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유(보충)

[해리사랑]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유(보충)

사  건    2004초기 1730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본안사건 2004노3522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피고인    김  근 희

위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다음과 같이 신청이유를 보충합니다.

                              다  음

  본건 위헌제청신청에 대하여 수원지검은 2005. 1. 17. 귀원에 의견서를 제출하였는 바, 신청인은 위 의견서의 주장내용을 토대로 대마초 규제완화(혹은 비범죄화)에 대한 반대논리들에 대해 위헌제청신청이유를 보충합니다. 

1. 대마초 자체의 문제

 가. 환각성이 있는가?

  (1) 검찰은 위 의견서에서 “THC는 강력한 화학물질인데, 그 1만분의 1그램만으로도 환각상태를 일으킬 수 있는 강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거나(한편, ‘환각’에 대해서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을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하고 있음), “많은 량을 남용하였을 때에는 공중에 뜨는 느낌과 함께 빠른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며 집중력의 상실, 자아상실, 환각, 환청 등의 증상이 나타나 제3자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 그러나, 검찰의 이와 같은 주장은 극히 일부의 잘못된 자료에 기초하고 있거나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근거로 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거의 모든 대마초 사용자들은 대마초가 진정제의 효과가 있음을 증언하고 있습니다(2004. 12. 15.에 방영된 KBS의 추적60분, ‘30년 논쟁 대마초의 진실’에 관한 프로그램에서의 대마초 사용자들은 한결 같이 그와 같은 증언-차량운전자:“집중이 잘되고, 편안하다. 속도가 느려지고, 천천히 달린다.”, 화가:“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만 피운다”, 가수:“더 안정적이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노래하고 잠을 잔다. 대마초는 담배처럼 연달아 피울 수 없다”, 흡연자의 처:“피고나면 자요. 그냥 편안해진다고...자네한테 미안하다고 만 할 뿐...”, 우리나라 운전자: “조심조심 하게 되...부드럽게...쌩쌩 달리는 게 없어...”, 어느 목격자: “가금씩 몽롱하게 앉아 있는 것만 보았어...”, 국립부곡병원 약물복용 환자들: “대마초는 환각, 폭력성 없다”-을 하고 있습니다).
 
  (3) 또한 약물중독의 전문가들 역시 다음과 같이 마찬가지의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 전경수 한국마약범죄학회장(참고자료 23.) - 대마초(THC)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가’목에 해당되는 L.S.D등 24개 품목 환각제(사이키데릭) 품목에 해당하는 환각의 개념과는 다르다. 대마초를 피우면 다행감과 행복감이 나타나는 것은 일종의 정신적인 변화이지 LSD, 사이로시버, 페이요테켁투스처럼 환각(환상제)제는 아니다. 담배처럼 흡연할 경우 초기단계에는 도취감을 느끼게 되고 이것은 다행감이 조절되지 않는 웃음, 시간, 감각의 변화, 이인증, 예리해진 시야들로 특징지어진다. 보다 후에 사용자는 긴장이 풀어지고 실제로 잠에 들지 않는다면 내성적이고 꿈과 유사한 상태를 경험한다. 의지력으로 할 수 있으나 사고와 집중력이 어려워진다는 면도 있다고 한다. 대마초 과용자들은 가래 끓는 소리, 만성기관지염, 기도의 폐쇄 등 담배흡연자들에서 보는 것과 같은 문제들을 갖는다고 한다. 그러나 술, 러미나, 누바인 등 일반 약물중독에서 빚어지는 제2의 범죄와는 비교될 수 없는 만큼의 반사회적 행동에 관한 명확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마초 흡연에 의한 환각증상에서 반사회적인 행위는 발견할 수 없었다. 그리고 몸이 나빠져 병원이나 기도원에서도 치료받고 있는 수용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약물과 사회 그리고 인간행동’(역자 : 주왕기, 주진형, 저자: Oakley Ray, Charles Ksir-참고자료 42.) - 마리화나는 일종의 진정제와 유사한 효과, 통증 완화, 다량 사용의 경우 환각유발효과를 일으킨다. 다른 향정신성 약물의 작용과는 확실히 다르다. …초기효과는 흔히 얼마간 흥분이 나타나며, 개인에 따라서는 경미한 긴장과 불안에 이끌리기도 하는데, 이는 보통 편안하고 즐거운 느낌으로 바뀌게 된다. 후기 효과는 보통 사용자들을 내성적이고 조용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종종 급격한 기분의 변화가 일어난다. 거대한 환희의 단계 뒤엔 묵상적인 침묵이 따르기도 한다…감각 인지력이 강도와 범위에서 모두 종종 증진된다. 심상이 일반적으로 강해지며, 사람들은 주의력이 저하되지만 흔히 자기의 행동을 잘 통제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약학계의 권위자인 주왕기 교수가 위 추적60분 프로그램에서 증언했듯이 “환각이라는 것은 사물자체가 왜곡(직선이 곡선으로 보인다거나 기형적으로 부풀어져 보이는 현상)되게 느껴지는 것이지만, 대마초는 사물이 그대로 느껴지면서 좀 과장되게 느껴지는 것으로 이를 환각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나. 중독성이 있는가?

  (1) 검찰은 위 의견서에서 ‘2003년도 대마사범의 재범률이 30.4%인데 이 점만 보아도 대마초의 의존성, 중독성은 인정된다’, ‘중단할 경우 불면증, 음식섭취 장애 등 금단증상이 일어나는 중독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 그러나 검찰이 중독성이 있다는 근거로 사용하고 있는 대마사범의 재범률은 통상범죄의 재범율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또한 범죄의 재범률을 중독성의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검찰주장의 근거가 얼마나 빈약한지를 보여주는 징표라 할 것입니다. 검찰 논리라면 대부분의 범죄재범자들은 범죄중독자라는 결론에 이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3) 대마초의 중독성에 관해서는 본건 신청서에서 언급한 1994년 필립힐츠의 미 국립약물중독연구소(NIDA) 보고서, NIDA 연구원 잭 헤닝필드(Jack Heningfield) 박사의 보고서, 1999년 미국 의약연구소(AMI) 보고서, 1997년 독일 클레이버 연구, 1998년 프랑스 로쾌스트 보고서 등을 근거로 이미 담배나 알콜에 비해서 중독성이 낮다는 주장을 한 바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래와 같은 자료를 보더라도 우려할 만한 중독성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 1997년 미국 보건국이 실시한 ‘마약중독에 대한 전국 가정 설문조사’의 결과 - 대마초를 습관적으로 매일 사용하는 사용자는 전체 사용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결과(참고자료 1.)

  ○ 참고자료 42. ‘약물과 사회 그리고 인간행동’ - 마리화나 패턴은 담배흡연 또는 헤로인 주사보다 알코올의 패턴에 더욱 유사하게 된다.…중독은 이따금씩 한 두대의 마리화나 담배를 피우는 대다수의 마리화나 사용자의 경우에는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마리화나 사용자 중 일부는 마리화나의 일상적 사용에 의존하게 된다. 아마도 이는 대개 심리적 변수로 인해 그렇게 되는 것이고,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마리화나 노출의 필연적 결과로 보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대마초의 경우 일부 사용자들에게서 정신적(심리적)인 의존성이 관찰된다고는 하지만, 이는 일반인들이 통상 술이나 커피, 어린이들의 경우 탄산음료에 대해서 의존하는 정도에 불과하지 마약으로 분류할만한 정도의 중독성은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다. 어느 정도 유해한가?

(1) 검찰은 위 의견서에서 대마초의 경우 인체유해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므로 강력하게 금지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미국 국립보건원의 자료(대마초 5개 흡연시 1주일간 매일 1갑의 담배를 피울 때와 비슷한 양의 암 유발 화학물질을 섭취한다는 취지), 하버드대학 연구논문(대마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장마비 위험이 5배 증가한다는 취지), 콜롬비아대 연구논문(대마초를 많이 흡연하면 면역체계 손상, 정상인보다 39% 백혈구 감소) 등을 근거자료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2) 대마의 유해성에 관한 신청인의 주장은 대마가 완전히 무해하다는 주장은 아니고, 어느 정도 유해할 수는 있으나 담배나 알콜 등에 비해서 더 유해하지는 않고 오히려 아래와 같은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의학적인 용도로 얼마든지 사용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이에 관한 논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전혀 국가적인 차원의 연구가 이루어진 바가 없고, 외국의 경우에도 그 어느 쪽도 확고한 입증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마규제의 본거지인 미국의 식약청의 입장이라는 것도 대마규제반대론자들에 대해서 100%의 완전무결한 무해성을 입증하라는 것이지만 이는 영구히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대마초의 상대적인 무해성이나 유용성에 관해서는 본건 신청서에서 언급한 1998년 유엔마약위원회 통계, 1995년 세계보건기구 “알코올과 대마초, 니코틴 그리고 진정제의 사용에 따른 보건과 심리적 결과의 비교 평가”보고서, 1998년 프랑스 국립 위생의학연구소 자료 외에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자료가 있습니다.

 ○ 2004. 8. 15. 스페인 콤플푸텐세 대학 생화학-분자생물학 교수인 마누엘구스만 박사, 미국 암연구학회 ‘암 연구’ 최신호에서 대마에 강력 항암성분이 들어있다는 연구결과 발표(참고자료 5.)
 

 ○ 2001년 미국립보건원(NIH)은 THC성분이 항암제 투여 후의 구역질과 에이즈 환자의 체중감소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발표(참고자료 15.)

  ○ 미국의 온라인 의학전문 학술지인 ‘BMC의학’ 2004. 9. 15.자에 THC가 암을 야기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참고자료 17.)

  ○ 1988년 미국 행정법원 판례(참고자료 32.) - “사실상 모든 약품/약물은 잠재적으로 그 자체 독성과 치사효과가 있다. 하지만 마리화나는 그렇지 않다. 전반적인 의학출판물들 중에 대마가 한 인간의 죽음을 가져왔다는 점을 증명한 어떠한 문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연구자들이 마리화나의 LD-50(소위 ‘치사율’)의 수치를 결정하기 위해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시험용 동물들에게 도대체 얼마나 많은 마리화나를 투약해야지 그들이 죽음에 이르는지에 대해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이다. 엄격한 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마리화나는 심지어 우리가 대체로 많이 먹는 음식들의 경우보다도 훨씬 안전하다. 예를 들어, 생감자 열 개를 먹는 것은 독성반응을 가져올 수도 있다. 하지만, 죽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마리화나를 먹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인체적으로 불가능할 만큼이나 마리화나는 독성이 없다.”
 

 ○ 참고자료 42. ‘약물과 사회 그리고 인간행동’ - 마리화나가 가진 가장 현저한 효과는 암 화학 요법에 따른 메스꺼움의 감소와 에이즈 환자를 구제할 수 있는 식욕촉진이다.…캐너비스의 ‘과량사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보고된 적이 없다.…마리화나 흡연이 사람의 경우 폐암으로 연계된다는 직접적인 증거도 없다.

  한편, 검찰은 의견서에서 “대마초는 필터가 없고 깊게 들이마시는 흡연방법 때문에 폐의 발암물질에 대한 노출이 담배에 비해 훨씬 심하다고 주장하나, 대마초에 포함된 THC성분은 폐의 기도를 확장시킴으로써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여 폐를 오염시킨 연기의 부산물 또는 먼지 등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도움으로써 객담을 제거하며 기관지 협착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고, 이 같은 기도확장 효과는 폐암을 치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며, 대마초를 피울 때 사용하는 봉으로 인해서 유해한 물질들이 걸러져 담배에 비해서 그 폐해가 상당히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현행 처벌규정의 위헌성에 대한 문제

가. 검찰은 위 의견서에서 대마초 처벌규정은 ‘공공복리를 위한 필요최소한도의 제한’으로서 행복추구권의 침해일 수가 없다고 주장하나, 수원지검 강력부의 2004. 12. 10.자 보도자료(“다만, 현행 대마사범에 대한 처벌규정이 지나치게 중하게 규정되어 있는 측면이 있음…”)에서 스스로 인정하고 있듯이 필요최소한도의 규제가 아닌 과도한 규제로서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나. 단순한 대마초 흡연에 대해서 과도하게 처벌하고 있는 규정은 담배나 알콜 등 유사기호생활자들과 차별적인 취급을 하는 것으로서 개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신청인의 주장에 대해서 검찰은 위 의견서에서조차 아무런 반박을 못하고 있는 바, 이는 검찰 스스로도 위 규정의 위헌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 문제

(1) 검찰은 의견서에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61조 제1항 제7호, 제8호의 경우 징역형과 선택적으로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어 사안이 경미한 경우 얼마든지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점, 만약 징역형이 법 규정에서 삭제되고 벌금형만 규정되어 있다면 그 형벌규정의 범죄억제력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위 근거들은 전혀 실제와 다르고 아래의 다른 여러 가지 이유들을 보더라도 검찰의 주장은 부당합니다.

  먼저, 사안이 경미한 경우 얼마든지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주장은 실제 검찰의 업무처리 관행과 다릅니다. 즉, 대검 마약부의 2003년판 자료에서 보듯이 대마사범의 구속률은 65.3%로 구속수사가 원칙이고, 이는 더욱 강한 마약류인 향정사범의 61. 3%, 마약사범의 6.3%에 비해서도 높습니다. 구공판률에 있어서도 마약사범의 20.3%에 비해 대마사범의 경우 68.9%로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형의 형기 역시 대마사범이 평균 14개월, 형정사범이 13.5개월로 대마사범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다음으로 형벌규정의 범죄억제력의 문제는 그 형벌규정 자체가 다른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합헌적인 규정이고, 죄질과 책임사이에 적정한 비례관계가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논의될 수 있는 것이지 그 형벌규정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마당에 이를 가지고 주장의 논거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전혀 논리적이지 못합니다(반면에 죄질과 책임사이의 비례관계에서 볼 때 대마초 흡연행위에 대해서 벌금형 정도로의 규제가 적정하다고 한다면 징역형 규정은 과도한 범죄억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검찰은 의견서에서 향후 대마의 제조, 공급사범에 대하여는 엄단하되, 대마초의 단순 흡연사범의 경우에는 처벌보다는 치료보호조건부 기소유예제도 등 재활제도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는 바, 이는 검찰 스스로도 단순 대마초 흡연에 대해서는 처벌의 필요성을 중하게 보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여지며, 한편으로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왜냐면, 대마초의 경우 그 중독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실제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는 환자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약수사관 20년 경력의 전경수 마약범죄학회장의 증언이나 실제 우리나라의 수용시설에 오직 대마초로 인해서 약물중독이 되어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 없는 현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도 과거 마찬가지의 문제로 대마초에 관한 정책이 수정된 사례가 있습니다(참고자료 33. 프랑스의 ‘대마관리법’과 그 현실법적용 상황에 대한 참고적 고찰 - “…프랑스의 1970년 법안의 수정된 사항들에 의하면 검사는 단순 대마초 흡연자에게 초범일 경우 다른 여타의 약물중독사범처럼 약물탈출치료나 처벌의 선택권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대마흡연사범의 경우 근본적으로 중독 증세를 보이지 않음으로 인해 이러한 공중위생법적 예방치료의 가능성이 선택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법률적 무용성의 발견에 따라 1978년 법무부는 다시 공문을 내게 된다…”).

  (2) 외국의 법적용 현실 분석

   ‘개인적 사용’을 위한 ‘소량’의 대마초 ‘소지’와 ‘흡연’에 대해서 다른 나라의 경우 어떻게 법적용을 하고 있는지에 관해서 검찰이 의견서에서 첨부한 ‘각국의 대마범죄 처벌규정 비교표’를 분석해보겠습니다.

   (가) 벌금형 이하, 경범죄, 형사소추 혹은 형 면제, 행정처분, 사실상 비범죄화, 합법화 등을 적용하고 있는 나라들

  미국의 12개주 비범죄화, 9개주 의학적 이용 허용,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일본, 중국(단순 대마초 사용자의 경우-과태료),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덴마크, 스페인, 벨기에,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이태리, 스위스, 오스트리아, 그리스,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라오스, 체코, 헝가리, 폴란드, 불가리아, 페루, 우루과이, 브라질, 베네주엘라,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나) 징역형 이상의 처벌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들

    중국(대마초 소지의 경우-구속), 태국(단, 극소량 소지자의 경우 처벌 면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마얀마, 인도네시아, 인도, 슬로바키아 공화국, 칠레, 에콰도르, 파라과이, 볼리비아, 미국의 대다수의 주 등.

   (다) 소결론

     위 분석에서 보듯이 대마초에 대해서 획일적으로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는 나라들은 아직 민주화되지 못한 나라들이거나 자본과 황색언론의 공격으로 대마초에 대한 규제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이 있을 뿐이고, 미국 역시도 점차적으로 규제완화를 추진 중에 있는 주가 늘고 있으며, 2002. 7. 19.의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의 판결이나 2003년의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의료용의 대마초 사용을 용인하고 있습니다. 한편, 독일의 경우 1994. 4.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개인적 사용을 위한 소량의 대마초 소지는 원칙적으로 소추를 면제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3) 현행법상 양형과다의 문제

  개인적인 사용을 위한 소량의 대마초 소지와 흡연에 대해서조차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적용하고, 실제 적용에 있어서도 65% 이상의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현행 처벌실태는 현행법상 다른 양형사례와 비교해서도 과도한 규제입니다. 특히, 알콜의 경우 그 자체의 유해성이 대마초보다 크고, 이로 인한 사회적 위험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음에도 음주운전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도로교통법 제107조의 2  1호, 동법 제41조 제1항)에 처하고 있는 사례, 또한 약물(마약, 향정약품, 대마 등)을 사용한 상태에서 운전할 경우 사회적 위험성이 가중됨에도 3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도로교통법 제111조 1호, 동법 제42조)에 처하고 있는 사례, 음주 또는 약물사용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 제2항 8호)에 처해지고 있는 사례와 비교하면 죄질에 따른 형벌의 비례관계는 유지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존속폭행죄(형법 제260조 제2항), 특수폭행죄(동법 제261조), 존속학대죄(동법 제273조 제2항), 체포감금죄(동법 제276조 제1항), 업무방해(동법 제314조), 횡령․배임(동법 제355조) 등 대마초 규제와 동일한 법정형을 규정하고 있는 범죄의 죄질을 비교한다고 하더라도 과도한 규제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3. 그 밖의 문제

  대검찰청 마약과에서는 2004. 12. 9.자 ‘대마합법화 주장에 대한 의견’을 통해

① 대마의 폐해로 인하여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

② 한번 규제를 완화할 경우 전파속도가 급속도로 진행되어 향후 그 중독성으로 인한 다른 범죄행위의 유발가능성이 높다.

③ 청소년 등 민감한 계층에서 동조할 경우 급속도로 확산될 우려 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가. 국민건강에 대한 악영향 우려에 대해서는,

  앞서 많이 본 대로 대마초가 담배나 알콜 등 다른 합법적인 약물에 비해서 건강에 더 유해하지도 않은 점, 대마초는 그 효과의 충분성, 지속성 때문에 소량으로도 만족을 주며 대마초를 피울 때 사용하는 봉으로 인해서 유해한 물질들이 걸러져 담배에 비해서 그 폐해가 상당히 적다는 점, 실제로 대마초 규제가 완화된 유럽에서는 술 마시는 부류, 대마초 피우는 부류, 담배피우는 부류로 나뉘어 지는 것에서 보듯이 그 사용자들 간에는 대체제로 작용하고 이 경우 대마초가 술이나 담배보다 유해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대마초 사용으로 국민건강에 부정적인 결과가 도출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을 종합해 보면 검찰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대마초에 대한 규제완화시 대마초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지만, 네덜란드 등의 유럽 각국의 사례나 미국의 일부 주의 사례에서 보듯이 처음 얼마간 증가하다가 다시 감소하거나 정상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 것입니다.

 나. 다른 범죄로의 유발가능성(또는 관문이론)에 대해서는,

 (1) 먼저, 다음 사례에서 보듯이 대마초의 경우 그 효과가 진정제로서 작용하기 때문에 다른 범죄를 유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할 것입니다.

  ○ 참고자료 42. ‘약물과 사회 그리고 인간행동’ - 1972년 6월 미국의사회(AMA)는 ‘대수롭지 않은 양’의 마리화나 소지에 관한 처벌을 경감할 것을 지지하고 마리화나가 폭력, 공격적 행위, 범죄로 이끈다는 의견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데 주목했다. 같은 해 8월 미국 법조회(ABA)는 소지에 관한 형사처벌 축소를 요구했으며, 일년 후 협회는 비범죄화를 권고했다.

  ○ 미국 뉴욕시의 벨레뷰 병원의 정신과 과장이 중죄로 유죄가 선고된 2,200명 이상의 범죄자 사례를 관찰한 결과에 대해 그는 마리화나로 인한 “폭행 사례 중 단 한건도 약물의 영향을 받아 저질렀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성범죄 중 마리화나 도취에 기인한 것은 하나도 없다. 마리화나보다 알코올이 더욱 책임 있는 범죄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위 참고자료 42.)

  ○ 주왕기 교수(위 추적 60분 프로그램에서의 증언) - 알콜의 경우 비행성이나 범죄성이 있다. 다른 약물의 경우는 이를 증명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대마초의 경우는 (다른 약물들에 비해)더 어려워 범죄성이나 비행성이 가장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오히려 비행성이나 범죄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대마초를 피우게 하면 양순해진다.

  ○ 프랑스 르몽드지 2005. 1. 15.자 기사(참고자료 29.) - ‘대마초의 교통사고 초래’는 분명히 밝혀진 근거가 없다.

  (2) 다음으로, 소위 관문이론의 경우도 다음과 같이 전혀 논리적이지 못합니다.
  즉, 대마초 규제론자들은 과도한 대마초 규제정책이 낳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다시 대마초를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대마초를 강력하게 규제함으로써 사람들을 강력한 마약에 중독되게 하는 결과를 빚고 있습니다. 즉 약리적인 효과로서 마약으로 볼 수 없는 대마초를 히로뽕과 같은 강력한 마약과 똑같이 규제함으로써 호기심으로 (또는 건강상의 이유로) 대마초를 피운 사람들에게 강력한 마약사범들(또는 밀매자들)과 동류의식을 느끼게 하여 그들과 교류케 하거나 또는 이미 중대한 범죄를 범한 것으로 스스로 자포자기케 하여 더 강력한 효과를 가진 마약들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범죄의식을 느끼지 않게 하는 폐해가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대마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여 강력한 마약과 차별화를 시킨다면, 단지 호기심에 대마초를 피운 사람도 대마초의 충분한 진정효과 때문에 더 이상 다른 마약에도 유혹을 느끼지 않고, 마약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처벌의 두려움 때문에 마약중독에 빠지는 결과에 이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이미 실증적으로 입증되고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강력히 대마초를 규제하고 있는 미국은 마약정책이 가장 실패한 나라의 하나이고, 1976년부터 세계에서 처음으로 대마초에 대해서 규제완화 정책을 펴고 있는 네덜란드의 경우 유럽에서 마약중독자도 가장 적고, 오히려 대마초 사용자도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1999년 미국 국립과학원 산하 의학연구소의 마리화나 보고서는 “마리화나 사용으로 인해 더욱 강력한 습관성 마약들을 찾게 된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참고자료 36.)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다. 청소년층에 대한 확산우려에 대해서는,

  이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대마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고 하여 청소년층에게 이를 권장하거나 판매하자는 것은 아니며, 담배나 알콜에 대해서도 청소년에 대한 판매를 금지하고 있듯이 대마초도 마찬가지의 규제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이와 같은 규제 하에서도 일부 청소년들이 술이나 담배, 나아가서는 본드까지도 하는 청소년들이 있듯이 대마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경우 대마초 흡연 청소년도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규범적으로 술이나 담배를 하지 않는 청소년들이 대마초를 피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것입니다.

4. 결 론

  검찰은 우리나라의 엄벌주의 마약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마약에 관한한 청정지역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대마초에 관한한 여전히 70년대식 진공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것이며, 그 와중에 의료목적의 대마초 사용자나 단순 기호목적의 사용자들, 우발적 사용자들의 인권은 과도하게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참 고 자 료(추가)

27. 유럽연합의회 총회에 제출된 ‘대마 및 약물’관련 처벌반대제안문
28. NORML의 공식적 보고서(미국에서 자행된 60년간의 마리화나 탄압)
29. ‘대마초의 교통사고 초래’는 분명히 밝혀진 근거가 없다(프랑스 르몽드 지 2005. 1. 15.자 기사).
30. 프랑스 정부산하 연구소의 최신 연구보고서(2004. 5.)
31. 문화비평-대마초의 담론화와 감각
32. 88년 미국 행정법원 판례 번역문
33. 프랑스의 ‘대마관리법’과 그 현실법적용 상황에 대한 참고적 고찰
34. ‘대마초는 중독성이 있지 않습니까’
35. ‘대마초는 왜 비불법 내지 합법화가 되어야하는가’
36. 미의학연구소, 마리화나에 의료효과...미시간대학 정신건강연구소의 스탠리웟슨 박사(연합뉴스 기사)
37. 마리화나의 치료효과 확인 돼(데일리 뉴스 기사)
38. 대마초에 관한 얘기(인터넷 글)
39. 우리나라에서 대마가 불법인 이유(인터넷 글)
40. 치료목적 마리화나 약인가 독인가(경향신문 기사)
41. KBS프로그램 ‘추적60분’ 비디오 테이프
42. ‘약물과 사회 그리고 인간행동’(역자 : 주왕기, 주진형, 저자: Oakley Ray, Charles Ksir) 중 일부
43. 대검마약부 자료(마약류별 내역, 처리내역)

                             2005. 2.
                           피고인의 변호인
                           변호사 김 성 진

수원지방법원 제3형사부  귀 중

[숲속]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