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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변호사] 13
씬1. 서울 밤 야경 (밤)
세련되고 아름다운 밤 야경이 펼쳐진다. 별 빛 같은 빌딩들의 반짝임 그위로.
판사E : 이에 재판부는 피고 한민국이 원고 이애리에게 재산분할금 500억과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할 것을 선고합니다.
(꽝! 꽝! 꽝!)
한강 다리위를 달리는 이애리 차 안.
변 혁, 운전중이고. 이애리 옆에 앉아있다.
1. 인써트 # 법정
한민국 : 축하해.
이애리 : (본다)
한민국 : 진심이야.
이애리 : (시선 놓지않고) 고마워요.
한민국 : 내인생의 절반을 빼앗아 갔으니, 나 이제 고만 미안해해도 되지?
이애리, 생각에 잠겨 한강변으로 던지던 시선을 옆자리 변혁에게로.
변 혁, 앞만 보고..
변 혁E : 항소 할 거잖습니까?
2. 인서트 # 법정
한민국 : 항소? 글쎄,. 변호사도 없는데 항소는 무슨?..
이애리,변혁 : (우이경 보고)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우이경께로 다가와 선다) 아, 내가 말 안했나? 이번 재판 지면, 당신,
우이경 : (본다)
한민국 : 해고라고?
우이경 : (흔들리는 눈빛)
한민국 : (더이상 차가울 수 없는 미소)
우이경 : (흔들리는 눈빛)
한민국, 돌아선다.
한민국 : 끝난거지 이제?
셋 : (표정)
한민국 : 이제 우리 네사람 끝인거냐고?
셋 : (표정)
한민국 : (한쪽 입꼬리 간신히 웃어보인다) 다시 보지 말자고, 그럼.
변혁, 앞만 보던 시선, 이애리에게 준다. 둘 잠시 마주본다.
둘 사이에 상기된 승자의 미소가 살짝, 천천히 번진다.
변 혁 : 적어도 오늘밤은, 어디가서 샴페인 한잔이라도 해야는 거 아닙니까?
이애리 : (미소)
변 혁 : 싫어요?
이애리 : (웃는다) 왜, 적어도 오늘밤은 이에요?
변 혁 : 우린 두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오늘, 그 두사람을 아주 많이 힘들게 했잖아요.
이애리 : (본다)
변 혁 : 오늘은 애리씨를 위해 샴페인을 터뜨리고, 내일부턴 우변을 위한 샴페인을 준비해 나갈겁니다.
이애리 : (빤히 보다가) 잘되길 빌어요 변호사님.
변 혁 : 애리씨두요.
둘, 오랜만에 편안한 표정.
화려한 야경속으로 묻히는 이애리의 차.
씬2. 옥탑방 (밤)
우이경, 자신의 커다란 가방 옆에 쪼그리고 앉아 한민국 본다. 그 위로.
이애리E : 친구니까 다 이해할 수도 있고, 친구니까 다 안될 수도 있고,
우이경, 일어나 한민국께로 간다. 깨지 않도록, 한민국이 뻗은 팔을 베고 조용히 눕는다.
한민국을 바라본다. 자고 있는 한민국.
한민국 : (눈 감은채, 잠에 취한 목소리) 자다 말고 왜? 무서운 꿈 꿨어?
우이경 : (본다)
한민국 : (토닥토닥 해준다) 오국이,. 자장 자장..
우이경 : (본다)
한민국 : 자장,. 자 장.. (잠든다)
우이경 : ,.(천천히 눈 감는다) ..
그렇게 잠든 두사람 모습에서.
씬3. 옥상 전경 (새벽)
아침이 찾아든 옥상 모습.
계단을 올라오는 발걸음 소리 들린다. 오류동이다.
아직 세수도 안하고, 머리도 9:1에서 벌집인 상태다.
추리닝 바지 속으로 손 넣어 엉덩이 벅벅 긁어가며, 옥탑방 문 여는 오류동.
씬4. 동-옥탑방 안. 밖 (새벽)
방 문 조용히 빼곰히 열어보고는, 처음엔 한민국만 봤다가, 팔 베고 누은 우이경까지 눈에 들어온다.
믿기지 않는듯, 눈 비비는 오류동. 표정 얼음되 살그머니 문 닫는다.
헉. 눈에 경련이 인다 오류동.
씬5. 동-안 (새벽)
한민국, 곤히 자다가 서서히 팔이 저려오기 시작하는지, 얼굴에 살짝 경련이 온다. 어쩔수 없이 눈 뜨는데,.
천천히..자신의 팔을 베고 누은 우이경이 눈에 들어온다.
눈을 꼬옥 감고, 곤히 잠든 우이경의 모습.
순간, 믿기지 않아, 반대편으로 고개 휙 돌리는 한민국.
그 기운에 우이경도 눈을 뜬다. 고개 돌린 한민국 뒷통수 본다.
다시 우이경쪽으로 고개 돌리는 한민국.
잽싸게 자는양 다시 눈감는 우이경.
뚫어지게 우이경 얼굴 들여다보는데,
(이하 한민국, 아직 화나있고.)
(이하 우이경, 내내 눈치보고 어색한 분위기.)
한민국 : 뭐해 여기서?
우이경 : (눈뜬다)
한민국 : 해고라니까?
우이경 : ..
한민국 : 법정에서 못 들었어? 당신 이제 내변호사 아니고, 나도 당신 의뢰인 아니라고.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이혼하느라 전 마누라한테 왕창 재산 뺏기고, 나머지 재산도 휴지조각 될 지 모르는 남자 팔을 뭐하러 베?
아무것도 없는 남자 팔은 베서 뭐할라고?
우이경 : (본다)
한민국 : 치워.
우이경 : (그냥 있으면)
한민국 : 나 이제 돈 없다니까!
우이경 : (꿈쩍 않는다. 더 머리에 힘준다)
한민국 : 아 치우라니까!!
우이경 : (식 식. 벌떡 일어나 앉는다)
한민국, 질세라 자기도 벌떡 앉았다가 일어선다. 성큼 성큼 밖으로 나가고.
우이경, 안되겠다. 따라 나선다.
씬6. 동-옥상 (아침)
한민국 앞으로 가 기세등등 멈춰서는 우이경.
우이경 : 재판에서 진거 때문에 이래요?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재산 뚝 날 릴 생각하니까, 변호사가 이제 웬수로 보여? 그래?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부부재산은 반반씩 공동소유로 한다 버젓이 혼전계약서까지 써주고, 것도 기억 못하는 주제에, 무슨!!
한민국 : (다가선다) 다 잘했다는 투네 변호사님은? 왔다 갔다, 상대측 이애리편 됬다가, 한민국이 편됬다가,
널 뛰는 주제에 어디서?!!
우이경 : 널, 뛸만 하니까 널을 뛰지.
한민국 : 명절이야 널을 뛰게?
우이경 : 널 좀 뛰면 어때서?
한민국 : 조선시대도 아니고.
우이경 : 오죽하면, 오죽하면 널을 뗘 내가?!!
한민국 : 그럼 계속 널 뛰시든지. 왔다갔다 지조없이, 사람 헷갈리게.
우이경 : 야-----!!
한민국 : (엄마 깜짝이야. 놀랬다) !!
우이경 : (멱살 부여잡는다) 그래 내가 증말 말두 안되게, 어쩌다 한민국이 같은 인간 좋아해가꼬,
생전 뗘본적 없는, 왔다갔다, 양다리에, 널까지 뛴다. 우쒸. 왜-
한민국 : (꿈뻑꿈뻑) ..
우이경 : (멱살에 더 힘, 눈에 더 힘) 돈귀신 한민국이때매, 친구하고 남자사이에, 널이나 뛰는 미친년됬다 왜-!!
한민국 : (꿈뻑 꿈뻑 꿈뻑) ,.내가..그렇게 좋아 변호사님?
우이경 : (잇 씨..)
저만치 올라와 빤히 보고있는 한,민,국.
오한 : 싸워?
한민국 : 아니,
오민 : 싸워?
우이경 : 응-.
오국 : 싸워?
한민국 : 아니라니까. (우이경의 멱살 놓게하고)
우이경 : (식 식 숨고른다)
한,민,국 : (안 내려가고, 본다) ? ? ?
한민국 : 한이,민이,국이 내려가 있을래. 이거 미성년자 관람불가야.
오한 : 관람불가래.
오민 : 뽀뽀해?
오국 : 키쓰?
우이경 : (힉!! 뭔 애들이?!!! 시선주면)
한민국 : 응.
우이경 : (힉. 한민국 보면)
셋 : (표정)
오한 : 관람불가래.
오민 : 응.
셋 : (미적거리며 내려간다)
둘, 남는다. 진짜 어색하다. 진지하다.
한민국 : 어디서 여자가 남자 멱살을 잡고, 하여튼.
우이경 : 애들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고, 하여튼.
한민국 : (맘에 안든다) 그래서 계속 널을 뛰겠다 소리야 뭐야?
우이경 : (본다) 한민국씨가 명절같이 나를 두근두근 설레게 하는 한, 뛰어야지!! 어떻게!!!
한민국 : !!!!!!!!!
우이경 : 에이(씨. 요란하게 계단 아래로 내려가 버리고)
한민국 : (벙) ,.애야? 명절이라고 설레게? (남아서, 적응 안된다) 이거 고백이야?
우이경 : (어느새 계단에서 고개 드밀고) 걱정 말아요. 싫어지면 널뛰기도 안하니까!!!
한민국 : (보는데서) 협박인가?
씬7. 동-부엌 (아침)
국자로 콩나물 국을 푸는 오류동의 눈동자가 바뿌다. 한민국 봤다가, 우이경 봤다가,.
한민국 앞, 상위에 국 그릇 거칠게 내려놓는 오류동.
한민국 : (얼굴로 튀엇다) 앗 뜨거. (얼굴 만지면)
오류동 : 뜨거운 짓, 하셨잖습니까?
한민국 : 뭐야?
우이경 : (콧김 세진다)
오국 : 미성년자 관람불가래.
오류동 : (사정없이 한민국-우이경 눈 흘겨준다)
한민국,우이경 : (끔,.)
씬8. 우이경 아파트 침실 (아침)
샤워 마치고 들어와 변 혁, 셔츠 입는다.
거울에 비친 모습, 복부에 수술자국 선명하게 보여진다.
씬9. 케이블 tv 편집실
배수진, 카메라, 법원에서 이애리가 계란판으로 고경희한테서 맞는 장면.
둘 약속이나 한 듯, 입 쩍 벌리고, 빤히 보고 앉았다.
카메라 : 심하다, 심해. 아니 어뜨케?!
배수진 : 이거 내보내야 하냐 마냐?
카메라 : ,.왜?
배수진 : 아이 쫌,. 그렇잖아.
카메라 : 쫌 뭐가?
배수진 : 이거 내보내면 한민국이는 평생 새장가 못간다. 이런 시어머니 무서워서 누가 시집을 오냐? 아무리 돈이 좋기로?!
카메라 : 낼 모레 마흔이 코앞에, 흔해터진 결혼 한번 못해본 주제에, (답답하다) 형은 한민국이 새장가 못 갈 까봐, 그게 걱정돼?
배수진 : 응. 걱정되.
카메라 : 췟. (무시) 무조건 내보내. 안그래도 우리만 특종 못 내고 뒷북쳤어. 유일하게 우리만 찍은거야 이거.
이애리 결혼생활 한눈에 보여주고, 좋~챦아. 아주?
배수진 : (그런 카메라 보며) 독안 놈.
카메라 : (꿈쩍않는다)
씬10. 대보 전경
씬11. 대보 대표룸
최대표, 오영탁 앉아있고.
변 혁, 들어온다.
변 혁 : 저 좀 나갔다 오겠습니다.
최대표 : 어디? 이제 이애리껀은 선고공판까지 끝냈잖어? (혹시) 한민국이 측에서, 항소라도 한거야?
오영탁 : (알고있다) 변변한테 진짜 중요한 재판은 이제 시작입니다, 대표님. (능글맞은 미소)
최대표 : 무슨 소리야?
변 혁 : 우변하고 아파트 소송 재판이 있습니다.
최대표 : 그걸 여태 둘이 합의 못보고, 재판까지 갔단말야? 더구나 변호사들끼리? (기가 막히다) 직접 원고 피고가 돼서?
변 혁 : (표정) 다녀 오겠습니다. (돌아서는데)
오영탁 : (뒤통수에 대고) 변호사 따로 둘 필요 없고, 직접, 좋지요 뭐~ 변변이 이번엔 피고죠 아마?
변 혁, 끔.. 문 닫고 나온다.
씬12. 대한운용 전경
지상주차장 모습, 들어온다.
계단에 다리 쩍 벌리고 앉은 한민국.
한켠에 피켓맨이 남기고 간 피켓판 보면서 (-“나는 돈없어서 이혼도 못한다. 이애리 줄 돈으로 내 펀드 살려내라!”)
심난한지, 표정 진지하다.
회전문 통과해 우이경 나온다.
우이경 : (퉁명) 모한대 여기서?
한민국 : 시위하는 사람들 없으니까, 보고싶어서 기다린다 왜?
우이경 : 쳇..
한민국 : (올려다보고) 바뻐?
우이경 : (선채로) 네.
한민국 : 어디 가는데?
우이경 : 바뻐요 아무튼.
한민국 : 선고공판도 끝나겠다, 아직 의뢰인이 항소를 할지 안할지 여부도 안 정했겠다, 뭐가 바뻐?
우이경 : (대꾸 않고)
한민국 : 앉어 잠깐?
우이경 : (꿈쩍 않고)
한민국 : (털고 일어선다) 어디 가?
우이경 : 안그래도 스캔들 나가꼬 회사내서 껄끄러워 죽겠는데, 여기 나란히 앉아서 직원들 하나하나 눈 마주쳐가며,
그래 우리 좋아한다, 사귄다, 광고할 일 있어요?? (답답하다) 사람들 눈치 좀 보고 살어 한민국씨-!!
한민국 : 사람들 눈치 좀 고만 보고 살어 변호사님-.
우이경 : 말해 뭐해 내가. 입만 아프지.
한민국 : 사람들 눈치 고만 보고, 내 눈치도 좀 봐주라.
우이경 : ?
한민국 : 하루 반나절도 못 가는 남들 입방아, 남들 눈치 봐봤자, 돈 안되, 상처 받어, 자존심 상해, 뭐하러 그딴걸 해?
그러느니 나같으면 좋아하는 남자눈칠 보겠네. 친구에, 애인에, 딴사람들 눈치는 다 보면서 왜 내눈치는 안 봐주는데?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힘든데, 나도.
우이경 : ! (들었지만 모르는 척, 식식 몇걸음 나선다.)
한민국 : 아, 어디 가냐니까?
우이경 : (빤히 본다) ‘널’ 뛰러 갑니다.
한민국 : (표정) 하.
우이경 : (끔. 가고)
한민국 : (남아서)
씬13. 서부지방 법원 전경 (마포)
씬14. 동-법정 안
띄엄띄엄 몇 명의 방청객, 각자의 사건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 속에 우이경이 혼자 앉아있다.
플래시백 # 대한운용 앞
한민국 : ,.힘든데, 나도.
우이경, 재판에 집중하려, 생각을 떨친다.
씬15. 동-서부지방 법원 일각
변 혁, 도착했지만,. 들어가야 할지, 재판이 최선일지,. 망설여진다.
씬16. 동-법정 안
우이경, 원고석에 혼자 앉아 있다. 피고석을 보는데... 텅 비어있다.
(나이 지긋한 남자) 판사, 재판정에 들어선다.
경위, “기립하세요”하면 모두 일어났다가 판사와 함께 앉는다.
판사 : 사건번호 2008 0000. 재판 시작하겠습니다. 원고 우이경!
우이경 : 네.
판사 : 피고 변혁! (재판정 조용하다. 우이경 보고) 피고 안 나오셨습니까?
우이경 : (맘 불편하다)
판사 : 변호사끼리니까 변호사 필요 없고. 처음이네 이런 재판. 변호사비용도 안 들고, 그쵸?
우이경 : (어색한 미소)
판사 : (못마땅하다) 근데, 알만한 사람이 재판에 불출석인가., (참)
우이경 : (민망하고)
판사 : (서면을 들춘다) 그럼 뭐, 원고 주장만이라도 들어봅시다.
우이경 : (일어서서) 피고는 6년전, 전화로 확실하게 증여의사를 표현한 바 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제 집도 아닌데,
왜, 아파트 융자금을 갚아 왔겠습니까! 이렇게 확실한 증여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변혁은
등기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지난 6년간 행방불명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민법 558조에 의거하여,
변혁이 아파트를 우이경에게 주겠다는 증여는, 이미 이행한 부분이라고 봐야 하므로, 계약의 해제는 무의미합니다.
판사 : 증여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된 것도 아니고, 다른 증거가 있습니까?
우이경 : (녹음됐던 핸드폰 꺼내들고) 네. 여기에 있었습니다.
판사 : ‘있었습니다’ 는 뭡니까?
우이경 : 분명히 이 핸드폰에 피고의 증여의사가 녹음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고가 어쩌면 고의일 지도 모르는 ‘실수’로
이 핸드폰을 김치찌개에 빠뜨리면서 복구불능의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판사 : 김치찌개요? (뭔 소리야??) 그러니까 지금은 증거가 없다는 말이죠?
우이경 : (당황스런) 그렇지만..
변혁 : (E) 제가 주겠다고 했습니다.
우이경 : (놀라서, 의아한)
판사 : ?
변혁 : (걸어 들어와 피고석에 서서) 죄송합니다 재판장님. 피고 변혁입니다.
6년 전에 전화로 아파트를 우이경에게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판사 : 끔, (늦게 온것이 마뜩찮지만) 그럼, 피고의 증여의사표시는 확인이 됐고. 원고 주장할 것이 더 있습니까?
우이경 : 없습니다.
판사 : 피고 답변하세요.
변혁 : 아파트 매입 과정과 자금 출처, 대출금 상환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습니다. 제가 6년전에 증여의사를 표시한 것은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못 돌아올 줄 알았습니다. 6년의 시간이 너무 길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원고의 원망과 분노 또한 인정합니다. 평생 함께 살면서 갚겠습니다. 저의 아파트 ‘증여’의사는
우이경과 ‘결혼할’ 의사로 바뀌었으므로 이 아파트 또한 부부의 ‘공동재산’으로 보는 것이 마땅합니다.
우이경 : (기막힌다)
판사 : 꼭 프로포즈 같네요. (재밌다는 듯 우이경 본다)
우이경 : (변혁 본다)
변혁 : (간절하게 우이경 본다)
우이경 : 저는 결혼의 의사가 ‘없’으므로 아파트 소유권 이전 등기를 요청합니다.
판사 : (변혁 보고) 차였네. (쩝) 그러니까 있을 때 잘했어야지.
변혁 : (우이경만 보고 있다)
우이경 : (흔들림 없이 변혁 본다)
판사 : 피고 변 혁이 아파트가 부부공동재산임을 인정했다는 것은, 절반은 원고인 우이경한테 주겠다는 거니까,
두 분이 잘 합의를 하는 방향으로 해 보세요. 기일은 추정하고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사건!
방청석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일어서서 피고석과 원고석쪽으로 나온다.
우이경, 변혁을 노려본 후 재판정을 빠져나간다.
변혁, 만만치 않은 표정이다.
씬17. 동-법원 건물 입구 (밤)
서둘러 나오는 우이경을 변 혁 잡아 세운다.
우이경 : (표정)
변 혁 : 어디서 지내?
우이경 : (화가 나있다) 반 반씩 나눠가질 생각을 해? 반 반씩?
변 혁 : (더 화가 나있다. 버럭) 반 반씩, 나눠갖자는 걸로 들려?!
우이경 : 아파트는 반반씩 나눠질 지 몰라도, 나하고 변똥하고 지낸 소중했던 시간들은 안 나눠줘. 내가 받은 상처도 반으로 뚝
안 노나져. 반 씩이나 준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이정도면 충분한 위로가 될거라고? 하. (식 식 돌아서 가고)
변 혁 : (더 버럭) 아파트가 중요한게 아니잖아, 지금?!!! 우 변-
우이경, 뒤도 안돌아보고 간다.
씬18. 대한운용 전경
진한 먹구름과 함께 전운이 감도는 빌딩전경.
전경 안으로 운전해 들어오는 번쩍이는 고급차 십여대 연이어 선다.
위압적인 자세로 내리는 사람들. (한민국 펀드 수익자 대표들. 은행장들)
이동카페서 보고있는 둘. (우석호, 똥개)
우석호 : 오라는 짜장면은 안 오고. (뭐야 저거?) 오늘 뭔 날이야?
똥개 : (심상치 않다) 안그래도 벼랑에 선 한 대표를, 밀러온 사람들입니다.
우석호 : (놀래) 엉?! 죽으라 소리야 뭐야 그럼?!
한민국, 계단에 아까 그 자세로 다리 쩍 벌리고 앉아있다가, 위압 무리들에게 시선.
한민국, 먼저 다가서 인사한다.
한민국 : 안녕하셨습니까 행장님.
은행장 : (못마땅. 끙) ..(이내 못참고, 버럭) 아 다른 펀드들은 다 선방하고 있는데, 왜 유독 당신 펀드만 곤두박질이냐고?!!
수익자2 : (거의 미쉐린 타이어 몸매의 소유자. 한민국의 가슴팍을 턱 밀친다) 다 필요없고, 내 돈 어쩔꺼야!?!
한민국 : (뒤로 휘청) !!!
우석호,똥개 : (카페에서) !!!!
수익자2 : 내 돈-!!! 엉?!! (한대 더 턱)
한민국 : (또 휘청) !!!
짱개 : (짜장면 싣고 들어오다, 오토바이째 놀래 자빠진다) !!! 헉! (바닥으로 짜장면 다 쏟아지고)
씬19. 동-대표룸 문앞 (아침)
안절부절, 마른 침 삼켜가며 안의 상황 귀대고있는 본부장.
씬20. 동-대표룸 (아침)
수익자1 : (E 비아냥) 전부인이랑 재판하러 다니느라 시간이 없으셨나? 전부인 친구랑 연애하느라 바쁘셨나?
대표들, 행장들 앞에 한잔씩 놔지는 음료수들. (한비서) 일제히 삐딱한, 심기 불편한 시선.
한민국, 나름 잘 버티고있다.
한민국 : 지금 상황에서 흥분들 하시는거 이해합니다. 제 돈도 여기 몽땅 투자했는데, 왜 제가 여러분 맘을 모르겠습니까.
(자신있다) 바닥이 깊을수록 우리에겐 기횝니다.
은행장 : 아직도 그 입에서 그딴소리가 나와요?!! 원금을 반토막 내고도?!! 어디까지가 바닥인데?
한 대표가 기회라고 생각하는 바닥이?!! 어-? 우물 나올 기미가 안보이는데, 언제까지 이러고 바닥만 파야하냐고--
수익자1 : 한민국 펀드의 매니저 변경을 정식으로 요청합니다.
수익자2 : 만약에 펀드매니저가 바뀌지 않으면, 수익자 대표의 이름으로 수익자 총회를 열어서 우리힘으로 바꾸겠소.
수익자1 : (거칠게 서류 내민다) 수익자 총회 소집 요청섭니다. 난 한민국 펀드 수익자면서, 대한운용 주주야.
당신 때문에 이 회사까지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사실, 명심하라고!!
한민국 : (표정 확 굳어진다)
은행장E : (식식) 갑시다 여러분.
모두 일어나 나가버린다.
혼자 남겨진 한민국, 조용하다. 천천히 테이블 위로 발 올리고 앉는다.
얼굴에 분노가 번진다. 수익자총회소집 요청서를 거칠게 집어든다.
한민국 : 나더러 나가라고?! 재판두 지고, 펀드에서 이제 만회해야 할 판에, 나더러 빈껍데기 돼서 지금, 나가라고?!!
수 익 자 총 회 소집 요청서-? (하!)
씬21. 대한운용 빌딩 전경 (밤)
자정 시각..
씬22. 동-대표룸 (밤)
아까 고자세 고대로 꼿꼿하게 있는 한민국. 심각한 표정이다.
어둠 속에 불도 안 켜고 그러고 있었다.
쟈켓 걸치고, 룸 나서는 한민국.
씬23. 동-사무실 (밤)
기다리던 오류동.
한민국, 앨리베이터 가려다, 사무실로 들어서는데. 불 환하게 켜고, 직원들 꽉 찬 사무실.
12시가 다 되가는데, 본부장을 비롯 다들 열심히 일한다.
사무실 한가운데까지 들어가 선다.
멈춰서서 눈으로만 둘러보는데, 일하느라 누구도 시선주지 않는다.
돌아 가려다, 그러다 갑자기, 버럭.
한민국 : 니들 지금 시간이 몇신데 여적 일하고 있어?!! 집에들도 안가? 일만 하다 나처럼 이혼 당할래?
(발로 뻥뻥 일하는 직원 의자 차가며) 야 여의도가 니들 아니면 가라앉을 줄 알지?! 하 천만에!!
오류동,직원일동 : (놀래 일 멈추고 다들 시선) !!!
한민국 : 왜 하루가 멀다하고 밤새들 이러고 여의도를 지키고 있냐고-!! 빨랑들 일어나 안가-
직원들 : (꿈쩍 않으면. 웅성웅성)
한민국 : 누가 이렇게 열심히들 하래--!!!? 나처럼 될래? 어-!! (승질)
오류동 : (OL) 대표님, 아,. 왜,왜이러세요. 가세요 가자구요. (안절부절)
한민국 : 돈 나고 사람났지 사람 나고 돈 났냐? (불호령) 셋 안에 당장 퇴근 안하면 니들 다 죽는다!! 하나-
반바지흘낏직원 : (슬금 눈치보고) 낼 중국 출발이라, 콜록, 그냥 여기서 가면 되는
한민국 : (말짜른다) 넌 제발, 병원가서 기침이나 고쳐. 벌써 몇 달째냐. 중국 취소.
반바지흘낏직원 : 예-?
한민국 : (더 크게) 둘-
본부장 : 수익자 모임 대,대,대,대비
한민국 : 대,대,대,대비 내가 할테니까, 본부장 내일 출근하면 진짜 해고다. 해고. 한달에 하루는 쫌 회사쫌 나오지마.
지겨워 죽겠다고 나도--!! 낼 나오면 퇴직금도 없이 나한테 쫓겨날 줄 알어?! 알았어?!!
본부장 : (허걱)
한민국 : (다들 꿈쩍안하니까, 눈 뒤집어진다. 옆에 사무기기 하나 들고 휘두른다) 이것들이 근데, 세엣-
직원들 : !!!!! (허겁지겁 맞아 죽을까 다 도망가 나간다)
순식간에 텅 비는 대한운용 사무실.
한민국 : (거칠게 숨 몰아쉰다.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분노의 씨익) ..
오류동 : (움찔. 약간 뒤로 피해선다. 한민국 제대로 미쳤다. 벌렁 벌렁) !! (뒷모습 보고 섰는데)
한민국 : (조용)
오류동 : ..
한민국E : (잔잔한 목소리) 가서 애들 챙겨. 들어가.
오류동 : ..
씬24. 옥탑방 안 (이른 아침)
대강 짐 정리된 초라한 방안.
우이경, 기지개 켠다. 누은채 천장 보다가, 방 안 둘러본다. 낯설다 아직.
갑자기,
플래시백
# 옥탑방
한민국 : (눈 감은채, 잠에 취한 목소리) 자다 말고 왜? 무서운 꿈 꿨어?
우이경 : (본다)
한민국 : 자장,. 자 장.. (잠든다)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우이경.
순간, 벌컥 문 열리고 문가에 서는 한,민,국.
오국 : 미성년자 관람불가.
오민 : 아빠 외박 했는데.
오한 : 첨이야, 외박은.
우이경 : !! (표정에서)
씬25. 대한운용 전경 (이른 아침)
아직 미명의 새벽.
몇 개 불 안 들어온 빌딩 모습.
씬26. 동-대표룸 (이른 아침)
텅 비어있고.
씬27. 동-사무실 (이른 아침)
텅 비어있고.
씬28. 동-옥상 (이른 아침)
역시, 텅 .. 아니고, H 자 위에 대자로 누은 한민국 모습. 말똥 말똥 정신이 명료하다.....
일어나 앉는다. 결심이 선듯.
씬29. 오류동 집 안 (아침)
김밥 싸는 우이경.
오씨 삼형제, 나란히 앉아 김밥 한 줄씩 들고 통째로 뜯어먹는다.
우이경 : 맛있어?
한,민,국 : (먹느라 대꾸도 않는다)
우이경 : (둘 둘 싸가며) 맛있냐?
한,민,국 : (마찬가지)
우이경 : 맛있다고 한마디만 좀 해주라.
한,민,국 : (먹기만)
오국 : (마침내 썰은 김밥 한 개 집어, 우이경 입에 쏙 넣어준다)
우이경 : (뿌듯, 우적우적. 열심히 싼다 더) 음, 맛있다. 맛있어.
김밥 하나 싼다고 난장판인, 안그래도 좁아 터진 부엌 꼬라지.
씬30. 한민국 차 안 (아침)
뒷좌석에서 새셔츠로 갈아 입는 한민국, 번듯하고, 반지르 하다.
씬31. 대한운용 로비 (아침)
앨리베이터 앞에서 먼저 기다리고 서있는 우이경. 종이가방 들고있다.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는 한민국 본다. 옆에 서는 한민국 일행.
우이경 : 어제 외박하셨어요?
오류동 : ,.예.
우이경 : 아무리 바뻐도 집에는 좀 보내드리죠? (오류동을 말한다)
한민국 : (끔. 대꾸 않고)
우이경 : 얼굴에 다림질 한 사람같어요.
한민국 : ?
우이경 : 쫌 웃어야 주름이 생기지- (웃어보인다)
오류동 : (프. 저도모르게 웃어 주름가득. 막상 한민국은)
한민국 : (안 웃는다 그래도)
우이경 : (표정) !
오류동 : (눈치보고) !
한민국 : (문 열린다. 굳은 표정)
앨리베이터 탄다. 오류동도 타 뒤에 선다.
아직 문이 닫히지 않아, 얼마간 한민국-우이경 마주보고 선다..... 둘 사이에 흐르는 침묵.
문 닫힌다.
씬32. 동-앨리베이터 안 (아침)
올라가는 숫자판.
한민국 : (앞만 본다)
오류동 : (조심스레) 대표님,. 아침은 어뜩할까요?
한민국 : (굳은 표정, 앞만 본다) 먹자. 먹어야지. 먹어야 전쟁하지.
오류동 : 예. 간단하게 준비하겠습니다.
한민국 : (단호한 표정)
씬33. 로비 앨리베이터 앞 (아침)
닫힌 문을 (마치 한민국 보듯) 빤히 보고 서있는 우이경.
우이경 : (굳은 표정) 멋있다 오늘. 히. (웃는다. 그러다) 아침은,. 먹었나? (종이가방 들어본다)
E) : 똑 똑 노크소리. (우이경의)
씬34. 대한운용 대표룸 (아침)
책상에 앉아 컴퓨터 놓고 일하는 중인 한민국. 내내 굳은 표정.
책상 옆에 서는 우이경.
우이경 : 여의도의 자랑이랑 도시락 먹으러 왔습니다.
한민국 : (시선, 모니터에 계속)
우이경 : (종이 가방서 양철 도시락 꺼내 내민다) 열어 봐요.
한민국 : (시선 안준다) 배 안고파.
우이경 : 맛있을 텐데?
한민국 : (투박하게 빛나는 양철 도시락 본다. 표정) 배 안고프다니까-
우이경 : 한민국씨 얼굴에 써있어요. 나 지금 무-지 배고프다고. (히죽 웃어보이고는, 우이경 걸어나간다)
한민국 : (남아서) !!
물끄러미 양철 도시락 보는 한민국.
인서트
#옛날 우변사무실 근처 거리/ 기계 1개있는 소규모 은행 현금인출기
(2부, 밝고 철없는 재수없던때의 한민국)
인출기 화면 보면서 궁시렁 댄다.
한민국 : 천만원짜리 수푠 안 나와?
오류동 : 예, 현금인출기에서 천만원짜린 안 나옵니다.
한민국 : (인출기 더 들여다보더니) 백만원짜리두?
오류동 : 예.
한민국 : 그럼 백장이나 찾아야 되잖아?
오류동 : (힉) 착수금을 천만원씩이나 주시게요?
한민국 : 어. 그래야 그 변호살 꼬시지.
버튼 눌렀는지, 주르르르르르르르르 요란하게 한 참 나오는 십만원짜리들.
오류동 : 참고로 인출기에선 천원짜리두 안 나옵니다.
한민국 : 건 내 알 바 아니고.
오류동 : 대표님, 어디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십시오.
한민국 : 왜?
오류동 : 사람들한테 총 맞거나, 재수 너무 없어 ‘따’ 당하십니다.
한민국 : (빤히 보다) 뭐야?
오류동 : 사람들은, 아니 저만해도, 천원짜리 나오나 안나오나가 천만원짜리 나오나 안나오나보다 훨씬, 절실하고 중요합니다.
한민국 : (별 관심없다) (수표 꺼내가며, 뒤로 손) 줘 봐.
오류동, 종이가방서 양철도시락통 꺼내 건낸다.
오류동 : 집에 있던거 일단 가져오긴 했는데, (이해안된다) 이건 뭐에 (쓰시려고?)
한민국 : (양철도시락 받아서, 십만원 수표들 꾹 꾹 눌러 담는다) 말 했잖어. 그 여변호사 꼬실라고 그런다고.
오류동 : 아무리 그래도, 대표님,.
한민국 : 돈이면 되지. 그럼. 돈인데, 안되는게 어딨어?
# 예전 우이경사무실 (회상 컷)
우변 책상위에서 투박하게 빛나는 양철도시락.
우이경, 뚫어지게 시선 주다가
우이경 : 배 안고프다니까요-
한민국 : 당신 얼굴에 써있어. 나 지금 무-지 배고프다고.
대표룸.
한민국, 열어볼까 손 내밀다,. 관둔다. 쟈켓 챙겨 나간다. 텅 비는 책상.
열어보도 않고, 위에 덩그마니 남겨지는 우이경의 양철 도시락.
씬35. 고급 호텔 전경
안으로 들어와 멈춰서는 한민국의 차. 한민국 내리고.
씬36. 동-로비
꼿꼿하게 들어서는 한민국.
한민국이 지나치는 옆으로 이애리 영화 기자회견 현수막 붙어있다.
알고있는 듯. 시선 주지 않고 거침없이 걸어가는 한민국 모습.
씬37. 동- 화이트룸 (기자회견 중)
눈부신 샹제리제 아래 화사한 꽃다발 앞에두고,
그 보다 더 화사하고 단아한 모습의 이애리 앉아있다.
옆으로 권감독, 남자주인공도 앉아있다. 셋 앞에 마이크.
꽤많은 기자들, 몰려 편하게 앉거나 서거나..
플래시 터지면서 포즈 취해주는 이애리.
배수진, 카메라, 변 혁까지 참석한 상태. 질문이 한창인 와중이다.
배수진 : 이혼하고 수많은 러브콜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첫 복귀작으로 이 영화를 택한 이유가 뭡니까?
이애리 : 6년간, 쉬는 동안에도 권감독님의 영화는 꼭 챙겨 보았습니다.
내가 다시 배우를 할 수만 있다면, 감독님하고 꼭 해야지 꿈꿧던 일입니다.
배수진 : 권감독님이 이혼후 러브콜을 안했다면 무지 서운하셨겠는데요 이애리씨?
이애리 : 이혼한 바로 그날, 전활 주셨어요.
일동 : (웃는다)
권감독 : (같이 웃는다) 그건 우연이었습니다. 이거 제가 마치 이애리씨가 이혼하길 바랬던 사람 같네요, 상황이? 건 아닙니다.
문으로 한민국 들어선다.
기자들 뒤로 가 선다. 배수진 바로 옆에 서지만, 아직 기자들, 이애리, 누구도 한민국 발견하지 못하고, 질문 해대느라 바쁘다.
배수진 : 재산분할 소송도 승소하셨는데, 그 돈은 앞으로 영화산업을 위해 쓰여질 거라 들었습니다?
이애리 :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바는 없습니다.
한민국 : E) 그럼 아직 고민중이시라는 말씀인가요?
이애리, !! 질문 던진 남자본다. 경직.
기자들 : (이애리 시선 따라 질문 던진 남자에게 시선. 수군수군)
배수진 : (도 돌아보는데, 세상에 바로 내옆에 ‘한민국’이 서있다) !!!
한민국 : (배수진 본다) ..(진지하다)
배수진 : (일단 놀래 벙, 확인) 서,설마 한민국씨?
한민국 : (정색) 왜 모른척 하고 그래 배기자님?
배수진 : (헉)
카메라 : (도 헉. 카레라를 한민국에게로 돌린다. 앵글안에 들어오는 한민국. 놀래 앵글이 덜덜덜덜 떨린다)
한민국 : (카메라의 카메라 치우고) 나도 이애리씨의 진정한 팬으로서 온것 뿐이니까, 저 신경쓰지 맙시다 여러분.
주인공은 이애리씹니다.
그러나 한민국 말과 달리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는 온통 한민국에게로 향한다.
한민국 : (굴하지 않고, 질문 던진다) 그러니까 그 수백억 재산분할승소액은 대체 어디에 쓰실 의향이신지,
대답해 주실수 있겠습니까? 이애리씨?
이애리 : (입꾹 다문다, 보기만) !
한민국 : (표정)
이애리 : (표정) !
변 혁 : (안되겠다. 저만치서 강경하다) 한민국씨, 여기는 법정두 아니고, 더구나 이애리씨 영화 기자회견장입니다.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못하고, 그런 무례한 언행은 삼가해 주십시오.
한민국 : 호. 역시 변 변호사님 다우십니다. 때와 장소를 구분 안하고, 변호사 업무에 충실하시네?
변 혁 : 나가 주십시오.
한민국 : (이애리 본다)
변 혁 : 나가 주십시오-
한민국 : (끔) 법정도 아닌, 이 자리에서까지 내가 변변호사님 말씀을 들을 이유는 없는것 같습니다만,
(이애리 본다) 갈까요 저? (진지하다) 갈까?
이애리가 원한다면 가겠다는 자세.
이애리 : (..침묵을 지키다가, 마침내 여는 입) 감독님 죄송합니다. 몇 분만 제게 시간을 주십시오.
권감독 : (그러라는.. 눈짓)
이애리 : (고맙다는.. 한민국 본다) 항소 하실거 아니었나요 한민국씨? 항소를 준비하신다면 아직 제 돈도 아니잖아요.
한민국 : 항소 안 한다는 가정하에 이 자리에 왔습니다.
이애리 : (자신감있는 미소) 왜죠?
한민국 : 시간이 없습니다, 제겐.
이애리 : ,.무슨 뜻이죠?
천천히, 바다 갈라지듯 양쪽을 갈라 서 취재하는 기자들. ??
일제히 한민국쪽으로 시선,
한민국 : 여기? (쫌 그렇다) 여기서 듣길 원하십니까?
이애리 : 나중에 딴소리 하실거 아니라면, 이 자리, 안 될 이유가 있나요?
한민국 : (표정)
이애리 : 저의 승소가 타당하다고 인정 하시는 겁니까?
한민국 : (긴장된다. 마른침을 꿀걱 삼키는데)
씬38. 대학병원 특실
고경희, 링거 들고 놀래 득달같이 침대서 내려와 티비 앞에 선다.
특실 내 벽걸이 티비로 나오고 있는 한민국의 표정 클로즈업.
고경희 : 저,저저 저 미친눔, 저긴 뭐하러 가서!!!? 자존심 읎어?!! 항소를 왜 안해?!
마누라가 달라는대로 다 주는 정신나간 놈이 어딨어?! 엉?!
씬39. 옷가게 (예시카)
캐시어를 비롯 옷가게 직원들, 벙 입벌리고 티비채널 본다.
옥희, 우이경, 차가득은 옷 보고있는 중이다.
옥희 : 옷도 그렇지만, 살림살인 어쩔려구요?
우이경 : 간단한 건 오류동 기사님이 주신댔어요.
옥희 : (옷 하나 더 들어보인다) 이거 싸이즈 하나 위는 없어요? (하면서 계산대 쪽 보는데)
차가득 : (놀라) 엄마! 저기!
일제히 직원들의 시선 향한곳, 우이경과 옥희도 티비 향한다.
씬40. 호텔 기자회견장
이애리 : (여유있다) 적당한 금액의 판결이라고 보시냐구요?
한민국 : 돈이라는게 늘, 주는 사람은 많다 싶지만, 받는 사람은 당연하다 받을거 받았다 하는게 돈 아닙니까. 인정, 하겠습니다.
기자들 : (수군수군)
배수진 : 굳이, 그렇다면 오늘 이 자리는,.? (왜 온건가?) 이애리씨한테 아직 할말이 남으신 겁니까?
이애리 : (표정)
한민국 : (표정)
배수진 : 혹, 아직 미련이 남으신 거에요?
한민국 : ..네.
일동 : (더 수근수근)
이애리 : (긴장한다)
배수진 : (조심스레) 이혼을 후회하십니까 한민국씨?
한민국 : ..이혼이 뭐, 잘했다고 자랑스러워 할 일은 아니잖습니까?
배수진 : ?! 그,말 씀은?!! (점점. 수군수군)
이애리 : (표정)
변 혁 : (표정) 한민국씨, 여기까지 온 목적이 뭡니까 대체?
한민국 : (이애리 본다) 제 ‘부탁’을,. 들어줄거라 믿고 왔습니다.
이애리 : (천천히 미소..번진다)
한민국 : (표정, 어렵게 미소 지어보인다)
이애리 : (뚫어지게)
한민국 : (뚫어지게 보는 둘)
이애리 : 제가 더 이상은 단 몇 분이라도 시간을 내드리기 어렵네요. 그만 돌아가 주시겠습니까?
한민국 : !!!
이애리 : (시선 돌리고,)
한민국 : (뚫어지게)
이애리 : (감독과 소곤 대화..)
시선 주지않는 이애리.
기자들까지 민망, 어색해 하며 한민국 보고 있는데
한민국 : 저녁때, 우리가 처음 만났던 장소에서 기다릴게.
이애리 : (도도하다. 시선 안준다)
한민국 : 당신이 나한테, 제대로 당신을 기억해주길 바랐던 곳, 나한테, 삼분에 일, 당신이 가진것을 기꺼이 나눠줬던 곳.
이애리 : (표정)
배수진 : 거기가 어딥니까?
기자들 : (어디야 거기가?? 뭔소리야? 수군수군, 웅성웅성)
한민국 : (표정) 나와. 그곳으로.
이애리 : (한민국 보는데서!!!!)
한민국, 성큼 성큼 걸어나간다.
일순간 정지된듯 조용한 기자회견장.
다들 한민국이 빠져나가는 뒷모습을 멍하니 보고 서있다.
변혁 : (이애리를 본다) !
이애리 : (한민국에게서 시선 떼지 못한다) !
씬41. 호텔 일각
한민국, 입 꾹 다문채로 성큼성큼 걸어나오고.
배수진, 뒤늦게 한민국 뒤를 달려온다.
배수진 : 한민국씨-
한민국 : (멈추지 않고 걷기만)
배수진 : (한민국 앞으로 가 막아 세운다)
한민국 : (멈춰선다)
배수진 : (진지하다) 한민국씨!
한민국 : (본다)
배수진 : 나는 이제 당신의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를 보아 버렸습니다. 보도 안할께요. 기사 안 냅니다.
한민국 : !
배수진 : 한가지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한민국 : (보는데서)
씬42. 호텔 기자회견장
다 빠져 나가고, 조명 받으며 혼자 앉아있는 이애리. 넓은 홀에 덩그마니 남겨진 느낌.
변 혁, 이애리 곁으로 다가간다. 옆에 나란히 앉는다.
앞만 보고, 한동안 말이 없는 두사람.
변 혁 : ...
이애리 : ...
변 혁 : 처음 만났던 그 장소에서 한민국씨는 무얼 기대하는 걸까요?
이애리 : (표정) 강한 척 했지만, 오늘, (애틋함이 실린다) 그사람 참,. 힘들어 보이죠?
변 혁 : (이애리 보는 표정에서)
씬43. 도로. 한민국 차 안
혼자 운전하는 한민국. 이애리의 표현대로, 얼핏 힘든 기색이 스치지만, 긴장 풀지 않는 모습.
창을 열고, 팔을 내밀어 걸친다. 힘있게 운전해 간다.
씬44. 옷가게 건물 앞
옥희, 우이경, 차가득 옷가게 나온다.
생각에 잠긴 우이경 위로,
옥희 : 다시 잘,. 해보려는건가? 한민국씨 왜케, 왔다갔다해요 변호사님?
우이경 : (표정)
씬45. 대학병원 전경
씬46. 대학병원 특실
똑똑 노크소리.
안으로 들어오는 한민국, 앞으로 사정없이 날아오는 베개 두 개. 턱 얼굴 정면으로 맞는다. 고경희가 던진 것.
고경희 : 뭐러 와- 뭐러 왔어!!! 이 웬수같은 눔!!
한민국 : 아니, 펄펄 기운 남아도는데 뭐하러 입원하셨대? 응? 여기 (둘러본다) 더구나 특실 아냐? 아들내미 돈도 없는데 이제?
고경희 : (쌍심지) 대체 어쩔라고 그래? 어떻게 돌아가는 판이야?! 엉?!!
한민국 : (웃어보인다) 뭐가요? (그래도 침대위에 척 들러붙어 앉는다)
고경희 : 회사고 소송이고 다 거덜나게 생겼잖어?!!
한민국 : 엄마.
고경희 : (식식 대꾸않고)
한민국 : 어머니.
고경희 : 아 왜-
한민국 : (표정) 한 대 때려줘. 나 여기. (얼굴 드민다)
고경희 : (엥? 왜이래 또?)
한민국 : (톡 톡 자기 볼따귀 때리라는 시늉) 그냥 나 좀 정신 번쩍 나게 때려달라고.
고경희 : (보다가)
한민국 : 돈도 안 드는데, 싫여?
고경희 : (보다가, 이상하다, 핑 눈가에 눈물이) 너,. 왜그래?
한민국 : 아이고,. 한동안 쫌 그 눈물 귀하다 싶더니,. 또,또.
고경희 : 진짜 망한거야 너?
한민국 : 안 망했어 나. 망하기 일보직전이지. 그니까, 일보직전이니까 어머니가 기운좋게 패주면 내가, 이 민쿡이가
다시 힘내서 잘 해볼꺼라니까? 이것저것, 받아야 될 검사는 받고, 안 받아도 될 검사, 응, 것도 받고,
건강하게 씩씩하게 밖에 일은 잊어버리고 있어. 알았지?
고경희 : (눈물 그렁해 빤히 본다)
한민국 : 아.. 나, 왜 울고 그래? (일어선다) 패주기도 싫음 관두고.
고경희 : (울기 시작) 이잉이잉잉잉.. (서럽게 애처럼 운다)
한민국 : (안됬다, 웃어보인다) 모가 서러워 벌써 지레 그렇게 울어.. 끄덕없다니까 나?
고경희 : (더 크게 운다 계속) 나는 모 하나 밖에 없는 아들 이혼시켜서 좋은 줄 알어?
여자없인 살아도 돈 없이는 못 사는 내아들이 돈때매 벌벌 며느리 눈치나 보러 다니는게 좋은줄 알어?!!
한민국 : (끙. 시선 딴데보고)
고경희 : (눈물 범벅, 한민국 힘줘 밀쳐가며) 그거 아냐?!! 그래서 거기 간거 아냐아?!! 에미눈을 어떻게 속여? 못 속여 너는?!!
한민국 : (들킨기분. 버럭!!) 아 아니라니까 그런거!!?!
고경희 : (자기도 버럭버럭) 아 아니라며 뭐러 마누라 일하는데 쫓아가서? 애리년이 준대?! 그래서 저 받을돈 포기라도 한 대?!!
한민국 : 뚝!
고경희 : ?!!
한민국 : (빤히 보다가) 뚝.
고경희 : (눈물 그렁하지만. 뚝 한다)
한민국 : (고경희 눈물 소매로 꾹 꾹 닦아준다)
고경희 : (괜히 싫은척) 으이 저리 치워.
한민국 : 그래두 엄마가 내 대신 울어주니까, 좀 낫다.
씬47. 대한운용 전경
저녁 어스름이 내린다.
씬48. 동-로비 (저녁)
로비로 내려섰다가, 로비 창가에 기대 창으로 지상주차장 살피는 우이경.
마침 들어와 멈춰서는 한민국 차.
내려 회전문 통과하는 듯 보이자, 내내 시선으로 쫓다가, 기다린거 들키기 싫어 로비 공중전화 한 칸으로 척 붙어 숨는다.
한민국, 들어가다가, 숨었는데, 제대로 못 숨은 우이경 본다....
다가가는 한민국, 우이경 뒤에 선다.
한민국 : (우이경 뒤에서) 죄졌어?
우이경 : (깜짝이야!!)
한민국 : 왜 숨어?
우이경 : (멋쩍다)
한민국 : 나 좀 안아줘.
우이경 : (놀래) 여기서?
한민국 : 어 여기서.
우이경 : (히뜩 놀라) 제정신이야?
한민국 : (우이경 본다)
우이경 : (유동인구 많은 로비, 주위 살핀다) 돌았어?
한민국 : (빤히 본다)
우이경 : (본다)
한민국 : 어. 돌았다. 돈 궁해서.
우이경 : 칫..
한민국 : (가버린다) 제정신 아니니까 변호사님 좋아하지.
우이경 : !
씬49. 동-앨리베이터 앞 (저녁)
앨리베이터 기다리는 한민국 옆으로 가 서는 우이경. 한민국 옆모습이 안되 보인다.
한민국 : (앞만 보고)
우이경 : 여전히 대림질 되있네 한민국씨?
한민국 : (대꾸 않고)
우이경 : 밥은 먹고 다녀요? 하루 죙일 뭐하고 돌아다닌대?
한민국 : 변호사님 하두 널 뛴다길래, 나두 널 좀 뛰다 왔다.
우이경 : (빤히 본다) 명절이야 나두 그럼?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설날? ,. 추석?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가슴이) 설레?
한민국 : 췟. (앨리베이터 올라 타고)
타라 소리도 안한다.
우이경, 눈치 봐가며 따라 탄다. 닫히는 문.
씬50. 동-앨리베이터 안 (저녁)
한민국 : 봤지?
우이경 : 뭐요?
한민국 : 봤잖어?
우이경 : (끄덕)
한민국 : 물어볼거 없어 그럼?
우이경 : 뭐?
한민국 : 오늘 밤에?
우이경 : (본다)
한민국 : 이애리 만나잖어?
우이경 : ..
한민국 : (표정) 질투 뭐 그딴거 안 해?
우이경 : ..
한민국 : 의심 뭐 그딴거 없어?
우이경 : ..
한민국 : 오해 좀 해 봐.
우이경 : (빤히 본다)
한민국 : (빤히 본다)
우이경 : 그런거 왜 하는데?
한민국 : (속 터진다) 으이그 나만 미친 놈이지.
먼저 식 식 내리고.
우이경, 남아있다 쪼로로 쫓아간다.
씬51. 동-대표룸 복도.
문 앞에 멈춰선다 한민국. 우이경 따라 들 올 기세자
한민국 : 어딜 들와? 바뻐. (혼자 들어가려면)
우이경 : 밥 먹었냐니까요?
씬52. 대표룸 (저녁)
한민국 : (책상으로 걸어오며) 한끼도 못 먹었다. 종일.
우이경 : (책상위에 고대로 놓인 양철도시락 본다)
한민국 : (도 우이경 시선따라)
우이경 : 다 셔 터졌겠네.
한민국 : (자리 앉는다. 모니터 켜고. 들어 그냥 건낸다.)
우이경 : ?
한민국 : (모니터 보고) 시어 터졌다매? 가지고 가 그냥.
우이경 : 여기 에어컨 나와서 시원하니까 아직,. 안 셨을지도 모르는데?
한민국 : (싫다. 받으라는 손짓)
우이경 : 상했나 안 상했나 먼저 먹어봐요. 나두 배고파요. 안 상했으면 나도 같이 먹게 좀.
한민국 : (고개 돌려 본다) 그러니까 지금, 나더러 이거 상했나 안 상했나 테스트 해보라고?
우이경 : 네.
한민국 : 네? ,.!! 네는 무슨?!
우이경 : 안 상했을걸 아마?
한민국 : (점점)
우이경 : 거 왠만해서 안 변해. 안 상한다고.
한민국 : (일그러진다. 기분 나쁘다)
우이경 : 셔 터졌어도 한번 먹어보지? 아침에 힘들게, 바빠 죽겠는데두 직접 한건데?
한민국 : (툭 던져버린다) 안먹는다. 치워.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치우라고.
우이경 : 씨.
한민국 : (꿈쩍 않는다)
우이경 : (씨. 콧김 날리며 대표룸 나간다)
씬53. 여의도 그 횡단보도 (밤)
빨간불 신호등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횡단보도 앞. 차들이 질주해간다.
이어 들어오는 초록불.
저만치 여의도 공원이 펼쳐진다.
사람 하나 건너지 않는, 텅 빈. 그 횡단보도.
씬54. 대한운용 대표룸 (밤)
시계를 보고, 의자 돌아 창을 보는 한민국. 여의도의 야경이 눈에 들어온다.
쟈켓 두고 그냥,. 나간다. 도시락엔 시선 주지 않는다.
씬55. 동-앨리베이터 안 (밤)
내려가는 숫자판.
그가 시선 주지 않지만, TV모니터에선 축구 응원열기로 가득한 붉은 악마의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 소리 연이어 터져 나온다.
한민국의 시선, 아련해진다.
씬56. 대한운용 지상주차장 (밤)
우이경, 걸어나온다.
오류동 : 퇴근하십니까. 변호사님?
우이경 : 네.
오류동 : 어차피 한 집으로 들어갈꺼 같이...
우이경 : (핸드폰이 울린다, 변 혁이다. 퉁명) 뭐!
변혁 : (E) 집으로 들어와.
우이경 : 소송 끝내고 당당하게 들어갈 거야.
변혁 : (E) 지금 오면 아파트 너 다 줄게.
우이경 : !!!
전화 끊고 쏜살같이 뛰어가는 우이경.
씬57. 우이경 아파트 거실
변혁, 양복 입은 채로 앉아 있다.
테이블 위에 빈 술병이 놓여있다. 조금 취한 듯 하다.
우이경, 어이없지만,.일단 자기 핸드폰 꺼내 (예전 것이 아니라 요즘 사용하고 있는 것)
녹음버튼을 누르고, 빈 술병을 치운 자리에 핸드폰을 턱 올려놓는다.
변혁, 그 모습 보며 피식 웃는다.
우이경 : 또 딴소리 할까봐서?
변 혁 : (헤-) 진짜 왔네.
우이경 : 빨리 끝내자.
변혁 : (해맑게, 핸드폰에 가까이 대고 큰 소리로) 다~ 니꺼다.
우이경 : 확실하게 말해.
변혁 : (빤히 본다) 505호 이 아파트는 우이경 니꺼다!
우이경 : (보고)
변혁 : 이 아파트가 좋은 거야, 아니면 돈이 좋은 거야?
우이경 : (낼름. 거짓말) 돈!
변혁 : 그럼. 돈으로 줘도 돼?
우이경 : ?
변혁 : 아파트가 필요한게 아니라 돈이면 줄게 9억.
우이경 : 애리가 성공보수 많이 줬나보지? 9억이 껌이야? 껌값이야?
변혁 : (정색하며) 아니. 돈이 얼마나 무서운 건데. 돈이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건데! 왜 돈이 껌이야.
그건 아니다.
우이경 : 재판에서 지니까 내가 불쌍한가 보지?
변혁 : 아파트야? 돈이야?
우이경 : (잠시 머뭇거리다) 내 아파트!
변혁 : 아파트 값 줄게. 9억. 그러니까 소송 그만하자.
우이경 : 아파트로 줘.
변혁 : 그래. 아파트 줄게.
우이경 : (좋아한다)
변혁 : 아파트 값으로 쳐서 줄게.
우이경 : (속 터진다) 아니 왜 이랬다 저랬다, 술 취한 놈 말을 믿고 득달같이 쫓아온 내가 미쳤지.
(벌떡 일어난다) 무조건 내일 등기소로 나와!
변혁 : 돈 싫어?
우이경 : (술주정으로 밖에 안 보인다) 안 나오면 다시 재판시작할 거야. (돌아서 가버린다)
변혁 : (우이경 등에 대고) 돈이 왜 싫어? 그게 얼마나 좋은 건데! 돈 있으면 집도 살 수 있고! (우이경 이미 나갔다)
아부지 수술도 해줄 수 있고! 동생들 학교도 보내줄 수 있고! (목이 메여온다) 어머니한테 맛있는 것도 실컷 사줄 수 있고!
(안 나오는 소리 겨우 내뱉듯) 사랑하는 여자를 버릴 수도 있고! (소주를 병째 입에 털어 넣는다)
씬58. 우이경 아파트 앞. (밤)
아파트 입구에서 나오는 우이경, 씩씩대며 올려다본다.
돌아서 가려다가 딱 멈춘다.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우이경 : 핸드폰!!! (짜증나서 돌아버리겠다)
씬59. 동-거실 (밤)
우이경이 없는 거실에 혼자 앉아서 중얼중얼 혼자 말하고 있는 변혁.
변혁 : 아부지한테 간도 떼줬는데. 아부지 병원비에, 동생 학비까지 다 갚아주고 왔는데. 그깟 아파트 값 못 갚겠냐.
(술병을 끝까지 비우고) 그 빚더미에 너까지 끌고 들어가는거 죽기보다 싫어 그랬다.
씬60. 우이경 아파트 거실 (밤)
술병 뒹구는 테이블 위, 핸드폰 폴더가 열린채 그대로 놓여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우이경. 거실을 둘러보는데 변혁이 없다.
살금살금 걸어와 핸드폰을 집는다. 탁 폴더 닫고는, 현관으로 나간다.
씬61. 우이경 아파트 건물 앞 (밤)
핸드폰 챙겨, 다시 씩씩하게 걸어나오는 우이경의 모습 위로.
변 혁E : 이경아, 나 이제, 너한테 심장도 떼줄수 있다.. 난. 돈 하나도 안 무섭다 이젠. 너 없이,.힘들었어 나두..
씬62. 여의도 그 횡단보도 (밤)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바뀌고.
혼자 건너는 한민국.
씬63. 여의도 공원 (밤)
한민국, 들어선다.
광장 아스팔트엔 그때처럼 작은 물 웅덩이 보이고. 아련히 광장을 둘러본다.
...아직 이애리 모습 보이지 않는다.
씬64. 여의도 그 횡단보도 (밤)
건너는 이애리.
씬65. 여의도 공원 광장 (밤)
또각 또각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 이애리가 멈춰선다.
한민국 : 비 안온다 오늘은.
이애리 : (돌아본다)
한민국 : (웃어보인다)
이애리 : (표정)
광장 ‘무대’ 계단 한 중간. (정면으로 태극기 멀리 보인다)
나란히 앉아있는 둘.
한민국 :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애리 : (앞만 보고)
한민국 : 실은 아까 낮에 당신 찾아갔을때는, 나, 당신한테 돈 빌리러 갔었다.
이애리 : (본다) 알어.
한민국 : 알어?
이애리 : 음.
한민국 : (표정)
이애리 : (표정)
한민국 : 눈에 뵈는게 없었어. 운용자금이 있어야 뭐 어떻게 해볼텐데, 수익자총회까지 열어서 나를 내쫓는다 그러고,
이러고 주저앉는 것 보다야 당신한테 가서 무릅이라도 꿇자 뭐,.그런거..
이애리 : (올라가는 한쪽 입꼬리) 그게 무릅 꿇러 온 사람 자세야?
한민국 : 무릅 꿇으면 압류되있는 재산분할금 나한테 투자 해줄래? 나 믿고?
이애리 : (본다)
한민국 : 어?
이애리 : 그거 해주면 당신은 나한테 뭐 해줄껀데?
한민국 : (..)
이애리 : (..)
한민국 : (표정) 우변하고 끝낸다.
이애리 : !
한민국 : 당신하고도 끝내고.
이애리 : 무슨 소리야?
한민국 : (본다) 말 그대로.
이애리 : 우리 두사람 다하고 끝,낸다고?
한민국 : 응.
이애리 :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민국 : 당신은 나 이제 고만 좋아하고. 똑같이 공평하게 나도, 이제 우변호사 고만 좋아하고.
똑같이 실연당하고, 상처받고, 아프고, 그러자고 우리 둘. 그러고 많은 사람들이 투자한 펀드 그돈으로 다시 살려내고,
내 회사, 내 직원들도 살리고, 고여사도 살리고, 돈도 살리고, 3년만, 나 예전처럼 꾹 일만한다.
(떨리는 목소리) 사랑 따위 접는다.
이애리 : !!!
한민국 : 당신하고 나는 3년뒤에, 오늘, 그때 다시 여기서 보자. 자신있어. 당신 부자 되게 해줄게.
이애리 : ,. (눈빛 흔들리면서 한민국 본다)
한민국 : (이애리 본다. 역시 흔들리는 눈빛)
마주보는 두사람.
이애리 : (눈가가 촉촉하다) 당신,.
한민국 : 다 우리 두사람이 여기서 처음 만나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이혼하고, 재산분할 어쩌고, 지지고 볶으면서 생긴 문제잖어.
우리 두사람이 마음을 접자. 그래주면 참,. 고맙겠다, 여보 .,
이애리 : (눈가에 눈물이,.)
한민국 : (이애리의 어깨를 꾹 안아 힘준다.)
이애리 : (이건 아닌데,.!!)
한민국 : (힘든거 감춘다. 일어선다) 이거야 내 부탁.. 거절해두 되.
이애리 : (표정)
한민국 : 처음에는 1000원어치, 우산 삼분에 일, 뺏듯이 달라고 하더니 여전히 한민국은 그 버릇 못 고쳤다. (웃어보인다)
생각해 봐.
이애리 : (올려다 보고, ,. 가슴이 아파온다)
한민국 :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이애리 : (두사람의 표정)
한민국, 이내 혼자 성큼 성큼 그 넓은 광장을 걸어간다.
멀어지는 이애리 모습.
멀어지는 한민국의 뒷모습.
대한운용을 향해 가는 한민국의 뒷모습.
씬66. 대한운용 지상주차장 (밤)
호젓한 지상주차장.
아무도 없다. 혼자 회전문 열고 들어가는 한민국.
씬67. 대한운용 대표룸 (밤)
안으로 들어온다.
두고간 쟈켓을 챙기고, 책상위 어지럽다. 그냥 가려다,
우이경이 두고간 양철 도시락. 뚜껑을 살그머니 열어본다.
돈크기 빠닥한 종이들.
맨위에 매직으로 써진 숫자, 1,000,000 원.
꾹 가득 담겨진 돈크기 종이들 집어들어 한 장씩 넘겨가면, 문구들 이어진다.
1. 힘든거 아는데,
넘긴다
2. 돈도 없고,
넘긴다.
3. 돈 없는 나는.
4. 눈치만 보이네.
5. 왔다 갔다,
6. 널이나 뛰고,
7. 미안한 마음으로,
8. 내 전재산.
9. 싹 긁어,
10. 보탭니다.
11. .....
12. ♡ ←- 내 전재산
13. ♡ ←- 우이경 전재산
넘기지 못하고, 한동안 멈춰서있는 종이카드.
14. .....
15. 힘내라,
16. 대~한민국.
17. ...
18. 사랑하는,
19. 나의 의뢰인.
20. 사랑하는.
21. 나의, 보자기.
22. .......
23. -당신의 변호사, 우이경.
한민국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든다..
씬68. 오류동 빌라 앞, 계단 (밤)
서성이며 한민국이 오나,. 기웃해가며 기다리는 우이경 모습.
(이어지는 그림들 위로 우이경 돈카드 목소리 이어진다)
우이경E : 힘든거 아는데, 돈도 없고. 돈 없는 나는, 눈치만 보이네. 왔다 갔다, 널이나 뛰고, 미안한 마음으로,
내 전재산, 싹 긁어, 보탭니다. (두개의 ♡카드 보여지고) 힘내라, 대~한민국.
.. 사랑하는, 나의 의뢰인. .. 사랑하는, 나의, 보자기. ... 당신의 변호사, 우 이 경.
취해 침대로 푹 고꾸라지는 변 혁 모습,
계단 중간쯤에 앉아 한민국을 기다리는 우이경의 모습. 핸드폰 손에 쥔채이다. (아직 변혁의 녹음은 확인하지 않은 상태)
두 개의 12. 13번 ♡ 카드
여의도 광장 무대계단 중간쯤에 앉아 아직도 멍한 이애리의 모습.
밤 야경속으로 운전해가는 한민국의 모습.
별처럼 뿌려진 마천루 도시의 빛들속으로 한민국의 차, 점점 작게 묻히고 점처럼 멀어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