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보쌈을 앞에 두고도
종: 종지에 담긴 곰삭은 새우젓을 마주 하고도
완: 완벽한 급수의 차이 때문에 젓가락질 한 번, 맘대로 하지 못했다.
이: 이건 뭐, 사람 불러 놓고 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상: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진 음식 눈 빠지게 바라만 보다가
국: 국 사발만 한 막걸리 잔, 누구 하나 따라주는 이 없어, 고독한 자작. 이거 영 잘못 왔지...
김: 김빠진 막걸리만 거푸 마셔대는데
대: 대원선생님 조금 늦게 들어오시더니
원: 원성스님 같은 해맑은 미소로 합장하신다.
최: 최고는 아니어도 나름 멋진 에세이스트 회원들이라는 소문 듣고
호: 호승심에 나도 한 번 끼어보리라 큰 맘 먹고 찾아갔지만
택: 택도 없는 소리 하지도 마라. 지영샘이 담부턴 모임에 나오지 말랜다.
김: 김구 선생님도 생전에 말씀 하셨다시피(정말?) 오른 뺨을 때리면
지: 지랄발광 하지 말고 왼 뺨마저 보시하라 하셨다 잖은가.
영: 영 맘에 들지 않아도 어쩌겠는가. 담에 또 끼려면 참는 수밖에.
강: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너털웃음만 날리시는
병: 병기 성님이 원망스럽지만
기: 기막히게 멋드러진 ‘시월의 어느 멋진 날’ 때문에 나는 또 참아야 했다.
박: 박 터지게 한바탕 싸울 수도 없는 것이
종: 종현이 인간성이 원래 예를 숭상하고 또한 경로사상에 투철하고
규: 규율이나 규범을 목숨보다 우선하는 사람 아니던가.
조: 조금쯤은 그녀에 대한 경계도 가지고 갔어야 했는데
정: 정말 조심하고 또 조심했어야 했는데
은: 은밀히, 시도 때도 없이 날리는 핵 펀치에 나는 속수무책이었다.
전: 전생에 인연이라도 있었던 것 마냥, 나는 자연스레 나이로 시비를 걸었고
해: 해주님은 웃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 호흡이 가쁘시다.
주: 주먹보다 더한 걸로도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나는 또 얼른 꼬리를 말았지만
한: 한 번의 실수는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시즌2’나 ‘시즌3’로 이어지지 않던가.
복: 복용님께 나는 또 한 번의 꽃을 드려야 했다.
용: 용용 죽겠지? 다른 선생님들... 흐흐흐.
이: 이토록 소중한 인연의 장에 나와서
귀: 귀하디귀한 선생님과의 자분자분한 담백한 대화를 나누다보니
복: 복사꽃 흐드러진 봄 정원에 나와 앉은 것 같은 분홍빛 착각이 들었다.
김: 김미정 선생님이 에세이스트의 최고의 인기스타가 된 이유는
미: 미안하지만 글 솜씨가 아니고 가무 때문이라는 걸 어제야 알았다.
정: 정말 그녀는 락커였다. 락이 아닌 노래를 비브라토로 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은 노릇인데... 그 어색한 헤드뱅잉이라니... 에휴~
이: 이젠 분위기도 무르익어 낯가림도 조금 풀려서
혜: 혜숙 선생님께 인사드렸다. 역시 글과 사람이 다르지 않다.
숙: 숙맥인 내가 먼저 인사도 드렸으니... 나이 먹어 이젠 사람 좀 되나 싶다.
처음 나간 자리라서 많이 어색하고 서먹했지만 그런 기분 느끼지 않게 배려해주신 여러 선생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항상 봄날같이 좋은 날 되길 기원합니다.
첫댓글 전: 전선생님. 정말로 대단합니다. 에세이스트 합평회이후 이런 뒷풀이는 처음입니다. 종: 종완선생님을 이어 나갈 희대의 문장가가 등장한 순간입니다. 현: 현란하게 펼쳐지는 문장력에 그저 입만 떠억 벌어질 뿐입니다.
만만치 않으신데요. 뭐...
봄 정원에 나와 앉은 것 같은 '분홍빛 착각',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다음엔 꼭 제 옆에 앉으세요.. ^^ 그러면 자작하지 않으셔도 될거예요.. 클래식 노래 정말 좋았는데, 다음에 다시 듣고 싶어요.
네, 선생님. ^^* 다음엔 꼭 선생님 근처에 앉겠습니다.
전: 전국적으로 종: 종 치는 그 순간에 현: 현명한 당신은 내가 스타(스스로 타락한 자)임을 알아 버리셨구려. 할 줄 아는 거라곤 소리지르기, 머리 돌리기, 철판깔기.
어떻게 짧은 글마저 그때 모습과 오버랩 되는 걸까. (조심하자. 잘못하면 맞을 수도 있겠다.)
전; 전샘이 고단수로 나를 약 올리는 것은! 종; 종종 있는 일이니 걸려들지 말라꼬 ! 현; 현명하게 핀단하려하나 미친 웃음은 감출 수 없네!
선생님 혹시 아직도 숨 넘어가게 웃고 계신 건 아니십니까?
삼행시를 새끼줄 꼬듯 배배꼬기도 하다가 휙돌려서 짚신도 삼고 망태기도 만들고....엮어가시는 솜씨가 가히 달인의 경지에 도달하셨군요. 이런 시작법은 당 송의 이름난 고수계파가 아니라면 나오기 힘들법한데.... 싸부가 누굽니까? 이참에 이실직고 하시라요. 나도 보따리사서 배우러 갈팅께.
고작 삼행시에 사부라뇨. 아쿠아님이 쓰셨더라면 이보다 백 삼십 칠 배 쯤 더 잘 쓰실텐데요. 아들 오랜만에 보셔서 참 행복하셨겠습니다. 아시죠? 죄송한 마음.
우와! 대단하십니다. 카페에 올려 놓은 사진보다 실물이 헐씬 미남이였구요. 너무 젊어보인 나머지 김선화선생님이 총각이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글도 미소도 맑고 순수한 청년이었답니다. 그래서 김지영선생님이 샘나서 다음에 나오지 말라고 했나봐요
아! 선생님 죄송합니다. 몇분 선생님 성함이 생각나질 않아서 올리질 못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그날 일이 있어서 못갔는데요 뭐. 감수 해야지요. 우선 눈에 보이는 사람만 떡 주는 것 아닙니까? 삼행떡!!
전종현님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글 솜씨가 대단하시네요. 수승한 우리 인연 잘 이어갑시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선생님 그날 뵈어서 참 좋았습니다. 잘 들어가셨는지 안부도 드리지 못했네요.
삼행시의 달인으로 추대 합니다. 전종현 선생님 화이팅!
감사합니다. 그런데 글을 잘 써야 할텐데... 삼행시나 쓰고 있어서 좀 그렇군요.
전종현 선생님 대단합니다. 저는 왜 없나요..... 섭섭.
죄송합니다 선생님. 제가 요즘 자꾸만 기억이 약해져요. 그래서 그날 오신 선생님들을 전부 기억하지 못했어요. 거듭 죄송합니다.
나보다 잘생긴 사람 첨 봤다. 내가 오죽했으면 다음부터 모임에 나오지 말라고 했을까? 그 잘생긴 소광영동생한테도 하지 않은 말인데
그럼 결국 담엔 갈 수 없는 건가요?
그래도 와야지. 그 대신 담에 올 때는 얼굴에 먹칠 하고와
남자들 시샘도 대단하군요.. 전종현 선생님이 잘 생기긴 잘 생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