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진과 현재의 모습 비교하여 사진찍으러 싸돌아다니느라 거의 정신이 없었지만...
역시 목포에도 먹거리는 있었습니다...
금욜 늦게 출발해서 목포에 도착, 여관 하나 잡고서 일찍 잠들었다가 목포역 부근 사진찍기를 시작할 곳 근처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한 곳...
오랜 일본식 건물 1층 한구석에 옹색하게 자리잡은 해남식당...테이블도 불과 6개밖에 없는 곳...
하지만 알아주는 맛객들에겐 이미 소문나있는 집...
이집 최고의 메뉴는 바로 요넘...뼈다귀 해장국...
국물은 약간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마치 곰탕과도 같은 것이고 뼈는 국산을 써서 잘 무르게 한 다음, 푸짐한 양으로 내놓는 집...
깍두기도 김치도 된장도 잘 어울리는 남도아침메뉴...
임실 적성에 있는 체계산 멧돼지집 뼈탕 다음으로 최고로 꼽게되는 뼈해장국...
아침부터 뜯어도 전혀 부담이 없도록 담백하고 고소하고 적당히 얼큰구수한, 션~~~~~한 맛이 일품입니다...
하루죙~~~일 사진찍고 옛 건물들 찾아다니느라 점심도 거의 거를 정도로...그러나 목포란 곳에 남아있는 옛 근대역사의 자취들이 너무너무 많고 신기하고 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항구로부터 시작해서 유달산 입구의 노적봉까지...그렇게 헤매다니며 사진을 찍어댔습니다.
저녁에 호텔 하나를 잡고서 소개를 받아 간 곳은 홍어삼합집도 아니고 뻘낙지집도 아니고 목포시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하는 백반집...
1인분 7.000원의 백반에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생각보담 정성이 듬뿍 들어 반찬을 밑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던 이집...
가장 맛있는 밥은 집에서 받는 것과 똑같은...약간 반찬이 덜나왔지만, 돼지고기 두루치기에 짜지않고 맛깔난 남도해안식 백반반찬만 열여덟가지...
다먹고나니 이렇습니다...레알...레알...!!!
기분좋~~~게 2인분 + 술값 2만원을 지불하고서 우리는 땅땅이 낙지며 연포탕이며 홍어며 민어며 이런거 하나도 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들이 되어 야간에 중심가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중심가에는 추워서인지 원래 그런건지 썰렁~하게 사람은 없고 루미나리에만 추위속에 썰렁~하게 빛을 발하고...
비노(Vino)란 간판이 보이길래 와인과 관련된 곳인가...싶어 가보니 옷집...!ㅋㅋㅋ
영 분위기가 아니다...싶어서 택시를 타고 하당 신시가지로 가달라고 하였습니다. 역시...여길 가니깐 사람들이 북적북적...
바에 가서 간단히 한 잔 하고서 소주 한 잔에 따뜻한 국물이 그리워 바로 옆집에 주점이 있어서 들어갔습니다.
별 기대도 않고 들어갔는데, 그래서 닭구이와 오뎅탕만 먼저 시켜 먹는데, 역쉬~~~~~~~~~~~~!!!
성의없이 만들어내는 부산의 주점들과는 달리 안주가...안주가...끝내줘요...!!!
그래서 닭구이와 오뎅탕, 그리고 한두 가지를 더 시켜서 먹고 배가 만땅이 되어 온 거리를 두어 바퀴 돌다가 다시 차를 타고 숙소로...
(아참!!! 하당 지역에서 와인바 하나를 봤습니다...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다시 목포로 고고씽-하는데, 그땐 꼭 가서 사진찍어 올께요...그날도 여기에 3차로 가려고 했는데, 2차에서 넘넘 배가 불러 기브업!!!ㅋㅋㅋ)
요건 그날 먹던 오뎅탕인데, 안에 들어간 내용물은 푸짐한 오뎅에 떡에 만두에 우동사리에 새우에 쏙새비에 조개 2종에 홍합에 게까지...이렇게 한냄비가 겨우 7,000원...!!!
담날 아침 늦잠을 자서 후닥닥 호텔을 나왔는데, 간밤에 먹은 것들이 아직 뱃속에서 소화중이라 아침은 간단히 우유와 빵 한 쪽으로 패쑤~! 그리고 유달산으로 올라갔다가 몇 곳 사진을 더 찍고 부산으로 다시 고고고 - !!!
넘넘 배가 고파서 결국은 벌교로 빠져 늘상 잘가는 꼬막정식집으로 갔습니다...
이젠 특정식과 정식으로 나눠졌던 것이 아예 그냥 꼬막정식이 되어 15,000원으로...
마침 제철을 맞은 꼬막을 손톱이 부러질만큼 까먹느라 정신없이 먹고서 잠시 배를 꺼뜨리려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가 되었던 당시 벌교의 혼마치(本町)를 거닐었습니다.
벌교의 소작인들을 착취하고 고리채를 써서 이땅의 민초들을 괴롭혀왔던 벌교의 금융조합...그 건물은 아직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벌교북초등학교 입구 바로 옆에는 커다란 2층의 일본식 집 한채가 있죠...
보성여관인데, 바로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서는 '남도여관'으로 등장합니다...
빨치산 토벌대가 이곳으로 들어와 여기에서 숙식을 하면서 염상구의 청년단들과 함께 빨갱이들을 생포하여 학교에 가두고...버로 그 무대가 된 여관과 학교가 실제 이렇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1935년에 지어져 실제로 여관으로 사용되어져오던 건물을 이렇게 복원하여 작은 극장과 카페로 쓰고 있는데, 뒤켠의 작은 방들은 내년 3월부터 실제 여관체험을 할 수 있다니 한 번 들러봐야겠습니다...
여관 2층에는 진짜 다다미를 깔아 마치 '장군의 아들' 영화를 연상케 하고, 혹은 태백산맥의 임만수와 토벌대들이 여기서 회의를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하고...
끝으로 벌교의 상징인, 고려시대때 만들어진 횡갯다리(홍교)...워~~~매...우찌 오날은 요로콤 물이 많이도 빠져부럿다냐...
그리고 부산으로...
뜻하지않게 목포 여행에서 이렇게 먹거리와 벌교의 볼거리를 다시 만나니 참으로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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