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교육 6월호 학폭 특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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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③-2 교육가족의 목소리를 듣다 - 학교폭력 피해자가 보호받는 세상
글 김은정 경기지역 학부모
“저는 학교폭력 피해자의 엄마입니다”
필자는 중학생 자녀를 둔 학교폭력 피해자의 엄마다. 학교폭력은 한 아이의 인격을 죽이는 일이며, 쉽게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기는 일이다.
중학교에 진학해 평범하게 학교생활하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웃음이 사라지고, 등교를 거부하고, 방에 들어가면 나오지 않는 등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등교시간이 되면 갑자기 찾아온 복통과 두통 등을 이유로 등교거부가 시작됐는데, 처음에는 이유를 몰라 야단도 치고 달래기도 하며 억지로 등교시켰다.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아파서 조퇴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고 다시 조퇴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5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이 중 4명이 같은 중학교에 배정을 받았다. 겉으로는 친하게 지냈는데, 언제부터 민서(가명)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따로 단톡방을 만들어 민서를 험담하고 있었다. 단톡방에 있던 아이 하나가 이 사실을 딸에게 이야기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아이들은 민서가 남자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못마땅해했으며, 단톡방에서는 투명인간 취급을 하거나 외모, 성격을 비하하는 등 SNS를 찾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가십거리로 만들었다.
평소 친하게 지냈던 관계가 흔들리면서 심한 우울증을 겪어 정신과 진료도 병행했다. 가해자 중 한 명은 같은 반이어서 급기야 급식실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도 힘들어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민서는 6개월간 급식을 거부하고 상담실과 교실에서 점심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6개월간 급식을 먹지 않고 있던 아이
처음에는 담임교사의 도움을 받아 가해자들로부터 사과를 받고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는데,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담임교사는 형평성 문제로 사건에 개입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라, 부모에게 연락했는데, 가해학생 부모들은 사과는커녕 ‘내 아이를 믿는다. 내 아이가 그럴 리가 없다.’라는 말로 오히려 민서를 문제아 취급했다. 이후 정식으로 학교폭력 사건을 접수하고서야 연락을 해왔으며 ‘사과하고 싶다. 아이들을 잘 돌보겠다.’라는 문자가 돌아왔다.
아이는 한때 친구였는데, ‘학교폭력심의기구’에 의존해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뉘어 진실 공방을 해야 하는 사실에 무척 힘들어했다. 학교폭력 심의 날을 받아놓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반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도 무척 힘들었다. 집단에 의한 따돌림이었기에 어느 반을 가도 격리조치가 쉽지는 않았지만, 격리조치가 안 된 일은 내내 아쉬웠던 부분이다.
당시 학교 상담실은 아이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상담 선생님은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고 마음을 다독여주었다. 민서가 귀찮을 정도로 상담실을 찾았지만, 상담 선생님은 그때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힘들어할 때 외부기관에서 상담받을 수 있도록 연계도 해주었다.
아이의 표정·행동 무심하게 넘기지 말자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학교폭력 심의 결과 아이들은 학교폭력이 인정되어 사과와 봉사활동을 한 후 학교로 복귀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내고 있다. 반면 민서는 심의 이후에도 여전히 급식거부와 등교거부를 하며 일상생활을 힘들어했다. 즐거워야 할 학창시절이 트라우마로 힘들어지면서 학교폭력 심의 당시 만났던 교육청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전학을 결정했다. 가까운 학교를 두고 멀리 통학해야 하는 불편과 가해학생이 아닌 피해학생이 전학을 가야한다는 사실에 화가 났지만, 아이가 학교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는 한마디에 잘한 결정이라고 다독였다.
끝난 줄 알았던 학교폭력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어느 순간 트라우마가 되어 불쑥불쑥 올라오는지, 아이가 힘겨워할 때가 있다. 그동안 아이가 겪은 고통을 생각하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난다. 힘든 시간을 잘 견디고 더 단단해진 아이에게 감사할 뿐이다. 자녀가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거나 등교를 거부하는 등의 징후가 나타나면 무심하게 넘기지 말고 사소한 것이라도 살펴보길 권한다. 그리고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반드시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피해학생을 보호하는 곳이 학교였으면 좋겠고, 담임교사의 따뜻한 위로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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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중학교 저학년에서 요즘 이런 사안들이 굉장히 많죠.. 학교에서도 이런 사안들이 제일 머리아프고 어려운것 같습니다. 워낙에 말들이 다르고 증거가 없고 후
자신의 말을 얘기할 창구가 있으면좋겠죠
초등은 가운데 손가락욕한것으로 학폭신고하고 학급교체를 왜 안하냐며 소리지르는 학부모가 많아서 골치인데 중등은 사안도 심각하군요
손가락욕도 욕이니 화해조정해야 겠네요 초등부터 예방이 중요하죠 초등엔 일안터지니 가만히 있는데 예방과 정서발달시켜주는것ㆍ대인관계기술ㆍ부모교육등 심리교육필요하다 봅니다 애들이 이런거 배울데가 없드라고요
초등은 아이들은 싸우다가도 화해하고 잘 지내는데 부모님들 감정 싸움인 경우도 많아요.
초등1학년에게 학폭이라는 단어를 알려주려니 망설여지더라구요.
위 경우 피해학생 잘 회복하기 위한 좋은 방안이 마련되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