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숲 깊은 골에.....나 옹

청산 숲 깊은 골에 한 칸 토굴 지어놓고 솔문을 반 쯤 열고 뜰가에 왕래하니 녹음 짙은 춘 삼월에 춘풍이 슬쩍 붙어 뜰 앞에 여러 꼿은 곳곳에 피웠는데 풍경도 좋거니와 물색이 더욱 좋다. 그 중에 무슨 일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고 한 조각 하염없는 참된 향을 향로 중에 꽂아두고 고요한 밝은 창 아래에 묵묵히 홀로 앉아 십 년 기한 정해놓고 불도를 참구하니 종전에 모르던일 금일에야 알았구나. 한 덩어리 외로운 마음의 달은 만고부터 밝았는데 깊은 어둠 긴긴밤 업의 물결에 길을 잃고 헤맸었다. 영축산 부처님 회상은 곳곳마다 모였거늘 소림굴 달마가풍을 어찌 멀리서 찾을손가. 청산은 묵묵하고 녹수는 잔잔한데 청풍이 쓸쓸하니 이 어떤 소식인가. 가지런한 이치에 평등한 모습 나툰 중에 생활마저 구족하다 수 많은 봉우리와 골짝 속에 푸른 솔잎 바루 속에 담아두고 누덕누덕 기운 누비 두 어깨에 걸쳤으니 의식에 무심커든 세상 욕심 있을소냐. 욕정이 담박하니 아,인사상에 쓸 데 없다 사상이 없는 곳에 법성산이 높고 높아 하나도 없는 중에 법계 참 모습 나타냈다. 외로운 밝은 달빛 아래에 깨달음의 동산에 선 듯 올라 구멍없는 피리를 빗겨 불고 줄 없는 거문고를 높이 타니 하염없는 참된 자성의 낙이 이 속에 갖췄더라. 돌호랑이는 읊조리고 솔바람은 화답할 제 집착없는 고개 올라가서 부처님 마음을 굽어보니 깨달음에 나무에 우다발화 꽃은 만발하였네.