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물놀이에 나선다는 게 왠지 쑥스러워 안 가려다가
조카딸 꼬마장미에게는 더 할 수없는 추억이 될 수도 있는데 싶어서
나선 여행방 나들이......
이번에도 뭔가를 가지고 가 작은 사랑을 실천 하기로
봄에 쑥 뜯어 쑥송편 해 먹고 반죽덩이로 남겨 냉동실에 얼려 둔 생각이 났다.
요즘 풋강낭콩이 지천이라 강낭콩으로 속을 넣어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전날 오후부터 콩 삶고 흰쌀 가루 반죽하고 쑥 반죽 녹이고 하여
나 혼자 송편을 만들었다. 거의 다 만들어 갈 때 조카딸이 외출하였다가 귀가하였다.
한 솥 쪄내어 갯수를 세어보니 49개.... 아 이를 어쩌지 최소한 47개는 가져가야 하는데......
다행이 횐쌀떡은 53개가 나왔다.
남편과 조카딸에게 쑥떡 2개와 횐떡 4개를 맛 보라 하고는 나는 맛도 안 보았다.
조카딸이 "짝엄마 맛있어요." 하기에 다행이다 마음놓고 전량 다 가져 가기로 식혀서 보관하였다.
아침 일찍 서둘러 준비하고 나서니 7시 20분에 충무로역 도착 우리가 일등이라 생각하여
3, 40분 기다리느니 남산 한옥마을에 가 공원 입구라도 둘러 보고 오자고 하는데
마침 산팔자님이 도착.... 순간 '이왕이면 흔적이라도 남기자' 라는 생각이 들어
산팔자님에게 "우리 남산 한옥마을 잠깐 둘러보고 올건데 디카좀 빌려줘요"
기꺼이 내미는 산팔자님의 넓은 아량 때문에 인증 사진 몇 장 담아 가지고 나왔다.
8시 버스가 오고 회원들이 모두 타니 정원 46명 한 자리도 비지않고 출발.....
목적지에 도착하니 재작년에 왔던 곳인데 왠지 물이 맑지 않고 피서객은 많은데 좀 어수선 하다.
그래도 이왕에 왔으니 물놀이를 해야 되지 않겠나 싶어 좀 위쪽으로 가 보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난 용감하게 물 속으로 들어가다가 이끼에 미끄러저 물에 빠지고 말았다.
이왕에 버린 몸 물놀이나 제대로 하자는 맘이 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물도 퍼 끼얹고 장난을 좀 쳤다.
점심은 비빔밥 후식으로 지기님이 내셨다는 수박 정말 꿀맛이었다.
새참으로 바로 따서 쪄 나오는 옥수수 그 맛이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였다.
오후 5시가 넘으니 국수를 먹고 간단다. 아 저녁 식사를 하고 가는구나 생각하였다.
6시가 됐는데 지기님이 회원들 불러 앉혀놓고 노래 부르기 게임을 진행한다.
한바탕 소란을 피며 웃고 즐기니 이제 국수먹은 것 다 꺼졌으니 저녁은 양수리 올갱이국으로 다시 한단다.
역시나 화끈하게 마무리를 짓는구나 싶어 회원들 모두 만족해 하는 즐거운 물놀이 여행이었다.
어디 그 뿐이랴
웃음 치료사로 유명한 범 방에 '샘터'라는 회원이 나와 웃음 강의를 하는데
어찌나 재미있게 잘 하던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하나되어 빼곱을 잡았다.
한 30 분 동안이 눈 깜작일새 같이 어느새 목적지 '올갱이국 집'에 도착.....
어느 회원이 "우리 두 사람앞에 한 그릇씩 먹지요" 소리가 나왔다.
"안 돼.... 먹던지, 안 먹던지, 남기는 건 자유야. 일단 인원 수대로 주문하는 게 도리야...."
역시나 지기님의 카리스마 있는 한 마디, 크나큰 스케일... 아무도 못 말려......
10 년간의 긴 세월 한결같이 이 카페를 위하여 몸소 발로 뛰시는 그 정렬....
2만 여 명이 넘는 회원들을(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이끌고 가는 그 파워...
선배회원에게는 예우를 후배회원에게는 사랑과 관심을 전 하는 그 멘허....
작은 체구에 힘이 어디서 샘 솟는지 지치지도 않고 마지막 한 사람까지 나누는 인사....
전철을 타고 난 후 한시름 놓으면서 '오늘 물놀이에 나서기를 참 잘했구나.'
'내 나이가 어때서'란 최백호 노래를 마음속으로 부르며 귀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