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2
타향살이 오래되어
고향 주소도 희미해질 무렵
들녘 끝 언덕배기에
후박나무 한 그루 서 있었다.
유월이면 잎이 먼저 짙어지고
한낮 더위도
그 아래서는 말이 적어졌다.
나는 습관처럼
그 나무에게 갔다.
가는 길 논에서는 모내기가 한창
이앙기 지나간 자리마다
젖은 흙냄새보다
기계 열기가 먼저 올라왔다.
언덕배기 후박나무
낯선 땅에 뿌리내리고도
오래전 우리 집 그늘처럼 서 있었다.
손바닥만 한 잎들 사이로
바람 몇 장 지나갈 때마다
잊고 지낸 목소리 하나
천천히 살아났다.
후박나무 그늘 아래 서면
그네 노래 흥얼거리며
제비처럼 허공을 오가던
어린 날 오후가 돌아오고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첫댓글 청수 최기석 시인님 반갑습니다.
精誠이 깃든 作品
열심히 감상하였습니다.
恒常 즐거운 生活 속에 健康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