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코 이야기
일전에 소나기가 쏟아지고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던 적이 있다.
사람도 짐승도 누구나 천둥소리에 놀라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릴적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소리가 요란하면 특히 꿩이 많이 놀라 울음 소리를 내며 다른 곳으로 날아가 숨곤 했는데 그것을 보고 우리 어머님 이렇게 말씀을 하신다.
원래 꿩이 지상에 동물이 아니고 하늘에 옥황상제가 키우던 짐승인데 최를 짓고 몰래 땅으로 도망쳐 와서 천둥 소리가 나면 옥황상제가 잡으러 오는 줄 알고 놀라서 그런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죄짓고는 못산다고 절대 나쁜짓 하면 안된다고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種瓜得瓜(종과득과)
오이 심으면 오이를 얻고
種豆得豆(종두득두)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다
天網恢恢(천망회회)
하늘의 그물이 넓어서
疎而不漏(소이불루)
터진 것 같애도 새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옛날부터 천둥치고 벼락이 떨어질 때면 나쁜짓 하거나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을 일러 모질게도 악담을 할때 천벌 받아라고 이야기 하기도 하고 벼락이나 맞으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다 같은 뜻 다른 표현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옛날 이야기의 대부분은 권선징악 이거나 어떤 사례를 통한 교훈적인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TV나 라디오가 없었던 아주 어린 시절이다
동지섯달 긴긴 겨울, 밤은 길고 날씨가 추우니 어디 나갈 곳도 없어 심심한 밤이면 어머님을 졸라 들은 옛날 이야기 중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이야기다.
지금 살아 계세면 100세가 넘으신 연세 이신 우리 어머님 연안차씨 15대 종가의 맏이로 태어나 성장을 하신 덕분에 일찍 부터 글을 배워 비슷한 연배의 어르신들 보다 글눈이 밝으셨다.
무안 장날이면 꼭 세로글의 얇은 언문 소설책을 구해와서 읽어시고 종종 들려주신 이야기들 중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천둥 소리에 놀란 꿩 이야기와 납짝한 돼지 코 이야기 인데 꿩 이야기는 전술한바와 같고 여기서는 돼지의 납짝코 이야기다.
옛날 옥황상제가 인간을 지상에 내려 보내고 나서 인간에게 도움을 주라며 닭, 개, 소,돼지 해서 4마리의 가축을 같이 땅으로 내려 보내 놓고 난 후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하늘의 사자를 보내 이 짐승들이 인간을 위해 무슨 좋은 일들을 했는지 확인을 했다고 한다
옥황상제의 명을 받은 하늘의 사자가 땅으로 내려와 먼저 닭을 불러 놓고 물어봤다.
너는 인간을 위해 무슨 좋은 일을 하였는고? 하니 닭이 말하기를 인간이 우매 하여 시간을 가리지 못해 자고 일어날 때를 구분치 못하여 새벽녘 때가 되면 꼬끼오 하고 울음 소리로 인간에게 시간을 알려 주었습니다 라고 한다
다음은 개를 불러 물었다.
너는 인간을 위해 무슨 좋은 일을 하였느냐? 라고 물으니 개가 말 하기를 저는 인간이 낮에 일하고 밤에는 잠을 편안하게 잘 수 있도록 도둑을 지켰 주었습니다 라고 하고
다음은 소를 불러 물었다.
너는 인간을 위해 무슨 좋은 일을 하였느냐? 라고 물으니 소가 말하기를 자기는 힘이 부족한 인간을 위해 논을 갈고 밭을 가는 일을 했다습니아 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돼지를 불러 물었다.
너는 인간을 위해 무슨 좋은 일을 하였느냐 ? 라고 물으니 돼지는 자신이 생각해도 무슨 좋은 일은 한 것이 없고 먹고 자고 한 것밖에 없어 그렇노라고 하늘에서 온 사자에게 이야기를 한 즉
하늘에서 온 사자가 이 사실을 옥황상제에게 있는 그대로 보고를 한 바 옥황상제가 닭, 개, 소에게는 칭찬을 하고 돼지 에게는 먹고 자고 놀았으니 그 벌로 이놈 주둥이를 잘라 버려라 해서 그때 잘린 돼지 코가 지금 처럼 납짝 코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냥 한번 쯤 웃고 넘어가면 될만한 이야기 이지만 요즘 세태를 놓고 보면 생각 해야할 바가 많은 이야기다.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을 것이다.
선한 일을 한 사람은 선한 결과를 나쁜일을 한 사람은 나쁜 결과를 돌려 받게 되어 있더..
烏飛梨落破蛇頭 (오비이락파사두)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져서 뱀의 머리가 깨졌는데
蛇變爲猪轉石雉(사변위저전석치))
뱀은 돼지가 되어 꿩으로 환생한 까마귀에게 돌을 굴려 죽게 했네.
雉作獵人慾射猪 (치작렵인욕사저 )
또다시 꿩은 사냥꾼이 되어 돼지를 죽이려 하는데
道師爲說解怨結(도사위설해원결)
도사가 있어서 그 인연을 말해주고 원결을 풀었다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어떤 사람들은 과거의 잘못된 행동이나 부적절한 처사가 후일 의도치 않게 알려져 낭패를 당하기도 하였는데 죄 짓고는 못 산다는 말 처럼 모든 것은 인과관계의 진리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닭,개. 소는 열심히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한 덕분에 옥황상제의 칭찬을 받았고 먹고 자고 놀았던 돼지는 주등이가 잘려 나가는 벌을 받았으니 그것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 꼽싶어 보면 과정없는 결과가 없으며 본인이 한 만큼의 댓가를 돌려 받는다는 이야기다.
돼지 코가 납짝해진 이야기를 두고 웃고 넘길 수 있는 이야기 이지만 인간의 과거 행동 하나 하나가 남들에 의해 밝혀지고 조명을 받는다 생각하면 절때 헛으로 생각하면 안되고 바른 길을 가고 바른 삶을 살아야 할 시사점인 것이다.
첫댓글 어린 손주들에게 들려주고픈 교훈의 이야기 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