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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를 추모하는 전국의 학부모들’, 20일 정부서울청사 앞서 책임자 사퇴 촉구 기자회견
‘하늘이를 추모하는 전국의 학부모들’이 2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호 교육부장관과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했다. @차원
20일 오전 11시 30분, ‘하늘이를 추모하는 전국의 학부모들’ 이름으로 모인 이들이 “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 땜질 처방을 규탄한다”며 “이주호 교육부장관과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하늘 학생에 대한 추모 묵념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한 학부모들은 “폭력교사 방치해온 교육부는 각성하라”, “치유가 필요한 교사에 대한 지원 방안 확대하라”, “땜질처방 규탄 이주호장관 사퇴하라”,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이 먼저다”, “교육공동체 참여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하라” 등이 쓰인 손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박성아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동북부지회 부지회장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구조적인 문제들이 빚어낸 비극”이라며 위험한 행동을 보인 교사를 그대로 학교에 방치한 것, 오랫동안 제기되었던 부족한 돌봄 인력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것 두 가지를 문제로 지적했다.
또 “우리 학부모들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며 “‘변화를 어떻게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을까’라는 공동체적인 생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법과 제도가 반드시 마련되도록 학부모들이 함께 나서겠다”고 말했다.홍순희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자신이 “교사인 동시에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라며 안전한 학교를 향한 바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예전 경험을 이야기했다. 정상적으로 교사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교사가 있어 퇴직을 설득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퇴직했고, 이번에도 가해 교사를 방치하지 않고 당시처럼 조치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더 이상 땜질 처방 필요 없어... 공동체성 회복하는 제대로 된 지원 방안 마련하라”
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 땜질 처방 규탄 기자회견 연 ‘하늘이를 추모하는 전국의 학부모들’ @차원
또 “서이초 사건 때 학부모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았던 것처럼 이번에는 교사를 잠재적인 살인자로 몰고, 정신 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는 교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땜질 처방•졸속 법안이 나오고 있다”며 “이미 학교는 사법화돼 고소, 고발이 난무한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 불행하고 불안한 시대다. 국가는 법을 만들기에 앞서 학교에서 안전하게 학생 간의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로 협력하면서 교육의 본질에 관해 얘기할 수 있는 문화가 싹트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원 평가니, 성과급이니 하면서 교사 간의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또 학부모들이 건강하게 교육에 참여할 기회를 막아서면서 교사와 학부모 사이 소통의 고리를 끊어놓고 있다”고 비판하며 “더 이상 불필요한 땜질 처방은 필요하지 않다. 학교의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지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미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인천학부모회 회원은 “어떤 사건이든 먼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 규명이 가장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그러나 이번 사건이 발생하고 난 후 아직 진상 규명도 다 되지 않았는데 경쟁하듯 입법과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특히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낙인을 씌우고, 학교에서 그 존재를 지우기에만 급급하다”면서 “이번에는 학부모들이 신뢰할 수 있는 학교 안전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은 △사건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 규명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는 대책 발표 중단 △폭력적인 교사와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교사를 명확히 구분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 △안전한 학교 만들기를 위한 실질적 조치 △졸속 입법을 철회하고 교육공동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등 요구사항이 담긴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하늘이를 추모하는 전국의 학부모들’이 정부서울청사를 향해 이주호 교육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