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를 소재로 한 영화의 대부분은 아르헨티나나 스페인 등 스페인어 문화권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네이킷 탱고]는 레오날드 슈레이더 감독에 의해 1991년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다. 탱고 씬은 많지 않지만 영화는 탱고 발생 초창기의 1920년대 부에노스 아이레스 사창가를 무대로 펼쳐지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탱고가 갖는 중요성은 매우 크다. 레오날드 슈레이더는 정치와 성을 결합시킨 헥터 바벤코의 걸작 [거미 여인의 키스]의 각본을 썼던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다. [네이킷 탱고] 역시 레오날드 슈레이더가 각본 감독을 맡았다.
첫 장면은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향하는 배에서 시작한다. 늙은 토레스 판사(페르난도 레이 분)와 결혼한 젊고 아름다운 여인 스테파니(마틸다 메이 분). 그녀는 홀에서 탱고를 추는 문제로 토레스 판사와 의견 충돌 끝에 갑판에 뛰어 나왔다가 한 여인이 자살하는 것을 목격한다. 알바라는 폴란드 여인이 뛰어내린 갑판 위에 스테파니는 자신의 구두를 올려 놓는다. 토레스 판사는 스테파니가 죽은 걸로 오해를 하고 슬퍼한다. 스테파니는 권태로운 결혼생활에 대한 혐오감, 그리고 새로운 삶에 대한 모험심으로 알바라는 여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보카 항구에서는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멋지게 뒤로 넘긴 아르헨티나 남성이 알바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럽에서 온 많은 이민자들로 여자가 부족한 1920년대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유럽의 가난한 여인들을 돈을 주고 사 와서 결혼했는데, 알바는 바로 그런 여인 중 하나였다. 알바로 위장한 스테파니는 지코(에싸이 모레일스 분)라는 그 남자와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그곳은 사창가였고, 새로운 남편으로 알고 있었던 지코는 포주였다.
사창가에서 울려 퍼지는 탱고 음악. 스테파니는 그곳에서 전설적인 탱고 댄서이며 조폭인 초로(빈센트 도노포리오 분)를 만난다. 사창가의 여자들에게 탱고를 가르쳤던 전통에 따라 스테파니도 탱고를 배우는 데, 초로에게 탱고를 배우면서 스테파니는 그에게 매혹당하지만 초로는 여자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초로의 사랑의 언어는 오직 탱고다.
조폭들 사이의 알력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스테파니는 필사적으로 사창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힘들게 진짜 남편인 토레스 판사를 찾아가는데, 죽은 줄 알았던 스테파니를 발견한 토레스 판사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지난 일들을 전혀 기억 못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스테파니를 기꺼이 보호해준다. 하지만 사창가의 조폭 세력들은 스테파니를 놓아주지 않는다.
[네이킷 탱고]를 찍을 때만 해도 1959년생인 빈센트 노포리오는 할리우드의 잘 나가는 조연 배우였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풀 메탈 자켓](1986년)에서는 로렌스 역을,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미스틱 피자](1987년)에서는 순박한 고기잡이 어부 빌 역을 맡아 청춘군단의 차세대 스타 중 한 명으로 떠오르던 그는, 그러나 이후에는 주연으로 발돋움하지 못하고 [맨인블랙]에서 바퀴벌레로 등장하거나, [필링 미네소타]에서 술주정뱅이 역으로 잠깐 얼굴을 비치는 조연 전문배우에 머몰고 있다.
1965년 프랑스 태생인 마틸다 메이는, 주로 유럽에서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쳤다. 국내 소개된 영화로는 비가스 루나 감독의 [달과 꼭지](1996년)에서 에스트렐리따 역으로 주연을 맡아 여전히 섹시한 매력을 과시했고, 전설적인 스파이 자칼이 등장하는 프레드릭 포사이드 원작, 마이클 캐이턴 존스 감독의 [자칼](1997년)에서는 리차드 기어, 브루스 윌리스와 함께 공연하면서 이사벨라 역을 맡았다.
[네이키드 탱고]에서 탱고씬 자체는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어두운 사창가를 배경으로 욕망과 갈등의 육체언어로 등장하는 탱고는, 빈센트 도노포리오가 맡은 초로라는 인물을 통해 내부의 열정적 표현으로 등장한다. 사창가 여인들과 조폭들이 함께 추는 탱고씬도, 일반 댄스 영화에서 춤 자체를 주인공의 위치로 집중조명하는 것과는 달리, 세테파니의 모험에 가득찬 삶을 보여주는 배경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적 완성도는 높으며,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레오날드 슈레이더 감독은 군더더기 없이 긴장감 있는 깔끔한 작품을 만들었다.
첫댓글 땅고의 느낌은 가장 찌이이~~~인 했던 영화
전, 처음 볼 때는 [탱고레슨]이 찌인했는데...카를로스 사우라의 [탱고]가 볼수록 끌립니다.
음..탱고레슨은 세련된 퓨전요리, 사우라의 탱고는 인사동의 정식백반, 네이킷 땅고는 시골장터의 무슨무슨 국밥 같은 느낌이란 소감 전 사실 인사동의 백반이 젤 좋지만...^^;; 말이 안 되나 이거?
초로의 눈매에 --; 훗.. 부담스러워하기도 했던
그래도 그 눈매 때문에....영화보는 사람도 있더이다.
아주 매력적인 탱고영화였죠....집에 씨디가 어디에 있을텐데.....엇다 쳐박아뒀는지....
전 인터넷 쇼핑몰에서 비디오 5백원주고 샀습니다. 진짜 5백원. 택배비는 함께 주문한 다른 것 포함...3천원
야한영화와 춤영화는 다 좋아하던 챨리의 필감 무비죠^^ 비디오샵 구석탱이에서 찾아내고는 제목만으로도 꽂혀서 너무 즐겁게 봤었다는!
제목의 힘을 더 밀고 나갔어야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