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육류 중에 가장 맛있는 고기가 무어냐고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쇠고기를 우선으로 꼽을 것이다. 물론 쇠고기보다 돼지고기가 더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긴 있다. 하지만 막상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식탁 위에 올렸을 때 젓가락이 어느 쪽으로 먼저 가겠는가.
소는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와 함께 했다. 우리나라 단군신화에 소를 길렀다는 기록이 있는 것만 보아도 소는 오랜 역사 동안 우리 민족의 식육자원의 뿌리가 되었던 듯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기른 한우는 다른 소들에 비해 지방 함량이 비교적 적고, 영양가가 높으며, 향기 및 질감 등에서도 뛰어나 모든 육류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음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쇠고기는 좋은 질의 동물성 단백질과 비타민 A, B1, B2 등을 지니고 있어 어린 아이들의 성장발육뿐만 아니라 몸이 허약한 사람들의 기를 북돋워주는 보양식이다. 쇠고기는 돼지고기에 비해 특히 철이 많아 빈혈에도 큰 효과가 있으며,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 영양불량에 따른 여러 가지 부종을 줄여주고, 다리 및 허리 근육을 강하게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육류는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는 특성이 있지만 쇠고기는 돼지고기보다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작용이 훨씬 강하다. 그 때문에 쇠고기는 여성들의 냉증에 아주 좋고 위장의 기능을 돕는다. 또한 위장이 차가워 설사를 자주 하거나 식욕부진이 있는 사람들은 쇠고기를 조리해 먹으면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붉은 살에 하얀 지방이 차돌처럼 ‘촘촘촘’ 박여 있는 차돌박이
하 지만 이렇게 맛이 좋고 영양가가 듬뿍 들어있는 쇠고기도 소의 나이나 성별, 부위에 따라 다 다르다. 그 중 가장 좋은 쇠고기는 고기소(肉牛)로 키운 4∼5세의 암소고기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집에서 고기소로 기른 수소, 어린 소, 송아지, 늙은 소의 순서대로 그 맛과 영양가가 점점 떨어진다고 한다.
좋은 쇠고기는 약간 오렌지색을 띤 선명한 붉은 색이 좋고, 살결이 곱고 흰색이면서 끈적거리는 느낌의 지방이 붙어 있는 것이다. 또한 지방이 붉은 살 속에 촘촘하게 박힌 것일수록 부드럽고 불판에 구워도 쉬이 단단해지지 않는다. 이는 쇠고기에 박혀있는 지방질이 열의 전달을 느리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면 우리가 흔히 불판에 구워먹는 쇠고기는 어느 부위가 가장 부드럽고 맛이 좋을까. 쇠고기,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쇠고기 예찬론자 한복희(49, 전 탑골 대표)씨는 첫 마디에 "차돌박이"라고 말한다. 한씨는 "차돌박이는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이 깊고 좋다"라며, "불판에 송이나 느타리버섯과 함께 구워먹는 차돌박이는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라고 손꼽는다.
차 돌박이는 소의 양지머리뼈 한복판에 붙은 희고 단단한 기름진 고기를 말한다. 차돌박이는 말 그대로 소의 붉은 살 속에 하얀 지방질이 차돌처럼 촘촘촘 박혀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얇게 썬 차돌박이는 불판에 닿자마자 노릇노릇하게 익어가기 때문에 곧바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두릅, 오가피나물 등 푸짐하게 차려져 나오는 밑반찬
ⓒ 이종찬
▲ 차돌박이는 지방이 차돌처럼 촘촘촘 박혀 있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 이종찬
광탄면에서 자라는 4~5년생 암소고기만을 쓴다
지난 달 28일(금) 오후 2시. 한복희(49, 전 탑골 대표)씨 등 일행과 함께 파릇파릇 솟아나는 새 생명들의 꿈틀거림을 느끼며 보광사(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 들렀다가 시인 효림(법랍 36) 스님을 만나고 오는 길.
그 길목, 영장 3거리 주변에서 우연찮게 눈에 띄었던 토속한정식 전문점 '너와집'. 이 집은 깔끔한 자연산 밑반찬이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져 나오는 한정식 맛이 그만이다. 하지만 이 집에 가서 불판에 척척 구워먹는 연분홍빛 차돌박이의 부드럽고도 쫄깃한 맛을 보지 못하고 온다면 말 그대로 '앙꼬 없는 찐빵'만 잔뜩 먹고 온 것에 다름 아니다.
" 저희 집 쇠고기는 가까운 광탄면에서 가져와요. 광탄면에서는 이 동네에서 태어나 자란 4~5년생 암소만 쓰거든요. 특히 차돌박이는 4∼5년쯤 된 이 지역 암소고기가 가장 부드럽고 뒷맛도 고소하지요. 저희 집 차돌박이를 먹어본 손님들은 입에 넣으면 설탕처럼 살살 녹아내린다고 그래요."
이 집 주인 이 혁(60), 박수연(54)씨 부부는 "평소에 자주 먹어보고 늘 대하는 음식이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못 박는다. 이어 "요즈음 대부분의 식당에서 어머니의 손맛이라고 떠든다"라며, "어머니의 손맛이란 것은 어릴 때부터 길들여져 있는 맛을 말하므로, 맛의 기준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되뇐다.
▲ 차돌박이는 불판에 올리자마자 그대로 익어간다
ⓒ 이종찬
▲ 송이, 느타리버섯과 함께 구워먹으면 더욱 맛있다
ⓒ 이종찬
혀끝에서 그대로 살살 녹아내리는 차돌박이의 기막힌 맛
이 씨는 "미국, 인도 사람들이 자기네 입맛에는 그 어떤 음식이 아무리 기막힌 맛을 지니고 있다고 떠들어도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는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꽤 많다"라며, "무슨 음식이든지 자주 먹어보고 그 맛에 제대로 길들여져야 그 음식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귀띔한다.
잠시 뒤, 이씨의 아내 박씨가 식탁 한가운데 불판을 올려놓는가 싶더니, 두릅과 오가피나물, 머위대나물, 멸치고추볶음, 상추와 대파무침, 양파조림, 양념간장 등을 푸짐하게 올린다. 이어 붉은 속살에 하얀 지방질이 촘촘촘 박힌 차돌박이(1인분 1만8천원)를 커다란 접시 수북이 들고 나온다. 첫눈에 보기에도 정말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박씨가 동글동글 맛깔스럽게 말린 얇은 차돌박이를 불판 위에 올리자 치이익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금세 노릇노릇하게 익어가기 시작한다. 소주 한 잔 입에 털어 넣고, 차돌박이 한 점 양념장에 찍어 입에 넣자 몇 번 씹을 틈도 없이 그대로 살살 녹아내린다. 세상에, 이렇게 부드럽게 혀끝에 착착 감기는 쇠고기가 있었다니.
게다가 차돌박이를 먹는 틈틈이 집어먹는 상큼하고도 부드럽게 씹히는 봄 두릅 맛과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오가피나물, 씁쓰름한 머위대나물의 맛도 그만이다. 상 위에 오른 모든 음식이 주인이 밭에서 무농약으로 직접 기른 음식이며, 모든 음식에는 화학조미료를 일체 쓰지 않는다는 주인의 귀띔 때문이었을까. 사월의 연초록 새싹들을 그대로 씹는 듯하다.
▲ 입에 넣으면 설탕처럼 살살 녹아내린다
ⓒ 이종찬
▲ 상추와 함께 차돌박이를 양념장에 찍어먹는 맛도 그만이다
ⓒ 이종찬
올봄 처음 딴 두릅나물과 함께 먹는 차돌박이
" 차돌박이는 맛이 좋고 영양가가 높지만 콜레스테롤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저희 집에서는 차돌박이를 시켜먹는 사람들에게 두릅과 오가피나물, 머위대 등을 함께 내거든요. 특히 두릅은 단백질과 비타민C,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차돌박이와는 궁합이 꼭 맞는 음식이지요." "
소주 서너 병이 순식간에 비워진다. 수북이 담겨 있던 쟁반 위의 차돌박이도 어느새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올 봄 처음으로 따서 살짝 데쳤다는 두릅(목두채)과 오가피나물, 머위대 등 밑반찬들도 어디로 달아났는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주인 박씨에게 차돌박이와 밑반찬을 조금 더 달라고 하자 "맛을 제대로 아는 손님"이라며 빙긋이 웃는다.
깊어가는 봄날 오후. 싱그럽고도 달콤한 바람이 불어오는 파주 용탄면에서 맛 본 차돌박이. 불판 위에 얹자마자 치지직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차돌박이가 언뜻 "나보다 더 맛있는 고기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라고 외치는 것만 같다. 그래. 차돌박이보다 더 부드럽고, 더 고소하게 살살 녹아내리는 기막힌 맛의 고기가 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라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육류 중에 가장 맛있는 고기가 무어냐고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쇠고기를 우선으로 꼽을 것이다. 물론 쇠고기보다 돼지고기가 더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긴 있다. 하지만 막상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식탁 위에 올렸을 때 젓가락이 어느 쪽으로 먼저 가겠는가.
소는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와 함께 했다. 우리나라 단군신화에 소를 길렀다는 기록이 있는 것만 보아도 소는 오랜 역사 동안 우리 민족의 식육자원의 뿌리가 되었던 듯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기른 한우는 다른 소들에 비해 지방 함량이 비교적 적고, 영양가가 높으며, 향기 및 질감 등에서도 뛰어나 모든 육류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음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쇠고기는 좋은 질의 동물성 단백질과 비타민 A, B1, B2 등을 지니고 있어 어린 아이들의 성장발육뿐만 아니라 몸이 허약한 사람들의 기를 북돋워주는 보양식이다. 쇠고기는 돼지고기에 비해 특히 철이 많아 빈혈에도 큰 효과가 있으며,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 영양불량에 따른 여러 가지 부종을 줄여주고, 다리 및 허리 근육을 강하게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육류는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는 특성이 있지만 쇠고기는 돼지고기보다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작용이 훨씬 강하다. 그 때문에 쇠고기는 여성들의 냉증에 아주 좋고 위장의 기능을 돕는다. 또한 위장이 차가워 설사를 자주 하거나 식욕부진이 있는 사람들은 쇠고기를 조리해 먹으면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붉은 살에 하얀 지방이 차돌처럼 ‘촘촘촘’ 박여 있는 차돌박이
하 지만 이렇게 맛이 좋고 영양가가 듬뿍 들어있는 쇠고기도 소의 나이나 성별, 부위에 따라 다 다르다. 그 중 가장 좋은 쇠고기는 고기소(肉牛)로 키운 4∼5세의 암소고기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집에서 고기소로 기른 수소, 어린 소, 송아지, 늙은 소의 순서대로 그 맛과 영양가가 점점 떨어진다고 한다.
좋은 쇠고기는 약간 오렌지색을 띤 선명한 붉은 색이 좋고, 살결이 곱고 흰색이면서 끈적거리는 느낌의 지방이 붙어 있는 것이다. 또한 지방이 붉은 살 속에 촘촘하게 박힌 것일수록 부드럽고 불판에 구워도 쉬이 단단해지지 않는다. 이는 쇠고기에 박혀있는 지방질이 열의 전달을 느리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면 우리가 흔히 불판에 구워먹는 쇠고기는 어느 부위가 가장 부드럽고 맛이 좋을까. 쇠고기,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쇠고기 예찬론자 한복희(49, 전 탑골 대표)씨는 첫 마디에 "차돌박이"라고 말한다. 한씨는 "차돌박이는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이 깊고 좋다"라며, "불판에 송이나 느타리버섯과 함께 구워먹는 차돌박이는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라고 손꼽는다.
차 돌박이는 소의 양지머리뼈 한복판에 붙은 희고 단단한 기름진 고기를 말한다. 차돌박이는 말 그대로 소의 붉은 살 속에 하얀 지방질이 차돌처럼 촘촘촘 박혀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얇게 썬 차돌박이는 불판에 닿자마자 노릇노릇하게 익어가기 때문에 곧바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두릅, 오가피나물 등 푸짐하게 차려져 나오는 밑반찬
ⓒ 이종찬
▲ 차돌박이는 지방이 차돌처럼 촘촘촘 박혀 있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 이종찬
광탄면에서 자라는 4~5년생 암소고기만을 쓴다
지난 달 28일(금) 오후 2시. 한복희(49, 전 탑골 대표)씨 등 일행과 함께 파릇파릇 솟아나는 새 생명들의 꿈틀거림을 느끼며 보광사(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 들렀다가 시인 효림(법랍 36) 스님을 만나고 오는 길.
그 길목, 영장 3거리 주변에서 우연찮게 눈에 띄었던 토속한정식 전문점 '너와집'. 이 집은 깔끔한 자연산 밑반찬이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져 나오는 한정식 맛이 그만이다. 하지만 이 집에 가서 불판에 척척 구워먹는 연분홍빛 차돌박이의 부드럽고도 쫄깃한 맛을 보지 못하고 온다면 말 그대로 '앙꼬 없는 찐빵'만 잔뜩 먹고 온 것에 다름 아니다.
" 저희 집 쇠고기는 가까운 광탄면에서 가져와요. 광탄면에서는 이 동네에서 태어나 자란 4~5년생 암소만 쓰거든요. 특히 차돌박이는 4∼5년쯤 된 이 지역 암소고기가 가장 부드럽고 뒷맛도 고소하지요. 저희 집 차돌박이를 먹어본 손님들은 입에 넣으면 설탕처럼 살살 녹아내린다고 그래요."
이 집 주인 이 혁(60), 박수연(54)씨 부부는 "평소에 자주 먹어보고 늘 대하는 음식이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못 박는다. 이어 "요즈음 대부분의 식당에서 어머니의 손맛이라고 떠든다"라며, "어머니의 손맛이란 것은 어릴 때부터 길들여져 있는 맛을 말하므로, 맛의 기준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되뇐다.
▲ 차돌박이는 불판에 올리자마자 그대로 익어간다
ⓒ 이종찬
▲ 송이, 느타리버섯과 함께 구워먹으면 더욱 맛있다
ⓒ 이종찬
혀끝에서 그대로 살살 녹아내리는 차돌박이의 기막힌 맛
이 씨는 "미국, 인도 사람들이 자기네 입맛에는 그 어떤 음식이 아무리 기막힌 맛을 지니고 있다고 떠들어도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는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꽤 많다"라며, "무슨 음식이든지 자주 먹어보고 그 맛에 제대로 길들여져야 그 음식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귀띔한다.
잠시 뒤, 이씨의 아내 박씨가 식탁 한가운데 불판을 올려놓는가 싶더니, 두릅과 오가피나물, 머위대나물, 멸치고추볶음, 상추와 대파무침, 양파조림, 양념간장 등을 푸짐하게 올린다. 이어 붉은 속살에 하얀 지방질이 촘촘촘 박힌 차돌박이(1인분 1만8천원)를 커다란 접시 수북이 들고 나온다. 첫눈에 보기에도 정말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박씨가 동글동글 맛깔스럽게 말린 얇은 차돌박이를 불판 위에 올리자 치이익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금세 노릇노릇하게 익어가기 시작한다. 소주 한 잔 입에 털어 넣고, 차돌박이 한 점 양념장에 찍어 입에 넣자 몇 번 씹을 틈도 없이 그대로 살살 녹아내린다. 세상에, 이렇게 부드럽게 혀끝에 착착 감기는 쇠고기가 있었다니.
게다가 차돌박이를 먹는 틈틈이 집어먹는 상큼하고도 부드럽게 씹히는 봄 두릅 맛과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오가피나물, 씁쓰름한 머위대나물의 맛도 그만이다. 상 위에 오른 모든 음식이 주인이 밭에서 무농약으로 직접 기른 음식이며, 모든 음식에는 화학조미료를 일체 쓰지 않는다는 주인의 귀띔 때문이었을까. 사월의 연초록 새싹들을 그대로 씹는 듯하다.
▲ 입에 넣으면 설탕처럼 살살 녹아내린다
ⓒ 이종찬
▲ 상추와 함께 차돌박이를 양념장에 찍어먹는 맛도 그만이다
ⓒ 이종찬
올봄 처음 딴 두릅나물과 함께 먹는 차돌박이
" 차돌박이는 맛이 좋고 영양가가 높지만 콜레스테롤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저희 집에서는 차돌박이를 시켜먹는 사람들에게 두릅과 오가피나물, 머위대 등을 함께 내거든요. 특히 두릅은 단백질과 비타민C,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차돌박이와는 궁합이 꼭 맞는 음식이지요." "
소주 서너 병이 순식간에 비워진다. 수북이 담겨 있던 쟁반 위의 차돌박이도 어느새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올 봄 처음으로 따서 살짝 데쳤다는 두릅(목두채)과 오가피나물, 머위대 등 밑반찬들도 어디로 달아났는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주인 박씨에게 차돌박이와 밑반찬을 조금 더 달라고 하자 "맛을 제대로 아는 손님"이라며 빙긋이 웃는다.
깊어가는 봄날 오후. 싱그럽고도 달콤한 바람이 불어오는 파주 용탄면에서 맛 본 차돌박이. 불판 위에 얹자마자 치지직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차돌박이가 언뜻 "나보다 더 맛있는 고기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라고 외치는 것만 같다. 그래. 차돌박이보다 더 부드럽고, 더 고소하게 살살 녹아내리는 기막힌 맛의 고기가 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라고.
첫댓글 어제는 갈비를 실컷 먹고 왔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