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나 동맥경화가 오래 진행된 환자들은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다. 이렇게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 혈관 석회화는 혈관을 넓히는 치료조차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 혈관에 탄력이 없어 혈관을 부풀려 튜브를 집어넣는 시술을 할 경우, 혈관이 터져버려 더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동맥경화가 진행된 환자의 혈관 벽에 칼슘이 쌓여 딱딱해지는 혈관 석회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아냈다. 서울대학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은 혈관에 있는 줄기세포의 일종인 전구세포가 혈관 석회화의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전구세포는 특정 세포의 형태나 기능을 갖추기 전 단계의 세포로서 어느 쪽으로든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한다. 다시 말해 이 전구세포는 딱딱한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뼈를 녹이는 파골세포가 될 수도 있다. 혈관에 이물질이 쌓여 좁아지면 이 전구세포들이 주로 조골세포로 분화해 혈관벽을 딱딱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 혈관이 딱딱해지는 혈관 석회화가 진행되면 튜브를 집어넣어 혈관을 확장하는 수술도 할 수 없다. 혈관에 탄력이 없기 때문에 더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ScienceTimes
이 전구세포에 당뇨병에 많이 쓰이는 약물을 처리했더니 조골세포 대신 파골세포가 2.5배 이상 많아져 혈관 석회화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김효수 교수팀은 밝혔다. 김효수 교수팀은 이번 연구가 혈관 석회화를 줄일 수 있는 신약 개발의 시작이라고 보았다.
다만 혈관벽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과 동시에 파골세포가 뼈까지 약하게 만들 수 있어 일어나는 부작용을 해결해야 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함께 밝히기도 하였다.
칼슘이 과도하게 침착되는 혈관 석회화
원래 석회화(calcification)라는 말은 칼슘이 과도하게 침착되어 몸의 조직이나 기관이 돌처럼 단단해지는 것을 말한다. 석회질은 혈관이나 관절, 유방 등 다양한 부위에서 생기며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있다. 중년 여성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유방 석회질의 경우, 양성 또는 악성 여부에 따라 위험도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혈관의 석회화는 혈관 벽을 구성하는 세 개의 층 중에서 중간층인 근육 층에 칼슘이 쌓이는 것을 말한다. 혈관은 원래 말랑말랑하고 탄력이 있는데 혈관의 석회화가 진행되면 혈관이 딱딱해져 탄력이 없어진다. 혈관이 딱딱해지면 혈액 흐름이 원할하지 못하여 혈전이 잘 생기게 된다.
혈전이 생기게 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혈관의 석회질은 비만이나 고지혈등으로 인해 생긴 미세한 염증들이 아무는 과정에서 생기며, 혈관에 석회질이 있으면 이미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를 의미한다.
동맥이 두꺼워져 경화되는 동맥경화증
동맥의 벽, 특히 내막이 결합조직의 증식으로 인해 두꺼워져 경화되는 것이 바로 동맥경화증이다. 석회가 침착되거나 궤양, 출혈 등의 증상을 함께 가져오는 경우가 있으며 뇌동맥이나 관상동맥 등에 일어나기 쉽고 허혈성 심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있다. 흔히 사람에게는 나타나는 주요 성인병 원인의 하나로 가축에게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관상동맥이라고 하는 심장을 둘러싼 좌우 2개의 동맥의 안쪽에 지방과 콜레스테롤, 석회 등이 침착되면서 심장 근육의 산소 수요에 불균형을 불러오고 더 나아가 대사代謝)에 이상증세를 보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혈전증의 원인이 된다.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부정맥을 일으키며 종종 돌연사를 불러오기도 한다.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한 사람에게 갑자기 발병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로 쥐어짜는 듯한 가슴의 발작성 통증인 협심발작 증세를 보이며 왼쪽 어깨에서 왼팔로 확산된다. 이러한 통증의 지속시간은 대체적으로 수분에 그치지만 15분 이상 지속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맥경화증은 다양한 원인을 가지고 있다. △유전 △고칼로리 및 고포화지방의 식사 습관 △흡연 △비만 △고혈압 △당뇨병 △본태성 고지혈증 등이 그 원인이다. 종종 정신적 스트레스가 반복되면서 일어나는 경우도 있으며, 노화에 따른 40세 이상 남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소변에 과다한 당이 포함되어 나타나는 당뇨
동맥경화는 당뇨의 대표적인 증세 중 하나로도 잘 알려져있다. 당뇨는 정상적인 소변에서는 극히 미량밖에 포함되지 않는 당이 임상적 검당법에서는 양성을 나타낼 정도로 포함되어 나타나는 소변을 말한다. 대부분 포도당을 말하며, 이는 혈액 중의 포도당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졌을 때 신장의 세뇨관의 당재흡수능력이 미치지 못해서 소변으로 배출되는 질병을 말한다.
경증일 때에는 식후에 일과성으로 나타나지만 증세가 심각해지면 늘 소변을 보는 중에 당이 나오게 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정신적인 고통이나 걱정, 공포 등으로 혈중 당농도가 높아지면 소변 중에 당이 나오는 일이 있는데 이는 감동성(感動性) 당뇨라고 이야기한다.
당뇨병의 주요 증세로는 잘 알려져있다시피 자주 화장실을 가고 자주 물을 마시며 자주 먹는 것을 말한다. 또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어야 할 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면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체중이 감소하게 된다. 또한 혈관 내에 당이 축적되면서 동맥경화가 일어나기도 하며 망막의 출혈로 인해 시력저하 등 여러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종종 일상에서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혈관을 병들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은 평소 생활 습관을 통해 병든 혈관을 다시 건강하게만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자주 걷기, 물 자주 마시기, 자주 웃기 등 사소한 생활 습관은 혈관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혈관은 직접 눈에 보이지 않아 혈관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낮은편이다. 하지만 겨울철만 되면 심해지는 수족냉증이나 두통, 어지럼증 등은 모두 혈관 건강과 관련이 있다. 혈관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상 신호를 보낸다. 혈관이 보내는 이상신호를 무시할 것이 아니라 귀기울여 들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