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롤린 추기경, “가자 지구에서 어떤 추방도 용납 안 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자 지구 점령 구상에 반대 입장 밝혀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파롤린 추기경은 가자 지구를 점령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2월 13일 “가자 지구에서 어떤 추방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CNS 자료사진
[로마 CN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 지구를 점령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논란이 이는 가운데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추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롤린 추기경은 2월 13일 교황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가자 지구에서 어떤 추방도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미국을 방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중동 가자 지구를 미국이 점거해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가자 지구를 개발하면 ‘중동의 리비에라’(Riviera of the Middle East)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도 “미국이 가자 지구를 매입하지 않고도 차지할 권한이 있다”며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리비에라’는 프랑스 동남부와 이탈리아 서북부에 지중해와 접해 있는 해안가를 지칭하며, 따뜻한 지중해 햇살과 옥색 바다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 200만 명 이상을 중동 다른 나라들로 추방하면 가자 지구를 리비에라 해안과 같은 땅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파롤린 추기경은 “가자 지구 이웃 나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최근 요르단 국왕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들었다”며 “만일 추방이 이뤄진다면 중동에는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을 풀기 위한 ‘두 국가 해결책’(a two-state solution)이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