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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입패출(悖出悖入)
말이 남에게 거슬리게 나가면 역시 자기에게 거슬리게 돌아온다는 말이다.
悖 : 어그러질 패(忄/7)
出 : 날 출(凵/3)
悖 : 어그러질 패(忄/7)
入 : 들 입(入/0)
'대학'에 "언패이출자 역패이입(言悖而出者 亦悖而入), 화패이입자 역패이출(貨悖而入者 亦悖而出)"이라는 글이 있다. '말이 어그러져 나가면 또한 어그러져 들어오고, 재물이 어그러져 들어오면 또한 어그러져 나간다'는 뜻이다.
'패(悖)'는 도리에 어긋난 것이다. 패륜(悖倫)과 행패(行悖)도 인간의 도리에 어긋난 짓이다. 말을 도리에 맞지 않게 하면 그대로 되돌아온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이 그것이다.
재물도 그렇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벌어들인 돈은 결국 정상적이지 않은 어떤 일에 쓰이게 된다. 한 푼도 남지 않는다. 불로소득이나 뇌물이나 정당한 소득이 아니다. 이런 돈은 좋은 일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일에 모두 쓰이게 된다.
우리나라만 그런지 모르겠으나 정치인과 사업가가 주고받은 뇌물은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다 쓰이고 그 두 사람은 감옥으로 간다. 웃을 수도 없는 기막힌 현실이다.
'화천대유(火天大有)'니 '천화동인(天火同人)'이니 세상이 시끄럽다.
'주역'에 있는 그 좋은 글귀로 회사명을 짓고는 애당초 우리 사회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쓸 생각 없이 몇몇 개인의 배를 채우려 무리수를 두었으니 그 끝이 좋을 리 없다.
어긋나게 들어온 것이니 반드시 모두 어긋나게 나갈 것이다. 그래야 하늘 무서운 줄도 알고, 정도(正道)에서 벗어나면 그 대가를 분명히 치러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순리대로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데도 사람들은 끝없이 탐욕을 부린다. 불경에 '탐욕은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했다. 소금물을 마시면 갈증으로 또 찾게 되고 그렇게 계속 마시다가는 목숨까지 잃게 된다.
첫발을 잘못 내디디면 탐욕의 굴레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순리를 거스르는 탐욕은 재물뿐 아니라 제 몸까지 망치고 만다. 결국 손가락질 받으며 헛된 삶을 마무리한다. 경계하고 또 경계할 일이다.
▶️ 悖(거스를 패, 우쩍 일어날 발)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孛(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悖(패, 발)는 ①거스르다 ②어그러지다 ③어지럽다 ④혼란스럽다 ⑤가리다, 엄폐(掩蔽)하다 ⑥거칠다, 나쁘다, 그리고 ⓐ우쩍 일어나다(발) ⓑ성(盛)한 모양(발) ⓒ안색을 바꾸는 모양(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그러질 괴(乖), 어지러울 란(亂), 어그러질 려(戾), 거스릴 역(逆), 거스를 소(遡)이다. 용례로는 인간의 도리에 어긋남을 패륜(悖倫), 도리를 벗어난 포악한 정치를 패정(悖政), 도리에 어그러지고 흉악함을 패악(悖惡), 언행과 성질이 순직하지 못하고 비꼬임을 패려(悖戾), 사리에 어긋나 일을 그르침이나 도리에 벗어나 오류를 저지름을 패류(悖謬), 도리에 어그러지는 계획을 패계(悖計), 언행이 패려궂고 망령됨을 패망(悖妄), 내용이 인륜과 도덕에 어그러지는 나쁜 책을 패서(悖書), 언행이 미우 패려하여 경악스러움을 패악(悖愕), 언행이 패려궂고 참악함을 패참(悖慘), 도리에 어긋나고 성품이 포악한 임금을 패군(悖君), 사리에 어그러진 말을 패담(悖談), 도덕과 의리에 어그러짐을 패덕(悖德), 예의에 이그러짐 또는 어그러진 예의를 패례(悖禮), 도리나 이치에 어그러짐을 패리(悖理), 사리에 어긋나게 말함을 패설(悖說), 좋지 못한 버릇이나 못된 풍습을 패습(悖習), 도리에 어그러져 패악하고 불순함을 패역(悖逆), 패륜한 자식을 패자(悖子), 못된 백성이 살아서 풍기가 문란한 시골을 패향(悖鄕), 말이나 행실이 도리에 어긋나고 염치 없는 무리를 패류(悖類), 사람됨이 온화하지 못하고 거만함을 패만(悖慢), 체면에 어그러지도록 버릇 없는 짓을 함을 행패(行悖), 도리에 벗어나 엇됨을 괴패(乖悖), 험상궂고 패악함을 흉패(凶悖), 사납고 도리에 어긋남을 흔패(佷悖), 위급하고 절박함을 위패(危悖), 두려워하고 꺼림을 포패(怖悖), 어리석고 패악함을 우패(愚悖), 위험하고 패악함을 위패(危悖), 몹시 모질고 패악함을 절패(絶悖), 행동이 도의에 벗어나서 미친 사람처럼 사납고 막됨을 광패(狂悖), 망령되고 도리에 어그러짐을 망패(妄悖), 거칠고 막됨을 추패(麤悖), 성질이나 행동이 추저분하고 막됨을 비패(鄙悖), 성질이 완악하고 행동이 패악함을 완패(頑悖), 몹시 막되고 괴악함을 해패(駭悖), 인륜에 어그러진 행위를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패륜아(悖倫兒), 인륜에 어그러지고 강상을 어지럽게 한다는 말을 패륜난상(悖倫亂常),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 또 그와 같은 일을 받는다는 말을 패출패입(悖出悖入), 이치에 맞지 않고 도의에 어긋나는 말을 광담패설(狂談悖說), 일정하게 사는 곳과 하는 일 없이 떠돌아 다니며 못된 짓이나 하는 무리를 부랑패류(浮浪悖類),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치러도 사리에 어긋남이 없다는 말을 병행불패(竝行不悖), 음탕한 이야기와 도리에 벗어나는 상스러운 말을 음담패설(淫談悖說) 등에 쓰인다.
▶️ 出(날 출, 단락 척)은 ❶상형문자로 岀(출)은 통자(통자), 齣(척)의 간자(簡字)이다. 식물의 싹이 땅위로 돋아나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나다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出자는 '나가다'나 '떠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出자는 사람의 발이 입구를 벗어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出자의 갑골문을 보면 움푹 들어간 것 위로 발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발이 입구를 나왔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出자는 이렇게 출구를 나오는 모습으로 그려져 '나가다'나 '떠나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후에 형태가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본래는 입구에서 발이 나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그래서 出(출, 척)은 ①나다, 태어나다, 낳다 ②나가다 ③떠나다, 헤어지다 ④드러내다, 나타내다 ⑤내놓다 ⑥내쫓다, 추방하다 ⑦돌려보내다 ⑧내어주다, 셈을 치르다 ⑨버리다 ⑩게우다 ⑪샘솟다, 뛰어나다 ⑫이루다 ⑬시집가다 ⑭자손(子孫) ⑮처남 ⑯꽃잎 그리고 ⓐ희곡(戱曲)의 한 단락(段落)(척) ⓑ연극의 한 장면(척)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낳을 산(产), 살 활(活), 날 생(生), 낳을 산(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들 입(入), 빠질 몰(沒), 떨어질 락(落), 들일 납(納), 이지러질 결(缺)이다. 용례로는 배가 돛을 달고 떠남으로 단체가 새로 조직되어 일을 시작하는 것을 출범(出帆), 길을 떠남 또는 일을 시작하여 나감을 출발(出發), 무슨 지방이나 학교나 직업 등으로부터 나온 신분을 출신(出身), 자금을 냄이나 밑천을 냄을 출자(出資), 사회적으로 높이 되거나 유명해짐을 출세(出世), 어떤 자리에 참석함을 출석(出席), 근무처로 일하러 나가거나 나옴을 출근(出勤), 나가고 들어감을 출입(出入), 선거에 입후보함을 출마(出馬), 책이나 그림 따위를 인쇄하여 세상에 내보냄을 출판(出版), 집을 떠나 감이나 속세를 떠나서 승려가 됨을 출가(出家), 시험 문제를 내는 것을 출제(出題), 사물이 나온 근거를 출처(出處), 뭇 사람 속에서 뛰어남을 출중(出衆), 같은 사물이 거듭 나오거나 생김을 중출(重出), 국내에서 외국으로 재화를 팔기 위하여 실어 냄을 수출(輸出), 문안이나 의견이나 법안 등을 내어놓음을 제출(提出), 용매를 써서 고체나 액체에서 어떤 물질을 뽑아 내는 일을 추출(抽出), 대부하기 위하여 지출함을 대출(貸出), 어떤 목적을 위하여 금전을 지불하는 일을 지출(支出), 새로 이루어서 생겨 남을 창출(創出), 뿜어 나옴이나 내뿜음을 분출(噴出), 한 목적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각기 금품을 냄을 각출(醵出), 감춰지거나 가려져 있는 대상이나 사실을 보이거나 알 수 있도록 드러내는 것을 노출(露出), 불필요한 물질을 밀어서 밖으로 내보냄을 배출(排出), 위험한 상태에서 구하여 냄을 구출(救出), 자신에게서 나온 것은 자신에게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출이반이(出爾反爾), 부모님께 나갈 때는 갈 곳을 아뢰고 들어와서는 얼굴을 보여 드림을 일컫는 말을 출곡반면(出告反面),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평판이나 명성을 일컫는 말을 출람지예(出藍之譽), 봄이면 새가 깊은 산골짜기에서 나와 높은 나무 위에 올라앉는다는 뜻으로 사람의 출세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출곡천교(出谷遷喬), 하늘이 낸 열녀란 뜻으로 절개가 굳은 여인을 이르는 말을 출천열녀(出天烈女), 평범한 부류에서 훨씬 뛰어남을 일컫는 말을 출류발췌(出類拔萃), 들고 나는 것이 비할 데 없이 잦음을 일컫는 말을 출몰무쌍(出沒無雙), 어떤 일이 뜻밖에 일어남을 일컫는 말을 출기불의(出其不意), 출가한 딸은 남이나 마찬가지임을 일컫는 말을 출가외인(出嫁外人), 하늘이 낸 효자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이르는 말을 출천지효(出天之孝) 등에 쓰인다.
▶️ 入(들 입)은 ❶지사문자로 入(입)은 토담집 따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중에 대궐 같은 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內(내)라 일컫지만 본디 入(입), 內(내), 納(납)은 음도 뜻도 관계가 깊은 말이었다. ❷지사문자로 入자는 '들다'나 '빠지다', '간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그동안은 入자를 사람이 입구로 들어가는 모습으로 해석했었다. 사람을 뜻하는 人(사람 인)자를 반대로 그린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入자의 갑골문을 보면 본래는 뾰족한 삼각형을 그렸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무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入자가 '들어가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을 보면 나무를 끼워 맞추기 위해 끝을 뾰족하게 다듬은 형태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入(입)은 ①들다, 들이다 ②간여하다 ③빠지다, 지나치게 정신이 쏠려 헤어나지 못하다 ④시집보내다, 받아들이다 ⑤떨어지다, 떨어뜨리다 ⑥투신하다 ⑦섬기다, 벼슬하다 ⑧공략하다 ⑨죽다 ⑩담그다 ⑪수입(收入) ⑫입성(入聲: 사성(四聲)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들일 납(納),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떨어질 락/낙(落)이다. 용례로는 서울로 들어가거나 들어오거나 함을 입경(入京), 새로 들어가 삶을 입주(入住), 들어가는 어귀를 입구(入口), 타국에 들어감을 입국(入國), 어떤 단체에 가입함을 입단(入團), 장내로 들어감을 입장(入場), 학교에 들어감을 입학(入學), 물건을 창고에 넣음을 입고(入庫), 산에 들어감을 입산(入山), 훈련소나 연구소 등에 들어감을 입소(入所), 외국으로부터 물품을 사 들임을 수입(輸入), 끌어들임이나 인도하여 들임을 도입(導入), 물건을 사들임을 구입(購入), 어떠한 사건에 관계하게 됨을 개입(介入), 돈이나 물품 따위를 거두어 들이는 것을 수입(收入), 조직이나 단체 등에 구성원으로 되기 위하여 듦을 가입(加入), 어떤 곳이나 상태에 기세 있게 뛰어드는 것을 돌입(突入), 정한 인원 외의 사람을 더 넣음을 투입(投入), 물건 따위를 사들임을 매입(買入), 산에 들어가 놓고 범 잡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막상 일을 당하면 처음과 달리 뒤로 꽁무니를 뺌을 이르는 말을 입산기호(入山忌虎), 귀로 들어온 것을 마음속에 붙인다라는 뜻으로 들은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여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입이저심(入耳著心), 어떤 고장에 가면 그곳의 풍속을 따르고 지킴을 일컫는 말을 입향순속(入鄕循俗), 들은 바를 곧장 남에게 말함 또는 남의 말을 제 주견인 양 그대로 옮김을 일컫는 말을 입이출구(入耳出口), 들은 것을 마음속에 간직해 잊지 아니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입이착심(入耳着心), 국경에 들어서면 그 나라에서 금하는 것을 물어 보라는 말을 입경문금(入境問禁), 귀로 듣기에 싫지 않다는 뜻으로 아첨함을 이르는 말을 입이불번(入耳不煩), 불 속에 들어가 밤을 줍는다는 뜻으로 사소한 이익을 얻으려고 큰 모험을 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을 입화습률(入火拾栗), 집에 들어서는 어머니를 받들어 종사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입봉모의(入奉母儀), 타향에 가면 그 고을 풍속을 물어서 그에 따르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입경문속(入境問俗), 특별히 가까운 손님이나 기밀을 상의할 수 있는 상대를 일컫는 말을 입막지빈(入幕之賓), 남의 방안에 들어가 창을 휘두른다는 뜻으로 그 사람의 학설을 가지고 그 사람을 공격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입실조과(入室操戈), 가면 갈수록 경치가 더해진다는 뜻으로 일이 점점 더 재미있는 지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점입가경(漸入佳境), 도끼를 들고 못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물건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전연 쓸데없고 상관없는 것을 가지고 옴을 이르는 말을 게부입연(揭斧入淵), 남의 대청을 빌려 쓰다가 안방까지 들어간다는 뜻으로 남에게 의지하다가 차차 그의 권리까지 침범함을 이르는 말을 차청입실(借廳入室),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른 고정관념으로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선입지어(先入之語), 쫓기던 새가 사람의 품안으로 날아든다는 뜻으로 사람이 궁하면 적에게도 의지한다는 말을 궁조입회(窮鳥入懷)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