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여유롭다
~ 일본제일의 호수 비파호 일주 기행록(6)
5월 26일(일), 맑은 후 구름 간간이 끼어 걷기 좋은 날씨다. 오전 7시, 전망 좋은 식당에서 아스라이 펼쳐지는 호반을 조망하며 드는 아침식사가 훌륭하다. 오전 8시, 숙소 앞 호숫가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국도 161번 도로를 따라 남녘으로 향하였다.
숙소 앞의 공터에서 스트레칭하는 모습
8km쯤 열심히 걸어 풍차모양이 운치 있는 휴게소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후 이어지는 발걸음에 속도가 붙는다. 호반 곳곳의 텐트촌이 붐비고 자전거와 오토바이 행렬이 줄을 잇는 등 주말의 명승지가 활기 있다.
풍차 휴게소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오후 1시경 출발지점에서 19km 거리에 있는 오랜 신사(神社)에 도착하였다. 그 주변이 점심장소, 백발신사(白髮神社)라는 이름이 특이하여 인터넷을 검색하니 일본어로 시라하게진자라 불리는 이 신사의 본고장(사이타마현 고려군) 전승에 의하면 일찍이 이 지역을 개척하였던 고구려의 이주민들이 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실질적 수령이었던 고구려의 왕족이 죽은 후 그의 공덕을 기리기 위하여 세웠다고 전해진다는 것, 사이타마 이외의 여러 지역에 같은 이름의 신사가 있다니 이 신사도 그런 종류의 하나일지 모르겠다.
오랜 역사가 서린 백발신사의 모습
14시부터 오후 걷기, 오후 4시로 예정한 출발지점에서 30여km 거리의 도착지점을 향하여 발걸음이 더 빨라진다. 잠시 걸으니 전날 오전에 접어든 다카시마(高島) 시계를 벗어나 당초 출발지였던 오쓰(대진) 시에 접어든다. 부지런히 걸어 목적지 부근 히라(比良)역에서 닷새째 걷기를 마무리, 서둘러 전용버스에 올라 오쓰 시내의 첫날 묵은 숙소로 향하였다. 주말이라 붐빈 탓일까, 30여km의 숙소까지 한 시간 반 넘게 걸린다. 오늘까지 150여km를 걸은 셈, 노익장의 일행 모두 5일간의 여정을 무사히 마친 것을 자축하며 나머지 하루 유종의 미를 거두자.
* 한국과 일본의 여러 지인이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로 응원해주어 감사하다. 그 중 몇을 간추린다.
‘김태호 선생님, 비와코 일주하느라 수고하십니다. 신록이 울창하네요. 그리고 참가자 여러분, 지금이 청춘인 듯 매우 멋진 얼굴들입니다. 수고함을 통하여 즐길 수 있습니다. 함께 하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여러분 모두를 성원합니다. 삿포로에서 이나가키 유키’
‘올려주신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비와코에 꼭 가보고 싶습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여정이 되기 바랍니다. - 후지사와에서 김0숙’
‘바다 같은 호수 비와코를 걸으시며 매일 기록를 보내주시니 함께 걷는 기분으로 잘 읽고 있습니다. 봄철이라 농작물 관리에 여념이 없는데 오늘 비가 내리니 모처럼 휴식을 취하면서 늘 챙겨주신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함께하시는 선상규회장님께도 인사드리며 한일동호인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보성에서 박원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