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법
오상룡(국립상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좋은 차라야 맛을 낼 수 있다. 차를 잘 만드는 것이
제다인의 몫이라면 공장에서 출하된 차가 그 품질을
자를 마실 때까지 유지하는 것은 차인의 몫이다. 차를
잘 보관하는 것은 공기에 의한 산화를 막고, 빛에 의한
분해를 막고, 습기나 다른 냄새가 흡수되는 것을 막고
서늘한 곳에 보관 하는 일이다.
공기에 의한 산화를 막는 일은 우선 밀봉하는 일이다.
청차(靑茶)처럼 돌돌
말려져서 차가 단단한 것은 공기를 빼내고 밀봉하는
진공포장을 하고, 잎이 부서지기 쉬운 것은 공기를
질소나 탄산가스로 치환(置換)하여 포장한 것을 출하하는
경우가 많다.
빛에 의한 분해를 막기 위해서는 종이나 알루미늄 포장이
좋다. 한편 습기나 이취의 흡수는 차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이들의 차단을 위해서는 폴리플로필렌이나
알루미늄이 좋다.
따라서 이들 모두를 중족하기 위하여 각각의 기능이 있는
여러 종류의 얇은막을 여러 겹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서로가 접착할 수 있게 중간에 폴리에칠렌필름을
넣고 열과 압력을 가해 적층(積層)한 재료로 포장한다.
이렇게 포장한 제품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부에서 차의
성분변화가 서서히 일어난다. 온도가10℃ 올라가면 모든
화학 반응은 두 배가 되므로 가급적 낮은 온도에서 보관
하면 품질 수명이 오래간다. 열에 의한 영향을 적게 하기
위하여 내포장한 차를 다시 종이상자나 나무상자로 포장한다.
포장을 한 번 열게 되면 그때부터는 가능한 한 빨리 소비
하는 일이 상책이다.
요즈음은 3~10g으로 작게 포장한 것이 많이 출하되어
다행이나, 먹고 남는것은 반드시 내포장을 여러 번
접어서 집게로 집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보존은 동결실에서
포장을 개봉하지 않은 것은 구입하자마자 바로 처음부터
동결실(냉장고 윗칸)에 보관하기를 권한다. 주의할 사항은
동결실의 온도와 실내 온도의 차이로인해서 습기가 생기게
되므로 동결실에서 나오 차는 실온이 될 때까지 개봉하지
않고 기다렸다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차의 밀봉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육류나
생선 등의 냄새가 흡착 되어서 차의 향미를 잃게 되는 수가
있으니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찻잔이나 차를 보관하는
용기 등도 차가 다른 외부의 것과 결합하려는 힘이 강하니
이것을 감안하여 보관해야 한다. 따라서 차를 많이 드시는
분은 다른 냄새가 배지 않은 소형의 차 전용 냉장고를 준비
하기를 권한다.
오래 보관되어 습기를 흡수하거나 향미가 적을때는 새
냄비나 기름을 쓰지 않는새 프라이팬에 차를 약한 불로
살짝 볶으면 향미가 어느 정도 되살아난다.
요즈음은 도자기로 된 차 전용 홍배기(烘焙器)가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차도구의 선택
우리는 종이, 붓, 먹, 벼루 이 네 가지를 문방사우
(文房四友)라 하여 선비의 방에 꼭 갖추어야 할 벗들로
여긴다. 차를 마시는데 필요한 도구들도 중국에서는
‘차방사보(茶房四普)라 하여 차우림그릇, 찻잔, 풍로,
탕관 이 네 가지를 차방의
기본적인 차도구라 한다. 그 외의 것들은 있으면 편리하다.
법정스님은 오두막 편지에서 “차의 진정한 우치는 담백하고
검소한 데 있다.그릇이 지나치게 호사스러우면 차의 운치를
잃고 차의 원숙한 경지는 값비싼 그릇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그릇에 너무 집착하면 차의 진미를 잃게된다“고
하였다. 우리는 비싼 차도구가 아니라 기능성이 좋은 차도구
를 선택할 일이다.
즉, 차우림그릇의 경우 꼭지의 끝인 부리부분의 모양에
따라서 물이 잘 끊어지지 않고 흘러내리는 경우가 있고,
부리체 구멍의 크기가 크면 찻잎 부스러기들이 잔으로 흘러
들어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것에 유의하여 선택하면 된다.
초보자는 안쪽의 색이 밝아 차의 우러나온 정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찻잔도 보통 밝은 색으로 된 것을 많이 이용하나 가루차
용으로는 검은 빛이나는 천목류의 잔이나 회백색의 분청
등이 많이 애용되어지고 있다.중국에서는 그냥 컵에 찻잎을
넣고 물을 부어서 후후 불어가면서 마시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차가 가지는 여러 가지 효능을 섭취하고
그 뜻을 익히면 되는 것이지 일상 생활에서도 의식 때처럼
격식을 갖추어 마셔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상한 지혜는 혼자 마실 수 있는 1인용 다구
세트를 개발 하였다. 이것을 이용하면 집 혹은 사무실에서
혼자 마실 때 편리하게 이용 할 수 있다.
맛있는 차는 아름다운 마음에서
필자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차가 떫고 맛이 없다느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나 이 이랴기를 들어보면 차는 한결
같이 초고급품이었다. 고급차는 초심자가 온도와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항상 처음에는 온도와 시간을 맞추는
솜씨를 손에 익히고차츰 고급품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초의스님은<다신전(茶神傳)>에서 차를 만들때는
정성스럽게, 저장할때는 건조하게,차를 끓일때는
청결하게 하면 다도(茶道)는 다한 것이라고 하였다.
자신이 정성을 다하여 만든 차를 , 자신이 만든 차 도구를
사용하여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정성을 다하여 차를
끓이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맛있는 차는 제다인, 도공,
다가(茶角)의 아름다운 마음에서 나온다. 우리 모두 차를
우리면서 마음 다스리는 법을 배우자.
茶人에서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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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자료네요 잘 기억했다가 이용해야 겠네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