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타니 카오루 원작으로, 친구에 의해 모든 것을 잃고 외인부대에 전투기 파일럿으로 팔려간 뒤,
전쟁을 겪으면서 점점 사람을 죽이는 것에 무뎌지는 주인공의 심적변화를 심도있게 그려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인 에어리어 88. (1979~1986)
1985년엔 지금은 고인이 된 애니메이터 토리우미 히사유키 감독의 연출을 거쳐 스튜디오 피에로에서
3부작 OVA로 출시되기도 했는데, 80년대 OVA의 정점을 보여주는 듯한 리얼한 전투연출과
탄탄한 시나리오, 묘한 여운을 남기는 엔딩으로 인해서 오히려 원작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던 에어리어 88이 1989년에 캡콤의 아케이드 기판인 CPS-1용 게임 제6탄으로 출시되기도 했는데,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바로 그 아케이드판 에어리어 88의 유일한 가정용 이식작인 슈패미판 에어리어 88입니다.^^;

주인공 카자마 신은 고아출신이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야마토 항공의 최고 파일럿으로서
그 실력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야마토 항공의 사장 영애인 료코와의 사랑까지 얻음으로서
앞으로의 인생은 누가 봐도 탄탄하리라 의심치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신의 인생은 신이 친구라고 생각했던 동기 칸자키 사토루의 시기와 음모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파일럿 연수 마지막날, 칸자키는 신에게 술을 잔뜩 먹인 뒤, 프랑스 외인부대의 입대신청서에 서명을 하게 만들고,
잠에서 깨어난 신은 자신도 모르게 작성된 계약서에 의해 내전이 한창 진행 중인 중동의 소국,
아스란 왕국 정부군의 외인부대 파일럿으로 파견되고, 원하지 않는 전투에 내몰리게 된다.
지옥의 1번지라 불리는 외인부대 기지인 에어리어 88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세가지.
3년 간의 복무기간을 죽지 않고 살아남던가, 아니면 150만 달러의 위약금을 물고 떠나던가,
그것도 아니면 죽어서 나가던가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신은 료코를 향한 일념하나로 치열한 전장터를 헤쳐나가는데...

대략 이런 줄거리로 시작되는 에어리어 88은 자신도 모르게 전쟁터에 용병으로 팔려가게 된 주인공 카자마 신의
이야기를 단순한 전쟁물이 아닌 평범했던 일반인이 전쟁에 내몰리면서 종국엔 다시는 평범한 생활로 돌아오지 못하고
전쟁터에서 마음의 안정을 느끼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탄탄한 시나리오와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심적 갈등을 심도있게 짚어나가면서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었습니다.
국내엔 1989년 6월 6일 현충일에 KBS에서 '지옥의 외인부대'라는 제목으로 공중파를 타면서,
당시 이 작품을 봤던 많은 어린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었는데, 80년대 소년들이라면
묘한 여운을 남기면서 끝난 엔딩을 놓고 후속작을 찾기 위해 비디오가게를 뒤졌던 경험이 아마 한 두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OVA는 정말로 신이 아스란왕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부분까지가 끝이었고, 그 뒤의 이야기는
상당한 세월이 흐른 뒤에 국내에 라이센스 출간된 원작만화를 볼 때까지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게임판 에어리어 88에선 이런 주인공들의 심리적 요소보다는 캐릭터성과 슈팅게임 자체의 재미를
추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스토리보단 게임 본연의 재미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이 당시의 아케이드 게임
제작풍토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에어리어 88에 나오는 주역들의 기체를 조종하는 재미정도만 느낄 수 있었달까..
1990년엔 캡콤에서 캐릭터만 살짝 바꾼 마이너 업그레이드 작품인 '캐리어 에어윙'을 출시하기도 합니다.
(그 숀 코네리 옹을 닮은 사령관 아저씨가 명령을 내리는 그 작품..)

게임판의 스토리는 아스란 왕국의 내전을 이용해서 세계정복을 노리고 있는 무기상인조직 '프로젝트 4'의
음모를 막기 위해 내전종식 후 독립부대로 재개편된 에어리어 88의 에이스 파일럿들이 다시 출격한다는 내용...

본편에서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는 총 3명.
본편의 주인공이자 게임판에선 OVA 후반부에 탑승했던 F-20 타이거샤크를 타고 나오는 카자마 신.
레벨을 올리기가 다른 두 명에 비해 상당히 수월한 편이 특징이었죠.
미국의 유복한 집안의 아들이었고, 월남전 참전용사이기도 했지만 전쟁으로 인해
평범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용병이 되어 에어리어 88에 온 남자 미키 사이먼.
다소 우울한 느낌의 신과 달리 언제나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로 본편에선 F-14 톰캣을 탑승합니다.
미키의 특징은 역시 다양한 특수무기의 존재..

덴마크 출신의 파일럿으로 에어리어 88에서 신, 미키에 이은 남바삼(...^^;)인 그렉 게이츠.
원작에서도 중무장한 기체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렉의 A-10 썬더볼트는
본편에서 몇번을 데미지를 입어도 끄떡없는 딴딴함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임무를 하달하는 지휘관 샤키 바슈탈과 죽음의 무기상인으로 악명이 높지만,
은근히 사람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맥코이 영감등 원작에 등장했던 인기 캐릭터들도
본편에서 간간히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원작과는 전혀 상관없는 적들이 나오다보니 본편에 등장하는 보스들도 일반적인 횡스크롤 슈팅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전폭기나 독특한 디자인의 탱크등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에서 긴장감을 증폭시켰던 여객기 구출 에피소드나 원작에 등장했던 사막의 항공모함,
좁은 협곡을 빠르게 빠져나가는 장면들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되었던 에어리어 88 DVD와 함께...
위 DVD도 사운드가 모노라는 점만 제외하면 상당히 괜찮은 퀄리티로 출시되었는데,
특히 1989년 더빙판에서 삭제된 부분을 복원하기 위해 당시 본편에 출연했던 성우분들로 하여금
새롭게 더빙을 해서 완전판에 걸맞게 복원을 하는 등, 이래저래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었습니다.^^:


80년대 캡콤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경파함과 더불어 슈팅게임의 재미와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던 에어리어 88.
개인적으론 에이스컴뱃 스타일의 제대로 된 3D플라이트 슈팅게임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아직까지도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슈퍼패미컴을 가지고 있고 원작만화나 OVA, 그리고 슈팅게임을 좋아한다면 한번정도 거쳐봐야 할 작품인 에어리어 88.
위 사항에 하나라도 해당되는 분이라면 꼭 한번 플레이해보라 추천하고 싶은 에어리어 88 슈패미판의 오픈케이스였습니다.
첫댓글 아 저만화.... 재밋으면서 뭔가 우울햇던..
위치만 잘 잡으면 편하게 끝낼수 있었죠 ㅎㅎ
저이거있었음;;89년 광복절 전후해서 해줬는데 개학하고 학교가보니까 전부 다 이얘기더라구여. 군대가기전에 만화가 있다는거 알고 하루에 완독했습져. 그러다 꿈에 나와서 비행기를 탈수는 없으니 만들어라도 보자 프라모델 만들다가 포기;;;에라 오락이나 하자 해서 오락기까지 샀었어여
내몸에서 화약냄새가 나~
아 난 왜 성인오락 야마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