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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멀티비츠/나비뉴스 |
프리미어리그의 성적이 저조한 팀을 비롯해 최하위 아마추어 리그의 팀들까지 반란을 꿈꾸며 매 경기에 임하게 된다.
차츰 그들은 저돌적으로 경기에 도전하고 강팀과의 만남을 영광으로 삼기도 한다. 오는 5일,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FA컵 3라운드가 시작된다. 지난 해 8월부터 시작된 예선전들을 통해 총 44개팀이 3라운드에 올랐고 거기에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이 합쳐지면서 총 64개팀의 맞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손꼽히는 FA컵은 영국의 공영 방송인 BBC를 통해서도 생중계 된다. 반드시 돈을 내고 봐야 했던 스카이 스포츠 방송보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더욱 시청자들을 가슴 설레게 하는 것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깨는 하위 팀들의 반란을 볼 수 있다는 짜릿함이다.
EPL팀들의 부진은 더 큰 재미
지난 2006-07 시즌, FA컵 3라운드에서 충격적인 결과들은 쏟아졌다. 으레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패하면 영국 언론들도 신이 난 듯 소식을 앞다투어 전한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소속이었던 쉐필드 유나이티드는 콜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홈에서 3대 0으로 패하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지금은 2부 리그에 속해 있는 찰튼 역시 (당시에는 프리미어리그) 노팅험 포레스트에게 2대 0으로 패했다.
마틴 욜 감독이 맡고 있던 토트넘은 2부 리그의 카디프 시티에게 원정에서 무득점 무승부로 홈에서 재경기를 치러야 했다. 미들즈브러 역시 훌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아슬아슬한 동점 끝에 홈 재경기에서 승리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최근 샘 알라다이스 감독이 경질 위기에 몰린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챔피언쉽 리그에 있던 버밍엄 시티에게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 후 홈에서 1대 5로 패하며 탈락의 쓴 맛을 봤다.
한 시즌 더 앞선 2년 전에도 흥미진진한 대결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 적이 있다. 당시 주인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5부 리그의 버튼 알비온이었다.
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만난 버튼을 상대로 전반 맨유는 사하, 루시, 솔샤르 등 막 부상에서 회복된 선수들을 주축으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5부 리그의 팀이기에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버튼을 연습 상대 정도로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당연히 이길 것 같았던 맨유는 시간이 흐를수록 꼬여만 가기 시작했다.
거의 모래판과 비슷할 정도로 심하게 좋지 않던 그라운드 상황에서 맨유 선수들은 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버튼 알비온의 기습 공격에 맨유 수비들까지도 중심을 잃는 모습을 보이며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전반 버튼 알비온의 골문을 쉽사리 열지 못했던 맨유는 후반 들어서도 뚜렷한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결국 루니와 호나우두를 긴급 투입시키며 전세를 바꿔보려 했다.
후반 긴급 처방을 한 맨유는 전세를 맨유쪽으로 바꾸는데는 성공했지만 골을 만들어 내지 못하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야만 했다.
당시 맨유의 무승부 소식은 영국 언론들의 축구 기사 1면을 장식할 정도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경기 후 단단히 화가 난 상태였다.
FA컵의 매력
FA컵의 가장 큰 매력은 단판 승부에서 빚어지는 하위팀들의 반란이라고 할 수 있다.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승리한 팀이 나오면 자연스레 패배한 팀도 나오게 된다. 물론 무승부가 됐을 경우에는 재경기를 치르지만 재경기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통해서 반드시 승부를 가린다.
반드시 승부를 가려야 하는 경기이기에 지켜보는 관중들은 90분 내내 숨이 탁탁 막힐 정도로 긴장할 수 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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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러한 경기 방식으로 인해 처음부터 결승전까지 이변이 속출하기도 한다. 하위 팀들은 예선 경기를 치러 본선에 오른 이후부터는 챔피언쉽리그나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애를 먹게 하거나 간혹 패하는 불명예를 안기며 보는 축구팬들에게는 희열감을 느끼게 해 준다.
물론 최종 결승전에는 대부분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오르게 되지만 그래도 나머지 리그 팀들에게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기회가 바로 컵 대회인 것이다. 이미 리그에서 4강 안에 들기 힘들다는 것이 판단되거나 애당초 리그 경기에서는 탈락권만 아니면 된다고 판단한 구단들에게 컵대회에서의 선전이 팀의 또다른 의미가 되기도 한다.
한 예로 2005/06 FA컵 결승전에는 리버풀과 웨스트햄이 나란히 올랐다. 리버풀이야 워낙 잘 알려진 강팀이다 보니 우승은 그들의 손에 달려 있는 듯 해 보였다. 하지만 리그에서 그다지 성적이 좋지 않았던 웨스트햄의 결승전 모습은 이전과는 딴 판이었다.
우승컵을 노리는 웨스트햄 선수들의 투지는 최고의 경기를 만들어 냈다. 물론 아쉽게 승부차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이 날 웨스트햄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 모습은 이후에도 웨스트햄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경기로 평가 받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동안 총 4경기의 리그 일정을 소화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 이제 그들은 오는 5일과 6일, 한번쯤 강팀과의 대결에서 반란을 꿈꾸고 있는 투지 넘치는 팀들을 상대로 뜨거운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된다.
이번 FA컵 3라운드에서는 어느 프리미어리그 팀이 불명예를 안게 될 지 궁금해진다.
출처: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football&ctg=news&mod=read&office_id=241&article_id=0000035490
첫댓글 아쏴
웨스트햄입장에서 제라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