가운 철교를 주홍페인트로 색칠해 놓아 안온함을 주어
박력있게 쿵쿵거리며 계속되는 2교 3교 4교를 건너면
수원의 방화 수류정만큼은 훌륭하지는 못해도 현대식 조형물의 아치형의 구조는
낭만적인 다리를 건너는 품위 만큼은 지켜 준다.
길고 긴 계곡과의 밀어를 통해 큰 특징은 보여 주지 않음이 계절탓이기에
제철을 만났을 때의 계곡의 수광으로 멋을 보여 주거라 하며
다시 널 찾아오면 못다 나눈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인사와 함께
땀으로 온 몸을 흥건하게 적시고 나니
어느덧. 골바람이 불어 주는 서성재의 나들목에 당도한다.
꽤 많은 산객들이 모여 앉아 휴식을 취하며 과일과 물을 마시며
여담을 나누는 모습들이 들어오고 눈을 치켜올리니
동북쪽으로 상왕봉이 의연한 산용으로 아니 암봉으로 미형을 뽐내며
칠불봉과 상왕봉 사이의 허공이 통천문 같은 형상으로 눈을 시원하게 해 주니
힘이 들어 소진하기 일보 직전인 다리의 근육이 꿈틀대며 일명 쥐가 오기 시작한다.
출발 할 때부터 다리의 상태가 좋지 않아 아마도 정상까지는 무리 일 것 같아
걱정 어린 말을 하며 출발을 하였지만 정상을 앞에 두고 쥐가 오다니
아마도 가야산 과는 인연이 여기까지인가 보다 하는 마음에 의지의 힘을 다지며
걷는 걸음인데 이리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자신에게 너무 초라한 의지이기에
몸을 살살 풀어가며 몸은 천천히 마음은 급하게 정상을 행해 오르기 시작한다.
백여미터를 서성재 쉼터를 벗어났던가
"왠 돌들이 다 서 있는것이야 마음 심란하게 시리 "하면서
옆친구가 농담 한마디를 던지니 주위를 걷고 있던 다른 일행들도
박장대소를 하며 농을 받아 흥겨움으로 받아 넘기는 여유를 가진다.
사진과 같은 길을 너덜겅이라고 하는데
성치산과 설악산의 마등령을 오르면서 본 기억이 난다
정상에 오르기 전 까지는 그 상황의 변화는 전혀 예측이 안 되는 큰 산은
가끔은 날씨의 변화로 오르는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가야산은 주봉인 칠불봉(1433m)의 결코 작지 않은 산이기에
그렁그렁한 날씨의 음산함이 큰일을 저지를 것 같은 생각을 지우지 못하게 하는데
서성재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점점 가파 와 지는데
산정상에서 감도는 구름인 듯 보이는 안개의 흐름이 비를 만들고 있는지
아니면 구름을 만들고 있는지 무언가 있기는 있는데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이번 산행 코스는 경북의 성주군에서 시작된 산행은 정상을 밟고
경남의 합천으로 내리는 코스를 선택하였는데
월악산의 영봉처럼 눈 앞에 정상은 가까이 보이는데
우회해서 오르는 산행길은 결코 쉬운 코스가 아니기에 쥐가 오는 다리를 풀어 가며
한 발짝씩 무거운 다리를 계단과 암석에 올려가며
주위의 1천미터 내 외의 연봉들의 형상을 훔치며
구름이 날다가 정상에서 쉬어 가는 모양도 계속 살펴가며 7부능선에 다다르니
베낭에서 난리 법석을 치던 음식들이 "산과 구름만 네 벗이냐"며
밖으로 내 비추어지기를 소망하니
한적하고 바람이 일지 않은 곳에 자리를 펴고 음식의 소원을 들어 주려하는데
정상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곳에서 전망을 하며 눈을 올리고 내리니
동쪽으로 잘 뻗어 있는 능선따라 하부에서 불어치는 바람타고
안개가 주봉인 칠불산의 콧등을 건드리며 넘어가고 있는것이 아닌가
아뿔사. 땀이 식으면서 한기가 살짝 느껴지려해서 외복을 거치고
다시 한번 눈을 안개 따라 정상으로 올리니 서서히 정상에서는 안개와 바람이
진정.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었다.
태백정맥에서 뻗어 내려 소백정맥을 연하여 지맥으로
가야산 정상으로 연결을 이룬 능선을 따라 바람이 일어나면서
한겨울에나 볼 수 있는 상고대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육안으로도 훤히 볼 수 있을 만큼 속도가 빠르게 전개되는 빙화의 생성이
정상을 한치 앞을 남겨 놓은 지점에서 눈에서 감동의 눈물을 글썽거리게 만든다.
고산은 아니어도 격조와 품위로는 두번째 가라 하면 서러워 할 가야산이
1972년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것과 해동제일의 명산이라는 칭호를
백번을 들어도 아쉬움이 없을 만큼의 지조를 지킨 산임을
가야산의 변신에서 다시 한번 느끼고
덕을 가득 지닌 암봉과 지고지순한 자연의 풍광의 모습에서
조선 팔경 중의 하나인 영산의 품격을 그대로 지닌 산임이 틀림 없는데
멀리서 찾은 손님에게 대접을 해 주기 위해
잔치상까지 차리고 있으니 욕심이지만 망상 같은 기대의 마음을 가져본다
우리나라 영산들이 전국 각지에 얼마나 많이 산재해 있던가
봄철에는 영산을 찾아 다니며 시산제를 지내느라 산을 찾는 산객들의
부산함을 자주 볼 수가 있는데 가야산은 영산 중에 영산이라 칭해 주고 싶다.
수 많은 난국의 어려움을 거치고 산마다 국난을 겪으면서 몸살도 앓고
왜척으로부터 다시말하면 화재나 수재 그리고 풍재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산으로 소백산 오대산과 더불어 자연 그대로를
잘 보존하고 있는 산으로서 우리나라의 3대 사찰인 통도사 송광사와 더불어
법보사찰인 해인사를 품 안에 안고 있는 산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어느분인지는 몰라도 다급해 찍은 사진이니 이해를..^^
역사책이나 살면서 귀동냥으로만 들어 오던 역사적인 명산을 찾아와 있음에
가슴이 뿌듯해지며 앞으로 올라서서 정상의 희열을 맛 볼 생각을 하니
어서 가고픈 마음 주체하지 못하고 더더욱 식후경을 즐기기 위해 정상가기에 바쁘기만 하다
기이한 형상의 암봉들이 발짝을 옮길 때마다 시야에 들어오고
깍아지는 정상 가는 길에 국립공원답게 철계단을 잘 정비해 놓았으니
90도 경사에 가까운 직각 철계단을 엉금엉금 오르며 느끼는 희열이 일맛이다.
힘이 들고 정상으로 오르는 마음이 급한 만큼 산의 위용이 너무도 훌륭하여
아슬아슬한 난간을 지남에도 눈은 절승한 산형에 푹 빠져 데이트를 하고 있으니
시간이 이대로 멈추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옛 적에 흰머리를 뽑아 주던 생각이 갑자기 머리를 스치면서 오천으로 떠나신
어머니의 모습이 산의 형상으로 다가온다 .
그리웁고 불러 보고 싶은 어머니의 흰머리와 같이 상고대는 벌써부터
나의 눈 앞에서 아른 거리고 주위에서 친구들의 감탄과 찬탄의 소리가
울려퍼지니 진정 가야산의 상고대는 최고라 아니 할 수 없다.
너무도 봄날에 보는 상고대가 신기해서인지 손으로 한번 만져보려고 하는
친구의 간을 써늘하게 하는 불호령이 내 등짝 뒤에서 들려오는데
모르는 사람이지만 호령을 내리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본다.
산에 가면 아름답운 꽃을 보면 꺽고 싶고
목수의 눈에는 잘 뻗은 나무가 먼저 베어지며
미인도 박명한다고 하듯 아름다운 빙화를 만져 보고 싶은 마음 어찌 간절하지 않으련만
아무리 많고 많은 상고대이고 시간이 흐르면 다 녹아질 꽃이지만
뒤 늦게 올라 오는 산객들이 어느 한 꽃이라도 보지 못하게 함에는
틀림없는 사실이기에 친구를 역성들어 주지 못하고 친구와 같은 마음으로
같이 야단을 맞자는 마음으로 아무말도 못하고 빙화를 구경한다.
아름다운 춘화보다 더 아름다운 빙화요
그리워 불러보고 싶은 어머니의 환생으로 내 눈에 비치었는가
내사랑 마다하고 떠나간 여인의 슬픈 모습으로 상복을 입고 비치었는가
임 보내 놓고 얼어버린 내 마음과 동병상련하려 차갑게 피었던가
너를 보는 내마음이 만가지로 교차하니 네 아름다움이 가히
천하 일색에 천하 일미로다
비록 창백하게 백지장 처럼 그리고 상월로 빚어 처박하게도 보이지만
오늘만은 흰머리 곱게 빚고 오천으로 떠나신 어머니를 연상하며
곱고 우아하고 품위를 지키셨던 생전의 모습으로 당신의 아름다움을
연모하려 하니 그리워 불러보고 어루만지고 눈물을 보이더라도
깊은 배려로 이해를 해다오
명산에 찾아 와 내가 어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만으로
망모의 연정만을 품고 산을 오르고 내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드니
백의민족으로서 예의 지국인 우리나라의 흥국을 기원하는
신화로도 가히 손색이 없으니 새 정부의 안정적인 정치와 도약하는 경제 발전
그리고 살기 좋은 인심과 문화 발전으로 삶의 질이 높아질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피어난 꽃이라는 소망을 담아 꽃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드디어 . 가야산의 정상인 칠불봉을 내 발 아래 내려 놓았다 .
성스러운 산에 올라 천하에 우뚝서니 부귀와 영화도 다 필요없어
오로지 천상의 천품으로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내려보며 유아독존을 외쳐 본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뵈알하고
맑은 공기와 최고 일미의 꽃을 조망하니 올라 올 때에 힘겨웠던 모든 근심 다 사라지고
희열 속에 청정의 마음이 찾아드니 이마음이 곧 무릉도원에 와 있음을 진작한다.
도화가 만발한 봄의 전형을 보는 듯이 빙화가 만발하고
기암괴석이 만학천봉을 이루니 천불상의 형상이며
올려치는 바람에 안개가 춤을 추니 무의 향연이 펼쳐지는 무대의 장으로
신천지가 이곳이 아니고 어디겠으며
도화꽃 밭에서 변치 않는 우정을 결의하는 삼국지연의 환몽을 꾸게 되고,
장쾌한 능선의 흐름이 청록의 사막과 같이 매끈하기가 고등어 등짝 같으니
어느 한 지점이라도 눈을 뗄 수 없이 황홀하기만 하다.
칠불봉에서 동쪽으로 내리 뻗은 저 능선을 이으면 태백정맥으로 이어지고
남서쪽으로 돌아서서 바라보면 남산에서 북쪽으로 깃대봉까지
1천미터 이상되는 연봉들이 즐비하니 조망의 최고 경관을 연출 한다.
칠불봉에서 내려오기 싫어서 나 안내려 갈래~! 하고 아양을 부리는 내 모습을 보고
친구들은 등치는 남산 만한 사람이 귀여움을 떤다며 웃음을 연발한다.
칠불봉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옆에 서 있는 상왕봉 (우두봉)이 내 등도 좀 밞아 달라고
익살을 부리며 오라고 손 흔들으니 아깝고도 아쉬운 칠불봉에서의 풍광들을 뒤로 하고
상왕봉으로 향한다.
암봉들을 거슬러 넘어가기가 마치.
고슴도치 등짝을 밟고 타는 암능의 길이가 비록 짧지만 산뜻하고
암봉사이로 진달래 가지에 피어 있는 빙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체 우두봉에 올라서서 칠불봉을 바라보니
그 위용이 그 곳에서 본 생김보다 더 아름답게 눈에 들어오고
서성재에서 바라보며 사자머리 닮았지 않느냐고 했던 말이 생각나는데
사자 머리가 아닌 소의 머리였기에 우둔한 생각을 하였었구나 하며
어찌하여 우두봉인가 하는 친구의 질문에 처음 찾은 산이어서 잘 모르지만
산형이 소의 머리 같다하여 우두봉이라 하지 않았겠느냐고 전한다.
정상(1430m)석에서 포즈 한번 취해보고 빡빡하게 시간을 맞추어야하는
도착지가 멀게 남아 있으니 하산을 서두르려 하는데
시간이 오후 2시정도가 되니 곱고 아름답게 피어 자태를 뽐내던
빙화가 서서히 녹아 내리고 있는 것을 쳐다보며
상고대 빙화도 어머니로 화化 하여 자식을 보내는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가
산정이 이제 가면 언제 볼까 아쉬워 이별의 눈물로 내 보이는가
하필 내 눈에 뚝뚝 녹아 내리며 흘리는 눈물이 보일게 무어람
빙화도 울고 나도 울고 자연과 내가 하나였기에 헤어지는 슬픔도
하나임이 틀림 없구나
돌아서는 마음이 천근만근 무겁지만 회자정리라 하였으니
내 어머니 생각하며 반드시 다시 찾을 것이고
산정이 내게 주었던 아름다움의 고마움으로 다시 찾을 것이니
살아 생전에 언제 다시 만나 회포를 풀어 보자꾸나 약속을 하며
황급히 고개를 돌리고 발길을 내려 놓는다.
흘리는 눈물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상고대가 많이 녹은 모습
철계단을 내리는 거암 사이가 하늘로 오르는 통천문 같이 깊에 패여서
친구들에게 통천문通天門 같지 않냐고 하니 너무 일찍 올라가시려고 그러는것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는 친구의 말에 통지문通地門으로 다시 정정해서 말하니 곡소리가 바로 나온다 .
이래 저래 즐거운 농담을 주고 받으며 내려오는데
암봉에서 얼었던 얼음이 녹으면서 커다란 고드름을 만들어 내고
따 먹으면 안되는데 친구들이 이것은 먹어 주어야 한다면
따서 먹여 주는 바람에 입에 넣으니 팥만 넣으면 바로 팥빙수가 따로 없다.
500여 미터를 남서쪽으로 내려갔을까 먼저 내려가던 일행들에게
소리를 지르면 다시 올라 오라고 불호령을 내리는 내 눈에는
보물의 표지판을 눈에 넣었기 때문이다 .
석조여래불상이 길 옆으로 불과 50여 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데
그냥 지나치려 하니 불호령이 떨어지고도 남음이 아닌가
여래께 어머니를 만나게 해주고, 국운의 흥국을 빌고, 아름다운 풍광을 보게 해 주어
고마운 마음으로 합장하고 예를 올리니 흐믓한 미소를 던지며
"어머니는 내게 맡기고 마음을 편히 하라 하시고 나라일은 네가 거정 할 것이 아니니
신경 놓거라 하시니"" 네네" . 두마디하고 다시 찾아 뵈올 때까지
여래님꼐 찾아 오는 이들에게
선덕과 선도의 길 열어 주시라 주문을 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남서쪽으로 내리면 상류에서 발원한 계곡물들이
해인사 앞을 흐르는 홍류동 계곡으로 모여 들어 동남으로 돌아 들어
다시 가야천으로 흘러 바다로 빠져 나가는데
홍류동계곡은 단풍물이 들 때면 물이 붉다고 하여
붙어진 이름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내려 가면서 졸졸졸 흘러내리는 계곡의 낙수소리가 올라 올 때에 소리보다는
물의 양이 적어 적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내려가는 마당에서의
낙수소리는 스님들의 책읽는 소리와 같이 고요 속의 청정한 마음의 수양으로
내 귓전에 들려오니 내리는 발걸음이 다소 풀려온다.
하늘을 높이 솟았다가 나의 머리 위를 휘돌아 노니는 고산의 까마귀는
높은 곳에 오르면 작열하는 해와 같고 가까이서 날으면 내 어머니 혼과 같아
길동무 해주는 까마귀의 양식으로 과자 몇조각 바위 위에 내려 놓고 내려오니
마음이 한결 가벼운데 돌을 밟고 내려오다보니 무릎에 무리가 간다.
가끔씩 산죽의 오솔길을 내어 주어 무릎의 통증을 완화시켜 주니 걷는데
불만을 표출하기에는 수줍고 한참을 산새 소리와 들 짐승의 산죽 숲안에서
치렁거리며 소리내는 소리를 들으면 4키로 미터 정도를 걸어 하산하니
법보사찰 해인사의 후문에 다다르게 된다.
가야산을 가슴이 넣어 벅찬 마음으로
산 남서쪽에 위치한 해인사에 찾아드니
대웅전 앞마당에서 탑돌이 미로 길을 찾아 돌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이면서 웅장한 사찰의 면모를 보여준다
팔만대장경(국보32호)과 장경판전(국보 52호)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 유산임이
이 곳이고 앞에 흐르는 홍류동계곡의 아름다운 절경이 있으며
명당자리에 앉아 있는 사찰이 품은 법력에 호국불심의 일념으로
팔만대장경을 각인하여 국난을 극복해 온 선조들의 혼이 살아 숨 쉬는
사찰을 벗어나니 대문 앞에 고사목이 눈을 휘둥글하게 만들고
고사목을 보면서 국난을 겪을 때 마다 국민의 힘든 마음을
고사목이 그 아픔 다 끌어 안아 주어 이렇게 병들어 민족의 혼이 되었구나 느끼며
판전과 연지를 눈에 넣고 해인사와 작별을 하고
도찾지에 도착하니 따뜻하게 맞아 주는 선발진들의 웃음을 받으며
국립공원 가야산의 여정을 추억록에 깊이 간직하며 산행을 마무리 한다.
하루의 여유를 가져 봄이 이세상에 살아 있는 증표이며
행복을 느끼는 삶의 방편이기에 산행을 통한 하루는
평생의 나날들을 다 합쳐 놓은 행복보다 더 귀하다.
미흡한 글을 끝까지 봐 주셔서 고마운 마음 표합니다.
첫댓글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 가야산 상고대....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좋은 산생 이었습니다
별빛님과 동행 하였는데 닉을 알지 못하여 어느 분인지 알아 뵙지를 못하였습니다. 아마도 동산하신 분들은 같은 마음으로 상고대에 대한 기억을 남길 수 잇으리란 생각을 해 봅니다.
가야산에 침상을 보심은 참으로 큰 행운이 아닌가 합니다..아마도 산행을 하신분들은 평소 덕이 많으신분들이 아닌가 생각 했습니다.. 산우님들에 즐거운 산행이되셨다하니 산행에 리더자로 기쁨이 크군요 ..매끄러운 산행기 잘보고요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산악대장님의 충분한 산에 대한 정보와 더불어 원활한 리더에 힘입어 일일 멋진 산행을 다녀와서 고마운 마음입니다. 산을 찾는이 지자와 덕자는 있어도 악한자나 어리석은 사람은 없지요^^ 부족한 글 좋은 마음으로 읽어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님의 포토에세이, 편안히 즐감했습니다. 상고대를 보고 어머니를 떠 올린 님의 효심어린 글을 보고 저도 울컥했습니다. 항상 안산, 즐산하시기 바랍니다.
선생님께서 올리신 산행기 더무 감동적으로 읽어 내렸습니다.올리시는 것을 알았으면 제가 안써도 되는건데^^ 비슷한 시간대에 올리게 됐네요^^ 자욕양이 친불대라고 부모님은 기더려 주지 않고 가시니 효를 진정 모르는 불초입니다.^^ 뜨거운 마음으로 글을 봐 주셨다니 영광 스럽습니다.^^
님의글 잘읽고 가요, 멋 있었어요,..행복하세요.
카페에서 자주 뵙는데 글을 처음 올리다 보니 인사를 드리지 못했네요^^감정 가는대로 글에 옮겨 보았는데 부족함이 많네요^^
하루의 여유님 가야산에서의 하루의 여정을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주심을 감사하나이다~ 여유로운맘 그청정한 마음으로 보여지는 자연과의 하나됨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이십니다~ 그리고 봄에보는 상고대.....그에대한 느낌들 봄비오는 이아침에 편안히 맘에 담아갑니다~~~*^^*
겨울 상고대를 바다로 본다면 봄의 상고대는 바다위를 날으는 은강치 같다고 표현 하고 싶군요 세세하게 글을 보다듬어 주시어 고마운 마음이고 다음에 같이 동행 할 기회가 있으면 인사 올리겠습니다. ^^늘 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친구분들의 마음을 읽어 주시는 들꽃님 행복 이어가시길.
그날 저도 가고 싶었는데, 가지 못했습니다. 겨울에 핀 상고대 보다 더 아름다운 봄날의 상고대를 볼 수 있었는데... 산 아래헤는 개나리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었겠지요. 꽃망울과 상고대의 조화... 생각 만으로도 기쁜 마음으로 가득하나이다. 하루의 여유가 아니라 한 일년쯤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내실 것 같습니다.
아.. 그래서 총무님께 산 사랑맨님이 동행 하셨느냐고 제가 물어 보았지요 부득이 사정이 있어서 못오셨다 하시더군요 늘 고결한 마음씨로 산을 가지 않아도 산의 풍광을 느낄 수 있도록 후기글을 남겨 주시는 분으로 기억하고 잇었습니다. 아직 꽃은 기대하기 어려웠고 산수유만이 계곡을 오르면서 몇 그루 보았습니다. 오늘은 관악산 우중산행을 하였는데 진달래는 만개하고 개나리는 조급하지 않은가 봅니다 ㅎㅎ 상고대의 여운이 아직도 가시지 않아 오늘 산행이 민밋하였네요 ㅎㅎ^^
2년전 4월의 어느 날, 한강기맥 첫구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강원도 대관령에서 시작되던 그 산행이, 전날의 일기예보로 비가 올 것이라 하여 걱정이 태산같았는데, 아뿔사 현장에 도달하여 보니 4월에 웬 눈밭이....? 계곡엔 그제서야 봄비에 졸졸거리며 얼음장이 녹아내리고 있었고, 길도 없는 계곡을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며 오르던 그 험한 산길을, 산봉우리 올라서서 지금도 차마 입을 벌리고 다물지 못할 그 놀라움의 비경이여~ 안개비 속에서 반짝이며 날 반기던 황홀한 상고대의 모습.......오솔길 마주보며 수정의 아취를 만들고 있는데, 2-3미터 앞서는 일행의 뒷모습조차도 지워버리던 안개의 무정함이 지금도 잊히울 수 없는
산은 오라고 하지 않는데 산이 좋아 늘 찾아나서는 우리는 사방 어느곳으로도 마음만 먹으면 어느샌가 산 속에 놓이게 되지요 박꽃향기님께서 4월에 상고대를 보셨으니 얼마나 황홀감에 빠지셨을까 지금 상상해 봅니다. 인간에게는 생로병사가 있다면 자연에게는 춘하추동이 있는데 그 중 겨울에서 봄으로 접어드는 골목에서 만난 상고대라면 더 말이 필요하지 않을 듯해요 ^^ 안개의 무정함이라 하시니 저의 경험도 한자락... 작년 주말마다 너무 안개와 비가 잦아서 일년동안 제대로 본 산이 없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이 가슴 아직도 울렁이게 하는데......문장마다 풍류가 넘쳐나는 님의 산행기를 읽어내리며 그 때의 추억과 함께 황홀함이 되살아 나 잠시 과거의 기억속을 거닐다 가는 5월의 어느 아침에.......글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늘 건안하시옵고거움이 샘솟는 나날 되시옵길 바라면서.....
어려운 산행 중에도 상고대의 아름다움을 보신 영광 내년을 기약해야겠네요 시인님의 글과 시를 보고 있노라면 세속을 벗어 던지고 무릉도원에 노니며 산수를 감상하는 느낌이라 할까요 참으로 산들이 시인님을 잘 모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저의 허접한 글을 고운마음으로 읽어주시어 감사한 마음 표하고 언제나 구렁진 목소리를 지닌 연사가 웅면을 토해내듯 시인님의 샘솟는 감성을 자주 구경했으면 합니다 . 여여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