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소녀시대가 나오면 티비에서 윙크하고
무대들어갈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는,
너무나 지극히 평범한 군인아저씨가 되어버린
5기 원혁이 오랫만에 글남깁니다. :)
입대 후 벌써 근 4개월이 흘렀네요. 잠시 휴가를 받와서 이렇게 글을남깁니다.
참,, 군대라는 게,, 입대하기 전까지는 그냥,, 조용히 다녀오면 되겠지 하면서 그렇게 큰 일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었
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군대는 남자의 인생에 가장 큰 부분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입대 후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하고 느낌들이 있었는데 막상 글로써 한번에 쓰려고 하니 잘 떠오르지가 않네요.
우선 저의 근황을 살펴보면, 4월에 입대 후 약 4주간 경남 진해 해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은 뒤 2주간 천안의 해양경찰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시험성적을 다행히 잘 받았는지 여수로 발령을 받아 그 이후로 여수에서 조그마한 경비정을 타며 군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처음에 입대하고 훈련소에서의 생활은 얼마나 힘들었는지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적응이 안되고 예민한 성격 탓에 그런지 첫날은 눈만 똘망똘망한 채 밤을 새고 둘째 날은 허겁지겁 먹은 저녁 때문에 체해서 한숨도 못자고… 후… 그땐 정말 끔찍했었습니다. 호랑이 같은 교관들의 호령과 힘든 훈련 때문에 밤에 눈을 감을 때마다 얼마나 마음속으로 눈물이 나던지. 눈감으면 또 보고싶은 사람은 얼마나 많은지. 가족들과 친구들에서부터 좋아하던 사람, 호주에서 만났던 사람들까지.. 왜 그렇게 보고 싶었는지. 훈련소에 있는 교회에 가던 날에는 교회입구에서부터 왜 이렇게 눈시울이 붉어지면 눈물이 멈추어 지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훈련병 동기들이 혹시나 쳐다볼까 창피해서 서럽게 흐르는 눈물을 꾹꾹 참으려고 애쓰는 제 모습이 선하네요. 내가 왜 이런 곳까지 와서 고생을 해야 할까. 그냥 편하게 호주에서 영주권 따버리고 군대 오지 말걸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백 번 생각했을 겁니다. 근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내가 지금 이까짓 남들 다 견디는거 하나 못견디면 사회에 나가서도 루져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 몸 하나 꿋꿋이 지키지도 못하면 나중에 내 가정도 제대로 못 지킬거라고. 그래서 이 악물고 견디고 버텼습니다. 훈련소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억울한 일도 많고 한번은 일주일 내내 코피가 흘러서 고생을 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힘이 되는 것은 동기들이었습니다. 비록 저보다는 대부분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었지만 항상 제가 어디 아플 때마다 다가와 챙겨주는 동생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아 또 정말 신기한 사실이 있는데. 하하.. 정말 재밌는건데, 제가 훈련소에서 에코 선배
대홍형을 봤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이름만 알았지 얼굴은 잘 몰랐었습니다.
우연히 훈련소에서 그 몇백명 있는 곳에서 한번은 강당에 앉아있으면서 수업듣다가 딱 제 옆자리에 누가 앉아서
누군지 모르고 그냥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서로 유학했다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교환학생얘기가 나와 말하던 도중,, 이거 낌새가
에듀코리아 유학원 출신인 느낌이 들어서 혹시 어디 유학원인지 물어봤더니 대홍형이 에듀코리아라고 그래서
서로 같은 출신인거 알고 얼마나 신기해하고 재밌어했는지.. ㅎㅎ
그 덕분에 대홍형하고 많이 친해져서 서로 얘기도 많이하고 형에게 의지도 많이 했던거 같습니다. 게다가
형도 해경지원을 한 상태라 훈련소 4주 그리고 나중에 경찰학교 2주도 같이 동고동락하면서 보냈네요.
훈련소에서 또 잊을 수 없는 것은 아마 ‘초코파이’ 일겁니다. 정말,, 훈련소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받은 콜라와 초코파이 그리고 건빵맛은 잊혀지질 않을겁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맛있는 초코파이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훈련소 생활을 마칠 즈음엔 어느덧 사나이들의 생활에 적응이 많이 되어버렸는지 아침에 뛰면서 자연스레 군가도 나오고 자세며 말투며 모든 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훈련소 수료를 받고 다음으로 천안에 경찰학교에 가서 전경교육을 받았습니다. 그곳에 있으면서는 주로 이론수업들을 많이 들어서 몸이 많이 힘들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학교 생활이 가장 즐거웠을 겁니다. 또 한가지 이곳에서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에효.. 왜 이리도 동기들 편지 오는 것이 부러웠던지. 저는 마땅히 받을 곳도 없고 그래서 그냥 조용하게 지내려고 부대주소를 누구에게도 알려주질 않았는데 동기들은 죄다 주소를 알려줬는지 다들 여자친구에게서, 또 친구에게서, 가족에게서 편지들, 소포들이 와서 밤마다 그거 읽어보더라구요. 그게 처음 며칠은 그냥 그런가보다 해서 덤덤하게 별로 그냥 지나칠만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심 왜 이렇게 부럽던지 말이에요. 하하..
그렇게 입대한지 약 한달 반이 지나서 경찰학교에서 하루는 면회를 받을 시간을 줬습니다. 그때 그냥 저는 집하고 거리도 있고 해서 올라오실 때 고생하실 까봐 일부러 면회 얘기도 부모님에게 안 꺼내서 그냥 다른 동기들 면회 받는 광경을 지켜봤었습니다. 하나같이 다들 힘든 훈련소 생활 때문이었는지 부모님과 또 여자친구들과 눈물을 흘리며 끌어안으며 만나는 모습을 봤는데 지켜보는 제가 왜 이렇게 마치 제 부모님을 만난 듯하게 목구멍이 뜨거워 졌던지 말이죠. 그날 그 광경을 보는 내내 마음이 흐뭇했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2주간에 경찰학교를 마치고 여수로 발령을 받아 지금은 벌써 3달째 배를 타며 배 안에서 24시간 먹고 자고 생활하고 있어요. 멀미는 처음 며칠 하다가 어느새 적응이 되어서 파도를 자장가삼아 잘 정도로 되었구요. 해경은 취사병이 따로 없어 아직도 배에서 막내가 제가 아침 점심 저녁 세끼 내내 밥을 하고 있어요. 취사장이 배라 바다에 출동을 나갈 때면 출렁거리는 파도 때문에 흔들리는 국통잡으랴 접시 잡으랴 볶고있는 후라이팬 타지 않게 잡고 있으랴 몸이 남아나질 않지만 나름 즐겁게 밥하며 지내고 있어요. 요즘은 선임들 입맛에 맞게 맛있는 요리들도 개발해보려고 노력중이구요. 헤헤.
글이 조금 길어진거 같네요. 아무튼 저는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제가 비록 지금 입대한지 얼마 되지 않아 밥을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바다를 지키는 일에 간접적으로나마 보탬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어요.
암튼 에코 식구분들 잘 지내고 계시죠??!!
헤헤.
예전부터 생각했던건데 빨리 제가 전역해서
우리 에듀코리아 선배들 연락해서 싹 모아서 동창회 하나 만들어 보겠습니다.
헤헤.
여기까지 그럼 저의 근황이었구요.
그럼 앞으로 군생활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또 씩씩하게 잘 지내다가 글 남기겠습니다.
첫댓글 와~ 원혁아.. 나도 네 글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24시간 배 타려면 무지 힘들겠다.. 그래도 더 멀리, 크게보고 이 악물고 버틴다는 네 말이 내 목구멍도 뜨겁게 하는구나!! 힘내고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가니까 더 멋있어진 네 제대 후 모습을 기대할게. 언제나 건강하고!!! ^^*
많이 지루하고 힘들겠지만..꼭!! 틈나는대로 본인이 하고싶은 공부를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합니다..... 군 생활 26개월동안 케이블TV와 가요프로만 보고 살았던...예비역의 후회 흑..ㅠㅠ 엠카,연불,아찔소,엑스보이프랜드,총각연애하다,러브파이터...제대하고나선 한번도안본 프로그램들..
아..정재윤의 작업남녀하고 체크잇걸 이것도 ~
어우 오빠 넘 길어 ㅋㅋㅋ
이런.. 원혁아.. "내 몸 하나 꿋꿋이 지키지도 못하면 나중에 내 가정도 제대로 못 지킬거라고" -> 요런 글 좀 쓰지마.. 눈물나잖어..ㅠㅠ 그래가주구, 아론을 만났다고? 이야... 에코의 인연이 군부대까지 이어지는구나.. 신기하고, 의지가 됐겠다 왠지..^^;; 어쨌든 벌써 많이 더 성숙하고 적응한 듯한 우리 원혁이.. 앞으로의 시간은 더 빨리빨리 지나가길.. 아프지 않길 바랄께...
와우~~ 원혁이 완죤 멋있다~~ 교회가는 길... 정말 눈물난다야~~ 국통잡으랴 후라이팬 잡으랴 바쁘다 바뻐~~ 빨리 원혁이 밑으로 막내가 들어와야겠당~~ ㅋㅋㅋ
원혁이 오빠 힘내세요~~ㅋㅋㅋㅋㅋㅋ 힘드시겠다 ㅠㅠ 그래두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한거같아요!! 잘지내신다니 다행~^^
우왕오빠멋지다!!
ㅋㅋ 뭔가 각이 잡혀있는 이등병의 글....지금이야 오만생각 다 하는데....짬먹으면...다 부질없는 것들...훗 군생활 40여일 남은 수색대 병장 준호가.ㅋㅋㅋㅋㅋㅋ
형 우리 연락 좀 하고 살아요 ㅋㅋ
ㅋㅋ 오빠 글 지금 봤다~ 군대가기전에 수현이랑 얼굴본게 엊그제 같은데~ 사람이 즐거우면 시간이 빨리가고 힘들면 느리게 가나봐ㅜㅜ 주소를 퍼트려!! 내가 편지 보내줄게 ㅋㅋ 면회는 머니까 패스! ㅎㅎㅎ 장난이고, 서울 또 올라오면 우리 또 놀자! ㅎㅎ 그때 참 재밌게 놀았는데 ㅋㅋ 맥도날드 햄버거에 즐거워하고 ㅋㅋ 비바람이 부는데 걱정이 되네.. 건강조심하고 안전조심하고 남자조심!! ㅋㅋ 알지?ㅎ 잘지내^^*
크아, 행님이 군인이라니!! 멋져요 ㅎㅎ
와우 원혁오빠! :] 오빠도 군인군인. 그때 부재중 전화봤는데-.ㅠ 죄송해요 힝힝. 오빠! 보고싶네요 나라 충성다하시고 안전하게 건강히! 무사히! 마치시길 기도할게요 충성충성!
원혁오빠보다 더 익숙한 이름인 광타오빠!!ㅎㅎ멋있는 군인이시네요 휴가나오실 때 꼭 다같이 만났으면 좋겠어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