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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집부도(能執婦道)
부녀자의 도리를 능히 잘 행한다.
能 : 능할 능(月/6)
執 : 잡을 집(土/8)
婦 : 며느리 부(女/8)
道 : 길 도(辶/10)
대학자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이 크게 학문을 이루고, 인격을 완성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을 했지만, 가족 중의 여성들의 역할도 컸다.
퇴계선생은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부친이 세상을 떠났으므로 부친의 얼굴도 모른다. 그러나 훌륭한 모친 춘천박씨(春川朴氏)가 있어 선생이 평생 학문하거나 살아가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
모친은 33세 때 혼자되었다. 집안 살림을 맡아 바느질과 음식 장만하는 일은 물론 농사일과 누에치는 일을 맡아 해야 했으니,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6남 1녀를 길러 혼사를 치러야 했고 공부를 뒷바라지해야 했다. 가난한 살림에도 학비를 마련하여 공부하도록 했다.
모친은 글공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의리에 밝고 사정을 깨우쳐 알았다. 자녀들에게 "글공부만 일삼지 말고, 행실을 삼가라. 세상에서 과부의 자식들은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헐뜯는데, 너희들이 백배 노력하지 않으면 이런 비난 면하기 어렵다"라고 간곡히 훈계하였다.
아들 둘이 과거에 합격하여 벼슬에 나아갔지만, 기뻐하지 않았다. 모친은 선생을 잘 알았으므로, "너의 성격이 다른 사람과 다르니, 벼슬은 현감 정도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너의 뜻이 고결하여 세상 사람들이 수용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걱정했다. 퇴계가 늘 벼슬에서 물러나려고 한 것은 모친의 영향이 컸다.
모친 봉양을 위해서 고을원 자리를 원했으나, 간신 김안로(金安老)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선생이 37세 때 모친이 별세했는데, 퇴계는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해 평생 한이 되었다.
조모는 선생이 22세 때 93세로 별세하였다. 후덕하고 정성스럽고 근검하고 상황판단을 잘했다. 조부를 도와 집안을 일으켰다. 특히 아랫사람이나 어린 사람들을 자혜롭게 길렀다.
아들이 과거에 합격하여 벼슬이 높았으나 교만하거나 사치하는 습관이 조금도 없었다. 손자들이 문안드리면 반드시 부지런히 공부해서 뜻을 이룰 것을 권하였다.
첫째 부인 김해 허씨(金海許氏)는 선생과 생년월일이 꼭 같았고, 금슬도 좋았으나 불행하게도 27세 때 사별하였다. 선생은 평생 사모하였고, 부인 사별 후에도 처가에 다니면서 특히 장모에게 잘 했다.
맏며느리 봉화금씨(奉化琴氏)는 선생을 잘 받들었는데, 저 세상에서도 잘 모시겠다고 묘소 아래에 안장해 달라고 유언을 했다. 오늘날 맏며느리 묘소가 선생 묘소 아래에 있다.
맏손자 몽재(蒙齋) 이안도(李安道)의 배위인 손부 안동 권씨(安東權氏)는 아들을 잃어 후사가 없었다. 선생의 제자들이 큰 손자 뒤를 무후(無後)로 하고, 막내 손자 이영도(李詠道)가 선생의 제사를 받들게 하려고 논의했다.
그러자 권 씨는 "여러분들이 우리 시아버님인 선생에게 배웠으면서, 어찌 끊어진 계통을 잇는다는 의리도 생각지 않으시오? 남편 아우의 둘째 아들로 뒤를 이으면 안 될 것이 있겠소?"라고 하여 이영도의 둘째 아들을 후사로 세워 종가의 가통을 잇게 하였다.
선생이 집안의 여인들을 잘 배려했지만, 퇴계 선생이 퇴계 선생 되게 하는 데, 여러 대의 집안 여인들도 선생과 뜻이 잘 맞아 자신의 도리를 알맞게 잘 했던 것이다.
여자의 네가지 덕목
益智書에 云 女有四德之譽하니 一曰婦德이요 二曰婦容이요 三曰婦言이요 四曰婦工也니라.
익지서에 이르기를, "여자는 네 가지 덕의 아름다움이 있으니, 첫째는 부덕을 말하고, 둘째는 부용을 말하고, 세째는 부언을 말하며, 네째는 부공을 말하느니라"고 하였다.
婦德者는 不必才名絶異요 婦容者는 不必顔色美麗요 婦言者는 不必辯口利詞요 婦工者는 不必技巧過人也니라.
부덕이라는 것은 반드시 재주와 이름이 뛰어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요, 부용이라는 것은 반드시 얼굴이 아름답고 고움을 말함이 아니요, 부언이라는 것은 반드시 입담이 좋고 말 잘하는 것이 아니요, 부공이라는 것은 반드시 손재주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其婦德者는 淸貞廉節하여 守分整齋하고 行止有恥하야 動靜有法이니 此爲婦德也요 婦容者는 洗浣塵垢하여 衣服鮮潔하며 沐浴及時하여 一身無穢니 此爲婦容也요 婦言者는 擇師而說하여 不談非禮하고 時然後言하여 人不厭其言이니 此爲婦言也요 婦工者는 專勤紡積하고 勿好暈酒하며 供具甘旨하여 以奉賓客이니 此爲婦工也니라.
부덕이라 함은 절개가 곧으며, 분수를 지키며 몸 가짐을 고르게 하고 한결같이 얌전하게 행하고 행동을 조심하며, 행실을 범도에 맞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덕이 되는 것이요, 부용이라 함은 먼지나 때를 깨끗이 빨아 옷차림을 정결하게 하며, 목욕을 제때에 하여 몸에 더러움이 없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용이 되는 것이요, 부언이라 함은 말을 가려서 하며, 예의에 어긋나는 말은 하지 않고 꼭 해야 할 때에 말해서 사람들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부언이 되는 것이요, 부공이라 함은 길쌈을 부지런히 하며 술을 빚어 내기를 좋아 하지 않고 좋은 맛을 갖추어서 손님을 접대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공이 되느니라.
此四德者는 是婦人之所不可缺者라 爲之甚易하고 務之在正하니 依此而行이면 是爲婦節이니라.
이 네가지 덕은 부녀자로서 하나도 빠질 수 없는 것이니 행하기 매우 쉽고 힘씀이 바른데 있으니, 이를 의지하여 행하여 나간다면 곧 부녀자로서의 범절이 되느니라.
진정 향기로운 여인
옛부터 부녀자(婦女子)에게는 네 가지 향기(香氣)가 있다고 했다. 네 가지 향기란, 덕성(德性), 용의(容儀), 말씨, 솜씨라 했는데 이 네 가지 향기는 부녀자들에게 요구되는 이상적인 가치(價値)이다.
그래서 교양과 품위가 높은 숙녀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네 가지가 필요하다고 가르쳤으며, 부녀자들이 지녀야할 덕목(德目)이었다. 그것을 마음씨와 말씨 그리고 맵시와 솜씨라고도 했다.
소혜왕후(昭惠王后)가 성종 6년에 펴낸 "내훈(內訓) 여교(女敎)"편에 보면 여자에게는 네 가지 지녀야할 중요한 행실(行實)이 있다 했다. 그 첫째는 덕(德)이고, 그 둘째는 언(言)이며, 그 셋째는 용(容)이고, 그 넷째가 공(工)이라 했다.
그러면서 여자의 덕(德)이란 반드시 재주와 총명(聰明)이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언(言) 또한 반드시 언변(言辯)이 좋아서 이익을 가져오는 언사(言辭)여야 하는 것도 아니라 했다.
또 용(容)은 반드시 낯빛이 좋고 뛰어난 미모(美貌)에 살결이 고운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공(工) 또한 반드시 남보다 우월한 특별한 재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했다.
이 네 가지 향기를 부덕(婦德), 부용(婦容), 부언(婦言), 부공(婦工)이라 했는데 이를 여인의 사향(四香)이라 불렀으며 명심보감(明心寶鑑)에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그 첫째는 부덕(婦德)인데, "맘씨는 부녀자의 덕(德), 부덕(婦德)이다. 부덕은 재주나 이름을 날리는 것이 아니다. 깨끗한 몸가짐과 단아한 자세, 행동거지의 정결함이 부녀자의 덕(德)이다."
맑고 고요하고 한가로우며 다소곳함 가운데 절개(節槪)를 지키며 바르게 움직이고, 부끄러움을 지닌 체 행동하며 움직임과 움직이지 아니함에 법도(法道)가 있다면 이것이 여자의 덕(德)이라 했다.
그 둘째는 부용(婦容)인데, "맵시는 부녀자의 용모(容貌), 부용(婦容)이다. 부용은 얼굴이 예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옷을 단정히 입고 몸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부녀자의 맵시다."
더러운 것을 깨끗이 씻고 의복과 치장을 정갈하게 하며 목욕을 자주하여 몸을 더럽게 하지 않는 것을 여자의 용모(容貌)라 했다.
그 셋째는 부언(婦言)인데, "말씨는 부녀자의 언행(言行), 부언(婦言)이다. 말씨는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말을 가려하며, 예(禮)가 아닌 것은 입에 담지 아니하고 때가 된 연후에 말을 하며 상대방이 꺼려하지 않게 하는 것이 진정한 부녀자의 말씨다."
말은 할 말과 하지 않을 말을 분별하고 할 말만을 하되 법도에 어긋나는 말은 삼가하며 말대꾸 하는 식으로 곧장 말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말함으로서 듣는 사람에게 싫지않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여자의 말(言)이라 했다.
그 넷째는 부공(婦工)인데, "솜씨는 부녀자의 기술(技術), 부공(婦工)이다. 솜씨는 기교(技巧)나 재주가 남보다 뛰어난 것이 아니다. 좋은 음식 정결히 준비하여 오신 손님 잘 모시는 것이 진정한 부녀자의 솜씨다."
오직 길쌈에 전념하고 쓸데없이 노는 것을 즐기지 않으며 술과 밥을 잘 장만하여 손님 대접을 진정한 마음으로 맛나게 잘하는 것이 여자의 솜씨 부공(婦工)이라 했다.
이 네 가지 향기(香氣)가 여자의 기본 도리(道理)요, 큰 덕(德)이라 했는데 "마음씨, 맵시, 말씨, 솜씨" 중 마음씨가 으뜸이라 했으며, 이것을 실제로 행(行)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 했다. 오직 마음속에 깊이 새겨두고 조금씩 꺼내 쓰다보면 몸에 베이고 습관(習慣)이 된다고 했다.
마음씨는 남을 위해 늘 배려하는 마음이고 맵시는 늘 정갈한 가운데 지나친 몸치장을 하지 않는 것이며, 말씨는 조용한 가운데 늘 듣기를 많이 하고 맞받아치는 말을 삼가는 것이고 솜씨는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늘 정성이 깃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인(仁)은 너무 멀고 요원(遙遠)한 것이지만 내가 인(仁)을 행(行)하려고만 한다면 반드시 그 인(仁)을 이루게 된다"고 했다.
▶️ 能(능할 능, 견딜 내)은 ❶회의문자로 곰(문자의 왼쪽 부분)과 짐승의 발바닥(문자의 오른쪽 부분)의 모습을 뜻하는 글자로 곰의 재능이 다양하다는 데서 능하다를 뜻한다. 月(월; 肉육)은 살, 마늘모(厶; 나, 사사롭다, 마늘 모양)部는 큰 머리의 모양에서 변한 것으로 머리가 큰 곰 같은 동물의 모습이다. 이 동물은 힘이 세고 고기 맛이 좋기 때문에 이 글자를 빌어 사람의 일이 충분히 된다는 뜻으로도 쓰고, 나중에 곰을 나타내기 위하여는 熊(웅)이란 글자를 따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能자는 '능하다'나 '할 수 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能자는 곰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能자는 본래 '곰'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능력'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곰을 그린 能자가 왜 '재능'이나 '능력'이라는 뜻으로 바뀐 것일까? 곰은 재주가 뛰어나기에 재능을 뜻하게 되었다는 해석이 있다. 신성함을 상징했던 곰은 여러모로 탁월한 능력을 갖췄던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能자가 이렇게 '재능'과 관련된 뜻으로 가차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灬(불 화)자가 더해진 熊(곰 웅)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能(능, 내)은 (1)재능(才能). 기능(機能) (2)능력(能力)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능하다 ②능히 할 수 있다 ③기량(技倆)을 보이다 ④재능(才能)이 있다 ⑤화목하게 지내다 ⑥~할 수 있다 ⑦응당 ~해야 한다 ⑧능력(能力) ⑨재능(才能) ⑩인재(人才) ⑪에너지(energy) ⑫곰(곰과의 포유류) 그리고 ⓐ견디다(=耐)(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해 낼 수 있는 힘을 능력(能力), 일정한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의 비율을 능률(能率), 제 힘으로 움직임을 능동(能動), 능하고 익숙함을 능숙(能熟), 잘 하는 일을 능사(能事), 익숙하고 솜씨 있음을 능란(能爛), 능하게 잘 하는 말을 능변(能辯), 대상을 포착하여 관찰하는 주관을 능관(能觀), 능히 오거나 가거나 함을 능통(能通), 뛰어난 작품을 능품(能品), 능하고 어진 이를 능인(能仁), 잘 쓴 글씨나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을 능필(能筆), 넉넉히 감당함을 능당(能當), 유능하다는 평판을 능성(能聲), 뛰어난 재능을 능재(能才), 할 수 있음이나 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어느 기관이 그 기관으로써 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능(機能), 기술적인 능력 또는 재능을 기능(技能), 재능이 없음을 무능(無能), 재주와 능력을 재능(才能), 두뇌의 작용으로 지적 활동의 능력을 지능(知能),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능력이 없음을 불능(不能), 어떤 물건이 지닌 성질과 능력 또는 기능을 성능(性能), 온갖 것에 다 능통함을 만능(萬能), 큰 일이나 작은 일이나 임기응변으로 잘 처리해 냄을 이르는 말을 능소능대(能小能大), 능히 보고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말을 능견난사(能見難思), 능력을 개척하여 발전시킴을 일컫는 말을 능력개발(能力開發), 재능이 있는 자는 계책을 숨기고 남에게 알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능사익모(能士匿謀), 인간의 능력은 모든 사물에 다 능할 수 없다는 말을 능불양공(能不兩工), 잘 해치우는 재간과 익숙한 솜씨를 이르는 말을 능수능간(能手能幹) 등에 쓰인다.
▶️ 執(잡을 집)은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执(집)의 본자(本字)이다. 幸(행; 쇠고랑)과 丮(극; 꿇어 앉아 두 손을 내밀고 있는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따라서 그 손에 쇠고랑을 채운다는 뜻을 나타낸다. 또는 음(音)을 나타내는 (녑, 집)과 丸(환; 손을 뻗어 잡는다)로 이루어졌다. 죄인(罪人)을 잡다의 뜻이 전(轉)하여 널리 잡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執자는 '잡다'나 '가지다', '맡아 다스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執자는 幸(다행 행)자와 丸(알 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執자의 갑골문을 보면 죄수의 손에 수갑을 채운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執자는 이렇게 죄수를 붙잡은 모습을 그려 '잡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후에 금문과 소전을 거치면서 수갑은 幸자로 팔을 내밀은 모습은 丸자가 대신하면서 지금의 執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執(집)은 ①잡다 ②가지다 ③맡아 다스리다 ④처리하다 ⑤두려워 하다 ⑥사귀다 ⑦벗, 동지(同志) ⑧벗하여 사귀는 사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잡을 액(扼), 잡을 파(把), 잡을 구(拘), 잡을 착(捉), 잡을 포(捕), 잡을 조(操), 잡을 나(拏), 잡을 나(拿), 잡을 지(摯), 잡을 체(逮), 잡을 병(秉)이다. 용례로는 일을 잡아 행함을 집행(執行), 정권을 잡음을 집권(執權), 어떤 것에 마음이 늘 쏠려 떨치지 못하고 매달리는 일을 집착(執着), 고집스럽게 끈질김을 집요(執拗), 마음에 새겨서 움직이지 않는 일념을 집념(執念), 붓을 잡고 작품 등의 글을 씀을 집필(執筆), 의사가 수술을 하기 위해 메스를 잡음을 집도(執刀), 나라의 정무를 맡아봄 또는 그 관직이나 사람을 집정(執政), 주인 옆에 있으면서 그 집 일을 맡아보는 사람을 집사(執事), 사무를 봄을 집무(執務), 병의 증세를 살피어 알아냄을 집증(執症), 정의를 굳게 지킴을 집의(執義), 허가 없이 남의 토지를 경작함을 집경(執耕), 뜻이 맞는 긴밀한 정분을 맺기 위한 계기를 잡음을 집계(執契), 고집이 세어 융통성이 없음을 집니(執泥), 자기의 의견만 굳게 내세움을 고집(固執), 편견을 고집하고 남의 말을 듣지 않음을 편집(偏執), 굳게 잡음을 견집(堅執), 집착이 없음을 무집(無執), 거짓 문서를 핑계하고 남의 것을 차지하여 돌려보내지 않음을 거집(據執), 남에게 붙잡힘을 견집(見執), 제 말을 고집함을 언집(言執), 어떤 일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 두고 굳이 움직이지 아니함을 의집(意執), 서로 옥신각신 다툼을 쟁집(爭執), 망상을 버리지 못하고 고집하는 일을 망집(妄執), 갈피를 잡지 못하고 비리에 집착함을 미집(迷執), 자기의 의견을 고집하여 양보하지 아니함을 확집(確執), 전하여 주는 것을 받아 가짐을 전집(傳執), 마땅히 나누어 가져야 할 재물을 혼자서 모두 차지함을 합집(合執), 뜨거운 물건을 쥐고도 물로 씻어 열을 식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적은 수고를 아껴 큰 일을 이루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집열불탁(執熱不濯), 더우면 서늘하기를 원한다는 말을 집열원량(執熱願凉), 융통성이 없고 임기응변할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막집중(子膜執中), 고집이 세어 조금도 변통성이 없음 또는 그 사람을 일컫는 말을 고집불통(固執不通) 등에 쓰인다.
▶️ 婦(며느리 부)는 ❶회의문자로 妇(부)의 본자(本字), 妇(부)는 간자(簡字)이다. 시집와서 빗자루(帚)를 들고 집안을 청소하는 여자(女)로 아내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婦자는 '며느리'나 '아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婦자는 女(여자 여)자와 帚(비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帚자는 손에 빗자루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빗자루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帚자에 女자가 결합한 婦자는 집 안을 청소하는 여자를 표현한 것으로 '며느리'나 '아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시집온 여자들의 삶이 엿보이는 글자이다. 그래서 婦(부)는 ①며느리 ②지어미 ③아내 ④여자 ⑤암컷 ⑥예쁘다 ⑦정숙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내 처(妻),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시어머니 고(姑)이다. 용례로는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남의 아내가 된 여자를 부녀(婦女), 여자가 지켜야 할 떳떳하고 옳은 도리를 부덕(婦德), 주로 부녀들이 짓고 부르는 민요를 부요(婦謠), 부인의 공덕이나 공적을 부공(婦功), 여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부도(婦道), 여자의 권리를 부권(婦權), 여자의 말씨를 부언(婦言), 여자의 몸 맵시를 부용(婦容), 아내와 동성동본인 겨레붙이를 부당(婦黨), 길쌈이나 바느질 따위의 부녀자들의 일을 부직(婦職), 고모부에 대하여 자기를 일컫는 말을 부질(婦姪), 아내의 아버지를 부공(婦公), 처남인 자기자신으로 주로 편지에서 매부에게 자기를 가리킬 때 쓰는 부제(婦弟), 장인인 나로 편지나 글 따위에서 사위에 대하여 스스로를 가리킬 때 쓰는 부옹(婦翁), 남편과 아내를 부부(夫婦), 한 집안의 주인의 아내를 주부(主婦), 간악한 여자를 간부(奸婦), 요사스러운 여자를 요부(妖婦), 갓 결혼한 색시를 신부(新婦),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고부(姑婦), 남편이 죽어서 혼자 사는 여자를 과부(寡婦), 범절이 얌전하고 용모와 재질이 뛰어난 신부를 가부(佳婦), 잔치나 술집에서 손님에게 술을 따라 주는 일을 업으로 삼는 여자를 작부(酌婦), 여자의 말을 무조건 옳게 쓴다라는 뜻으로 줏대 없이 여자의 말을 잘 듣다는 의미의 말을 부언시용(婦言是用), 며느리 늙어 시어미 된다는 뜻의 말을 부로위고(婦老爲姑), 남자로서 여자처럼 편벽되고 좁은 성질을 일컫는 말을 부인지성(婦人之成), 여자의 소견이 좁은 어진 마음을 일컫는 말을 부인지인(婦人之仁), 평범한 남자와 평범한 여자를 일컫는 말을 필부필부(匹夫匹婦), 땔나무를 하는 아이와 물을 긷는 여자라는 뜻으로 보통 사람을 뜻하는 말을 초동급부(樵童汲婦),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가 이에 따름으로 가정에서의 부부 화합의 도리를 이르는 말을 부창부수(夫唱婦隨), 오륜의 하나로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부부 사이에는 인륜상 각각 직분이 있어 서로 침범하지 못할 구별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부부유별(夫婦有別), 정혼하고 배우자가 죽어서 시집도 가보지 못하고 과부가 되었거나 혼례는 했으나 첫날밤을 치루지 못해 처녀로 있는 여자를 일컫는 말을 망문과부(望門寡婦), 악처는 남편의 일생을 망칠 뿐 아니라 가정의 평화를 파괴하고 자손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미침을 일컫는 말을 악부파가(惡婦破家) 등에 쓰인다.
▶️ 道(길 도)는 ❶회의문자로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首(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首(수)는 사람 머리와 같이 사물의 끝에 있는 것, 처음, 근거란 뜻을 나타낸다. 道(도)는 한 줄로 통하는 큰 길이다. 사람을 목적지에 인도하는 것도 길이지만 또 도덕적인 근거도 길이다. ❷회의문자로 道자는 '길'이나 '도리', '이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道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首(머리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首자는 '머리'라는 뜻이 있다. 道자는 길을 뜻하는 辶자에 首자를 결합한 것으로 본래의 의미는 '인도하다'나 '이끌다'였다. 그러나 후에 '사람이 가야 할 올바른 바른길'이라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도리'나 '이치'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寸(마디 촌)자를 더한 導(이끌 도)자가 '인도하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道(도)는 (1)우리나라의 지방 행정 구역의 하나. 예전에 8도이던 것을 고종(高宗) 33(1896)년에 13도로 고쳤고, 다시 대한민국 수립 후에 14도로 정함 (2)우리나라의 최고 지방자치단체 (3)도청 (4)중국 당(唐) 대의 최고 행정 단위. 당초에는 10도로 나누어 각 도마다 안찰사(按察使)를 두었으며 734년에 15도로 늘려 관찰사(觀察使)를 장관(長官)으로 두었음 (5)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6)종교 상으로, 교의에 깊이 통하여 알게 되는 이치, 또는 깊이 깨달은 지경 (7)기예(技藝)나 방술(方術), 무술(武術) 등에서의 방법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길 ②도리(道理), 이치(理致) ③재주 ④방법(方法), 술책(術策) ⑤근원(根源), 바탕 ⑥기능(機能), 작용(作用) ⑦주의(主義), 사상(思想) ⑧제도(制度) ⑨기예(技藝) ⑩불교(佛敎) ⑪승려(僧侶) ⑫도교(道敎) ⑬도사(道士) ⑭교설(敎說) ⑮~에서, ~부터 ⑯가다 ⑰가르치다 ⑱깨닫다 ⑲다스리다 ⑳따르다 ㉑말하다 ㉒완벽한 글 ㉓의존하다 ㉔이끌다, 인도하다 ㉕정통하다 ㉖통하다, 다니다 ㉗행정구역 단위 ㉘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길 도(塗), 거리 항(巷), 거리 가(街), 네거리 구(衢), 길 로/노(路), 길 도(途), 길거리 규(逵), 모퉁이 우(隅)이다. 용례로는 사람이나 차가 다닐 수 있게 만든 길을 도로(道路),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을 도리(道理),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도덕(道德), 일에 쓰이는 여러 가지 연장을 도구(道具), 도를 닦는 사람을 도사(道士),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덕 상의 의리를 도의(道義), 일반에게 알리는 새로운 소식을 보도(報道), 차가 지나다니는 길을 궤도(軌道), 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를 효도(孝道), 사람이 행해야 할 바른 길을 정도(正道), 차가 다니도록 마련한 길을 차도(車道), 도를 닦음을 수도(修道), 임금이 마땅히 행해야 될 일을 왕도(王道), 바르지 못한 도리를 사도(邪道), 사람이 다니는 길을 보도(步道), 일에 대한 방법과 도리를 방도(方道),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는다는 뜻으로 나라가 잘 다스려져 백성의 풍속이 돈후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불습유(道不拾遺), 길거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곧 그 길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는 뜻으로 거리에서 들은 것을 남에게 아는 체하며 말함 또는 깊이 생각 않고 예사로 듣고 말함을 일컫는 말을 도청도설(道聽塗說), 길가에 있는 쓴 자두 열매라는 뜻으로 남에게 버림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방고리(道傍苦李), 먼 길을 달린 후에야 천리마의 재능을 안다는 뜻으로 난세를 당해서야 비로소 그 인물의 진가를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도원지기(道遠知驥), 길에는 오르고 내림이 있다는 뜻으로 천도에는 크게 융성함과 쇠망함의 두 가지가 있다는 말을 도유승강(道有升降), 구차하고 궁색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감을 일컫는 말을 안빈낙도(安貧樂道), 시장과 길거리에서 이루어지는 교제라는 뜻으로 이익이 있으면 서로 합하고 이익이 없으면 헤어지는 시정의 장사꾼과 같은 교제를 일컫는 말을 시도지교(市道之交),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옳은 것으로 여김을 일컫는 말을 청빈낙도(淸貧樂道),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