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만 감정 표현이 서툰가?’
‘친구와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모르겠어.’
나만 감정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예의, 공동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문화에서 타인에게 감정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른들도 감정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데 아이들은 내 마음, 감정을 선명하게 알아차리고 친구들과 관계를 잘 형성할 수 있을까? ‘공감 로봇 토라’ 이야기 속 주인공 미나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감정 표현에 서툴고 상대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늘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렵기만 하다. 어느 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로봇 토라를 만나며 조금씩 변화한다. ‘공감 로봇 토라’를 매개로 아이들에게 자신과 친구의 감정을 살피고 표현해 보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이야기 속 여러 사건들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진정한 우정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특히 코로나 시국을 거치며 아이들은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성장하는 경험을 하는 데 많은 제약을 받았다. 예전처럼 친구들과 대면하며 대화하는 시간은 줄고 집에서 가족과 생활하는 시간이 늘다 보니 또래와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많다. 발달하는 현대 사회에서 타인의 마음에 공감 능력의 매우 중요하지만 경험과 연습의 한계가 있다.토라의 안내를 따라 동화를 읽는 친구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걸 느낄 수 있길 바란다.
목차
부탁이라고?
미완성 로봇
감정을 말해 봐
스파케티 사건
토라와 산책을
함께 학교로
사라진 토라
아영이의 초대
선택의 순간
책 속으로
지수는 분홍 파우치를 덥석 잡고는 지퍼를 당겼어요. 순간 미나의 물건이 와르르 쏟아졌어요. 둥근 통에 든 립밤과 파우더가 책상 위를 굴렀어요.
“Oh my God! (오 마이 갓!)”
미나는 양손으로 겨우 화장품 통을 붙잡았어요. ‘조심 좀 해’라는 말이 튀어나오려고 했지만 꾹 참았어요. 지수는 전학 온 지 얼마 안 된 미나의 유일한 친구였거든요.
--- p.9, 「부탁이라고?」 중에서
미나야! 잘 지내지?
너랑 마지막 통화할 때 엄마도 마음이 아팠어.
네게 보낼 선물을 준비하는데 장 박사님이 보관하던 로봇을 선뜻 내어주셨어.
연구가 중단된 로봇이지만 너랑 말동무하기엔 부족함이 없을 거야.
자세한 건 사용설명서를 참고해.
참, 공개된 로봇이 아니라서 너하고만 대화 나누면 좋겠어.
토라와 행복한 시간 보내.
언제나 사랑해!
--- p.27, 「미완성 로봇」 중에서
“넌 할머니랑 재미있게 지내고 싶은데 그게 안 되어서 답답하고 서운해?”
“응. 그게 딱 내 마음이야.”
미나는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켰어요.
“그런데 이상해. 네가 내 기분을 말해주니까 갑자기 마음이 홀가분해진 것 같아.”
“그럴 거야. 불편한 감정도 이름을 불러주면 스르르 녹아버린대.”
--- p.37, 「감정을 말해 봐」 중에서
“강요가 아닌 부탁?”
“그래. 부탁은 너한테 선택권이 있어. 네가 들어줄 수도 있고 안 들어줄 수도 있지. 하지만 강요는 달라.”
“뭐가 다른데?”
“강요는 무조건 해달라는 거잖아.”
미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토라가 이어서 말했어요.
“상대가 안 들어주면 말한 사람은 화가 날 거야. 그래서 친구 사이에 강요는 금물이야.”
--- p.56, 「토라와 산책을」 중에서
“토라야! 어디 있어?”
미나는 토라를 찾기 위해 벤치와 정글짐을 뱅글뱅글 돌고 또 돌았어요. 가방도 수십 번을 뒤졌어요. 그러는 사이 하늘이 붉어졌어요. 할머니한테서 자꾸 전화가 왔어요. 하는 수 없이 미나는 집을 향해 걸었어요. 세찬 바람이 가슴으로 들어오는 것만 같았어요.
--- p.93, 「사라진 토라」 중에서
줄거리
할머니 집으로 이사를 와 새 학교를 다니게 된 미나는 매일 미국의 로봇회사에 다니는 엄마와 화상통화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그러나 엄마로부터 몇 달간 연락이 되지 않을 거라는 통보를 받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유일한 친구인 지수의 무리한 부탁은 점점 도가 지나쳐 미나는 거의 폭발 직전의 상태가 된다. 그때 공감로봇 토라를 택배로 받게 된다.
미나는 토라와 대화를 하면서 숨통을 튼다. 토라는 미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감정을 표현하도록 격려한다. 덕분에 친하지 않던 할머니와도 소통하는 경험을 한다. 그러나 막상 학교에서 공감 대화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부탁이라는 이름으로 잔심부름을 시키고 자신의 물건을 파손하고 빌려가는 등의 행동을 하는 지수를 상대하기가 버거웠다. 힘들어 하는 미나의 마음을 토라는 공감해주고 학교까지 동행 하며 미나에게 용기를 준다. 그 과정에서 미나는 새로운 친구 아영이에게 말을 걸게 되고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된다.
한편 토라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가진 미나가 지수에게 감정표현을 하면서 둘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어느 날, 학교에서 토라가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미나는 고통 속에 빠져든다. 사흘 안에 토라를 찾아 충전을 해야 하는데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과연 미나는 토라를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친구들의 관계도 지켜나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