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
"이름은 소유민.오늘부터 우리와 함께지내게될 전학생이야.
괜히 텃세부린다고 따돌리지말고,친하게 지내도록해."
목소리가 참 시원시원한 선생님이다.
흘끗..문밖을 내다보자 나 혼자두고 가는것이 여간 안쓰러운듯
자리를 뜨지 못하고있는 유리코가 보였다.
아아..미치겠군.쟤는 내가 어린앤줄 아나봐.
"가.가라니까?"
"아가씨..사고치시면 안되요.알죠?그 비밀을 들키시면..."
"알아!안다구...!!어서 가."
"..저..유민아?뭐하니..?"
의아한 듯 날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자
화들짝 놀란 유리코는 그제서야 복도를 가로질러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저 바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음..니 자리는 반장옆이 좋겠다.4번째분단 3번째줄 보이지?"
"네.감사합니다."
반장?
꾸벅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리자,
마치 무슨 운명의 장난이..아니,이건 너무 과장이 심한가?
아무튼....이게 무슨 악연이란 말인가.
아까 복도에서 마주친 그 남자아이가 떡 하니
4번째 분단 3번째줄에 앉아서는 거만하게 날 쳐다보고 있는것이 아닌가.
이런..제길스러운........
"반장이 학교 규칙에 대해서 좀 알려주고..학교 구경도 좀 시켜주고.
그리고...좀 똑바로 앉을수 없니?"
반장이 못마땅한듯 살짝 인상을 찌그리시더니
"이번시간은 자습.선생님은 성적표때문에 교무실에 가봐야할것 같거든."
이라고 말씀하시곤 휑 하니 교실을 나가버렸다.
'성적표'라는 소리에 울상짓던 아이들은 선생님이 나감과 동시에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했다.
힐끔힐끔 날 바라보는게 느껴지긴 했지만 모두들
'전학생'이 한명 왔다고 생각할뿐 나에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듯 했다.
...들키지 않은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내 자리로 도착했을때엔,
역시나 거만한 눈으로 삐딱히 날 바라보고있는 남자아이가 있었다.
"앉아."
"..굳이 말해주지않아도 앉으려고 했단다."
"......"
톡 쏘아붙이는듯한 내 말에 또 다시
물끄러미 날 바라보기만 할뿐 아무런 말도 하지않는 그 남자애.
자리에 앉아 가방을 책상위에 올려놓는척 하며
흘끗 쳐다본 그 아이의 이름은....하 운 하
성이랑 이름의 끝 자가 '하'인 왠지 우스꽝스러운 이름.
"저..너 이름이 뭐라구?"
얇게 간드러지는듯한 여자아이의 목소리에
깜짝놀라 옆을 돌아보았다.
옆분단에 앉아서는 꼬불꼬불 파마한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고양이를 꼭 빼닮은 여자아이가 흥미롭다는듯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아..소유민."
"소유민?너 혹시 일본사람이야?"
"..아.....어..아닌데..왜?"
"그렇구나..내가 알고있는 일본옌애인이랑 진짜닮았다!
딱 보자마자 그생각 했어.혹시 일본가수중에 '시이나 링고'라고 알아?"
"..몰라."
하루에 거짓말을 세번이나 치게되다니.
난 지옥에 가게될게 틀림없어.
난 더 캐물을 기세로 내옆에 바싹 다가앉는 그 아이를 시선을
애써 피하며 뭐 다른말을 할게없나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럼 혹시 시이나 링.."
"아..!저기.나 학교구경 하러가야되서!"
"응?"
"반..반장!!나 학교구경 시켜줘야지.가자!"
난 다짜고짜 옆에 앉아서 멍하니 창문을 내다보고있던
하운하의 팔을 잡아끌었다.
표정없던 그 아이의 얼굴이 당황한듯 약간 찌푸려지는게 보였지만
난 어쩔수 없었다.
더이상 저 여자아이의 물음에 거짓말을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
쾅.
"후아...다행이다.고마.."
"놔."
타악,거칠게 자신의 팔에닿은 내 손을 떨궈내는 하운하.
난 어이가없음에 이미 날 지나쳐 복도를 가로질러 걸어가버리는
하운하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수밖에 없었다.
뭐 저런애가 다 있어.?!
"....쟤 원래저래."
불쑥..내 뒤로 나타난 또다른 여자아이 한명.
그녀역시 표정없는 얼굴을 한채 멀어져가는 하운하를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다.
뭐..뭐지?나보고 한 말인가?
"..뭐?"
"쟤 원래 저렇다구."
"아..그래?"
여자아이의 말에 딱히 할말도 없었다.
처음보는 애를 붙잡고
"그치?!머리가 반쯤 뭐 어떻게 된 애 아니야?!!?
뭐 저런애가 다있어!!아깐 내가 학교구경을 하고있는데 말이야&%$#!&)8"
라고 욕을 늘어놓을수도 없는일 아니던가.-_-
"재수없지?"
"응...?아..어 조금."
"알아."
보일듯 말듯 희미하게 웃어보이는 여자애.
하지만 곧 그 미소는 언제있었냐는듯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평소의 얼굴인듯 다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여자아이.
..웃는게 훨씬 이쁜데.
넋놓고 자신을 바라보는게 무안했던건지 내 팔을 살짝 잡아끌며
말하는 그 여자애.
"..난 '하유나'라고 해.내가 학교구경 시켜줄게..가자."
첫댓글 앞엔 소유민, 뒤엔 김유민. 이름이 왜이렇게 엇갈리죠..?
수정했어요.죄송해요ㅠㅠ꼬릿말 감사하구요!
재밋어요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