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속리산의 화양계곡은 역시 쯔나미같은 상업주의의 때가 여전히 묻지 않았습니다. 지난 17일 연중 두차례중 한번가는 춘계지방여행으로 이곳을 찾았습니다. 충북 괴산군청천면화양리에 위치한 화양계곡은 국립공원속리산의 북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경승지 9곡(曲)으로 유명합니다.
이 9곡은 기암이 하늘을 떠받친듯하다는 경천벽을 제1곡으로 하고 우암 송시열이 효종의 승하를 슬퍼하여 새벽마다 통곡했다고 하는 읍궁암을 제3곡으로 하며 계곡의 맨위자리잡은 옥같이 맑은 흰바위 파천을 제9곡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날 아침 8시 두 대의 고속버스에 분승, 서울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을 떠난 우리 서울고 9회동문 64명은 상오 11시께 화양계곡 윗자락에 도착했습니다. 커플이 여느때보다 많았던 일행은 여느때와는 달리 9곡에서부터 1곡을 향해 폭 5,6m, 길이 3km의 차로겸 보행로를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도로양쪽에 빽빽이 들어찬 아카시아, 참나무, 넝쿨나무, 소나무, 단풍나무등이 도로위에 캐노피를 쳐 햇볕을 막아주는 산책로는 엇그저깨 비가 내린 뒤끝이라 더없이 상쾌하고 향기로웠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서울서 3시간여를 버스에서 시달려온 노고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주중이었기 때문인지 산책길은 앞뒤가 펑 뚤려있어 휴식의 한적한 여유를 짙게 해주었습니다. 한가로운 걸음으로 싫지않은 벽계수소리를 들으며 내려가다가 중간지점에서 큰 용이 누워있는것 같다는 와룡암에서 64명이 증명사진을 찍었습니다. 넓지 않은 공간에 64명 모두를 안배해 넣는 우리의 자원 전속카메라맨 이남규동문의 그 솜씨가 보통이 아닌것 같았습니다.
산책 약 1시간30분여만에 계곡입구에 자리잡은 화양서원에 닿았습니다. 효종, 현종, 숙종 등 병자호란 전후수습의 격동기에 서론의 영수로서 정국을 주도했던 우암 송시열을 모셨던 이 서원은 세월에 따라 부침했으나 이날 보여준것은 텅빈 새로 칠한 강원과 서고뿐이었다. 괴산군 문화해설사의 서비스가 나름대로 이해을 도왔다.
이어 이 바닥에서 제일이라는 민물매운탕과 토속주로 공복을 즐겁게 채우고 귀환길에 올랐다. 도중에 공무원의 부동산투기문제가 부각된 세종시를 주마간산하고 하오6시께 압구정으로 원점회귀, ‘평양순대국’집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이날 김성배총무가 수고가 많았고 김연의, 신승현부회장과 김용섭 60주년사업총무등이 도왔고 선우재호부인 이승현씨도 거들었습니다.
이날 참여한 동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부참여자: 강영진, 김기룡, 김동국, 김봉희, 김석기, 김성배, 김연의, 김재현, 김종환, 배기성, 선우재호, 신승현, 유용선, 이관용, 이병량, 이해욱, 장석진, 장석태, 조남영.
단독참여자: 강신영, 김기준, 김성녕, 김영건, 김영주, 김익상, 문효영, 박명기, 변영래, 서영덕, 성휘영, 심용섭, 심명현, 안재식, 오창열, 이강훈, 이남규, 이수봉, 이재승, 이창섭, 이항규, 임인조, 조남영, 조창화, 최국진, 최병수, 한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