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찌하다보니, 장기파견 및 상위부대인 사령부 일선에서 근무를 쪼끔 해서 그남아 다른 분들 보다는 다른 부대에 대한 간접 체험이나, 부대 일반 사정에 대해서 쪼끔 많이 아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군생활 잘한 것도 아니고, 뭐 특별하게 편하거나 힘든 곳을 나온 곳도 아니어서 다소 뻘쭘하긴 합니다만, 여기에 수많은 다른 "예비역" 회원 분들의 지식이 가미 된다면 군대에 대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께는 좋은 정보가 되리라 생각했습니다.(오번가..-_-;)
그리고 다들 아시겠지만, 남자들 군대얘기 시작하면 밤새도 모자르잖아요.ㅋ 각설하고 시작하겠습니다.
1. 몇 사단이 편한가요?
->가장 난감한 질문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간단하게 답변 드리자면, 속칭 힘든 사단에 갔다고 힘들게 군생활하는거 아니고, 쉬운 사단에 갔다고 쉬운 군생활 하는거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사단의 만 명이 넘는 병력이 있는데, 힘든 곳에 있다고 힘들게만 살 수는 없는거예요. 그런 곳에서도 뒤로 빠져서 사소한 물품만 관리하거나 하루 죈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수도 있고, 매일 매일 밤새고, 경계근무 서야하는 곳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속칭 "에버랜드 지킴이" 로 불리는 **사단에 파견을 간 적이 있습니다. 후방에 위치한데다, 그래도 도시에 있고, 무엇보다 예하 대대중 하나가 에버랜드에 붙어있어 그야말로 꿈의 부대중 하나로 불리는 부대였습니다.
근데 그 부대 대대장님께서 전투력 유지를 위해 아침 구보와 저녁 구보를 항상 시키시는데요. 산에 둘러진 사단 한바퀴 2.4km구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참... 게다가 그 대대는 전투 중대와 비 전투 중대가 구분되어있는데, 전투 중대의 경우 사단 전체 중 가장 고지에 위치한 컨테이너 건물 내무실에서 생활을 합니다. 후방의 특성상 내무생활 역시 빡세기 그지없고요..
물론 내무실이라는게 큰 차이는 없는거지만..-_- 겨울에 그 추위는 정말 죽음이더군요.
반면, 제 친구놈 중 하나는 그 힘들다는 "그랑죠 부대"로 배치를 받았습니다만, 보직 탓인지...열외에 열외를 거듭하며 행정업무에 올인하다가(물론 짬없는 부사수 시절엔 다소 고생했습니다만) 장기 파견 근속을 거듭하며 제대하더군요.
남이 듣기에 한명은 에버랜드 지킴이고 한명은 그랑죠라고 하면 당연히 그랑죠가 힘들 거라 생각하지만, 그건 아니거든요. 진짜 하늘이 결정하는 겁니다. 그러니 사단 배치나, 지원하는거 보고 괜히 쫄 필요가 없어요.
물론 확률은 흔히들 말하는 "메이커 부대"가 힘들 생활을 할 확률이 높죠. 그러나 단순한 확률입니다. 그러므로 시키지도 않는데 앞장서서 지원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런곳에 지명 받았다고 맘 아파 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2. 사단 이외의 부대가 있다는데?
-특공대, 기갑 여단, 제가 속했던 공병단, 군수 지원 사령부, 군 사령부, 군 병원, 군 특수 학교 조교 등등
사단 소속이 아니더라도 갈 곳은 무지하게 많습니다.
괜히 선택의 폭을 줄일 필요가 없어요.
다만, 남들보다 확실한 특기가 있으시고, 논산 훈련소에서 그 특기가 증명 받았거나, 자신의 특기를 증명할 물증이 있다면, 좀 더 특수한 부대로 갈 확률이 높아집니다. 제가 알기론 군 병원 같은 곳은 논산 출신이 아니면 못 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ㅋ
그리고 없다 없다 하지만 이세계에 낙하산 인사와 빽이라는 것은 존재합니다. 근데 그 빽이라는 것이 타 부대에 힘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하죠..ㅋ 아니면 빽과 같은 부대에 근무하거나... 근데 후자는 부담이 너무 커서 사실 비추하고 싶고요. 전자급이 되려면 기무 부대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계급이 되거나, 스타급이 되어야 하죠.
신교대나 후반기 교육때 주변의 군인 조사합니다. 이게다 빽 조사하는거죠. 저는 아무리 떠올려도 없어서 쓰지 못했는데 옆에 중위....상사....이런거 쓰는 사람들 부럽게 쳐다 봤었는데 그거 다 허당입니다.ㅋ 가끔 전화 통화는 주실수 있겠지만, 그 외엔 본인의 군생활에 직접적으로 터치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빽에 기대 버릇 하는거...그거 정말 안좋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 그런 사람이 있었는데...02년 중순 군번에 빠른 84였으니 정말 군대 빨리 오신 분이죠. 휴가 짤린 것에 앙심을 품고 빽에다 연락하셨었나봐요.
부대 부뉘기 참 엄해지더군요.-_-
3. 요즘 군대 어떤가요?
-이건 저보다 선배님들도 계시기에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람은 자신이 한 군생활을 제일 힘들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 군생활은 아무리 봐도 저의 군생활 했을때에 비할 수 없고, 저의 선배님들이 보시기에 저의 군생활은 그 분들의 고생에 비할 수가 없습니다.
즉,
군대도 조금씩이지만 발전하고 있었던거예요. 02년 중순 이후 군생활을 하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그 이후로 군대에 인위적으로 손대는 일이 많아졌어요.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한거죠. 그러다 보니,
제가 군생활을 끝내 갈 때 쯤에는 저희는 병장과 이등병의 차이가 진짜 거의 없어지더군요. 구타는 상병 생활 하고 조금 지나 완전히 없어졌고요. 게다가 저희 부대엔 전기고문, 성추행 하는 사이코 애들은 없었습니다.ㅋㅋ그런건 완전히 운 빨 문제라고 생각해요. 제 절친한 친구 놈이 전번 총기 난사사고가 일어났던 부대의 그 중대의 옆 중대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 넘의 생각으로는 자기 부대에서 왜 그런일이 일어났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간다더군요.
요지는-
요즘 군대 옛날 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것 처럼 사람 죽이지 않습니다. 예의는 지키시면서 당당하게들 다녀오세요. 사이코 색히가 고참에 있는 건 정말 운이지만, 예전엔 그런 놈이 있어도 한마디 뻥끗 못했지만, 요즘 가시는 분들은 당당하게 고발할 건 하시는 모양이더군요.
물론 다소 인간관계가 어색해 질 수도 있겠지만, 그 사이코 색히가 정말 나쁜 색히라면 고발한 당사자가 왕따 된다거나 하는 불이익을 받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어짜피 고참일텐데- 영창 다녀와도 더 먼저 집에 가요.ㅋ
4. 마치며
군대는 60만 장병 만큼이나 셀 수 없는 많은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을 미리 설명하기란 정말 힘든일이예요.^^; 자신의 길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마음 편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엔, 신병들에게 부대 선택권을 주는건 참 어리석은 일 같습니다. 누가 전방가려 하겠어요.^^; 주변에서 아무리 전방이라고 사람 죽고 힘든게 아니라고 말해준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군대 문제에 있어선 99%의 행운보다 1%의 불운에 더 관심을 갖게 되거든요.
예를들면 이런거죠. 제가 자대에 들어와서 제가 전역하기까지 저희 부대에서 사망이나, 장애급의 부상을 입은 분을 단 3명 봤습니다. 그에 비해 건강히 전역한 사람들의 수는 셀 수 없습니다. 확률로 따지면 99%가 넘게 건강히 전역한 거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 3명의 경우의 수에 자신을 대입하곤 합니다. 즉. 자신에게 그런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는 거지요.
하지만,
그건 정말 하늘이 결정하는거예요. 군대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얻고(좀 더 진실된 조언을 드릴 수 있는 친척들이나 정말 친한 선배등을 추천합니다.) 자신감있게 행동하십시오.
부디 원하시는대로 일찍 군생활마치고(저는 군대는 진짜 어린나이에 빨리 끝마치거나 아니면 살길 다 잡아 놓고 진짜 늦은 나이에 가는게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건강한 사회의 일꾼이 되시길.
첫댓글 이렇게 글달아주셔서 정말감사합니다^^
추천
진짜 친구들말 들어보면 물론 저도 포함해서 자기부대가 가장 힘들다고합니다 고로 어딜가나 마찬가지죠 그래두 군생활중 훈련하는거 보면서 느끼는건데 보병들이 빡세긴 진짜 빡센ㄹ것 같더라구요 저는 공병출신이라 보병들의 RCT나 ATT 지원나가면 차로 이동하는데 보병들 정말 주구장창 걸어다니던데 정말 불쌍했다는
윗분말이 정답!!! 야비군들 술먹고 군대 이야기하면 자기부대가 젤 힘들지요. 공익도 지가 젤 힘들다고 하는 판인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