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약·WHO 탈퇴 등 행정명령 쏟아내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임기 시작부터 행정명령을 쏟아내며 전임 정부의 주요 정책을 폐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등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조 바이든 정부 지우기’에 나섰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후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미국 워싱턴DC의 캐피털원 아레나 행사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의 행정명령 약 80개를 철회했다. 또 파리협정을 다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은 국제사회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중이던 2019년 파리협정을 탈퇴했는데,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가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로 이동한 뒤 잇달아 행정명령을 쏟아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대응 등을 이유로 내세워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공격으로 기소된 약 1500명에 대해 사면, 감형하기로 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로,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 선거라고 주장하며 의사당을 무력 점거했다가 진압됐다.
취임식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 대해 “1월 6일의 인질(J6 hostages)”이라고 언급하며 사면할 뜻을 밝혔다.
이날 발표된 행정명령에는 바이든 정부 시절 도입된 인공지능(AI) 관련 규제와 전기차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을 폐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성소수자 학생 보호를 규정한 ‘타이틀 IX’ 개정안 역시 폐기됐다.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에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난민 수용 프로그램을 미국의 원칙에 맞게 다시 점검하는 행정명령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은 대부분 취임 전 예고된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도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법) 폐기 등의 행정명령을 통해 전임 정부의 주요 정책을 폐기했다.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꺾은 바이든 대통령 역시 취임 직후 파리협정 재가입 등으로 ‘트럼프 지우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