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심정수와 현대 심재학. 이들의 트레이드를 놓고 말들이 많은 상황이다. 통계분석실에서는 다른 면은 일단 배제한 채 이들의 2000년도 기록을 바탕으로 둘의 기량을 비교해본다.
1) 나이
- 심정수 만 25세, 심재학 만 28세
보통 야구선수는 만 27~28세 정도에 전성기를 맞는다고 한다. 그 때는 한창 때의 운동능력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충분한 경험까지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에 직행한 고졸선수의 경우 일찍 피었다가 일찍 지는 조로 현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심정수(94년 동대문상고 졸)가 그런 경우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심정수는 오히려 해가 지날수록 기량 향상을 보여주며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중이다. 심정수는 현재 만 25세이다.
심재학의 경우 나이상으로는 최고조에 올라있다. 95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심재학의 부문별 최고 성적을 살펴보면 타율 0.285(96년)에 21홈런(00년), 84타점(97년)이다. 이것이 심재학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가 아닐까 싶다.
2)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 : 타율
- 심정수 0.304, 심재학 0.265
홈런을 펑펑 터뜨리는 거포는 2할대 중후반만 쳐도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심정수의 경우 올 시즌 3할을 넘는 타율을 기록했는데 최근 3년간 타율에서도 0.311로 안정감을 주고 있다. 심재학은 투수로 외도하기 직전인 98년 0.267를 기록했고 올 시즌도 2할6푼대(0.265)의 비슷한 타율을 기록했다.
3) 파워 : 홈런
- 심정수 29홈런, 심재학 21홈런
언뜻 보면 비슷한 20홈런대 타자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심정수는 계속해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95-96시즌 2년간 19.5개였던 심정수의 평균홈런수는 99-00시즌에는 평균 30개로 올라갔다. 한 해 20개 정도를 때려내던 ‘소년장사’가 이제는 평균 30개를 때려내는 ‘헤라클레스’가 된 것이다. 심재학의 경우 올 시즌의 21개가 생애 최다홈런이다.
OPS는 타자의 종합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의 하나로 메이저리그에서는 꽤 널리 쓰이고 있는 개념이다.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이 수치가 0.800을 넘으면 ‘좋은 선수’, 0.900을 넘으면 ‘1급선수’, 그리고 1.0을 넘으면 ‘특급선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심정수는 0.951, 심재학은 0.847를 기록했다.
6) 주자를 불러들이는 능력 : 타점
- 심정수 91타점, 심재학 75타점
이 부분은 단순한 타점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두 선수 앞에 있던 선행주자의 수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 시즌 과연 어떤 성적을 낼지 지켜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 같다. 장원진-김동주-우즈 등을 앞에 놓고 타격을 하게 될 심재학과 반대로 박종호-박재홍-필립스 등을 앞에 두고 타격하게 될 심정수의 대결. 흥미진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