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울음소리
고독을 탐색하고 승화시키는 경험
이 시대에 만연되어 있는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외로움의 감정인 고독이다. 인간은 어차피 혼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외로울 수밖에 없지만, 현대 사회 구조가 인간관계 중심이라기보다는 일 관계 중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외로움이 심하면 사람은 무기력하게 되고 우울증에 빠지게도 된다. 이런 현상이 만연되면, 국민의 정신건강이 약해지고, 삶의 질이 떨어지고, 그 결과 국가의 경쟁력도 떨어질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런 이유로 영국에서는 우울증과 외로움을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하여 2018년에 ‘고독부(Ministry of Loneliness)’를 신설했다고 한다.
외로움을 극복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친구를 사귀고,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거나 취미활동을 활발하게 해보는 일 등이다.
그런데 명상도 고독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이다. 명상은 고독을 승화하여 초월의 상태로 이끄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아래에 상담치료사인 리처드 보스(Richard W. Voss)의 “두 마리의 늑대”라는 시(詩)를 소개한다. 나는 이 시를 깊이가 있는 매우 좋은 명상시(瞑想詩)라고 생각한다.
고요한 밤에
난 멀리 늑대의 외로운 울음을 들을 수 있네.
내 고독 안의 그 어떤 울부짖음,
내부의 늑대는 외부의 늑대에게
조용히 귀를 기울이네.
나의 흙으로 된 육-혼의 존재 속에
그 어떤 것이 기억되고 회복되네.
나는, 모든 생명체의 소리 중에서 보름달을 쳐다보며 울부짖는 늑대의 울음소리가 고독을 가장 처절하게 느끼게 해주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리처드 보스는 늑대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고독을 탐색한다. 자신의 고독의 감정을 탐색하며 그는 고독 속에서 그 어떤 것을 기억하며 회복되는 경험을 한다.
기억되고 회복되는 그 어떤 것이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독 속에서 초월의 경지로 승화한 깨달음인 것만은 확실하다.
고독을 초월의 경지로 승화시키는 것도 일종의 치유이다. 리처드 보스는 캐나다의 테마가미 광야에서 “치유의 카누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초대의 말을 한다고 한다.
"아침 일찍 수영하는 동안에 맑고 오염되지 않은 수정 같은 호숫물을 마신다고 생각해 보라. 수많은 별들을 상상해 보라. 늑대의 외로운 울음소리, 호수 건너 울려 퍼지는 오리들의 경쾌한 노랫소리를 상상해 보라."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면서 고독과 보스의 시와 치유에의 초대의 말을 묵상해 보라. 어떤 느낌이 드는가?
글 | 윤종모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