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망이라 쓰고 망양이라 읽기까지
메마르고 매도될 수밖에 없는 그것
사랑이라
오월의 바람이 있어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픈 그것
-『조선일보/정끝별의 시 읽기 一笑一老』2017.05.15. -
양망(養望)은 세상에 널리 알려질 만한 이름과 덕망을 기른다는 뜻이고, 양망(揚網)은 투망의 반대말인 그물을 걷어 올린다는 뜻이다. 양망(養望)하는 인생은 세상의 덕망을 양망(揚網)한다. 망양(茫洋/芒洋)은 넓고 먼 망망대해를 일컫는다.
울산에는 망양을 바라볼 수 있는 망양돈대가 있다. 잉잉대고 앙앙대며 우리는, 망양을 앙망(仰望)하고 망양의 세상에서 한 세월을 양망한다. 그러느라 한 생이 메마르고 매도되곤 한다. 오월의 바람이 아지랑이처럼 아릿하다면 더더욱!
그럴 때마다 '그녀가 느끼기 시작했고' 그녀는 했으리라, 가장 멀리 있고 가장 슬픈 것들을, 이를테면 사랑을, 삶을, 시간을, 시를! 사족 하나, '여류'라는 차별적 접두사에 묻혀 문학적 성취보다 사생활을 둘러싼 스캔들로만 무성했던 신여성작가 김명순, '그녀'의 호(號)가 망양초, 망양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